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러쉬 “흑인음악 정체성에 도전…보컬 각인시키고파”
입력 2014.06.12 (07:41)
수정 2014.06.1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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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에 처음 오른 신인의 데뷔전치고는 펀치가 세다. 알앤비(R&B) 싱어송라이터 크러쉬(본명 신효섭·22)의 얘기다.
그가 최근 발표한 첫 앨범 '크러쉬 온 유'(Crush On You)의 타이틀곡 '허그 미'(Hug Me)는 올레뮤직, 지니, 벅스 2위를 비롯해 엠넷닷컴 4위, 멜론과 네이버뮤직 8위 등 각종 음원차트 10위권에 진입했으며 수록곡 전곡이 차트에 올랐다.
'깨부수다', '반하다'란 뜻의 크러쉬란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앨범에 참여한 래퍼들의 지원사격도 솔깃하게 화려하다. 다이나믹듀오(개코, 최자)를 비롯해 사이먼디, 박재범, 진보, 그레이 등 여러 크루의 래퍼들이 피처링 크레딧에 이름을 올렸다.
음원이 출시되자 선배 뮤지션들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한 '특급 칭찬'도 잇달았다. 윤종신은 "요즘 가장 돋보이는 뮤지션"이라고 치켜세웠으며 에픽하이의 타블로, 리쌍의 개리, 하하 등이 잇달아 응원 글을 올렸다.
사실 크러쉬는 이미 '차트 이터'(Chart Eater, 음원차트 점령)란 수식어가 붙은 뮤지션이다. 그는 개리의 '조금 이따 샤워해', 자이언티의 '뻔한 멜로디', 로꼬의 '감아', 슈프림팀의 '그대로 있어도 돼' 등 음원차트를 휩쓴 곡들에 그루브(흥) 강한 목소리를 보탰다.
최근 종로구 수송동에서 만난 크러쉬는 조력자에서 주인공으로 나선 게 다소 수줍은 듯 보였다. 아이돌 가수 같은 외모지만 카리스마 있는 눈빛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이번 앨범에선 힙합 음악을 기반으로 나의 알앤비적인 아이덴티티를 보여주고 싶었다"며 "앞으로도 네오 솔(Soul), 어반 솔 등 다양한 스펙트럼을 추구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기대주로 떠오른 건 그가 직접 프로듀싱을 맡아 작사·작곡한 곡들을 앨범에 채웠다는 점이다. 신인답지 않게 곡마다의 창작 방향을 명쾌하게 설명한다.
'허그 미'는 타이틀곡으로 하자고 작정하고 만든 노래다. 다른 가수들의 곡에 참여하며 들려준 목소리를 확실히 각인시킬 멜로디와 가사를 담았다. 힙합을 베이스로 했지만 알앤비적인 보컬의 그루브를 극대화시킨 노래다.
2년 전 자이언티와 함께 스케치한 '헤이 베이비'는 뉴 잭 스윙이다.
"원래 이 장르로 갈 생각이 없었는데 최근 마이클 잭슨의 앨범도 나왔으니 오마주 차원에서 뉴 잭 스윙으로 편곡했어요."
3년 전 만든 '눈이 마주친 순간'은 2년 전부터 언더그라운드에서 공연하며 부른 노래다. 소속사 없이 독립적으로 활동하며 유튜브에 공개해 호응을 얻었다. 독특한 발음을 살린 그의 세련된 보컬을 감상하는 맛이 있다.
스웨덴 가수 리사 엑달의 '오픈 도어'를 샘플링한 '가끔'은 여자 친구와의 이별 실화를 녹인 가사가, 재즈 밴드 쿠마파크가 피처링한 '밥맛이야'는 곡 중간 색소폰의 애드리브 연주가 포인트다.
음악을 시작한 건 중학교 1학년 때부터다. 친구와 함께 다이나믹듀오의 1집 '택시 드라이버'를 듣고서다. 이 앨범의 '불면증'에 반해 매일 노래방에서 다이나믹듀오의 노래를 불렀다. 어느 순간부터 랩 가사를 쓰기 시작했고 녹음을 하고 싶어졌다. 인터넷으로 검색해 반주를 만드는 동영상 강의를 보며 독학했다. 중학교 때 처음 만든 곡이 '자갈치'라며 웃는다.
