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장성택 숙청 그 후, 김정은의 ‘유일 권력’

입력 2014.07.05 (08:06) 수정 2014.07.05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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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말, 북한 권력의 숨은 실세인 장성택의 전격 숙청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집권 2년 만에, 권력실세 2인자인 장성택을 숙청하며 자신의 절대 권력을 과시했다.

<녹취> 장성택(처형 판결문/지난해 12월) : "이 하늘 아래서 감히 김정은 동지의 유일적 영도를 거부하고 원수님의 절대적 권위에 도전하며 백두의 혈통과 일개인을 대치시키는 자들을 우리 군대와 인민은 절대로 용서치 않고 당과 혁명, 조국과 인민의 이름으로 무자비하게 징벌할 것이다."

북한 당국은 올 상반기 장성택 숙청 여파를 관리하는데 집중했고, 권력 교체를 시도하면서 체제 안정을 구축했다.

장성택의 뒤를 이어, 2인자로 주목받던 최룡해 총정치국장이 해임되고, 황병서가 임명된 것도 김정은 1인 독재 강화를 의미한다.

최룡해의 건강 이상설이 원인으로 꼽혔지만, 더 이상 2인자의 권력은 용납되지 않는 북한의 실상을 반영해주기도 한다.

<인터뷰> 정성장(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북한의 엘리트 변동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사건은 인민군 총정치국장 교체인데 최룡해는 총정치국 장직에서 해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김정은의 최측근으로서의 위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신에 군부의 1인자 자리에 오른 황병서는 과거 최룡해 만큼의 위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김정은의 공개 활동에 빈번히 수행하고 있긴 하지 만 과거보다 훨씬 더 실무적인 지도자, 간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북한 파워엘리트 교체 과정 중, 이른바 김정은의 사람들이라 불리는 신세대들이 등장하며 세대교체까지 이뤘다.

조직지도부와 국가안전보위부가 권력의 중심에 선 것도 큰 변화다.

장성택과 그의 측근들에 대한 잔인한 처형을 단행하면서 파워엘리트들의 절대적인 충성을 이끌어내는 덴 일정한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인터뷰> 유호열(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일단은 3년차가 되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도 국정 에 대한, 특히 이제 당이라든지 군의 핵심 고위 간부들, 이런 사람들을 비교적 자기 사람으로 교 체해가면서 안정을 찾은 그런 모습이 역력하게 보이고요. 경우에 따라서는 지난 장성택 처형 때 보다 훨씬 더 심각한 그런 권력 투쟁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지만 일단 은 김정은 중심의 체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렇게 보여 집니다."

최근 북한 소식통에 의해 장성택과 연관된 사람들이 보위부 조사 뒤에 대규모 사면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녹취> 북한 국방위원회 관계자(장성택 처형 이후) : "가족들과 일반 직계들, 해외 국내 다 합쳐서 연관돼있는 사람들까지 7000명 정도 각 도·시·군 보위부에 전부 수감을 해놓고 대기하고 있었어. (김정은이) 과거는 묻지 않을 테니까 (앞으로) 죄를 지으면 가만있지 않겠다는 식으로 다 사면 해줬어."

실제로 장성택 계열로 알려진 문경덕 평양시당 책임비서 등 일부 측근들은 숙청됐지만, 지재룡 주중 대사 등은 건재했다.

숙청 범위가 넓어지면 지지세력은 물론, 민심이 악화돼 김정은의 권력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관용적인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인터뷰> 정성장(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김정은이 장성택과 관련된 소수의 핵심 인물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인물들을 사면한 것은 과거 김일성과 김정일의 통치 방식을 따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일성은 자신의 권위에 도전했던 사람들을 억압하면서도 일정 기간 지나면 그들을 사면시켜서 사회로 복귀시키는 정책을 취했습니다. 그리고 김정일은 한 때 예술 분야 관계자들에 대해서 집중 검열을 실시한 후에 공포 분위기에 떨고 있는 그런 사람들에게 앞으로 용서해줄 테니까 잘하라. 이렇게 용서를 함으로서 그들의 적극적인 충성심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과거 김일성 시대엔 1956년 ‘8월 종파 사건’ 관련자들을 정치범 수용소에 감금한 뒤, 사회에 내보낸 사례가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후에도 대규모 사면이 실시되기도 했다.

