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장기 안정세 속 인플레 경각심 엇갈려

입력 2014.06.27 (09:1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월가가 전례 없는 장기 '안정세'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인플레 가중 우려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인플레보다 디플레가 더 걱정'이라는 견제론도 여전히 만만치 않다.

이런 엇갈린 분석은 '공포 지수'는 계속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반면 발생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일단 터지면 시장이 요동칠 수 있음을 반영하는 스큐 지수(일명 블랙 스완 지수)는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제임스 블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장은 2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내년 1분기에 금리를 올리지 않겠느냐는 판단"이라고 말해 조기 인상 관측에 또 다른 뒷심을 실었다.

백악관 금융 보좌관을 지내고 DRPM 그룹을 창설한 필립파 말그렌은 모나코 금융 포럼 패널에서 "전 세계 주요 중앙은행이 이례적으로 동시에 엄청난 유동성을 풀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도 "이들 중앙은행은 '인플레 제고를 위해 뭐든 한다'면서 '걱정하지 말라'고 엉뚱한 소리를 한다"고 경고했다.

말그렌은 그러나 "현실적으로 우리가 보는 것은 세계 경제 곳곳에서 인플레 압박이 거세지고 있음"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인플레 가중이 아직 지표에는 반영되지 않았지만 '식탁 인플레'는 분명해졌다"면서 "식당의 스테이크 크기가 줄어들고 후식으로 나오는 초콜릿도 사각이던 것이 (양을 줄이려고) 원형으로 바뀐 점을 주목하라"고 강조했다.

말그렌은 이 때문에 "중앙은행이 마침내 '아이고, 인플레네'라고 탄식할 날이 머지않았다"고 경고했다.

마켓워치는 같은 포럼에서 '아직 인플레를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라는 반론도 제기됐다고 전했다.

애버딘 자산운용의 앤 리처드 투자책임자(CIO)는 "궁극적으로 인플레가 오지 않는다는 얘기는 아니다"라면서 그러나 "현 시점에서 특히 선진국에는 (인플레가 아직) 큰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디플레 위험이 더 걱정된다"고 강조했다.

블러드는 폭스 TV 회견에서 '연준이 언제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내년 1분기 말이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인플레가 내년에 연준 목표치인 2%를 달성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와 마켓워치는 블러드의 발언이 조기 금리 인상 관측에 또 다른 무게를 실어주는 것으로 분석했다.

CNBC는 공포 지수로 알려진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VIX)가 올해 들어 약 20% 급락했지만 블랙 스완 지수는 특히 이달 들어서만 12% 급등하는 대조를 보였다고 전했다.

마켓워치는 VIX가 장기 평균치인 20을 크게 밑도는 11 내외 수준으로, 7년여 사이 바닥임을 상기시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공포 지수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고 전했다.

반면, 블랙 스완 지수는 기준선인 100을 크게 초과해 지난 20일 사상 두 번째로 높은 143까지 치솟았다고 CNBC는 전했다.

이처럼 두 불안 지수가 상반된 것은 인플레에 대한 시장 견해가 엇갈리는 것과도 맥락을 같이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리스크 헤지(위험 분산) 수요도 커지고 있다고 CNBC는 덧붙였다.

마켓워치의 하워드 골드 칼럼니스트는 "(재닛) 옐런(연준 의장)이 고용보다는 인플레에 더 관심을 둘 때가 됐다"고 권고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월가 장기 안정세 속 인플레 경각심 엇갈려
    • 입력 2014-06-27 09:19:49
    연합뉴스
월가가 전례 없는 장기 '안정세'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인플레 가중 우려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인플레보다 디플레가 더 걱정'이라는 견제론도 여전히 만만치 않다. 이런 엇갈린 분석은 '공포 지수'는 계속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반면 발생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일단 터지면 시장이 요동칠 수 있음을 반영하는 스큐 지수(일명 블랙 스완 지수)는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제임스 블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장은 2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내년 1분기에 금리를 올리지 않겠느냐는 판단"이라고 말해 조기 인상 관측에 또 다른 뒷심을 실었다. 백악관 금융 보좌관을 지내고 DRPM 그룹을 창설한 필립파 말그렌은 모나코 금융 포럼 패널에서 "전 세계 주요 중앙은행이 이례적으로 동시에 엄청난 유동성을 풀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도 "이들 중앙은행은 '인플레 제고를 위해 뭐든 한다'면서 '걱정하지 말라'고 엉뚱한 소리를 한다"고 경고했다. 말그렌은 그러나 "현실적으로 우리가 보는 것은 세계 경제 곳곳에서 인플레 압박이 거세지고 있음"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인플레 가중이 아직 지표에는 반영되지 않았지만 '식탁 인플레'는 분명해졌다"면서 "식당의 스테이크 크기가 줄어들고 후식으로 나오는 초콜릿도 사각이던 것이 (양을 줄이려고) 원형으로 바뀐 점을 주목하라"고 강조했다. 말그렌은 이 때문에 "중앙은행이 마침내 '아이고, 인플레네'라고 탄식할 날이 머지않았다"고 경고했다. 마켓워치는 같은 포럼에서 '아직 인플레를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라는 반론도 제기됐다고 전했다. 애버딘 자산운용의 앤 리처드 투자책임자(CIO)는 "궁극적으로 인플레가 오지 않는다는 얘기는 아니다"라면서 그러나 "현 시점에서 특히 선진국에는 (인플레가 아직) 큰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디플레 위험이 더 걱정된다"고 강조했다. 블러드는 폭스 TV 회견에서 '연준이 언제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내년 1분기 말이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인플레가 내년에 연준 목표치인 2%를 달성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와 마켓워치는 블러드의 발언이 조기 금리 인상 관측에 또 다른 무게를 실어주는 것으로 분석했다. CNBC는 공포 지수로 알려진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VIX)가 올해 들어 약 20% 급락했지만 블랙 스완 지수는 특히 이달 들어서만 12% 급등하는 대조를 보였다고 전했다. 마켓워치는 VIX가 장기 평균치인 20을 크게 밑도는 11 내외 수준으로, 7년여 사이 바닥임을 상기시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공포 지수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고 전했다. 반면, 블랙 스완 지수는 기준선인 100을 크게 초과해 지난 20일 사상 두 번째로 높은 143까지 치솟았다고 CNBC는 전했다. 이처럼 두 불안 지수가 상반된 것은 인플레에 대한 시장 견해가 엇갈리는 것과도 맥락을 같이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리스크 헤지(위험 분산) 수요도 커지고 있다고 CNBC는 덧붙였다. 마켓워치의 하워드 골드 칼럼니스트는 "(재닛) 옐런(연준 의장)이 고용보다는 인플레에 더 관심을 둘 때가 됐다"고 권고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