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심장으로 심장병치료법 실험

영국 연구팀이 줄기세포로 수천개의 미니 심장을 만들어 특정 심장질환 치료법을 실험하고 있다.

영국 스코틀랜드 에버테이 대학 연구팀은 현재로서는 완치 방법이 없는 심장질환인 심장비대증(heart hypertrophy)을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을 찾아내기 위해 줄기세포로 미니 심장을 만들어 어떤 물질이 치료 효과가 있는지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BBC,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 등이 26일 보도했다.

심장비대증은 심근세포의 비정상 증식으로 심장벽이 차츰 두꺼워지는 질환으로 심장의 혈액박출 기능을 떨어뜨려 심부전으로 이어지게 된다.

줄기세포로 만들어낸 미니 심장들은 직경이 1mm로 1분에 약 30회씩 박동하고 있다.

실험은 먼저 화학물질을 사용해 이 미니 심장에 심장비대와 유사한 생리학적 상태를 유발시키는 분자를 찾아낸 다음 이 분자의 작용을 차단할 수 있는 후보물질들을 투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연구팀을 이끄는 니콜라이 젤레프 박사가 밝혔다.

전에도 줄기세포를 이용해 미니 심장이 만들어진 일은 있지만 미니 심장에 특정 심장질환을 유발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후보물질 가운데는 지금까지 환자들에 한 번도 실험해 본 일이 없는 새로운 물질들도 포함돼 있다.

그 중 하나는 이 연구팀이 개발해 암환자를 대상으로 이미 2상 임상시험까지 마친 항암물질이다.

심근세포는 인체를 구성하는 세포 중 유일하게 암이 발생하지 않는 세포이지만 비대증이 발생한 심장에서 분자들이 움직이는 경로는 암세포의 분자들이 움직이는 경로와 비슷하기 때문에 이 항암물질이 심장비대증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젤레프 박사는 설명했다.

미니 심장 실험에서 확실히 효과가 있는 물질로 확인되면 이를 신약으로 개발해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그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