김정은은 자신의 권력에 도전하는 이에겐 잔인하고 공포스러운 처형을 하는 반면, 사안이 비교적 경미한 이들에게는 더 크게 포용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른바 ‘공포정치’를 과감히 선보이면서도 한 편으론 북한 주민들의 ‘민심’을 얻기 위한 행보에 주력하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4월) : "사랑하는 우리 인민을 위하여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쳐 가시는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의 인민 사랑, 인민 중시 정치에 의해 인민의 낙원 천하제일 강국은 반드시 오고야 말 것이니!"

권위적이고 주민들과 일정한 거리를 뒀던 아버지 김정일과 달리, 할아버지인 김일성처럼 주민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는 친근하고 따뜻한 지도자 이미지를 표방하고 있다.

‘인민생활 향상’을 목표로 고질적인 식량난을 개선하기 위해 힘쓰며, 어린아이들과 취약계층들에 대한 관심도 빼놓지 않는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5월) : "전국의 육아원, 애육원, 초등 및 중등학원, 양로원들에 물고기를 전문적으로 보장하는 수산 기지로써 수산물 생산과 저장, 어로공(어부)들의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이 최상의 수준에서 갖추어진 자랑찬 창조물입니다."

30대의 젊은 지도자답게 통치방식에서도 충동성과 과감성이 그대로 드러나는데, 그의 이미지 선전은 김일성 주석과 유사하다는 평가다.

김일성 역시 젊은 나이에 지도자가 됐기 때문에 노련했던 김정일과는 다르게 유사성이 많다는 것이다.

최근 몇 년 사이, 북한 정치범 수용소와 수감자 규모도 줄어들었다는 국내외 연구기관의 발표가 나왔다.

통일연구원은, 기존 6곳이던 정치범 수용소가 5곳으로 줄어들었고 15만명에서 20만 명으로 추정되던 수감자 수도 8만명에서 12만 명으로 대폭 감소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정권이 출범하면서 사회 통합 차원에서 석방할 필요가 있었고, 국제 사회의 비난을 더 이상 무시할 수 없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인터뷰> 유호열(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일종의 처방으로서 최고 지도자에 대한 일 종의 사법 처리 가능성까지 내비치고 있기 때문 에 북한으로서도 그런 국제 사회의 북한 인권 개 선 압력을 언제까지나 부정하고 피해갈 수만은 없지 않겠나. 북한 인권의 가장 사각지대라고 할 수 있는, 또는 가장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 부분 중에 하나가 정치범 수용소 인데 그런 부분들을 최소한 형식적인 측면에서라도 좀 축 소 하는, 그런 모습은 보이려고 하지 않았겠는가"

인권 유린 측면을 고려해 대를 이어 죄를 묻던 연좌제 또한 부분적으로 완화됐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일각에선 정치범 수용소는 축소됐지만, 전체 수감 인원의 감소는 확인할 수 없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교화소와 집결소 등 다른 형태의 수용시설도 있기 때문에 대외 이미지를 고려한 일종의 보여주기식 조치라는 것이다.

<인터뷰> 강철환(북한전략센터 대표) : "과거에는 조그마한 잘못을 저질러도 3대까지 다 처리를 했지만 최근에는 웬만한 센 정치범을 빼 고는 본인만 보내는 이런 정책을 수용 했고, 또 한 가지는 일반 범죄자들이 수용되는 경찰 산하 의 감옥에 경미한 정치범들은 다 거기에 보내라. 그래서 정치범 수용소에는 그야말로 정말 악질적 인 사람만 보내게 한 거죠. 그러니까 기존의 정치범 숫자는 줄어들은 것이 아니라 정치범 수용소 내의 숫자는 좀 줄긴 줄었지만 이게 정치범의 전반적인 어떤 축소는 아 니라고 저는 보는 거죠."

<녹취> 노동당 사상일꾼대회(지난 2월) : "(위대한 김정은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과 겨레를 목숨으로 사수하자!) 사수하자! 사수하자! 사수하자!"

북한은 유일 영도 체계를 확립하고 체제 안정을 위해 각 분야의 사상전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2월엔 ‘당 사상일꾼대회’를 열어 김정은 우상화에 박차를 가했다.

