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출고가 인하, 제조사에는 단기적 악재”

이동통신사들의 스마트폰 출고가 인하 전략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단말기 제조사에만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동통신업계 안팎에서는 이통 3사가 20일 동시 영업 재개를 앞두고 기존의 '보조금 살포' 대신 스마트폰 출고가 인하 정책으로 가입자 유치 경쟁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8일 모바일포럼 커넥팅랩의 박종일 대표(대우증권 스마트금융부 과장)가 KT경제경영연구소의 IT지식포털 디지에코에 발표한 '스마트폰 출고가 인하와 향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휴대전화 출고가 인하 분위기가 단말제조사에는 단기적으로 악재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단말기 제조사들은 높은 출고가 속에 숨어 있는 판매장려금을 통해 이통사와 협력을 강화해왔으나 출고가 인하에 따라 이제는 유통망과의 협상력도 약화할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특히 100만원대를 호가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경우, 이통사들의 출고가 인하 경쟁에 따라 고객들의 '가격 눈높이'가 낮아지는 만큼 제조사들이 기존의 높은 가격을 책정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이동통신사로서는 실보다 득이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말기 출고가가 낮아지면 보조금 등의 마케팅 비용이 줄고 보조금 상한선과 '폰파라치', 영업정지로 잔뜩 얼어붙은 유통망에 새로운 활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가계통신비 인상의 원인이 이통사의 높은 요금제 때문이라는 '누명'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박 대표는 "주력 요금제가 고가에서 중저가로 바뀌어 이통사의 주된 실적 지표인 가입자당 매출(ARPU)이 떨어지게 된다"면서 "이통사의 주 매출원이 무선사업에서 발생하는 것을 고려하면 출고가 인하로 마케팅 비용은 줄었어도 매출 역시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통 3사의 잇단 영업정지로 큰 피해를 봤던 대리점과 판매점에도 출고가 인하가 호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높은 출고가를 활용해 속칭 '호갱', '눈탱이' 등 편법 영업을 하던 일부 업주들은 기존 방식으로는 이윤을 낼 수 없어서 '투명하고 착한' 판매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보고서에서 스마트폰의 출고가 인하를 단순히 '가격 할인'이 아닌 '공정성 확보'라는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출고가 인하가 필수재인 이동통신 서비스를 누구나 같은 가격으로 공정하게 사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