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콜롬비아 대선 D-4…50년 내전 끝?

입력 2014.06.11 (18:09) 수정 2014.06.11 (18:2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월드컵이 열리는 브라질 이웃나라에서 또 하나 희망적인 소식이 들리고 있습니다.

50년 동안, 내전이 끊이지 않았던 나라...

바로 커피로 유명한 콜롬비아인데요.

대통령이 내전을 끝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고, 반군 측도 15일 치러지는 대선을 앞두고 휴전을 선언해 내전이 끝나리란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국제부 정창화 기자와 알아봅니다.

<질문>
먼저, 콜롬비아 내전, 얼마나 상태가 심각했나요?

<답변>
네, 콜롬비아에선 1964년부터 정부군과 반군의 내전이 시작됐는데요.

그래서 현재 전 국토의 절반 가량, 특히 농촌 지역에 대해 정부가 통제력을 거의 상실한 상태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22만 명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져 있고, 난민도 100만 명을 넘었습니다.

콜롬비아에서 활동했거나 현재까지 활동중인 주요 반군은 세 단체입니다.

1964년에 결성된 민족해방군과 2년 뒤 만들어진 콜롬비아 혁명군, 그리고 73년에 꾸려진 M-19란 반군인데요.

이 가운데 콜롬비아 혁명군이 병력이나 자금 규모 면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단체입니다.

그런데 이 콜롬비아 혁명군이 오는 30일까지 휴전을 선언하고 정부와 내전 희생자들의 진상 규명위원회 구성을 같이 하겠다, 이렇게 밝힌 상태입니다.

지난 2012년 11월부터 정부와 반군 간의 평화협상을 주도해 온 산토스 현 대통령도 이번에는 내전을 끝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녹취> 산토스(콜롬비아 대통령) : "평화에 있어 우리는 반군과 협상에서 지금껏 없었던 많은 진전을 이뤄냈습니다."

<질문>
얼마 전엔 마약 문제를 두고도 정부와 반군의 합의가 이뤄졌다구요?

<답변>
네, 콜롬비아는 커피 못지않게 마약으로도 유명한 국가죠.

특히 반군들이 마약 조직들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았거든요.

그래서 마약 조직을 뿌리뽑겠다는 정부측의 시도가 여러차례 있었지만, 별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정부와 반군이 꽤 의미있는 합의를 이끌어 냈습니다.

콜롬비아가 마약 생산국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건 1990년대 후반부텁니다.

그전 남미의 대표적인 마약 공급 국가는 페루와 베네수엘라였는데요.

해당 정부의 대대적인 단속과 제거로 이 나라들이 약해진 사이 콜롬비아의 마약 생산량이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이걸 반군들이 파고들었는데요.

마약조직들을 보호해 주겠다며 일종의 카르텔을 형성한 겁니다.

그렇게 연간 600톤의 마약을 밀매하면서 마약에 '혁명세' 명목으로 20%의 세금을 징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 금액만 한해 2억 3천만 달러, 우리 돈으로 2,300억 원이 넘습니다.

그런데 지난 달 17일 쿠바 아바나에서 열린 평화협상에서, 반군측은 더 이상 마약 밀매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녹취> 움베르토 델 라 카예(前 콜롬비아 부통령) : "이번 합의로 우리는 콜롬비아 내전을 가능케 했던 연료를 없앤 셈입니다. 이것은 여러 조직들과 사적인 영역의 부패에도 모두 영향을 미치게 될 겁니다."

<녹취> 이반 마르케즈(FARC 협상 대표) : "우리는 이 역사적인 순간이 현실로 바뀌게 되리라는 것을 믿습니다. 우리는 가능한 모든 힘을 써서 이 노력을 구체화시킬 겁니다"

<질문>
정 기자, 반세기 동안 콜롬비아에서 내전이 계속돼 온 건데...

내전이 시작된 이유와 그간의 경과도 궁금한데요?

<답변>
예, 남미 대부분의 국가에서와 마찬가지로 콜롬비아 내전도 뿌리 깊은 빈부격차 문제, 그리고 미국 독점자본의 경제적 지배에 대한 반발에서 시작했습니다.

특히 농민들이 반기를 들었고, 조직적으로 반군을 결성해 무장투쟁을 벌여온 겁니다.

지금 보시는 게 지난 2012년부터 진행돼 온 평화협상의 주요 의제들인데요.

농지개혁을 통한 농촌 발전, 반군의 정치 참여 보장, 마약 밀매 퇴치, 희생자들의 권리 구제 등입니다.

