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도구 넣고 봉합…아찔한 의료 사고

<앵커 멘트>

한 대학병원에서 골절 수술을 받은 70대 환자의 허벅지 안에서 수술용 도구 일부가 발견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수술 의사의 실수로 벌어진 일인데, 병원 측은 흔한 일이라며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영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일, 다리뼈가 부러진 72살 김 씨는 한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을 마친 뒤, 김 씨와 가족들은 담당 의사에 황당한 얘기를 들었습니다.

의료진 실수로 떨어뜨린 2.7cm 크기의 뼈를 다듬는 수술용 도구의 일부분이 김 씨 허벅지 안에 있다는 얘깁니다.

<인터뷰> 권순택(환자 보호자) : "일단 기본적으로 봤을 때 몸에 이물질이 있다는 거 자체가 안 좋은 거잖아요."

고령의 환자가 심리적 충격을 받으면서 가족들이 제거 수술을 요청했지만, 병원 측은 수술을 미루고 있습니다.

이미 수술을 받은 상태에서 허벅지 속 깊숙이 박혀있는 철제 부품을 꺼내는 제거 수술이 위험하다는 겁니다.

병원 측은 또 수술 중 떨어진 도구를 무리해 꺼내기보다는 그대로 두는 것이 안전하다고 판단해 봉합했고, 위치도 위험하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녹취> 수술 관계자(음성변조) : "수술하다 보면 그 안에는 나사도 거기 부러져서 받혀있고, 그런 경우들이 꽤 많아요. 큰 문제없는 것들은 설명하고 다 지나가는 부분들이거든요."

그러나 전문가들은 철제 도구가 몸에 있을 경우 지속적인 통증이 있을 수 있고 또 이물반응에 의한 합병증 가능성도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병원 측은 취재진에까지 아직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은 상태로 별것 아닌 일이라며, 사후 조치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영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