<녹취> 노동당 사상일꾼대회(지난 2월) : "우리 당 역사에서 전례 없는 규모로 소집된 이번 사상일꾼대회는 주체사상의 기치를 높이 드시고 사상사업의 중요성을 재인식 재확인하고 사상전의 포성을 높이 울려나가는 데서 획기적인 전환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5월엔 ‘전국예술인대회’를 열어 예술의 선전 선동 기능을 강조했다.

주민들의 정치의식을 강화하기 위해 최근 집중적인 지방 순회공연을 하고 있는 모란봉악단과 공훈합창단도 참가했다.

처형설이 나돌던 모란봉악단의 현송월 단장이 모습을 드러내며 김정은에 대한 충성을 맹세했다.

<녹취> 현송월(모란봉악단장/전국예술인대회/지난 5월) : "위대한 김정은 시대의 명작을 내놓을 야심과 포부를 지닌 예술가라면 우리 원수님의 이상과 열정을 담고 우리 원수님처럼 살며 싸우는 병사가 되고 투사가 돼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의 선전과는 달리, 간부들의 당에 대한 충성심과 주민들의 체제에 대한 믿음은 ‘겉 따로 속 따로’ 라는 평가다.

<인터뷰> 유호열(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실질적으로 인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제의 어떤 발전이라든지, 또는 이런 강압의 어떤 정도가 완화되는, 이완되는, 그래서 좀 더 여유로운 그런 삶을 인민들이 피부로 느끼게 될 때에야 그 지도력이 진정성을 이해하는데 지금으로서는 어떻게 보면 살얼음판 속에 이뤄지고 있는 그런 가시적인, 또는 선전 차원의 어떤 분위기 변화, 이런 정도에 그치고 있는 것이 아니냐. 이렇게 판단할 수는 있습니다."

북한 내부 단속의 강화로 더욱 확고해진 김정은의 권력.

2014년 하반기, 유일영도체제를 확고히 하는 가운데, 북한 정권에 대한 주민들의 진정한 신뢰를 이끌어내기 위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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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로즈업 북한] 장성택 숙청 그 후, 김정은의 ‘유일 권력’
    • 입력 2014-07-05 08:37:45
    • 수정2014-07-05 08:4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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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말, 북한 권력의 숨은 실세인 장성택의 전격 숙청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집권 2년 만에, 권력실세 2인자인 장성택을 숙청하며 자신의 절대 권력을 과시했다.

<녹취> 장성택(처형 판결문/지난해 12월) : "이 하늘 아래서 감히 김정은 동지의 유일적 영도를 거부하고 원수님의 절대적 권위에 도전하며 백두의 혈통과 일개인을 대치시키는 자들을 우리 군대와 인민은 절대로 용서치 않고 당과 혁명, 조국과 인민의 이름으로 무자비하게 징벌할 것이다."

북한 당국은 올 상반기 장성택 숙청 여파를 관리하는데 집중했고, 권력 교체를 시도하면서 체제 안정을 구축했다.

장성택의 뒤를 이어, 2인자로 주목받던 최룡해 총정치국장이 해임되고, 황병서가 임명된 것도 김정은 1인 독재 강화를 의미한다.

최룡해의 건강 이상설이 원인으로 꼽혔지만, 더 이상 2인자의 권력은 용납되지 않는 북한의 실상을 반영해주기도 한다.

<인터뷰> 정성장(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북한의 엘리트 변동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사건은 인민군 총정치국장 교체인데 최룡해는 총정치국 장직에서 해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김정은의 최측근으로서의 위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신에 군부의 1인자 자리에 오른 황병서는 과거 최룡해 만큼의 위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김정은의 공개 활동에 빈번히 수행하고 있긴 하지 만 과거보다 훨씬 더 실무적인 지도자, 간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북한 파워엘리트 교체 과정 중, 이른바 김정은의 사람들이라 불리는 신세대들이 등장하며 세대교체까지 이뤘다.

조직지도부와 국가안전보위부가 권력의 중심에 선 것도 큰 변화다.

