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동네빵집의 ‘맛있는 반격’ 시작됐다

입력 2014.07.15 (08:18) 수정 2014.07.15 (11: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저희 학교 다닐 때는 동네마다 누구누구 빵집, 누구누구 제과점 이런 식으로 제빵사의 이름을 내걸고 하는 가게들이 많았는데요.

언젠가부터 이 자리를 프랜차이즈 점포들이 대체했죠,

그렇습니다.

가끔 푸근한 주인 아저씨가 그 집에서 제일 맛있는 빵을 권해주던 생각이 나는데요.

동네 빵집의 위기라는 말이 실감나는 요즘, 오히려 차별화 전략으로 틈새시장을 넘어 인기를 더해가고 있는 빵집들이 있습니다.

이런 가게들은 무엇이 다를까요?

박예원 기자 나왔습니다.

대형 제과점 체인에 밀려 분명히 녹록지 않은 환경인 건 맞죠?

<기자 멘트>

네, 2천 년 이후 10년 동안 동네 빵집 숫자가 반의 반으로 줄었을 정도니까요.

그런데 최근 1~2년 새 좀 달라졌습니다.

급감하던 동네 빵집 수가 약간이지만 증가세로 돌아선 거죠.

또 빵 나올 때 안 가면 빵을 못 살 정도로 인기있는 동네 빵집들도 꽤 생겼어요.

이런 성공, 절로 얻어진 게 아니겠죠.

오늘은 이렇게 성공한 동네 빵집으로 가서 이들의 생존 전략을 들어보려고 합니다.

우선, 동네 빵집에서 시작해 전국에 알려졌다는 이 집 주방부터 들어가 보시죠.

<리포트>

50년 된 대전의 한 빵집.

손님이 가득합니다.

<녹취> “튀김 곰보빵 세트 주세요.”

진열되기가 무섭게, 금세 다 팔려나가는 빵이 있습니다.

<인터뷰> 김하영 (인천광역시 계양구) : “튀김 곰보빵 정말 좋아해서 인천에서 여기까지 먹으러 왔어요.”

<인터뷰> 김종민 (강원도 태백시) : "튀김 곰보빵 사러 태백에서 왔습니다. 내가 15년 전에 이곳을 왔다 갔는데 그때 생각이 나서 일부러 들렀습니다."

바로 이 튀김 곰보빵인데요.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엔 팥이 꽉 차있어 부드럽고 달콤하다고 하네요.

<인터뷰> 강미순 (제과점 직원) : “어떤 분들은 외국에 보낼 수 없느냐고 하고 지방에서도 택배가 안 된다고 하면 속상하다고 하고 그래요.”

판매량은 하루 만 3천 개나 됩니다.

반죽보다 팥소의 양이 더 많을 정도로 속을 꽉 채운 다음, 4분 30초 정도, 신선한 기름에서 튀겨주면 바삭하고 달콤한 튀김 곰보빵이 완성됩니다.

벌써 35년째, 이 가게 최고의 명물로 인정받고 있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박삼화 (제과점 부장) : "제가 여기 들어온 지 만 24년이 됐고요. 튀김 곰보빵은 (만든 지) 올해로 35년 정도 됐는데 어떻게 보면 튀김 곰보빵이 저보다 한참 선배입니다."

어디서도 맛보기 힘든 인기 상품을 만들어 낸 것!

그것이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의 공세에도 승승장구해 온 이 집의 성공비결입니다.

<녹취> "맛있어요. 명물다워요."

사실 지난 10년간 동네 빵집이 걸어온 길은 참, 험난했는데요.

<인터뷰> 정나리 (서울시 관악구) : “솔직히 말해서 프랜차이즈 빵집을 더 많이 가죠. 일단 여기저기 많이 있고 지하철역 근처에 많잖아요.”

<인터뷰> 김은영 (경기도 부천시) : “케이크를 하나 사더라도 프랜차이즈 빵집은 요즘 유행에 맞춰서 나오는데 일반 빵집은 아직은 좀 디자인이나 이런 게 옛날 방식이라서요.”

한 때 만 7천 개를 넘어섰다가 반의 반 수준으로 줄어든 동네빵집.

하지만, 놀랍게도 최근 빵집 수가 다시 늘었습니다.

여러 이유 중의 하나는, 동네 빵집의 반격이 시작됐기 때문일 텐데요.

그 이유를 알아보러 찾아간 인기 만점 동네 빵집.

