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홈쇼핑] ⑤ 출범 20년…공공성·투명성 강화하려면?

입력 2014.07.10 (13:24) 수정 2014.07.1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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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8월 1일. 홈쇼핑 업계에서 이날은 역사적인 날이다. 국내 첫 홈쇼핑 방송이 시작된 순간이다. 2개로 출발한 채널은, 횟수로 20년이 지난 지금 6개 채널로 늘었다. 연간 이용자도 1600만명에 이른다. 유통 업태에서의 위상도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와 버금갈 정도다.

하지만 오늘날 현재 TV홈쇼핑의 불공정 거래 관행은 여전하다. 잊을만 하면 터지는 판촉비용 전가, 구두 발주 등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불법 행위는 국내 홈쇼핑 산업의 발목을 잡는다.

국내 홈쇼핑 출범 20년을 맞아 업체 스스로 자정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과거 일회성에 그쳤던 재발방지책을 대외적으로 알리고, 이를 실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과거 홈쇼핑 업체들은 상품기획자(MD) 권한을 축소하고, 상품 선정하는 MD팀과 방송을 편성하는 편성팀을 독립적으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홈쇼핑 관계자는 "방송을 위해선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내부 감사팀 역시 겉핥기 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정부도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롯데홈쇼핑 비리 사건과 관련해 주무관청인 미래창조과학부도 책임을 면치 못하기 때문이다. 미래부는 홈쇼핑 재승인 요건에 공공성과 투명성을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재승인 과정에서 주요 요소로 작용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결과가 '솜방망이' 처분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 이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홈쇼핑은 5년마다 재승인 과정을 받는데, 그동안 벌점 누적으로 탈락한 홈쇼핑은 단 한곳도 없다.

경영 투명성과 공정성 항목 배점을 높이겠다는 미래부의 발표에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어떤 항목으로 평가할 지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황에서, 오히려 평가에 대한 논란만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현대홈쇼핑·롯데홈쇼핑·NS홈쇼핑 등 홈쇼핑 3사는 내년에 재승인 심사가 예정돼 있고, 2016년에 홈앤쇼핑, 2017년에 GS홈쇼핑과 CJ오쇼핑이 예정돼 있다. 일각에서는 롯데홈쇼핑의 재승인 취소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와 관련 홈쇼핑 업계에서는 송출 수수료 부담을 줄여, 이를 상생하는 방안에 활용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홈쇼핑은 SO(유선방송)사업자에 채널을 부여받은 대가로 채널 사용료를 내는데, 이와 관련한 부담이 급증한다는 것이다.

황근 선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와 최일도 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위원에 따르면 2010년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의 매출액 중 홈쇼핑 송출 수수료 비중이 15% 내외였으나 2012년에는 22.4%로 높아졌다. 이처럼 송출 수수료가 증가하면, 홈쇼핑 사업자가 상품공급업체에 더 많은 판매수수료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는 것. 이 때문에 송출 수수료와 관련해 미래부가 '액션'을 취해주길 홈쇼핑 업계는 내심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제한된 채널 수로 TV홈쇼핑이 배부른 장사를 한다는 비판도 있다. 이 때문에 TV홈쇼핑 채널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고, T커머스(TV전자상거래) 등 상품판매 데이터 채널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최경일 한국외국어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는 "인지도가 낮은 기업의 경우, TV홈쇼핑을 통해 제품을 알리길 원하지만 실제 방송되는 비율은 매우 낮아 차별화된 신규 홈쇼핑 채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전범수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중소기업 상품판매 활성화를 위해 TV홈쇼핑을 신규로 승인하기보다 T커머스 등 상품판매 데이터 채널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이 중소기업 활성화에 더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20년을 맞은 국내 홈쇼핑 업계는 '한국형 홈쇼핑' 모델을 중국, 터키, 베트남 등 전 세계에 전파하고 있다. 명실상부한 글로벌 홈쇼핑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스스로를 돌아보고 체질 개선 도약을 위해 적극적으로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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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의 홈쇼핑] ⑤ 출범 20년…공공성·투명성 강화하려면?
    • 입력 2014-07-10 13:24:58
    • 수정2014-07-11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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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8월 1일. 홈쇼핑 업계에서 이날은 역사적인 날이다. 국내 첫 홈쇼핑 방송이 시작된 순간이다. 2개로 출발한 채널은, 횟수로 20년이 지난 지금 6개 채널로 늘었다. 연간 이용자도 1600만명에 이른다. 유통 업태에서의 위상도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와 버금갈 정도다.

