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수직 추락’…‘기체 결함’ 무게

<앵커 멘트>

의문점은 또 있습니다.

모든 헬기는 문제가 생겨도 바로 추락하지는 않는데 사고 헬기는 왜 회전 날개가 갑자기 멈춘 것처럼 수직에 가깝게 곤두박질쳤냐는 겁니다.

계속해서 지형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헬기가 로켓포에 맞았지만 가까스로 비상 착륙에 성공합니다.

이처럼 모든 헬기에는 위급 상황에 대비한 매뉴얼이 있습니다.

KBS 항공1호기의 매뉴얼입니다.

엔진 이상부터 전기 장치와 조종 유압계통까지 모든 상황을 가정한 대응 절차가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헬기는 한 군데가 작동하지 않아도 바로 추락하지 않습니다.

<인터뷰> 윤민병 (KBS 항공1호기 정비사) : "요즘 나온 헬기는 다 이중 장치로 돼 있습니다. 엔진이나 조종 계통이나. 비행 중에 하나가 나가도 바로 보조 장치가 작동합니다."

비행 중에 엔진 힘이 떨어져도 하강하다 지면 가까이에서 기수를 들어 미끄러지듯 비상 착륙합니다.

그러나 사고가 난 헬기는 80도 각도로 지면을 향해 급강하했습니다.

<인터뷰> 김성운 (KBS 항공1호기 기장) : "강하 각도나 속도로 봐서는 군 작전 헬기가 전투 기동 중에도 보여 주기 힘든 기동으로서 민간 헬기나 소방 헬기가 일상적으로 보여 주는 기동은 아닌 것 같습니다."

지면과 충돌하기 일보 직전이라면 조종사들은 조종간을 있는 힘껏 당겨 상승을 시도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사고 헬기가 거의 수직으로 추락한 건 유압 장치 고장으로 조종간이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또 계기 비행을 하던 중 고도 등을 알려주는 센서에 이상이 생겨 잘못된 신호가 조종 장치나 엔진으로 전달됐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추락하고 있는데도 계기판은 정상 비행으로 인식해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겁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