사방이 캄캄한 새벽 3시에 벌써 불을 밝혔습니다.

매일 새벽 25가지 빵이 여기서 만들어집니다.

<인터뷰> 이호영 (제과점 사장) : “일반 프랜차이즈는 공장에서 (제품이) 다 만들어져 오잖아요. 그런데 저희는 직접 다 손으로 만들고 하니까 그런 거 하나 자체가 프랜차이즈하고 경쟁할 수 있는 그런 원동력이라고 생각할 수 있죠.”

하지만 진짜 승부수는 따로 있는데요. 바로 재료입니다.

전남 구례의 농장에서 한 해 20톤 정도의 밀을 공수해 빵을 만드는 건데요.

더불어 매장 안에 있는 이 제분기까지 활용하면 더욱 신선한 빵을 맛볼 수 있습니다.

일부 빵들은, 이 제분기로 즉석에서 빻은 밀가루를 사용해 만드는데요.

<인터뷰> 이호영 (제과점 사장) : “그때그때 제분을 해야지 안에 있는 수분 손실을 더 적게 할 수 있어서 빵의 풍미감이라든지 수분 보유력 때문에 빵을 더 오래 보존할 수 있죠.”

정말 정성이 대단하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빵의 맛을 결정짓는 재료 중 하나인 소금도, 반드시 국산 천일염만 사용한다고 합니다.

재료를 대량으로 조달해 같은 방식으로 빵을 만들어내는 프랜차이즈 빵집과 차별화된 전략인데요.

한번 들어보세요.

소리까지 맛있게 들리죠?

이런 재료 선정 덕분에 건강한 빵으로 소문났다고 하네요.

<인터뷰> 김연수 (서울시 강남구) : "좋은 재료를 써서 지속적으로 먹어도 부담이 없고 조금 지나면 다시 먹고 싶고 건강에도 좋은 느낌이 들어요."

이번에는 작은 빵집들이 뭉쳐 큰 힘을 발휘하는 현장으로 가보실까요?

<녹취> “세 개를 모아서 해봤으면 참 좋겠더라고요.”

<녹취> “그렇게 하면 하트 모양인가요?”

<녹취> “하트 모양으로 해놓으면 젊은 사람들이 상당히 좋아할 것 같아요.”

마카롱 하나에 심각해진 여섯남자들! 모두 빵집 사장님들인데요.

<인터뷰> 김기철 (빵집 협동조합 이사장) : "동네 빵집 아저씨들이 모여서 협동조합을 설립했어요. 질 좋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 상의하고 또 다들 15년, 20년 경력자들이거든요. 그래서 서로의 기술들을 공유하는 거죠."

경기도 최초로 만들어진 이 빵집 협동조합 사장님들은 이렇게 매일 모여서 새로운 빵을 연구하고 또 만들어본다고 합니다.

맛있게 구워진 것 같죠?

<인터뷰> 이영수 (제과점 사장) : "조금 작게 해서 예쁘게 만들면 잘 나갈 것 같아요."

협동조합을 만들면서, 예전엔 엄두도 내지 못했던 새 기계도 구매할 수 있게 됐는데요.

<인터뷰> 김기철 (빵집 협동조합 이사장) : "혼자서는 들여놓을 수 없는 기계를 소상공인지원회에서 지원을 받아서 공동 생산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여섯 사장님들이 함께 만든 빵은, 각자의 제과점에 진열돼 세상에 선보이게 됩니다. 홍보도 함께하는데요.

<녹취> “자, 케이크 만들 준비 다 됐죠?”

<녹취> “네!”

<녹취> “자, 시작해주십시오.”

정기적으로 케이크 만들기 교실을 여는 겁니다.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빵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건 물론이고요.

<녹취> “제가 만든 케이크예요.”

즉석에서 빵을 구워 시식도 하고 판매도 하면서, 이렇게 늘 신선한 빵을 가게에서 직접 굽는다는 걸 보여주는 겁니다.

<인터뷰> 김기철 (빵집 협동조합 이사장) : "혼자 할 때보다는 여럿이 만드니까 서로 기술이 공유가 되고 자기가 몰랐던 걸 서로 알려주고 하다 보니까 그런 게 좋은 것 같습니다."

남다른 노력과 열정으로 빵을 구워내는 동네 빵집들!

