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 이후…벌어지는 한·일 경제 성적
입력 2014.07.21 (06:28)
수정 2014.07.21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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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노믹스가 본격화한 이후 한국과 일본의 경제지표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일본의 국가 부도위험 지표 하락 폭은 한국의 2배에 이르렀고 주가 상승률은 45%포인트 이상 높다.
일본의 민간소비가 올해 1분기 2.2% 늘어나는 동안 한국은 0.3% 증가에 그쳤다. 세월호 참사 영향이 반영되는 2분기 민간소비 증가율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일본의 아베노믹스로부터 상식을 깨는 경기부양 정책보다는 소비 심리를 깨우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 일본기업 순이익 50% 증가…한국기업은 4% 감소
21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슈퍼디리버티브즈(Super Derivatives)에 따르면 일본의 국채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17일 종가 기준 35.47로 집계됐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국가가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파생상품으로, 여기에 붙는 가산금리인 CDS 프리미엄이 떨어진다는 것은 발행 주체의 부도위험이 그만큼 낮아진다는 뜻이다.
일본의 CDS 프리미엄은 아베 신조 총리 취임일인 2012년 12월 26일 73.94bp에서 52% 하락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65.56bp에서 51.45bp으로 22% 내려가는 데 그쳤다.
한국의 부도위험 지표는 2012년 9월부터 작년 3월까지 6개월간 일본보다 높았으나 아베 정권 출범 이후 상황이 역전됐다.
한국 CDS 프리미엄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까지 떨어졌기 때문에 나쁜 편이라고 볼 수 없다. 그러나 일본 CDS 프리미엄의 하락폭이 2배나 크다.
아베 집권 이후인 2012년 말과 지금을 비교하면 주가 상승률, 기업 실적 등 각종 경제지표에서도 한국은 일본의 질주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2012년 1,0395.18로 마감한 일본 니케이225 주가지수는 지난 18일 현재 15,215.71로 46.37% 올랐다. 이에 비해 코스피는 1.12% 오르며 제자리걸음을 했다.
아베노믹스의 무제한 '돈 풀기'로 2012년 말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86.76엔에서 101.17엔으로 16.6% 절하됐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은 1,071.10원에서 1,029.6원으로 3.9% 절상됐다.
엔화 가치 하락으로 일본 제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지자 수출이 늘었고 기업들 실적이 급증했다.
2013 회계연도(2013년 4월∼2014년 3월) 일본 상장기업의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고 순이익은 51.2% 증가했다. 반면, 국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9% 증가한 데 그쳤으며 순이익은 4.4% 감소했다.
국내총생산(GDP)의 경우 일본의 올해 1분기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1.6%였지만 한국은 0.9%였다.
일본은 1분기 민간소비가 2.2%, 설비투자가 7.6% 각각 늘어 GDP 성장을 이끌었으나 한국은 민간소비가 0.3% 증가하고 설비투자는 1.3% 줄었다.
◇ '경제는 심리'…아베노믹스가 증명
작년에만 해도 국내에서는 아베노믹스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했으나 올해 들어 평가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한국은행은 지난 6월에 발간한 '아베노믹스 시행 이후의 일본경제 주요이슈 평가' 보고서에서 아베노믹스가 경기의 완만한 회복, 물가 오름세 확대, 금융시장의 큰 폭 호전 등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런 성과가 민간의 자발적 성장전략에 따른 것이 아닌 만큼 경제 회복세가 지속 가능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아베노믹스로부터 경제 주체들의 얼어붙은 심리를 자극하는 적극성을 배워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일본은 경기가 점차 회복되는 단계인데, 한국은 투자·소비 심리가 위축돼 경기가 주춤하고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는 심리'라는 사실을 아베노믹스가 증명해줬다"며 "한국이 일본으로부터 상식을 깨는 경제정책을 배워야 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국내 실정에 맞게 소비 심리를 깨울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출범한 '최경환 경제팀'의 어깨는 그만큼 무거워졌다.
단기적으로 경기 심리에 불을 지피면서도 중장기적으로 한국의 성장 잠재력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 또한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2기 경제팀은 우선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버금가는 수준의 재정 보강, 부동산 규제 완화를 통한 정책 지원으로 경기를 살리겠다는 '시그널'을 강하게 주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한국경제학회장)는 "경제 주체들의 심리를 자극한다는 측면에서 2기 경제팀의 방향이 틀렸다고 볼 수 없지만, 실적이 뒤따르느냐가 관건"이라며 "강력한 부양책을 썼는데도 부동산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정책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더 심한 침체로 들어갈 수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국가 부도위험 지표 하락 폭은 한국의 2배에 이르렀고 주가 상승률은 45%포인트 이상 높다.