하지만 오늘날 현재 TV홈쇼핑의 불공정 거래 관행은 여전하다. 잊을만 하면 터지는 판촉비용 전가, 구두 발주 등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불법 행위는 국내 홈쇼핑 산업의 발목을 잡는다.

국내 홈쇼핑 출범 20년을 맞아 업체 스스로 자정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과거 일회성에 그쳤던 재발방지책을 대외적으로 알리고, 이를 실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과거 홈쇼핑 업체들은 상품기획자(MD) 권한을 축소하고, 상품 선정하는 MD팀과 방송을 편성하는 편성팀을 독립적으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홈쇼핑 관계자는 "방송을 위해선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내부 감사팀 역시 겉핥기 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정부도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롯데홈쇼핑 비리 사건과 관련해 주무관청인 미래창조과학부도 책임을 면치 못하기 때문이다. 미래부는 홈쇼핑 재승인 요건에 공공성과 투명성을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재승인 과정에서 주요 요소로 작용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결과가 '솜방망이' 처분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 이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홈쇼핑은 5년마다 재승인 과정을 받는데, 그동안 벌점 누적으로 탈락한 홈쇼핑은 단 한곳도 없다.

경영 투명성과 공정성 항목 배점을 높이겠다는 미래부의 발표에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어떤 항목으로 평가할 지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황에서, 오히려 평가에 대한 논란만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현대홈쇼핑·롯데홈쇼핑·NS홈쇼핑 등 홈쇼핑 3사는 내년에 재승인 심사가 예정돼 있고, 2016년에 홈앤쇼핑, 2017년에 GS홈쇼핑과 CJ오쇼핑이 예정돼 있다. 일각에서는 롯데홈쇼핑의 재승인 취소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와 관련 홈쇼핑 업계에서는 송출 수수료 부담을 줄여, 이를 상생하는 방안에 활용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홈쇼핑은 SO(유선방송)사업자에 채널을 부여받은 대가로 채널 사용료를 내는데, 이와 관련한 부담이 급증한다는 것이다.

황근 선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와 최일도 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위원에 따르면 2010년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의 매출액 중 홈쇼핑 송출 수수료 비중이 15% 내외였으나 2012년에는 22.4%로 높아졌다. 이처럼 송출 수수료가 증가하면, 홈쇼핑 사업자가 상품공급업체에 더 많은 판매수수료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는 것. 이 때문에 송출 수수료와 관련해 미래부가 '액션'을 취해주길 홈쇼핑 업계는 내심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제한된 채널 수로 TV홈쇼핑이 배부른 장사를 한다는 비판도 있다. 이 때문에 TV홈쇼핑 채널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고, T커머스(TV전자상거래) 등 상품판매 데이터 채널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최경일 한국외국어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는 "인지도가 낮은 기업의 경우, TV홈쇼핑을 통해 제품을 알리길 원하지만 실제 방송되는 비율은 매우 낮아 차별화된 신규 홈쇼핑 채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전범수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중소기업 상품판매 활성화를 위해 TV홈쇼핑을 신규로 승인하기보다 T커머스 등 상품판매 데이터 채널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이 중소기업 활성화에 더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20년을 맞은 국내 홈쇼핑 업계는 '한국형 홈쇼핑' 모델을 중국, 터키, 베트남 등 전 세계에 전파하고 있다. 명실상부한 글로벌 홈쇼핑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스스로를 돌아보고 체질 개선 도약을 위해 적극적으로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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