이들의 정성이 모여 제과업계에 의미있는 변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해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화제포착] 동네빵집의 ‘맛있는 반격’ 시작됐다
    • 입력 2014-07-15 08:16:52
    • 수정2014-07-15 11:00:02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저희 학교 다닐 때는 동네마다 누구누구 빵집, 누구누구 제과점 이런 식으로 제빵사의 이름을 내걸고 하는 가게들이 많았는데요.

언젠가부터 이 자리를 프랜차이즈 점포들이 대체했죠,

그렇습니다.

가끔 푸근한 주인 아저씨가 그 집에서 제일 맛있는 빵을 권해주던 생각이 나는데요.

동네 빵집의 위기라는 말이 실감나는 요즘, 오히려 차별화 전략으로 틈새시장을 넘어 인기를 더해가고 있는 빵집들이 있습니다.

이런 가게들은 무엇이 다를까요?

박예원 기자 나왔습니다.

대형 제과점 체인에 밀려 분명히 녹록지 않은 환경인 건 맞죠?

<기자 멘트>

네, 2천 년 이후 10년 동안 동네 빵집 숫자가 반의 반으로 줄었을 정도니까요.

그런데 최근 1~2년 새 좀 달라졌습니다.

급감하던 동네 빵집 수가 약간이지만 증가세로 돌아선 거죠.

또 빵 나올 때 안 가면 빵을 못 살 정도로 인기있는 동네 빵집들도 꽤 생겼어요.

이런 성공, 절로 얻어진 게 아니겠죠.

오늘은 이렇게 성공한 동네 빵집으로 가서 이들의 생존 전략을 들어보려고 합니다.

우선, 동네 빵집에서 시작해 전국에 알려졌다는 이 집 주방부터 들어가 보시죠.

<리포트>

50년 된 대전의 한 빵집.

손님이 가득합니다.

<녹취> “튀김 곰보빵 세트 주세요.”

진열되기가 무섭게, 금세 다 팔려나가는 빵이 있습니다.

<인터뷰> 김하영 (인천광역시 계양구) : “튀김 곰보빵 정말 좋아해서 인천에서 여기까지 먹으러 왔어요.”

<인터뷰> 김종민 (강원도 태백시) : "튀김 곰보빵 사러 태백에서 왔습니다. 내가 15년 전에 이곳을 왔다 갔는데 그때 생각이 나서 일부러 들렀습니다."

바로 이 튀김 곰보빵인데요.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엔 팥이 꽉 차있어 부드럽고 달콤하다고 하네요.

<인터뷰> 강미순 (제과점 직원) : “어떤 분들은 외국에 보낼 수 없느냐고 하고 지방에서도 택배가 안 된다고 하면 속상하다고 하고 그래요.”

판매량은 하루 만 3천 개나 됩니다.

반죽보다 팥소의 양이 더 많을 정도로 속을 꽉 채운 다음, 4분 30초 정도, 신선한 기름에서 튀겨주면 바삭하고 달콤한 튀김 곰보빵이 완성됩니다.

벌써 35년째, 이 가게 최고의 명물로 인정받고 있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박삼화 (제과점 부장) : "제가 여기 들어온 지 만 24년이 됐고요. 튀김 곰보빵은 (만든 지) 올해로 35년 정도 됐는데 어떻게 보면 튀김 곰보빵이 저보다 한참 선배입니다."

어디서도 맛보기 힘든 인기 상품을 만들어 낸 것!

그것이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의 공세에도 승승장구해 온 이 집의 성공비결입니다.

<녹취> "맛있어요. 명물다워요."

사실 지난 10년간 동네 빵집이 걸어온 길은 참, 험난했는데요.

<인터뷰> 정나리 (서울시 관악구) : “솔직히 말해서 프랜차이즈 빵집을 더 많이 가죠. 일단 여기저기 많이 있고 지하철역 근처에 많잖아요.”

<인터뷰> 김은영 (경기도 부천시) : “케이크를 하나 사더라도 프랜차이즈 빵집은 요즘 유행에 맞춰서 나오는데 일반 빵집은 아직은 좀 디자인이나 이런 게 옛날 방식이라서요.”

한 때 만 7천 개를 넘어섰다가 반의 반 수준으로 줄어든 동네빵집.

하지만, 놀랍게도 최근 빵집 수가 다시 늘었습니다.

여러 이유 중의 하나는, 동네 빵집의 반격이 시작됐기 때문일 텐데요.