고교 시절에는 도니 헤더웨이, 마빈 게이, 제임스 잉그램 등의 음악을 귀에 달고 살았다. "내가 지금 쓰는 멜로디는 그런 솔풍의 음악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대학 진학을 위해 고 3때 실용음악학원을 다니고 호서대 실용음악학과에 진학하며 코드와 화성악 공부를 했다.
"대학 때 자취 생활을 하면서 음악 작업을 할 여건이 안돼 학교 미디(MIDI) 프로그램 작업실에 몰래 들어가서 아침에 나오곤 했어요. 이때 만든 곡들로 2012년 여자 래퍼와 둘이서 마스터피스란 팀으로 싱글 음반을 냈는데 주목받지 못했죠."
이 팀이 공중분해 되고서 현실적으로 벽에 부딪힌 때였다. 그는 홍대의 한 힙합 쇼에서 다이나믹듀오의 기획사인 아메바컬쳐 소속 뮤지션 자이언티와 운명적으로 만났다.
"2012년 10월 7일 날짜도 또렷이 기억해요. 제가 자이언티 형의 팬이었거든요. '아방가르드'한 모습을 하고 있는 형에게 무작정 다가가 '제 음악을 들어달라'고 말했어요. 형이 '메일로 들려달라'고 해 바로 3~4곡을 보냈죠. 이후 답 메일이 왔고 친해지게 됐어요."
자이언티와의 접점을 시작으로 그레이, 로꼬, 사이먼디를 비롯해 개리, 타블로 등의 래퍼들과 인맥을 쌓았다. 이어 당시 아메바컬쳐 소속이던 사이먼디의 소개로 지난해 7월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그는 "중학교 때 친구랑 아메바컬쳐에 들어가는 게 목표여서 데모 음반을 계속 보냈는데 연락이 없었다"며 "그때는 내 실력이 부족했던 것"이라고 웃었다.
그러나 이 자리에 오기까지 자신과의 싸움도 했다. 고등학교 이후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했고 음악 작업을 위해 웨딩홀 서빙을 하고 인천에서 벽돌을 나른 경험도 있다. 대학 등록금도 학자금 대출을 받았고 언더그라운드 공연을 하면서 생활을 유지했다.
"사실 누나가 먼저 실용음악을 해서 아버지가 엄청 말렸어요. 제 힘으로 음악을 하고 싶어 아르바이트를 했죠. 사실 제 음악적인 역량은 음악을 좋아하는 아버지의 영향을 크게 받았어요. 아버지와 술을 마시며 음악 얘기를 할 때면 제 머릿속에 '느낌표'가 뜰 때가 많았죠."
그는 앞으로 꼭 서보고 싶은 무대가 있다고 수줍게 말했다.
그는 "아직은 말도 안 되는 꿈이겠지만 블랙 뮤직의 대표적인 시상식인 'BET 어워즈'에 꼭 서보고 싶다"며 "동양에도 미국 본토 음악의 오리지낼러티를 잘 표현하는 뮤지션이 있단 걸 보여주고 싶다. 그곳에서 퍼포먼스를 해보고 싶은 큰 목표가 있다"고 했다.
그가 최근 발표한 첫 앨범 '크러쉬 온 유'(Crush On You)의 타이틀곡 '허그 미'(Hug Me)는 올레뮤직, 지니, 벅스 2위를 비롯해 엠넷닷컴 4위, 멜론과 네이버뮤직 8위 등 각종 음원차트 10위권에 진입했으며 수록곡 전곡이 차트에 올랐다.
'깨부수다', '반하다'란 뜻의 크러쉬란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앨범에 참여한 래퍼들의 지원사격도 솔깃하게 화려하다. 다이나믹듀오(개코, 최자)를 비롯해 사이먼디, 박재범, 진보, 그레이 등 여러 크루의 래퍼들이 피처링 크레딧에 이름을 올렸다.
