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혼 “미 ‘전략적인내’ 정책 실패…북과 탐색적 대화해야”

입력 2014.07.0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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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행정부 1기의 대북 제재정책을 주도한 로버트 아인혼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보가 '전략적 인내'로 대변되는 현 미국 대북정책이 실패했다며 북한과의 예비적 양자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아인혼 전 특보는 5일 '내셔널 인터레스트(National Interest)'에 기고한 글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은 과거 대북정책보다 나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고 지난 5년간 상황은 지속적으로 악화했다"며 "지난 25년간에 걸친 미국의 대북정책은 실질적으로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아인혼 전 특보는 "북한문제를 단순히 '관리'하려는 차원으로 접근하는 것은 위험한 전략"이라며 "이제는 북한에 대한 능동적 대화가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는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야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북한이 6자회담 재개에 앞서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제한할 의지가 있는지를 시험해볼 필요가 있다"며 "가장 좋은 방법은 북한과 '탐색적 대화'(exploratory discussions)를 갖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북한에 대해 6자회담 재개에 필요한 비핵화 조치들을 취하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사실 북한 핵문제에 대한 중국과 미국의 입장이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은 북한의 정확한 입장이 무엇인지에 대해 여과되지 않은 시각이 필요하며 이는 직접적인 대면접촉에 의해서만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중국이 북핵문제 해결에 있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하지만 현재 북한의 진정한 의지를 시험할 최적의 위치에 있는 국가는 미국"이라고 덧붙였다.

아인혼 전 특보는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북한과 이란에 대한 제재업무를 담당해왔다. 특히 북한의 금융시스템을 겨냥한 '돈줄 죄기' 정책을 주도해 '저승사자'라는 별칭까지 붙은 인물이라는 점에서 그가 북한과의 예비적 양자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아인혼 전 특보는 "지난 20여년간 북한이 보여온 '이력'을 감안할 때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문제에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는 것을 정당화하기는 쉽지 않다"며 "그러나 대화는 북한의 도발 위협을 낮출 수 있고 한·미의 방어능력을 강화하는 시간을 벌게 할 수 있으며 김정은 정권의 생각을 파악해볼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탐색적 대화'의 의제에 대해 "북한이 6자회담 개시 이전에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이행할 것을 기대하는 건 비현실적"이라며 "다만 미국은 북한이 6자회담 재개 초기의 며칠 내에 북한이 취해야할 구체적 조치들과 시간표를 명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취할 비핵화 조치는 북한이 지난 2.29 합의때 받아들인 사전조치들과 흡사하다"며 ▲영변단지내 우라늄 농축시설과 5MW(메가와트) 흑연감속 원자로, 실용험 경수로 활동 중단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시 허용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의 유예 선언을 거론했다.

그는 "가장 큰 문제는 영변단지 이외의 미신고 핵활동"이라며 "현재 북한은 영변 이외에 HEU(고농축 우라늄)를 생산하는 농축공장을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북한은 6자회담 초기에 영변 이외 핵시설의 숫자와 종류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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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인혼 “미 ‘전략적인내’ 정책 실패…북과 탐색적 대화해야”
    • 입력 2014-07-06 11:03:26
    국제
버락 오바마 행정부 1기의 대북 제재정책을 주도한 로버트 아인혼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보가 '전략적 인내'로 대변되는 현 미국 대북정책이 실패했다며 북한과의 예비적 양자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아인혼 전 특보는 5일 '내셔널 인터레스트(National Interest)'에 기고한 글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은 과거 대북정책보다 나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고 지난 5년간 상황은 지속적으로 악화했다"며 "지난 25년간에 걸친 미국의 대북정책은 실질적으로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아인혼 전 특보는 "북한문제를 단순히 '관리'하려는 차원으로 접근하는 것은 위험한 전략"이라며 "이제는 북한에 대한 능동적 대화가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는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야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북한이 6자회담 재개에 앞서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제한할 의지가 있는지를 시험해볼 필요가 있다"며 "가장 좋은 방법은 북한과 '탐색적 대화'(exploratory discussions)를 갖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북한에 대해 6자회담 재개에 필요한 비핵화 조치들을 취하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사실 북한 핵문제에 대한 중국과 미국의 입장이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은 북한의 정확한 입장이 무엇인지에 대해 여과되지 않은 시각이 필요하며 이는 직접적인 대면접촉에 의해서만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중국이 북핵문제 해결에 있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하지만 현재 북한의 진정한 의지를 시험할 최적의 위치에 있는 국가는 미국"이라고 덧붙였다. 아인혼 전 특보는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북한과 이란에 대한 제재업무를 담당해왔다. 특히 북한의 금융시스템을 겨냥한 '돈줄 죄기' 정책을 주도해 '저승사자'라는 별칭까지 붙은 인물이라는 점에서 그가 북한과의 예비적 양자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아인혼 전 특보는 "지난 20여년간 북한이 보여온 '이력'을 감안할 때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문제에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는 것을 정당화하기는 쉽지 않다"며 "그러나 대화는 북한의 도발 위협을 낮출 수 있고 한·미의 방어능력을 강화하는 시간을 벌게 할 수 있으며 김정은 정권의 생각을 파악해볼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탐색적 대화'의 의제에 대해 "북한이 6자회담 개시 이전에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이행할 것을 기대하는 건 비현실적"이라며 "다만 미국은 북한이 6자회담 재개 초기의 며칠 내에 북한이 취해야할 구체적 조치들과 시간표를 명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취할 비핵화 조치는 북한이 지난 2.29 합의때 받아들인 사전조치들과 흡사하다"며 ▲영변단지내 우라늄 농축시설과 5MW(메가와트) 흑연감속 원자로, 실용험 경수로 활동 중단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시 허용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의 유예 선언을 거론했다. 그는 "가장 큰 문제는 영변단지 이외의 미신고 핵활동"이라며 "현재 북한은 영변 이외에 HEU(고농축 우라늄)를 생산하는 농축공장을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북한은 6자회담 초기에 영변 이외 핵시설의 숫자와 종류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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