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해상 구조 시스템 재정비 시급

입력 2014.05.05 (21:27) 수정 2014.05.05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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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세월호 침몰을 계기로 우리의 해상구조시스템 전반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수중수색과 구조가 가능한 인력풀은 현역 해군과 잠수관련업 종사자, 해경특공대 등으로 산재해 있습니다.

그러나 해경은 사고 초기 이들을 신속히 현장에 투입하지 못했고 이후 수색작업도 난맥상을 거듭했습니다.

창설 61년, 우리 해경은 왜 해난구조 역량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을까요?

먼저 강나루 기자입니다.

<리포트>

1953년, 이승만 정부는 일본 어선의 불법조업을 막기 위해 '해양경찰대'를 신설합니다.

낡은 경비정 여섯 척으로 시작한 해경은 1996년 해양수산부 산하 외청으로 독립하면서 규모가 커졌습니다.

현재 함정 300여척, 인력 만 천여 명에 이릅니다.

하지만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덩치는 커졌지만 내부 역량은 따라가지 못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태생이 '경찰'이다 보니, 힘을 행사하는 단속과 수사,경비 분야는 주목받고 강화됐지만 해난 구조는 소홀한 편이었습니다.

실제로 만 천여 명 가운데 해상구조를 담당하는 잠수인력은 채 2백 명이 안됩니다.

1996년 이후, 해경청장 13명 가운데 11명이 해상 근무 경력이 없는 이른바 육지경찰 출신이었습니다.

또 경무관 이상 최고위직 14명 가운데 절반인 7명이 행정특기 출신으로 경비함정에서 근무한 실적이 없습니다.

<인터뷰> 진교중(전 SSU 구조대장) : "(고위층 간부들은) 육지경찰에서 넘어온 분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런 분들은 해상에 대한 전문지식이 좀 부족하지 않나..."

지난해 해상훈련은 단 두 차례.

함정의 기름값이 부족하다며 훈련 일수마저 줄였는데, 골프장 조성에는 140억원을 썼습니다.

해경의 무능과 난맥상이 고스란히 드러난 세월호 사고...

구조업무 보다는 경비와 단속에 치중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기자 멘트>

302척의 함정과 27대의 항공기, 대규모로 성장한 해경에게 해상안전과 인명구조의 총지휘자 역할이 부여돼 있습니다.

사실 우리의 해상구조 인력은 숫자나 실력에서 세계 최고수준입니다.

UDT, SSU 등 해군 잠수사들은 강도높은 수색구조 훈련을 받기로 유명합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제대 후 민간잠수업체에서 수중용접 등의 위험한 업무를 수행하며 높은 실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해경도 특공대 산하에 잠수인력을 일부 확보하고 있습니다.

유사시 전국의 잠수인력을 신속히 동원해 현장에 투입하는 일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러나 해경에서 인명 수색과 구조 지휘업무의 비중은 그리 높지 않았습니다.

해경 본청 조직도를 보시죠.

6개 '국' 산하에 22개 '과'가 있는데요, 대형 해상사고 때 총괄업무는 '수색구조과장'이 맡도록 돼 있습니다.

해난구조 분야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올해 해경의 업무계획을 볼까요?

경비역량 강화, 치안질서 확립 등 원론적인 내용과 해수욕장 인명구조 정도가 담겨 있습니다.

세월호 사고 같은 대형재난은 대처할 준비가 안돼 있다는 말입니다.

이런 해상안전시스템을 그대로 둘 수 없다는 목소리가 큰데요, 해난 구조 선진국이라는 일본은 어떨까요?

도쿄 홍수진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태풍 속에 좌초한 대형 여객선, 5미터가 넘는 파도가 배를 집어 삼키는 악조건 속에서도 해상보안청 특수구난대는 167명을 무사히 구조합니다.

평소 선박침몰을 상정한 강도높은 훈련을 하기 때문에 위험이 있어도 승객을 구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야마구치 : "日 해상보안청 특수구난대원 훈련에서 한계 이상의 능력을 발휘하는 (구조)연습을 하고, 실전에 임합니다."

치안활동 못지 않게 해난구조에 힘을 쏟고 있는 만큼 해상보안청의 시스템은 입체적입니다.

특수구난대 36명과 잠수사 220명, 헬기 하강능력을 갖춘 기동대 72명이 순시선 또는 전국 비행장에서 24시간 대기합니다.

출동 후엔 현장 지휘관이 100% 권한을 갖고, 일사불란한 구조 명령을 내리기 때문에, 구조 성공률이 96%에 이릅니다.

<인터뷰> 야마다(도카이대 해양학과 교수) :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고 구조에 나서기 때문에 아무도 구하지 못하는 일은 없습니다. 거의 모든 사고에 대응이 가능합니다."