음원이 출시되자 선배 뮤지션들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한 '특급 칭찬'도 잇달았다. 윤종신은 "요즘 가장 돋보이는 뮤지션"이라고 치켜세웠으며 에픽하이의 타블로, 리쌍의 개리, 하하 등이 잇달아 응원 글을 올렸다.
사실 크러쉬는 이미 '차트 이터'(Chart Eater, 음원차트 점령)란 수식어가 붙은 뮤지션이다. 그는 개리의 '조금 이따 샤워해', 자이언티의 '뻔한 멜로디', 로꼬의 '감아', 슈프림팀의 '그대로 있어도 돼' 등 음원차트를 휩쓴 곡들에 그루브(흥) 강한 목소리를 보탰다.
최근 종로구 수송동에서 만난 크러쉬는 조력자에서 주인공으로 나선 게 다소 수줍은 듯 보였다. 아이돌 가수 같은 외모지만 카리스마 있는 눈빛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이번 앨범에선 힙합 음악을 기반으로 나의 알앤비적인 아이덴티티를 보여주고 싶었다"며 "앞으로도 네오 솔(Soul), 어반 솔 등 다양한 스펙트럼을 추구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기대주로 떠오른 건 그가 직접 프로듀싱을 맡아 작사·작곡한 곡들을 앨범에 채웠다는 점이다. 신인답지 않게 곡마다의 창작 방향을 명쾌하게 설명한다.
'허그 미'는 타이틀곡으로 하자고 작정하고 만든 노래다. 다른 가수들의 곡에 참여하며 들려준 목소리를 확실히 각인시킬 멜로디와 가사를 담았다. 힙합을 베이스로 했지만 알앤비적인 보컬의 그루브를 극대화시킨 노래다.
2년 전 자이언티와 함께 스케치한 '헤이 베이비'는 뉴 잭 스윙이다.
"원래 이 장르로 갈 생각이 없었는데 최근 마이클 잭슨의 앨범도 나왔으니 오마주 차원에서 뉴 잭 스윙으로 편곡했어요."
3년 전 만든 '눈이 마주친 순간'은 2년 전부터 언더그라운드에서 공연하며 부른 노래다. 소속사 없이 독립적으로 활동하며 유튜브에 공개해 호응을 얻었다. 독특한 발음을 살린 그의 세련된 보컬을 감상하는 맛이 있다.
스웨덴 가수 리사 엑달의 '오픈 도어'를 샘플링한 '가끔'은 여자 친구와의 이별 실화를 녹인 가사가, 재즈 밴드 쿠마파크가 피처링한 '밥맛이야'는 곡 중간 색소폰의 애드리브 연주가 포인트다.
음악을 시작한 건 중학교 1학년 때부터다. 친구와 함께 다이나믹듀오의 1집 '택시 드라이버'를 듣고서다. 이 앨범의 '불면증'에 반해 매일 노래방에서 다이나믹듀오의 노래를 불렀다. 어느 순간부터 랩 가사를 쓰기 시작했고 녹음을 하고 싶어졌다. 인터넷으로 검색해 반주를 만드는 동영상 강의를 보며 독학했다. 중학교 때 처음 만든 곡이 '자갈치'라며 웃는다.
고교 시절에는 도니 헤더웨이, 마빈 게이, 제임스 잉그램 등의 음악을 귀에 달고 살았다. "내가 지금 쓰는 멜로디는 그런 솔풍의 음악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대학 진학을 위해 고 3때 실용음악학원을 다니고 호서대 실용음악학과에 진학하며 코드와 화성악 공부를 했다.
"대학 때 자취 생활을 하면서 음악 작업을 할 여건이 안돼 학교 미디(MIDI) 프로그램 작업실에 몰래 들어가서 아침에 나오곤 했어요. 이때 만든 곡들로 2012년 여자 래퍼와 둘이서 마스터피스란 팀으로 싱글 음반을 냈는데 주목받지 못했죠."
이 팀이 공중분해 되고서 현실적으로 벽에 부딪힌 때였다. 그는 홍대의 한 힙합 쇼에서 다이나믹듀오의 기획사인 아메바컬쳐 소속 뮤지션 자이언티와 운명적으로 만났다.