장성택과 그의 측근들에 대한 잔인한 처형을 단행하면서 파워엘리트들의 절대적인 충성을 이끌어내는 덴 일정한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인터뷰> 유호열(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일단은 3년차가 되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도 국정 에 대한, 특히 이제 당이라든지 군의 핵심 고위 간부들, 이런 사람들을 비교적 자기 사람으로 교 체해가면서 안정을 찾은 그런 모습이 역력하게 보이고요. 경우에 따라서는 지난 장성택 처형 때 보다 훨씬 더 심각한 그런 권력 투쟁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지만 일단 은 김정은 중심의 체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렇게 보여 집니다."

최근 북한 소식통에 의해 장성택과 연관된 사람들이 보위부 조사 뒤에 대규모 사면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녹취> 북한 국방위원회 관계자(장성택 처형 이후) : "가족들과 일반 직계들, 해외 국내 다 합쳐서 연관돼있는 사람들까지 7000명 정도 각 도·시·군 보위부에 전부 수감을 해놓고 대기하고 있었어. (김정은이) 과거는 묻지 않을 테니까 (앞으로) 죄를 지으면 가만있지 않겠다는 식으로 다 사면 해줬어."

실제로 장성택 계열로 알려진 문경덕 평양시당 책임비서 등 일부 측근들은 숙청됐지만, 지재룡 주중 대사 등은 건재했다.

숙청 범위가 넓어지면 지지세력은 물론, 민심이 악화돼 김정은의 권력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관용적인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인터뷰> 정성장(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김정은이 장성택과 관련된 소수의 핵심 인물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인물들을 사면한 것은 과거 김일성과 김정일의 통치 방식을 따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일성은 자신의 권위에 도전했던 사람들을 억압하면서도 일정 기간 지나면 그들을 사면시켜서 사회로 복귀시키는 정책을 취했습니다. 그리고 김정일은 한 때 예술 분야 관계자들에 대해서 집중 검열을 실시한 후에 공포 분위기에 떨고 있는 그런 사람들에게 앞으로 용서해줄 테니까 잘하라. 이렇게 용서를 함으로서 그들의 적극적인 충성심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과거 김일성 시대엔 1956년 ‘8월 종파 사건’ 관련자들을 정치범 수용소에 감금한 뒤, 사회에 내보낸 사례가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후에도 대규모 사면이 실시되기도 했다.

김정은은 자신의 권력에 도전하는 이에겐 잔인하고 공포스러운 처형을 하는 반면, 사안이 비교적 경미한 이들에게는 더 크게 포용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른바 ‘공포정치’를 과감히 선보이면서도 한 편으론 북한 주민들의 ‘민심’을 얻기 위한 행보에 주력하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4월) : "사랑하는 우리 인민을 위하여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쳐 가시는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의 인민 사랑, 인민 중시 정치에 의해 인민의 낙원 천하제일 강국은 반드시 오고야 말 것이니!"

권위적이고 주민들과 일정한 거리를 뒀던 아버지 김정일과 달리, 할아버지인 김일성처럼 주민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는 친근하고 따뜻한 지도자 이미지를 표방하고 있다.

‘인민생활 향상’을 목표로 고질적인 식량난을 개선하기 위해 힘쓰며, 어린아이들과 취약계층들에 대한 관심도 빼놓지 않는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5월) : "전국의 육아원, 애육원, 초등 및 중등학원, 양로원들에 물고기를 전문적으로 보장하는 수산 기지로써 수산물 생산과 저장, 어로공(어부)들의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이 최상의 수준에서 갖추어진 자랑찬 창조물입니다."

30대의 젊은 지도자답게 통치방식에서도 충동성과 과감성이 그대로 드러나는데, 그의 이미지 선전은 김일성 주석과 유사하다는 평가다.

김일성 역시 젊은 나이에 지도자가 됐기 때문에 노련했던 김정일과는 다르게 유사성이 많다는 것이다.

최근 몇 년 사이, 북한 정치범 수용소와 수감자 규모도 줄어들었다는 국내외 연구기관의 발표가 나왔다.