바다 위 사고는 '118번'으로 전화하는 것이 잘 홍보돼 있고 모든 해상사고는 해상보안청이 신고 접수부터 수습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는 통합시스템도 구축돼 있습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홍수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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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해상 구조 시스템 재정비 시급
    • 입력 2014-05-05 21:28:25
    • 수정2014-05-05 23: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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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세월호 침몰을 계기로 우리의 해상구조시스템 전반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수중수색과 구조가 가능한 인력풀은 현역 해군과 잠수관련업 종사자, 해경특공대 등으로 산재해 있습니다.

그러나 해경은 사고 초기 이들을 신속히 현장에 투입하지 못했고 이후 수색작업도 난맥상을 거듭했습니다.

창설 61년, 우리 해경은 왜 해난구조 역량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을까요?

먼저 강나루 기자입니다.

<리포트>

1953년, 이승만 정부는 일본 어선의 불법조업을 막기 위해 '해양경찰대'를 신설합니다.

낡은 경비정 여섯 척으로 시작한 해경은 1996년 해양수산부 산하 외청으로 독립하면서 규모가 커졌습니다.

현재 함정 300여척, 인력 만 천여 명에 이릅니다.

하지만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덩치는 커졌지만 내부 역량은 따라가지 못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태생이 '경찰'이다 보니, 힘을 행사하는 단속과 수사,경비 분야는 주목받고 강화됐지만 해난 구조는 소홀한 편이었습니다.

실제로 만 천여 명 가운데 해상구조를 담당하는 잠수인력은 채 2백 명이 안됩니다.

1996년 이후, 해경청장 13명 가운데 11명이 해상 근무 경력이 없는 이른바 육지경찰 출신이었습니다.

또 경무관 이상 최고위직 14명 가운데 절반인 7명이 행정특기 출신으로 경비함정에서 근무한 실적이 없습니다.

<인터뷰> 진교중(전 SSU 구조대장) : "(고위층 간부들은) 육지경찰에서 넘어온 분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런 분들은 해상에 대한 전문지식이 좀 부족하지 않나..."

지난해 해상훈련은 단 두 차례.

함정의 기름값이 부족하다며 훈련 일수마저 줄였는데, 골프장 조성에는 140억원을 썼습니다.

해경의 무능과 난맥상이 고스란히 드러난 세월호 사고...

구조업무 보다는 경비와 단속에 치중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기자 멘트>

302척의 함정과 27대의 항공기, 대규모로 성장한 해경에게 해상안전과 인명구조의 총지휘자 역할이 부여돼 있습니다.

사실 우리의 해상구조 인력은 숫자나 실력에서 세계 최고수준입니다.

UDT, SSU 등 해군 잠수사들은 강도높은 수색구조 훈련을 받기로 유명합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제대 후 민간잠수업체에서 수중용접 등의 위험한 업무를 수행하며 높은 실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해경도 특공대 산하에 잠수인력을 일부 확보하고 있습니다.

유사시 전국의 잠수인력을 신속히 동원해 현장에 투입하는 일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러나 해경에서 인명 수색과 구조 지휘업무의 비중은 그리 높지 않았습니다.

해경 본청 조직도를 보시죠.

6개 '국' 산하에 22개 '과'가 있는데요, 대형 해상사고 때 총괄업무는 '수색구조과장'이 맡도록 돼 있습니다.

해난구조 분야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올해 해경의 업무계획을 볼까요?

경비역량 강화, 치안질서 확립 등 원론적인 내용과 해수욕장 인명구조 정도가 담겨 있습니다.

세월호 사고 같은 대형재난은 대처할 준비가 안돼 있다는 말입니다.

이런 해상안전시스템을 그대로 둘 수 없다는 목소리가 큰데요, 해난 구조 선진국이라는 일본은 어떨까요?

도쿄 홍수진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태풍 속에 좌초한 대형 여객선, 5미터가 넘는 파도가 배를 집어 삼키는 악조건 속에서도 해상보안청 특수구난대는 167명을 무사히 구조합니다.

평소 선박침몰을 상정한 강도높은 훈련을 하기 때문에 위험이 있어도 승객을 구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야마구치 : "日 해상보안청 특수구난대원 훈련에서 한계 이상의 능력을 발휘하는 (구조)연습을 하고, 실전에 임합니다."

치안활동 못지 않게 해난구조에 힘을 쏟고 있는 만큼 해상보안청의 시스템은 입체적입니다.

특수구난대 36명과 잠수사 220명, 헬기 하강능력을 갖춘 기동대 72명이 순시선 또는 전국 비행장에서 24시간 대기합니다.

출동 후엔 현장 지휘관이 100% 권한을 갖고, 일사불란한 구조 명령을 내리기 때문에, 구조 성공률이 96%에 이릅니다.

<인터뷰> 야마다(도카이대 해양학과 교수) :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고 구조에 나서기 때문에 아무도 구하지 못하는 일은 없습니다. 거의 모든 사고에 대응이 가능합니다."

바다 위 사고는 '118번'으로 전화하는 것이 잘 홍보돼 있고 모든 해상사고는 해상보안청이 신고 접수부터 수습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는 통합시스템도 구축돼 있습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홍수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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