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호텔 사기도박 항의했는데 체포당해…왜?

<앵커 멘트>

대구의 한 호텔 카지노에서 사기도박 적발 소식 어제 전해 드렸는데요.

그런데 이 사기도박 피해자가 경찰에서 참고인 진술을 하기 일주일 전 긴급체포된 사실이 KBS 취재결과 드러났습니다.

허성권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구의 한 특급호텔에 있는 카지노에서 8억 원이 넘는 사기도박 피해를 당했다는 김 모 씨.

카지노 업체에 대해 수사에 착수한 경찰청 본청의 요청에 따라 지난해 4월, 거액 피해자 자격으로 참고인 진술을 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진술을 일주일 앞둔 지난해 3월 29일, 김 씨는 갑자기 대구 경찰관들에게 체포됐습니다.

<녹츠;> "체포영장을 보자고! 신분증 좀 보자고!"

외국인 전용 카지노 업체에 드나들었다는 이유입니다.

<녹취> 대구지방경찰청 관계자(음성변조) : "내국인이 외국인 전용 출입업소에 다녔던 것으로 신고가 돼서 체포를 한 겁니다"

하지만 이런 일로 긴급체포 한 건 이례적인 일.

<인터뷰> 김종욱(변호사) : "(이 같은 긴급체포는 판례 같은 경우에도 사실상 불법체포라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고요."

김 씨는 구속영장이 기각돼 풀려났고 결국 무혐의 처리됐습니다.

김 씨는 수사 과정에서 카지노 업체와 대구 경찰의 유착이 의심된다며 울산지검으로 수사 주체를 바꿀 것을 요구했습니다.

<녹취> 김 모 씨(사기도박 피해자) : "(카지노 대표이사의) 전화가 와서 '경찰로 하여금 긴급체포시키겠다' 고 했습니다. 그 얘기대로 체포를 당하게 됐죠"

1년 뒤, 울산지검은 카지노 업체의 25억 원 규모의 사기도박 전모를 밝혀냈으며 호텔 등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허성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