일본의 민간소비가 올해 1분기 2.2% 늘어나는 동안 한국은 0.3% 증가에 그쳤다. 세월호 참사 영향이 반영되는 2분기 민간소비 증가율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일본의 아베노믹스로부터 상식을 깨는 경기부양 정책보다는 소비 심리를 깨우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 일본기업 순이익 50% 증가…한국기업은 4% 감소
21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슈퍼디리버티브즈(Super Derivatives)에 따르면 일본의 국채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17일 종가 기준 35.47로 집계됐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국가가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파생상품으로, 여기에 붙는 가산금리인 CDS 프리미엄이 떨어진다는 것은 발행 주체의 부도위험이 그만큼 낮아진다는 뜻이다.
일본의 CDS 프리미엄은 아베 신조 총리 취임일인 2012년 12월 26일 73.94bp에서 52% 하락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65.56bp에서 51.45bp으로 22% 내려가는 데 그쳤다.
한국의 부도위험 지표는 2012년 9월부터 작년 3월까지 6개월간 일본보다 높았으나 아베 정권 출범 이후 상황이 역전됐다.
한국 CDS 프리미엄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까지 떨어졌기 때문에 나쁜 편이라고 볼 수 없다. 그러나 일본 CDS 프리미엄의 하락폭이 2배나 크다.
아베 집권 이후인 2012년 말과 지금을 비교하면 주가 상승률, 기업 실적 등 각종 경제지표에서도 한국은 일본의 질주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2012년 1,0395.18로 마감한 일본 니케이225 주가지수는 지난 18일 현재 15,215.71로 46.37% 올랐다. 이에 비해 코스피는 1.12% 오르며 제자리걸음을 했다.
아베노믹스의 무제한 '돈 풀기'로 2012년 말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86.76엔에서 101.17엔으로 16.6% 절하됐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은 1,071.10원에서 1,029.6원으로 3.9% 절상됐다.
엔화 가치 하락으로 일본 제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지자 수출이 늘었고 기업들 실적이 급증했다.
2013 회계연도(2013년 4월∼2014년 3월) 일본 상장기업의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고 순이익은 51.2% 증가했다. 반면, 국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9% 증가한 데 그쳤으며 순이익은 4.4% 감소했다.
국내총생산(GDP)의 경우 일본의 올해 1분기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1.6%였지만 한국은 0.9%였다.
일본은 1분기 민간소비가 2.2%, 설비투자가 7.6% 각각 늘어 GDP 성장을 이끌었으나 한국은 민간소비가 0.3% 증가하고 설비투자는 1.3% 줄었다.
◇ '경제는 심리'…아베노믹스가 증명
작년에만 해도 국내에서는 아베노믹스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했으나 올해 들어 평가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한국은행은 지난 6월에 발간한 '아베노믹스 시행 이후의 일본경제 주요이슈 평가' 보고서에서 아베노믹스가 경기의 완만한 회복, 물가 오름세 확대, 금융시장의 큰 폭 호전 등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런 성과가 민간의 자발적 성장전략에 따른 것이 아닌 만큼 경제 회복세가 지속 가능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아베노믹스로부터 경제 주체들의 얼어붙은 심리를 자극하는 적극성을 배워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일본은 경기가 점차 회복되는 단계인데, 한국은 투자·소비 심리가 위축돼 경기가 주춤하고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는 심리'라는 사실을 아베노믹스가 증명해줬다"며 "한국이 일본으로부터 상식을 깨는 경제정책을 배워야 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국내 실정에 맞게 소비 심리를 깨울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출범한 '최경환 경제팀'의 어깨는 그만큼 무거워졌다.
단기적으로 경기 심리에 불을 지피면서도 중장기적으로 한국의 성장 잠재력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 또한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2기 경제팀은 우선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버금가는 수준의 재정 보강, 부동산 규제 완화를 통한 정책 지원으로 경기를 살리겠다는 '시그널'을 강하게 주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한국경제학회장)는 "경제 주체들의 심리를 자극한다는 측면에서 2기 경제팀의 방향이 틀렸다고 볼 수 없지만, 실적이 뒤따르느냐가 관건"이라며 "강력한 부양책을 썼는데도 부동산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정책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더 심한 침체로 들어갈 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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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베노믹스’ 이후…벌어지는 한·일 경제 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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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노믹스가 본격화한 이후 한국과 일본의 경제지표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일본의 국가 부도위험 지표 하락 폭은 한국의 2배에 이르렀고 주가 상승률은 45%포인트 이상 높다.