"2012년 10월 7일 날짜도 또렷이 기억해요. 제가 자이언티 형의 팬이었거든요. '아방가르드'한 모습을 하고 있는 형에게 무작정 다가가 '제 음악을 들어달라'고 말했어요. 형이 '메일로 들려달라'고 해 바로 3~4곡을 보냈죠. 이후 답 메일이 왔고 친해지게 됐어요."
자이언티와의 접점을 시작으로 그레이, 로꼬, 사이먼디를 비롯해 개리, 타블로 등의 래퍼들과 인맥을 쌓았다. 이어 당시 아메바컬쳐 소속이던 사이먼디의 소개로 지난해 7월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그는 "중학교 때 친구랑 아메바컬쳐에 들어가는 게 목표여서 데모 음반을 계속 보냈는데 연락이 없었다"며 "그때는 내 실력이 부족했던 것"이라고 웃었다.
그러나 이 자리에 오기까지 자신과의 싸움도 했다. 고등학교 이후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했고 음악 작업을 위해 웨딩홀 서빙을 하고 인천에서 벽돌을 나른 경험도 있다. 대학 등록금도 학자금 대출을 받았고 언더그라운드 공연을 하면서 생활을 유지했다.
"사실 누나가 먼저 실용음악을 해서 아버지가 엄청 말렸어요. 제 힘으로 음악을 하고 싶어 아르바이트를 했죠. 사실 제 음악적인 역량은 음악을 좋아하는 아버지의 영향을 크게 받았어요. 아버지와 술을 마시며 음악 얘기를 할 때면 제 머릿속에 '느낌표'가 뜰 때가 많았죠."
그는 앞으로 꼭 서보고 싶은 무대가 있다고 수줍게 말했다.
그는 "아직은 말도 안 되는 꿈이겠지만 블랙 뮤직의 대표적인 시상식인 'BET 어워즈'에 꼭 서보고 싶다"며 "동양에도 미국 본토 음악의 오리지낼러티를 잘 표현하는 뮤지션이 있단 걸 보여주고 싶다. 그곳에서 퍼포먼스를 해보고 싶은 큰 목표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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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4-06-12 07:4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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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에 처음 오른 신인의 데뷔전치고는 펀치가 세다. 알앤비(R&B) 싱어송라이터 크러쉬(본명 신효섭·22)의 얘기다.
그가 최근 발표한 첫 앨범 '크러쉬 온 유'(Crush On You)의 타이틀곡 '허그 미'(Hug Me)는 올레뮤직, 지니, 벅스 2위를 비롯해 엠넷닷컴 4위, 멜론과 네이버뮤직 8위 등 각종 음원차트 10위권에 진입했으며 수록곡 전곡이 차트에 올랐다.
'깨부수다', '반하다'란 뜻의 크러쉬란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앨범에 참여한 래퍼들의 지원사격도 솔깃하게 화려하다. 다이나믹듀오(개코, 최자)를 비롯해 사이먼디, 박재범, 진보, 그레이 등 여러 크루의 래퍼들이 피처링 크레딧에 이름을 올렸다.
음원이 출시되자 선배 뮤지션들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한 '특급 칭찬'도 잇달았다. 윤종신은 "요즘 가장 돋보이는 뮤지션"이라고 치켜세웠으며 에픽하이의 타블로, 리쌍의 개리, 하하 등이 잇달아 응원 글을 올렸다.
사실 크러쉬는 이미 '차트 이터'(Chart Eater, 음원차트 점령)란 수식어가 붙은 뮤지션이다. 그는 개리의 '조금 이따 샤워해', 자이언티의 '뻔한 멜로디', 로꼬의 '감아', 슈프림팀의 '그대로 있어도 돼' 등 음원차트를 휩쓴 곡들에 그루브(흥) 강한 목소리를 보탰다.
