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프랑스, 세월호 사고로 한국 사회 절망·분노 조명

입력 2014.04.23 (17:56) 수정 2014.04.23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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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세월호 침몰 사건에 외신들은 초기엔 사건의 발생을 위주로 다루다 차츰 이번 사건에 대한 한국 사회의 대처와 반응에 주목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파리 특파원 연결해 프랑스에선 이번 사건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알아봅니다.

김성모 특파원 !

<질문>
먼저, 세월호와 관련한 보도를 프랑스에서도 많이 다루고 있습니까?

<답변>
네, 프랑스 언론들도 사건 발생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보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첫날에는 이곳 방송사들이 저녁 종합 뉴스에서 첫 소식으로 세월호 침몰을 전했습니다.

<녹취> 프랑스 2 TV 저녁 뉴스 앵커 : "정치와 사회 등 다른 주요 뉴스를 다루기 앞서 아시아를 비극에 잠기게한, 수백명의 고등학생이 탄 배가 침몰한 소식부터 알아보겠습니다."

또 주요 신문들도 한국에 파견된 특파원들이 쓴 기사를 거의 매일 싣고 있습니다.

사건 초기에는 주로 사건의 원인과 피해 규모 등을 알리는데 주력했습니다.

그러나 시일이 지나면서 차츰 이번 사건을 통해 한국 사회를 짚어보는 해설과 분석 기사가 늘고 있는 추셉니다.

<질문>
프랑스 언론들이 한국사회를 어떻게 진단하는지도 궁금한데요.

그곳의 논조는 어떻습니까?

<답변>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고 이것이 앞으로도 한국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어조가 지배적입니다.

프랑스 보수지를 대표하는 르 피가로는 어제 '국가적 비극이 된 선박 사고'라는 제목의 분석 기사를 실었습니다.

이 기사에서 피가로는 한국 전역에 추도와 분노의 분위기가 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사건 초기 선장이 시간을 허비한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고, 수습 과정에서 혼란을 야기한 정부의 잘못을 지적했습니다.

또 루머를 여과 없이 보도한 한국 언론을 신랄히 꼬집기도 했는데요.

실종자 가족이 더 이상 한국 언론과 인터뷰를 거부하고 외신으로 사건을 알리고 싶어한다는 얘기도 전했습니다.

<질문>
그런데 유럽에서도 2년 전 대형 유람선이 좌초되는 사고가 있었죠?

<답변>
그렇습니다.

바로 지난 2012년 1월에 이탈리아 해안에서 좌초한 코스타 콩코르디아호 사고인데요.

당시에도 역시 선장이 승객을 버리고 먼저 탈출해 지탄을 받았습니다.

이 사고 뒤 유럽에선 여객선의 안전 수칙을 더 강화했습니다.

예전엔 24시간 이상 항해하는 배를 탈 경우 승객들이 참여하는 대피 훈련은 배가 출항한 뒤 이뤄졌는데요.

지금은 출항 전에 대피 훈련을 하도록 규정이 바뀌었습니다.

<인터뷰> 뱅상(프랑스 여객선 회사 안전부장) : "국제 해사기구의 규정이 강화돼 예전엔 배가 떠난 뒤 승객들과 훈련했지만 지금은 출항 전 훈련을 합니다."

승객들이 구명조끼를 찾으러 선실에 다시 돌아가는 경우에 생기는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갑판과 갑판과 바로 연결되는 곳에 구명조끼를 두고 있구요.

이밖에도 유럽의 배들은 자국내에서만 운항하는 경우에도 국제 기준에 맞춘 안전 수칙을 지키는데요.

이곳 프랑스의 경우 선박 검사를 국가가 주관해 승객의 안전을 챙기면서 일주일에 한번씩 화재 훈련과 대피 훈련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위급한 상황에서 승객을 대피시키는 행동은 몸에 배어야 할 수 있지, 머리로 대피 절차만 배워서는 할 수 없다는 차원에서 같은 훈련을 되풀이하는 겁니다.

<인터뷰> 플로레스(프랑스 여객선 항해사) : "승객들이 공포에 질린 순간에도 선원들은 자연스럽고 지체 없이 승객을 대피시킬 수 있도록 훈련을 하는 겁니다."

<질문>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선박 안전검사를 국가에서 직접 나서서 하고 있군요.

세월호 내부의 구조와 수색 작업이 모두 끝난 뒤 세월호를 인양하는 것도 문젠데, 조금 전 언급한 이탈리아 해안에서 좌초한 대형 유람선의 경우도 인양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죠?

<답변>
네 코스타 콩코르디아호의 경우 인양까지 무려 20개월이 걸렸습니다.

지난해 9월, 옆으로 누워 있던 선체는 바로 세워졌지만 11만 톤이 넘는 배를 인양하는데는 치밀한 준비가 필요했습니다.

쓰러진 반대편 쪽에 대형 컨테이너 박스를 설치해 물을 넣고 무게 중심을 옮긴 다음 케이블로 당겨 배를 세웠습니다.

그 뒤 반대편에도 컨테이너 박스를 부착해 무게를 맞춘 뒤 물을 빼 선체가 완전히 떠오르도록 만들었는데요.

이 작업에 배를 건조하는데 든 비용보다 1.3배 더 많은 9천억 원 가까이가 들었는데요.