일본의 민간소비가 올해 1분기 2.2% 늘어나는 동안 한국은 0.3% 증가에 그쳤다. 세월호 참사 영향이 반영되는 2분기 민간소비 증가율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일본의 아베노믹스로부터 상식을 깨는 경기부양 정책보다는 소비 심리를 깨우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 일본기업 순이익 50% 증가…한국기업은 4% 감소
21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슈퍼디리버티브즈(Super Derivatives)에 따르면 일본의 국채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17일 종가 기준 35.47로 집계됐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국가가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파생상품으로, 여기에 붙는 가산금리인 CDS 프리미엄이 떨어진다는 것은 발행 주체의 부도위험이 그만큼 낮아진다는 뜻이다.
일본의 CDS 프리미엄은 아베 신조 총리 취임일인 2012년 12월 26일 73.94bp에서 52% 하락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65.56bp에서 51.45bp으로 22% 내려가는 데 그쳤다.
한국의 부도위험 지표는 2012년 9월부터 작년 3월까지 6개월간 일본보다 높았으나 아베 정권 출범 이후 상황이 역전됐다.
한국 CDS 프리미엄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까지 떨어졌기 때문에 나쁜 편이라고 볼 수 없다. 그러나 일본 CDS 프리미엄의 하락폭이 2배나 크다.
아베 집권 이후인 2012년 말과 지금을 비교하면 주가 상승률, 기업 실적 등 각종 경제지표에서도 한국은 일본의 질주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2012년 1,0395.18로 마감한 일본 니케이225 주가지수는 지난 18일 현재 15,215.71로 46.37% 올랐다. 이에 비해 코스피는 1.12% 오르며 제자리걸음을 했다.
아베노믹스의 무제한 '돈 풀기'로 2012년 말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86.76엔에서 101.17엔으로 16.6% 절하됐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은 1,071.10원에서 1,029.6원으로 3.9% 절상됐다.
엔화 가치 하락으로 일본 제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지자 수출이 늘었고 기업들 실적이 급증했다.
2013 회계연도(2013년 4월∼2014년 3월) 일본 상장기업의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고 순이익은 51.2% 증가했다. 반면, 국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9% 증가한 데 그쳤으며 순이익은 4.4% 감소했다.
국내총생산(GDP)의 경우 일본의 올해 1분기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1.6%였지만 한국은 0.9%였다.
일본은 1분기 민간소비가 2.2%, 설비투자가 7.6% 각각 늘어 GDP 성장을 이끌었으나 한국은 민간소비가 0.3% 증가하고 설비투자는 1.3% 줄었다.
◇ '경제는 심리'…아베노믹스가 증명
작년에만 해도 국내에서는 아베노믹스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했으나 올해 들어 평가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한국은행은 지난 6월에 발간한 '아베노믹스 시행 이후의 일본경제 주요이슈 평가' 보고서에서 아베노믹스가 경기의 완만한 회복, 물가 오름세 확대, 금융시장의 큰 폭 호전 등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런 성과가 민간의 자발적 성장전략에 따른 것이 아닌 만큼 경제 회복세가 지속 가능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아베노믹스로부터 경제 주체들의 얼어붙은 심리를 자극하는 적극성을 배워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일본은 경기가 점차 회복되는 단계인데, 한국은 투자·소비 심리가 위축돼 경기가 주춤하고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는 심리'라는 사실을 아베노믹스가 증명해줬다"며 "한국이 일본으로부터 상식을 깨는 경제정책을 배워야 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국내 실정에 맞게 소비 심리를 깨울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출범한 '최경환 경제팀'의 어깨는 그만큼 무거워졌다.
단기적으로 경기 심리에 불을 지피면서도 중장기적으로 한국의 성장 잠재력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 또한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2기 경제팀은 우선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버금가는 수준의 재정 보강, 부동산 규제 완화를 통한 정책 지원으로 경기를 살리겠다는 '시그널'을 강하게 주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한국경제학회장)는 "경제 주체들의 심리를 자극한다는 측면에서 2기 경제팀의 방향이 틀렸다고 볼 수 없지만, 실적이 뒤따르느냐가 관건"이라며 "강력한 부양책을 썼는데도 부동산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정책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더 심한 침체로 들어갈 수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국가 부도위험 지표 하락 폭은 한국의 2배에 이르렀고 주가 상승률은 45%포인트 이상 높다.