최근 종로구 수송동에서 만난 크러쉬는 조력자에서 주인공으로 나선 게 다소 수줍은 듯 보였다. 아이돌 가수 같은 외모지만 카리스마 있는 눈빛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이번 앨범에선 힙합 음악을 기반으로 나의 알앤비적인 아이덴티티를 보여주고 싶었다"며 "앞으로도 네오 솔(Soul), 어반 솔 등 다양한 스펙트럼을 추구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기대주로 떠오른 건 그가 직접 프로듀싱을 맡아 작사·작곡한 곡들을 앨범에 채웠다는 점이다. 신인답지 않게 곡마다의 창작 방향을 명쾌하게 설명한다.
'허그 미'는 타이틀곡으로 하자고 작정하고 만든 노래다. 다른 가수들의 곡에 참여하며 들려준 목소리를 확실히 각인시킬 멜로디와 가사를 담았다. 힙합을 베이스로 했지만 알앤비적인 보컬의 그루브를 극대화시킨 노래다.
2년 전 자이언티와 함께 스케치한 '헤이 베이비'는 뉴 잭 스윙이다.
"원래 이 장르로 갈 생각이 없었는데 최근 마이클 잭슨의 앨범도 나왔으니 오마주 차원에서 뉴 잭 스윙으로 편곡했어요."
3년 전 만든 '눈이 마주친 순간'은 2년 전부터 언더그라운드에서 공연하며 부른 노래다. 소속사 없이 독립적으로 활동하며 유튜브에 공개해 호응을 얻었다. 독특한 발음을 살린 그의 세련된 보컬을 감상하는 맛이 있다.
스웨덴 가수 리사 엑달의 '오픈 도어'를 샘플링한 '가끔'은 여자 친구와의 이별 실화를 녹인 가사가, 재즈 밴드 쿠마파크가 피처링한 '밥맛이야'는 곡 중간 색소폰의 애드리브 연주가 포인트다.
음악을 시작한 건 중학교 1학년 때부터다. 친구와 함께 다이나믹듀오의 1집 '택시 드라이버'를 듣고서다. 이 앨범의 '불면증'에 반해 매일 노래방에서 다이나믹듀오의 노래를 불렀다. 어느 순간부터 랩 가사를 쓰기 시작했고 녹음을 하고 싶어졌다. 인터넷으로 검색해 반주를 만드는 동영상 강의를 보며 독학했다. 중학교 때 처음 만든 곡이 '자갈치'라며 웃는다.
고교 시절에는 도니 헤더웨이, 마빈 게이, 제임스 잉그램 등의 음악을 귀에 달고 살았다. "내가 지금 쓰는 멜로디는 그런 솔풍의 음악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대학 진학을 위해 고 3때 실용음악학원을 다니고 호서대 실용음악학과에 진학하며 코드와 화성악 공부를 했다.
"대학 때 자취 생활을 하면서 음악 작업을 할 여건이 안돼 학교 미디(MIDI) 프로그램 작업실에 몰래 들어가서 아침에 나오곤 했어요. 이때 만든 곡들로 2012년 여자 래퍼와 둘이서 마스터피스란 팀으로 싱글 음반을 냈는데 주목받지 못했죠."
이 팀이 공중분해 되고서 현실적으로 벽에 부딪힌 때였다. 그는 홍대의 한 힙합 쇼에서 다이나믹듀오의 기획사인 아메바컬쳐 소속 뮤지션 자이언티와 운명적으로 만났다.
"2012년 10월 7일 날짜도 또렷이 기억해요. 제가 자이언티 형의 팬이었거든요. '아방가르드'한 모습을 하고 있는 형에게 무작정 다가가 '제 음악을 들어달라'고 말했어요. 형이 '메일로 들려달라'고 해 바로 3~4곡을 보냈죠. 이후 답 메일이 왔고 친해지게 됐어요."
자이언티와의 접점을 시작으로 그레이, 로꼬, 사이먼디를 비롯해 개리, 타블로 등의 래퍼들과 인맥을 쌓았다. 이어 당시 아메바컬쳐 소속이던 사이먼디의 소개로 지난해 7월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그는 "중학교 때 친구랑 아메바컬쳐에 들어가는 게 목표여서 데모 음반을 계속 보냈는데 연락이 없었다"며 "그때는 내 실력이 부족했던 것"이라고 웃었다.