그 이유를 알아보러 찾아간 인기 만점 동네 빵집.

사방이 캄캄한 새벽 3시에 벌써 불을 밝혔습니다.

매일 새벽 25가지 빵이 여기서 만들어집니다.

<인터뷰> 이호영 (제과점 사장) : “일반 프랜차이즈는 공장에서 (제품이) 다 만들어져 오잖아요. 그런데 저희는 직접 다 손으로 만들고 하니까 그런 거 하나 자체가 프랜차이즈하고 경쟁할 수 있는 그런 원동력이라고 생각할 수 있죠.”

하지만 진짜 승부수는 따로 있는데요. 바로 재료입니다.

전남 구례의 농장에서 한 해 20톤 정도의 밀을 공수해 빵을 만드는 건데요.

더불어 매장 안에 있는 이 제분기까지 활용하면 더욱 신선한 빵을 맛볼 수 있습니다.

일부 빵들은, 이 제분기로 즉석에서 빻은 밀가루를 사용해 만드는데요.

<인터뷰> 이호영 (제과점 사장) : “그때그때 제분을 해야지 안에 있는 수분 손실을 더 적게 할 수 있어서 빵의 풍미감이라든지 수분 보유력 때문에 빵을 더 오래 보존할 수 있죠.”

정말 정성이 대단하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빵의 맛을 결정짓는 재료 중 하나인 소금도, 반드시 국산 천일염만 사용한다고 합니다.

재료를 대량으로 조달해 같은 방식으로 빵을 만들어내는 프랜차이즈 빵집과 차별화된 전략인데요.

한번 들어보세요.

소리까지 맛있게 들리죠?

이런 재료 선정 덕분에 건강한 빵으로 소문났다고 하네요.

<인터뷰> 김연수 (서울시 강남구) : "좋은 재료를 써서 지속적으로 먹어도 부담이 없고 조금 지나면 다시 먹고 싶고 건강에도 좋은 느낌이 들어요."

이번에는 작은 빵집들이 뭉쳐 큰 힘을 발휘하는 현장으로 가보실까요?

<녹취> “세 개를 모아서 해봤으면 참 좋겠더라고요.”

<녹취> “그렇게 하면 하트 모양인가요?”

<녹취> “하트 모양으로 해놓으면 젊은 사람들이 상당히 좋아할 것 같아요.”

마카롱 하나에 심각해진 여섯남자들! 모두 빵집 사장님들인데요.

<인터뷰> 김기철 (빵집 협동조합 이사장) : "동네 빵집 아저씨들이 모여서 협동조합을 설립했어요. 질 좋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 상의하고 또 다들 15년, 20년 경력자들이거든요. 그래서 서로의 기술들을 공유하는 거죠."

경기도 최초로 만들어진 이 빵집 협동조합 사장님들은 이렇게 매일 모여서 새로운 빵을 연구하고 또 만들어본다고 합니다.

맛있게 구워진 것 같죠?

<인터뷰> 이영수 (제과점 사장) : "조금 작게 해서 예쁘게 만들면 잘 나갈 것 같아요."

협동조합을 만들면서, 예전엔 엄두도 내지 못했던 새 기계도 구매할 수 있게 됐는데요.

<인터뷰> 김기철 (빵집 협동조합 이사장) : "혼자서는 들여놓을 수 없는 기계를 소상공인지원회에서 지원을 받아서 공동 생산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여섯 사장님들이 함께 만든 빵은, 각자의 제과점에 진열돼 세상에 선보이게 됩니다. 홍보도 함께하는데요.

<녹취> “자, 케이크 만들 준비 다 됐죠?”

<녹취> “네!”

<녹취> “자, 시작해주십시오.”

정기적으로 케이크 만들기 교실을 여는 겁니다.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빵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건 물론이고요.

<녹취> “제가 만든 케이크예요.”

즉석에서 빵을 구워 시식도 하고 판매도 하면서, 이렇게 늘 신선한 빵을 가게에서 직접 굽는다는 걸 보여주는 겁니다.

<인터뷰> 김기철 (빵집 협동조합 이사장) : "혼자 할 때보다는 여럿이 만드니까 서로 기술이 공유가 되고 자기가 몰랐던 걸 서로 알려주고 하다 보니까 그런 게 좋은 것 같습니다."

남다른 노력과 열정으로 빵을 구워내는 동네 빵집들!

이들의 정성이 모여 제과업계에 의미있는 변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해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