아들 살해 아버지, 현장검증서 태연하게 범행 재연

입력 2014.04.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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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중독 아버지가 28개월된 아들을 살해한 사건의 현장검증이 17일 실시됐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이날 오후 3시부터 경북 구미시 한 아파트에서 살인혐의로 구속한 아버지 정모(22)씨를 상대로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정씨는 파란색 포승줄에 묶인 상태로 경찰차에서 내렸다.

지난 16일 대구지방법원에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나타났을 때처럼 짙은색 후드티와 검은 청바지를 입고 슬리퍼를 신었다.

한 주민이 "게임에 중독돼 본인 인생도 끝났다"라고 조용히 혼잣말을 하자 옆에 있던 또다른 주민 박모(59·여)씨가 "아기도 본인도 꽃다운 나이인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수군거리는 20여명의 주민을 뒤로한 채 경찰과 엘리베이터에 올라탄 그는 집안에 들어간 뒤 침대에 누워있는 28개월된 아들을 때리고 손바닥으로 입과 코를 막는 당시 상황을 재연했다.

그는 담요에 아들을 싸 베란다에 방치했다가 쓰레기 봉투에 넣은 뒤 대형 비닐가방에 담는 장면을 태연스럽게 재연했다.

오후 3시 40분께 아들을 버린 빌라에 그가 도착하자 하늘에선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30여명의 주민들이 휴대전화 카메라로 그를 연방 찍어댔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의경 10여명이 동원됐지만 별다른 소동은 없었다.

정씨는 쓰레기가 많이 쌓인 지점에서 5m 정도 떨어진 화단에 아들을 담은 비닐 가방을 숨겼다.

곧장 뒤로 돌아 유유히 사라졌다.

아이를 안고 온 한 주부는 "아파트에서 이쪽 길로 바로 올 수도 있는데 저쪽 길로 돌아왔다"며 한숨소리를 냈다.

권창현 대구 동부경찰서 형사과장은 "진술의 사실 여부를 확인했다"며 "앞으로 사건 당일 컴퓨터 사용을 했는지, 게임 접속을 얼마나 오래 했는지 등 보강 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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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들 살해 아버지, 현장검증서 태연하게 범행 재연
    • 입력 2014-04-17 17:00:54
    연합뉴스
게임중독 아버지가 28개월된 아들을 살해한 사건의 현장검증이 17일 실시됐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이날 오후 3시부터 경북 구미시 한 아파트에서 살인혐의로 구속한 아버지 정모(22)씨를 상대로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정씨는 파란색 포승줄에 묶인 상태로 경찰차에서 내렸다. 지난 16일 대구지방법원에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나타났을 때처럼 짙은색 후드티와 검은 청바지를 입고 슬리퍼를 신었다. 한 주민이 "게임에 중독돼 본인 인생도 끝났다"라고 조용히 혼잣말을 하자 옆에 있던 또다른 주민 박모(59·여)씨가 "아기도 본인도 꽃다운 나이인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수군거리는 20여명의 주민을 뒤로한 채 경찰과 엘리베이터에 올라탄 그는 집안에 들어간 뒤 침대에 누워있는 28개월된 아들을 때리고 손바닥으로 입과 코를 막는 당시 상황을 재연했다. 그는 담요에 아들을 싸 베란다에 방치했다가 쓰레기 봉투에 넣은 뒤 대형 비닐가방에 담는 장면을 태연스럽게 재연했다. 오후 3시 40분께 아들을 버린 빌라에 그가 도착하자 하늘에선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30여명의 주민들이 휴대전화 카메라로 그를 연방 찍어댔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의경 10여명이 동원됐지만 별다른 소동은 없었다. 정씨는 쓰레기가 많이 쌓인 지점에서 5m 정도 떨어진 화단에 아들을 담은 비닐 가방을 숨겼다. 곧장 뒤로 돌아 유유히 사라졌다. 아이를 안고 온 한 주부는 "아파트에서 이쪽 길로 바로 올 수도 있는데 저쪽 길로 돌아왔다"며 한숨소리를 냈다. 권창현 대구 동부경찰서 형사과장은 "진술의 사실 여부를 확인했다"며 "앞으로 사건 당일 컴퓨터 사용을 했는지, 게임 접속을 얼마나 오래 했는지 등 보강 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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