그러나 이 자리에 오기까지 자신과의 싸움도 했다. 고등학교 이후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했고 음악 작업을 위해 웨딩홀 서빙을 하고 인천에서 벽돌을 나른 경험도 있다. 대학 등록금도 학자금 대출을 받았고 언더그라운드 공연을 하면서 생활을 유지했다.
"사실 누나가 먼저 실용음악을 해서 아버지가 엄청 말렸어요. 제 힘으로 음악을 하고 싶어 아르바이트를 했죠. 사실 제 음악적인 역량은 음악을 좋아하는 아버지의 영향을 크게 받았어요. 아버지와 술을 마시며 음악 얘기를 할 때면 제 머릿속에 '느낌표'가 뜰 때가 많았죠."
그는 앞으로 꼭 서보고 싶은 무대가 있다고 수줍게 말했다.
그는 "아직은 말도 안 되는 꿈이겠지만 블랙 뮤직의 대표적인 시상식인 'BET 어워즈'에 꼭 서보고 싶다"며 "동양에도 미국 본토 음악의 오리지낼러티를 잘 표현하는 뮤지션이 있단 걸 보여주고 싶다. 그곳에서 퍼포먼스를 해보고 싶은 큰 목표가 있다"고 했다.
그가 최근 발표한 첫 앨범 '크러쉬 온 유'(Crush On You)의 타이틀곡 '허그 미'(Hug Me)는 올레뮤직, 지니, 벅스 2위를 비롯해 엠넷닷컴 4위, 멜론과 네이버뮤직 8위 등 각종 음원차트 10위권에 진입했으며 수록곡 전곡이 차트에 올랐다.
'깨부수다', '반하다'란 뜻의 크러쉬란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앨범에 참여한 래퍼들의 지원사격도 솔깃하게 화려하다. 다이나믹듀오(개코, 최자)를 비롯해 사이먼디, 박재범, 진보, 그레이 등 여러 크루의 래퍼들이 피처링 크레딧에 이름을 올렸다.
음원이 출시되자 선배 뮤지션들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한 '특급 칭찬'도 잇달았다. 윤종신은 "요즘 가장 돋보이는 뮤지션"이라고 치켜세웠으며 에픽하이의 타블로, 리쌍의 개리, 하하 등이 잇달아 응원 글을 올렸다.
사실 크러쉬는 이미 '차트 이터'(Chart Eater, 음원차트 점령)란 수식어가 붙은 뮤지션이다. 그는 개리의 '조금 이따 샤워해', 자이언티의 '뻔한 멜로디', 로꼬의 '감아', 슈프림팀의 '그대로 있어도 돼' 등 음원차트를 휩쓴 곡들에 그루브(흥) 강한 목소리를 보탰다.
최근 종로구 수송동에서 만난 크러쉬는 조력자에서 주인공으로 나선 게 다소 수줍은 듯 보였다. 아이돌 가수 같은 외모지만 카리스마 있는 눈빛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이번 앨범에선 힙합 음악을 기반으로 나의 알앤비적인 아이덴티티를 보여주고 싶었다"며 "앞으로도 네오 솔(Soul), 어반 솔 등 다양한 스펙트럼을 추구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기대주로 떠오른 건 그가 직접 프로듀싱을 맡아 작사·작곡한 곡들을 앨범에 채웠다는 점이다. 신인답지 않게 곡마다의 창작 방향을 명쾌하게 설명한다.
'허그 미'는 타이틀곡으로 하자고 작정하고 만든 노래다. 다른 가수들의 곡에 참여하며 들려준 목소리를 확실히 각인시킬 멜로디와 가사를 담았다. 힙합을 베이스로 했지만 알앤비적인 보컬의 그루브를 극대화시킨 노래다.
2년 전 자이언티와 함께 스케치한 '헤이 베이비'는 뉴 잭 스윙이다.
"원래 이 장르로 갈 생각이 없었는데 최근 마이클 잭슨의 앨범도 나왔으니 오마주 차원에서 뉴 잭 스윙으로 편곡했어요."
3년 전 만든 '눈이 마주친 순간'은 2년 전부터 언더그라운드에서 공연하며 부른 노래다. 소속사 없이 독립적으로 활동하며 유튜브에 공개해 호응을 얻었다. 독특한 발음을 살린 그의 세련된 보컬을 감상하는 맛이 있다.