현재 외신들은 배가 절반 정도만 침몰했던 콩코르디아호의 경우에도 사후수습에 1년이 넘게 시간이 소요됐던 만큼 그보다 피해 규모가 큰 세월호는 수습작업이 얼마나 길어질지 예측하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김성모 특파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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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프랑스, 세월호 사고로 한국 사회 절망·분노 조명
    • 입력 2014-04-23 18:46:06
    • 수정2014-04-23 19: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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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세월호 침몰 사건에 외신들은 초기엔 사건의 발생을 위주로 다루다 차츰 이번 사건에 대한 한국 사회의 대처와 반응에 주목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파리 특파원 연결해 프랑스에선 이번 사건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알아봅니다.

김성모 특파원 !

<질문>
먼저, 세월호와 관련한 보도를 프랑스에서도 많이 다루고 있습니까?

<답변>
네, 프랑스 언론들도 사건 발생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보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첫날에는 이곳 방송사들이 저녁 종합 뉴스에서 첫 소식으로 세월호 침몰을 전했습니다.

<녹취> 프랑스 2 TV 저녁 뉴스 앵커 : "정치와 사회 등 다른 주요 뉴스를 다루기 앞서 아시아를 비극에 잠기게한, 수백명의 고등학생이 탄 배가 침몰한 소식부터 알아보겠습니다."

또 주요 신문들도 한국에 파견된 특파원들이 쓴 기사를 거의 매일 싣고 있습니다.

사건 초기에는 주로 사건의 원인과 피해 규모 등을 알리는데 주력했습니다.

그러나 시일이 지나면서 차츰 이번 사건을 통해 한국 사회를 짚어보는 해설과 분석 기사가 늘고 있는 추셉니다.

<질문>
프랑스 언론들이 한국사회를 어떻게 진단하는지도 궁금한데요.

그곳의 논조는 어떻습니까?

<답변>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고 이것이 앞으로도 한국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어조가 지배적입니다.

프랑스 보수지를 대표하는 르 피가로는 어제 '국가적 비극이 된 선박 사고'라는 제목의 분석 기사를 실었습니다.

이 기사에서 피가로는 한국 전역에 추도와 분노의 분위기가 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사건 초기 선장이 시간을 허비한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고, 수습 과정에서 혼란을 야기한 정부의 잘못을 지적했습니다.

또 루머를 여과 없이 보도한 한국 언론을 신랄히 꼬집기도 했는데요.

실종자 가족이 더 이상 한국 언론과 인터뷰를 거부하고 외신으로 사건을 알리고 싶어한다는 얘기도 전했습니다.

<질문>
그런데 유럽에서도 2년 전 대형 유람선이 좌초되는 사고가 있었죠?

<답변>
그렇습니다.

바로 지난 2012년 1월에 이탈리아 해안에서 좌초한 코스타 콩코르디아호 사고인데요.

당시에도 역시 선장이 승객을 버리고 먼저 탈출해 지탄을 받았습니다.

이 사고 뒤 유럽에선 여객선의 안전 수칙을 더 강화했습니다.

예전엔 24시간 이상 항해하는 배를 탈 경우 승객들이 참여하는 대피 훈련은 배가 출항한 뒤 이뤄졌는데요.

지금은 출항 전에 대피 훈련을 하도록 규정이 바뀌었습니다.

<인터뷰> 뱅상(프랑스 여객선 회사 안전부장) : "국제 해사기구의 규정이 강화돼 예전엔 배가 떠난 뒤 승객들과 훈련했지만 지금은 출항 전 훈련을 합니다."

승객들이 구명조끼를 찾으러 선실에 다시 돌아가는 경우에 생기는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갑판과 갑판과 바로 연결되는 곳에 구명조끼를 두고 있구요.

이밖에도 유럽의 배들은 자국내에서만 운항하는 경우에도 국제 기준에 맞춘 안전 수칙을 지키는데요.

이곳 프랑스의 경우 선박 검사를 국가가 주관해 승객의 안전을 챙기면서 일주일에 한번씩 화재 훈련과 대피 훈련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위급한 상황에서 승객을 대피시키는 행동은 몸에 배어야 할 수 있지, 머리로 대피 절차만 배워서는 할 수 없다는 차원에서 같은 훈련을 되풀이하는 겁니다.

<인터뷰> 플로레스(프랑스 여객선 항해사) : "승객들이 공포에 질린 순간에도 선원들은 자연스럽고 지체 없이 승객을 대피시킬 수 있도록 훈련을 하는 겁니다."

<질문>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선박 안전검사를 국가에서 직접 나서서 하고 있군요.

세월호 내부의 구조와 수색 작업이 모두 끝난 뒤 세월호를 인양하는 것도 문젠데, 조금 전 언급한 이탈리아 해안에서 좌초한 대형 유람선의 경우도 인양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죠?

<답변>
네 코스타 콩코르디아호의 경우 인양까지 무려 20개월이 걸렸습니다.

지난해 9월, 옆으로 누워 있던 선체는 바로 세워졌지만 11만 톤이 넘는 배를 인양하는데는 치밀한 준비가 필요했습니다.

쓰러진 반대편 쪽에 대형 컨테이너 박스를 설치해 물을 넣고 무게 중심을 옮긴 다음 케이블로 당겨 배를 세웠습니다.

그 뒤 반대편에도 컨테이너 박스를 부착해 무게를 맞춘 뒤 물을 빼 선체가 완전히 떠오르도록 만들었는데요.

이 작업에 배를 건조하는데 든 비용보다 1.3배 더 많은 9천억 원 가까이가 들었는데요.

현재 외신들은 배가 절반 정도만 침몰했던 콩코르디아호의 경우에도 사후수습에 1년이 넘게 시간이 소요됐던 만큼 그보다 피해 규모가 큰 세월호는 수습작업이 얼마나 길어질지 예측하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김성모 특파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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