이 가운데 전쟁으로 인해 정착지를 잃은 농민들에게 사용되지 않는 땅을 소유하게 하는 정책이 지난해 5월 합의로 결정됐고요,

지난해 11월에는 반군의 무장 해제를 전제로 정치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의제에도 합의했습니다.

여기에 지난 달과 이달에 나머지 두 의제에도 합의가 이뤄지면서 네 가지 의제 모두 큰 진전을 보였습니다.

<질문>
정 기자, 오는 15일 콜롬비아의 대선 결선투표가 있죠?

영향을 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콜롬비아 최대 반군의 휴전 선언은 정부와 공동이 아닌, 독자적으로 선포돼 이례적이었는데요.

오늘 제2반군도 평화협상에 나선다는 소식이 추가로 전해졌습니다.

그래서 15일 치러질 결선 투표에 평화협상이 최대 변수가 되고 있다, 이런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콜롬비아 대선에선 후안 마누엘 산토스 현 대통령과 재무장관을 지낸 오스카르 이반 술루아가 후보가 대결을 펼치는데요.

지난 달 시행된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오는 15일 결선 투표를 치릅니다.

그런데 이 두 후보의 반군에 대한 태도가 흥미롭습니다.

<녹취> 후안 누마엘 산토스(콜롬비아 대통령) : "그들의 권리를 존중하고 정의와 진실을 추구하고자 합니다. 그것은 갈등을 끝내는 데 우리가 한발 더 나아가는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겁니다."

반면 야당의 술라아가 후보는 반군에 강경대응 의지를 표하고 있습니다.

<녹취> 오스카르 이반 술라아가(야당 대통령 후보) : "만약 산토스 정부와 콜롬비아 혁명군이 희생자들에게 예를 갖추고자 한다면 제 제안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것은 바로 부유한 콜롬비아인들에 대한 모든 범죄 행동들을 중단하라는 겁니다."

대선 결과에 따라 정부와 반군의 협상은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 기로에 있습니다.

그래서 현 대통령은 물론 반군 측에서도 투표를 독려하고 있는데요.

15일 대통령 선거가 반 세기 동안 이어진 내전을 끝내고 콜롬비아에 평화의 씨앗을 뿌리게 될지 지켜볼 일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글로벌24 이슈] 콜롬비아 대선 D-4…50년 내전 끝?
    • 입력 2014-06-11 17:57:39
    • 수정2014-06-11 18:28:25
    글로벌24
<앵커 멘트>

월드컵이 열리는 브라질 이웃나라에서 또 하나 희망적인 소식이 들리고 있습니다.

50년 동안, 내전이 끊이지 않았던 나라...

바로 커피로 유명한 콜롬비아인데요.

대통령이 내전을 끝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고, 반군 측도 15일 치러지는 대선을 앞두고 휴전을 선언해 내전이 끝나리란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국제부 정창화 기자와 알아봅니다.

<질문>
먼저, 콜롬비아 내전, 얼마나 상태가 심각했나요?

<답변>
네, 콜롬비아에선 1964년부터 정부군과 반군의 내전이 시작됐는데요.

그래서 현재 전 국토의 절반 가량, 특히 농촌 지역에 대해 정부가 통제력을 거의 상실한 상태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22만 명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져 있고, 난민도 100만 명을 넘었습니다.

콜롬비아에서 활동했거나 현재까지 활동중인 주요 반군은 세 단체입니다.

1964년에 결성된 민족해방군과 2년 뒤 만들어진 콜롬비아 혁명군, 그리고 73년에 꾸려진 M-19란 반군인데요.

이 가운데 콜롬비아 혁명군이 병력이나 자금 규모 면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단체입니다.

그런데 이 콜롬비아 혁명군이 오는 30일까지 휴전을 선언하고 정부와 내전 희생자들의 진상 규명위원회 구성을 같이 하겠다, 이렇게 밝힌 상태입니다.

지난 2012년 11월부터 정부와 반군 간의 평화협상을 주도해 온 산토스 현 대통령도 이번에는 내전을 끝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녹취> 산토스(콜롬비아 대통령) : "평화에 있어 우리는 반군과 협상에서 지금껏 없었던 많은 진전을 이뤄냈습니다."

<질문>
얼마 전엔 마약 문제를 두고도 정부와 반군의 합의가 이뤄졌다구요?

<답변>
네, 콜롬비아는 커피 못지않게 마약으로도 유명한 국가죠.

특히 반군들이 마약 조직들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았거든요.