스웨덴 가수 리사 엑달의 '오픈 도어'를 샘플링한 '가끔'은 여자 친구와의 이별 실화를 녹인 가사가, 재즈 밴드 쿠마파크가 피처링한 '밥맛이야'는 곡 중간 색소폰의 애드리브 연주가 포인트다.
음악을 시작한 건 중학교 1학년 때부터다. 친구와 함께 다이나믹듀오의 1집 '택시 드라이버'를 듣고서다. 이 앨범의 '불면증'에 반해 매일 노래방에서 다이나믹듀오의 노래를 불렀다. 어느 순간부터 랩 가사를 쓰기 시작했고 녹음을 하고 싶어졌다. 인터넷으로 검색해 반주를 만드는 동영상 강의를 보며 독학했다. 중학교 때 처음 만든 곡이 '자갈치'라며 웃는다.
고교 시절에는 도니 헤더웨이, 마빈 게이, 제임스 잉그램 등의 음악을 귀에 달고 살았다. "내가 지금 쓰는 멜로디는 그런 솔풍의 음악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대학 진학을 위해 고 3때 실용음악학원을 다니고 호서대 실용음악학과에 진학하며 코드와 화성악 공부를 했다.
"대학 때 자취 생활을 하면서 음악 작업을 할 여건이 안돼 학교 미디(MIDI) 프로그램 작업실에 몰래 들어가서 아침에 나오곤 했어요. 이때 만든 곡들로 2012년 여자 래퍼와 둘이서 마스터피스란 팀으로 싱글 음반을 냈는데 주목받지 못했죠."
이 팀이 공중분해 되고서 현실적으로 벽에 부딪힌 때였다. 그는 홍대의 한 힙합 쇼에서 다이나믹듀오의 기획사인 아메바컬쳐 소속 뮤지션 자이언티와 운명적으로 만났다.
"2012년 10월 7일 날짜도 또렷이 기억해요. 제가 자이언티 형의 팬이었거든요. '아방가르드'한 모습을 하고 있는 형에게 무작정 다가가 '제 음악을 들어달라'고 말했어요. 형이 '메일로 들려달라'고 해 바로 3~4곡을 보냈죠. 이후 답 메일이 왔고 친해지게 됐어요."
자이언티와의 접점을 시작으로 그레이, 로꼬, 사이먼디를 비롯해 개리, 타블로 등의 래퍼들과 인맥을 쌓았다. 이어 당시 아메바컬쳐 소속이던 사이먼디의 소개로 지난해 7월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그는 "중학교 때 친구랑 아메바컬쳐에 들어가는 게 목표여서 데모 음반을 계속 보냈는데 연락이 없었다"며 "그때는 내 실력이 부족했던 것"이라고 웃었다.
그러나 이 자리에 오기까지 자신과의 싸움도 했다. 고등학교 이후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했고 음악 작업을 위해 웨딩홀 서빙을 하고 인천에서 벽돌을 나른 경험도 있다. 대학 등록금도 학자금 대출을 받았고 언더그라운드 공연을 하면서 생활을 유지했다.
"사실 누나가 먼저 실용음악을 해서 아버지가 엄청 말렸어요. 제 힘으로 음악을 하고 싶어 아르바이트를 했죠. 사실 제 음악적인 역량은 음악을 좋아하는 아버지의 영향을 크게 받았어요. 아버지와 술을 마시며 음악 얘기를 할 때면 제 머릿속에 '느낌표'가 뜰 때가 많았죠."
그는 앞으로 꼭 서보고 싶은 무대가 있다고 수줍게 말했다.
그는 "아직은 말도 안 되는 꿈이겠지만 블랙 뮤직의 대표적인 시상식인 'BET 어워즈'에 꼭 서보고 싶다"며 "동양에도 미국 본토 음악의 오리지낼러티를 잘 표현하는 뮤지션이 있단 걸 보여주고 싶다. 그곳에서 퍼포먼스를 해보고 싶은 큰 목표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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