통일연구원은, 기존 6곳이던 정치범 수용소가 5곳으로 줄어들었고 15만명에서 20만 명으로 추정되던 수감자 수도 8만명에서 12만 명으로 대폭 감소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정권이 출범하면서 사회 통합 차원에서 석방할 필요가 있었고, 국제 사회의 비난을 더 이상 무시할 수 없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인터뷰> 유호열(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일종의 처방으로서 최고 지도자에 대한 일 종의 사법 처리 가능성까지 내비치고 있기 때문 에 북한으로서도 그런 국제 사회의 북한 인권 개 선 압력을 언제까지나 부정하고 피해갈 수만은 없지 않겠나. 북한 인권의 가장 사각지대라고 할 수 있는, 또는 가장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 부분 중에 하나가 정치범 수용소 인데 그런 부분들을 최소한 형식적인 측면에서라도 좀 축 소 하는, 그런 모습은 보이려고 하지 않았겠는가"

인권 유린 측면을 고려해 대를 이어 죄를 묻던 연좌제 또한 부분적으로 완화됐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일각에선 정치범 수용소는 축소됐지만, 전체 수감 인원의 감소는 확인할 수 없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교화소와 집결소 등 다른 형태의 수용시설도 있기 때문에 대외 이미지를 고려한 일종의 보여주기식 조치라는 것이다.

<인터뷰> 강철환(북한전략센터 대표) : "과거에는 조그마한 잘못을 저질러도 3대까지 다 처리를 했지만 최근에는 웬만한 센 정치범을 빼 고는 본인만 보내는 이런 정책을 수용 했고, 또 한 가지는 일반 범죄자들이 수용되는 경찰 산하 의 감옥에 경미한 정치범들은 다 거기에 보내라. 그래서 정치범 수용소에는 그야말로 정말 악질적 인 사람만 보내게 한 거죠. 그러니까 기존의 정치범 숫자는 줄어들은 것이 아니라 정치범 수용소 내의 숫자는 좀 줄긴 줄었지만 이게 정치범의 전반적인 어떤 축소는 아 니라고 저는 보는 거죠."

<녹취> 노동당 사상일꾼대회(지난 2월) : "(위대한 김정은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과 겨레를 목숨으로 사수하자!) 사수하자! 사수하자! 사수하자!"

북한은 유일 영도 체계를 확립하고 체제 안정을 위해 각 분야의 사상전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2월엔 ‘당 사상일꾼대회’를 열어 김정은 우상화에 박차를 가했다.

<녹취> 노동당 사상일꾼대회(지난 2월) : "우리 당 역사에서 전례 없는 규모로 소집된 이번 사상일꾼대회는 주체사상의 기치를 높이 드시고 사상사업의 중요성을 재인식 재확인하고 사상전의 포성을 높이 울려나가는 데서 획기적인 전환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5월엔 ‘전국예술인대회’를 열어 예술의 선전 선동 기능을 강조했다.

주민들의 정치의식을 강화하기 위해 최근 집중적인 지방 순회공연을 하고 있는 모란봉악단과 공훈합창단도 참가했다.

처형설이 나돌던 모란봉악단의 현송월 단장이 모습을 드러내며 김정은에 대한 충성을 맹세했다.

<녹취> 현송월(모란봉악단장/전국예술인대회/지난 5월) : "위대한 김정은 시대의 명작을 내놓을 야심과 포부를 지닌 예술가라면 우리 원수님의 이상과 열정을 담고 우리 원수님처럼 살며 싸우는 병사가 되고 투사가 돼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의 선전과는 달리, 간부들의 당에 대한 충성심과 주민들의 체제에 대한 믿음은 ‘겉 따로 속 따로’ 라는 평가다.

<인터뷰> 유호열(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실질적으로 인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제의 어떤 발전이라든지, 또는 이런 강압의 어떤 정도가 완화되는, 이완되는, 그래서 좀 더 여유로운 그런 삶을 인민들이 피부로 느끼게 될 때에야 그 지도력이 진정성을 이해하는데 지금으로서는 어떻게 보면 살얼음판 속에 이뤄지고 있는 그런 가시적인, 또는 선전 차원의 어떤 분위기 변화, 이런 정도에 그치고 있는 것이 아니냐. 이렇게 판단할 수는 있습니다."

북한 내부 단속의 강화로 더욱 확고해진 김정은의 권력.

2014년 하반기, 유일영도체제를 확고히 하는 가운데, 북한 정권에 대한 주민들의 진정한 신뢰를 이끌어내기 위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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