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들였는데…인공해변은 ‘밑 빠진 독’?

입력 2014.07.04 (21:32) 수정 2014.07.04 (22:1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해수욕장 모래 유실 문제는 수십억 원을 들여 인공으로 만든 해변에서 더 심각합니다.

인공해변은 밑 빠진 독이나 마찬가지여서 아예 개장도 못한 곳도 있었습니다.

한승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남 해남의 오시아노 해변.

한국관광공사가 80억 원을 들여 조성했지만 지난 5년 동안 문을 열지 못했습니다.

원래 이곳에는 외지에서 사온 모래가 1미터 높이로 쌓여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보시다시피 모래는 점점 사라지고 갯벌로 변하고 있습니다.

수중보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밀물 때엔 수중보 위로 개펄이 넘어들어오지만 썰물 때엔 빠져나가지 못한다는 겁니다.

<인터뷰> 진재율(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 : "수중보를 8백 미터 설치를 했는데 수역을 잔잔하게 만들기 때문에 높은 농도의 미세 퇴적물들이 급격하게 가라앉게 하거든요."

용역 보고서는 수중보를 설치하면 해수욕장의 기능을 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모래가 사라지고 개펄이 쌓이는 문제는 지적하지 않았습니다.

<녹취> 보고서 용역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환경이나 이런 쪽으로 조사했을 거거든요. 그 사업의 성격이라든지 이런 건 잘 모르죠."

전남 여수의 웅천 인공 해변.

지난 2010년, 87억 원을 들여 만들었지만 해파리떼가 생기고 모래는 사라지기 일쑤였습니다.

계약 업체가 낮은 파도에도 모래 유실이 우려된다고 했는데도 여수시가 시장 지시라는 이유로 사업을 강행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습니다.

지지난해 태풍 피해 복구에 2억 4천만 원이 들었고, 해마다 수천만 원씩의 모래를 다시 깔고 있습니다.

<녹취> 여수시청 관계자 (음성변조) : "태풍이 오지 않더라도 물의 조류의 흐름으로 인해서 (모래가) 쓸리고 그럴 수가 있거든요."

잇단 실패에도 불구하고 다른 지자체들에서도 인공 해변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한승연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수십억 들였는데…인공해변은 ‘밑 빠진 독’?
    • 입력 2014-07-04 21:33:02
    • 수정2014-07-04 22:17:09
    뉴스 9
<앵커 멘트>

해수욕장 모래 유실 문제는 수십억 원을 들여 인공으로 만든 해변에서 더 심각합니다.

인공해변은 밑 빠진 독이나 마찬가지여서 아예 개장도 못한 곳도 있었습니다.

한승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남 해남의 오시아노 해변.

한국관광공사가 80억 원을 들여 조성했지만 지난 5년 동안 문을 열지 못했습니다.

원래 이곳에는 외지에서 사온 모래가 1미터 높이로 쌓여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보시다시피 모래는 점점 사라지고 갯벌로 변하고 있습니다.

수중보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밀물 때엔 수중보 위로 개펄이 넘어들어오지만 썰물 때엔 빠져나가지 못한다는 겁니다.

<인터뷰> 진재율(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 : "수중보를 8백 미터 설치를 했는데 수역을 잔잔하게 만들기 때문에 높은 농도의 미세 퇴적물들이 급격하게 가라앉게 하거든요."

용역 보고서는 수중보를 설치하면 해수욕장의 기능을 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모래가 사라지고 개펄이 쌓이는 문제는 지적하지 않았습니다.

<녹취> 보고서 용역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환경이나 이런 쪽으로 조사했을 거거든요. 그 사업의 성격이라든지 이런 건 잘 모르죠."

전남 여수의 웅천 인공 해변.

지난 2010년, 87억 원을 들여 만들었지만 해파리떼가 생기고 모래는 사라지기 일쑤였습니다.

계약 업체가 낮은 파도에도 모래 유실이 우려된다고 했는데도 여수시가 시장 지시라는 이유로 사업을 강행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습니다.

지지난해 태풍 피해 복구에 2억 4천만 원이 들었고, 해마다 수천만 원씩의 모래를 다시 깔고 있습니다.

<녹취> 여수시청 관계자 (음성변조) : "태풍이 오지 않더라도 물의 조류의 흐름으로 인해서 (모래가) 쓸리고 그럴 수가 있거든요."

잇단 실패에도 불구하고 다른 지자체들에서도 인공 해변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한승연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