그래서 마약 조직을 뿌리뽑겠다는 정부측의 시도가 여러차례 있었지만, 별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정부와 반군이 꽤 의미있는 합의를 이끌어 냈습니다.

콜롬비아가 마약 생산국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건 1990년대 후반부텁니다.

그전 남미의 대표적인 마약 공급 국가는 페루와 베네수엘라였는데요.

해당 정부의 대대적인 단속과 제거로 이 나라들이 약해진 사이 콜롬비아의 마약 생산량이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이걸 반군들이 파고들었는데요.

마약조직들을 보호해 주겠다며 일종의 카르텔을 형성한 겁니다.

그렇게 연간 600톤의 마약을 밀매하면서 마약에 '혁명세' 명목으로 20%의 세금을 징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 금액만 한해 2억 3천만 달러, 우리 돈으로 2,300억 원이 넘습니다.

그런데 지난 달 17일 쿠바 아바나에서 열린 평화협상에서, 반군측은 더 이상 마약 밀매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녹취> 움베르토 델 라 카예(前 콜롬비아 부통령) : "이번 합의로 우리는 콜롬비아 내전을 가능케 했던 연료를 없앤 셈입니다. 이것은 여러 조직들과 사적인 영역의 부패에도 모두 영향을 미치게 될 겁니다."

<녹취> 이반 마르케즈(FARC 협상 대표) : "우리는 이 역사적인 순간이 현실로 바뀌게 되리라는 것을 믿습니다. 우리는 가능한 모든 힘을 써서 이 노력을 구체화시킬 겁니다"

<질문>
정 기자, 반세기 동안 콜롬비아에서 내전이 계속돼 온 건데...

내전이 시작된 이유와 그간의 경과도 궁금한데요?

<답변>
예, 남미 대부분의 국가에서와 마찬가지로 콜롬비아 내전도 뿌리 깊은 빈부격차 문제, 그리고 미국 독점자본의 경제적 지배에 대한 반발에서 시작했습니다.

특히 농민들이 반기를 들었고, 조직적으로 반군을 결성해 무장투쟁을 벌여온 겁니다.

지금 보시는 게 지난 2012년부터 진행돼 온 평화협상의 주요 의제들인데요.

농지개혁을 통한 농촌 발전, 반군의 정치 참여 보장, 마약 밀매 퇴치, 희생자들의 권리 구제 등입니다.

이 가운데 전쟁으로 인해 정착지를 잃은 농민들에게 사용되지 않는 땅을 소유하게 하는 정책이 지난해 5월 합의로 결정됐고요,

지난해 11월에는 반군의 무장 해제를 전제로 정치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의제에도 합의했습니다.

여기에 지난 달과 이달에 나머지 두 의제에도 합의가 이뤄지면서 네 가지 의제 모두 큰 진전을 보였습니다.

<질문>
정 기자, 오는 15일 콜롬비아의 대선 결선투표가 있죠?

영향을 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콜롬비아 최대 반군의 휴전 선언은 정부와 공동이 아닌, 독자적으로 선포돼 이례적이었는데요.

오늘 제2반군도 평화협상에 나선다는 소식이 추가로 전해졌습니다.

그래서 15일 치러질 결선 투표에 평화협상이 최대 변수가 되고 있다, 이런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콜롬비아 대선에선 후안 마누엘 산토스 현 대통령과 재무장관을 지낸 오스카르 이반 술루아가 후보가 대결을 펼치는데요.

지난 달 시행된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오는 15일 결선 투표를 치릅니다.

그런데 이 두 후보의 반군에 대한 태도가 흥미롭습니다.

<녹취> 후안 누마엘 산토스(콜롬비아 대통령) : "그들의 권리를 존중하고 정의와 진실을 추구하고자 합니다. 그것은 갈등을 끝내는 데 우리가 한발 더 나아가는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겁니다."

반면 야당의 술라아가 후보는 반군에 강경대응 의지를 표하고 있습니다.

<녹취> 오스카르 이반 술라아가(야당 대통령 후보) : "만약 산토스 정부와 콜롬비아 혁명군이 희생자들에게 예를 갖추고자 한다면 제 제안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것은 바로 부유한 콜롬비아인들에 대한 모든 범죄 행동들을 중단하라는 겁니다."

대선 결과에 따라 정부와 반군의 협상은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 기로에 있습니다.

그래서 현 대통령은 물론 반군 측에서도 투표를 독려하고 있는데요.

15일 대통령 선거가 반 세기 동안 이어진 내전을 끝내고 콜롬비아에 평화의 씨앗을 뿌리게 될지 지켜볼 일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