일본의 민간소비가 올해 1분기 2.2% 늘어나는 동안 한국은 0.3% 증가에 그쳤다. 세월호 참사 영향이 반영되는 2분기 민간소비 증가율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일본의 아베노믹스로부터 상식을 깨는 경기부양 정책보다는 소비 심리를 깨우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 일본기업 순이익 50% 증가…한국기업은 4% 감소
21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슈퍼디리버티브즈(Super Derivatives)에 따르면 일본의 국채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17일 종가 기준 35.47로 집계됐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국가가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파생상품으로, 여기에 붙는 가산금리인 CDS 프리미엄이 떨어진다는 것은 발행 주체의 부도위험이 그만큼 낮아진다는 뜻이다.
일본의 CDS 프리미엄은 아베 신조 총리 취임일인 2012년 12월 26일 73.94bp에서 52% 하락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65.56bp에서 51.45bp으로 22% 내려가는 데 그쳤다.
한국의 부도위험 지표는 2012년 9월부터 작년 3월까지 6개월간 일본보다 높았으나 아베 정권 출범 이후 상황이 역전됐다.
한국 CDS 프리미엄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까지 떨어졌기 때문에 나쁜 편이라고 볼 수 없다. 그러나 일본 CDS 프리미엄의 하락폭이 2배나 크다.
아베 집권 이후인 2012년 말과 지금을 비교하면 주가 상승률, 기업 실적 등 각종 경제지표에서도 한국은 일본의 질주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2012년 1,0395.18로 마감한 일본 니케이225 주가지수는 지난 18일 현재 15,215.71로 46.37% 올랐다. 이에 비해 코스피는 1.12% 오르며 제자리걸음을 했다.
아베노믹스의 무제한 '돈 풀기'로 2012년 말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86.76엔에서 101.17엔으로 16.6% 절하됐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은 1,071.10원에서 1,029.6원으로 3.9% 절상됐다.
엔화 가치 하락으로 일본 제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지자 수출이 늘었고 기업들 실적이 급증했다.
2013 회계연도(2013년 4월∼2014년 3월) 일본 상장기업의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고 순이익은 51.2% 증가했다. 반면, 국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9% 증가한 데 그쳤으며 순이익은 4.4% 감소했다.
국내총생산(GDP)의 경우 일본의 올해 1분기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1.6%였지만 한국은 0.9%였다.
일본은 1분기 민간소비가 2.2%, 설비투자가 7.6% 각각 늘어 GDP 성장을 이끌었으나 한국은 민간소비가 0.3% 증가하고 설비투자는 1.3% 줄었다.
◇ '경제는 심리'…아베노믹스가 증명
작년에만 해도 국내에서는 아베노믹스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했으나 올해 들어 평가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한국은행은 지난 6월에 발간한 '아베노믹스 시행 이후의 일본경제 주요이슈 평가' 보고서에서 아베노믹스가 경기의 완만한 회복, 물가 오름세 확대, 금융시장의 큰 폭 호전 등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런 성과가 민간의 자발적 성장전략에 따른 것이 아닌 만큼 경제 회복세가 지속 가능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아베노믹스로부터 경제 주체들의 얼어붙은 심리를 자극하는 적극성을 배워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일본은 경기가 점차 회복되는 단계인데, 한국은 투자·소비 심리가 위축돼 경기가 주춤하고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는 심리'라는 사실을 아베노믹스가 증명해줬다"며 "한국이 일본으로부터 상식을 깨는 경제정책을 배워야 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국내 실정에 맞게 소비 심리를 깨울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출범한 '최경환 경제팀'의 어깨는 그만큼 무거워졌다.
단기적으로 경기 심리에 불을 지피면서도 중장기적으로 한국의 성장 잠재력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 또한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2기 경제팀은 우선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버금가는 수준의 재정 보강, 부동산 규제 완화를 통한 정책 지원으로 경기를 살리겠다는 '시그널'을 강하게 주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한국경제학회장)는 "경제 주체들의 심리를 자극한다는 측면에서 2기 경제팀의 방향이 틀렸다고 볼 수 없지만, 실적이 뒤따르느냐가 관건"이라며 "강력한 부양책을 썼는데도 부동산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정책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더 심한 침체로 들어갈 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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