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온도 낮추는 도심 속 ‘작은 숲’ 늘려야

입력 2014.07.21 (21:23) 수정 2014.07.21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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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요즘 같은 날씨에 이런 도심은 말 그대로 한증막입니다.

한여름 뜨거운 햇볕에 달궈진 아스팔트뿐 아니라 차량들이 내뿜는 열기도 만만치 않습니다.

여기에 더해 빼곡히 들어선 빌딩들 때문에 열기가 밖으로 빠지지 못해 도심은 더 뜨거워지는데요.

이러다 보니 여름철 도심에서는 외곽보다 온도가 더 높은 '열섬효과'까지 생기고 있습니다.

도심의 '열섬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열 감지 카메라로 바라본 서울 도심의 모습입니다.

고층 빌딩이 모인 지역은 온통 시뻘겋게 드러납니다.

유리벽으로 지어진 높은 빌딩은 뜨거운 열기로 달아오르고, 그 열을 다시 도심으로 반사합니다.

주변 공원과 비교했을 때 온도 차이가 확연히 드러납니다.

도로변은 뜨거운 햇볕에 달구어진데다 차량이 내뿜는 열기까지 더해져 바닥이 온통 붉게 보입니다.

시민들은 무더위에 꼼짝할 수 없습니다.

<인터뷰> 강송구(경기도 부천시) : "도로 옆에 있으면 도로 밑에서 나오는 지열이 너무 뜨겁고요, 빌딩도 많아서 많이 더운 것 같아요."

이런 이유 때문에 오늘 서울 서초동은 32.7도까지 올랐지만, 관악산 입구의 신림동은 30도를 기록해 시내와 외곽이 2도 이상 차이가 났습니다.

특히 도심에 갇힌 열기는 콘크리트와 아스팔트에 흡수돼 쉽게 식지도 않기 때문에 한낮 폭염이 밤에는 열대야로 이어집니다.

이렇게 푹푹 찌는 도심에서 나무 그늘 아래로 들어오면 말 그대로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이죠.

같은 그늘이라도 빌딩 그늘은 건물과 차량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가 남아있는데요.

나무 그늘로 들어오면 도심의 열기는 완전히 사라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 온도를 비교해보니 숲 속의 기온이 도로변보다는 4도, 빌딩 그늘보다는 2도나 낮게 나타났습니다.

바로 식물의 고유한 증산작용 때문인데요.

나무는 뿌리에서 빨아들인 물을 줄기를 따라 위로 올려 보낸 뒤 잎을 통해 내보냅니다.

이때 나뭇잎에서 물이 증발하면서 주변의 기온을 떨어뜨리게 되는 거죠.

일각에서는 이런 효과 덕분에 도시 숲을 늘린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 사이의 폭염 순위까지 바뀌었다는 분석도 나왔는데요.

대구는 과거에 대표적인 폭염 도시였지만, 지금은 전주와 밀양의 여름 기온이 더 높습니다.

또 대전의 경우 30년 동안 여름철 기온이 거의 오르지 않았습니다.

무더위를 식히는 데 도심 숲의 효과가 크긴 하지만 문제는 비싼 지가로 나무심을 공간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어떻게 도심 숲을 가꿔야 하는지 김성한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대구 도심에 있는 한 공원입니다.

마치 산속에 들어온 것처럼 울창한 숲이 이어집니다.

4.2제곱킬로미터의 작은 공간이지만, 도심 속 휴식처가 됩니다.

높이 20미터가량의 가로수가 넓은 그늘을 만들어냅니다.

지난 20년 가까이 도심의 자투리 공간을 숲으로 가꾸는 노력의 결과입니다.

<인터뷰> 강점문(대구시 공원녹지과장) : "더위의 도시, 대구의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필요성이 원동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대전의 둔산지구는 도시 계획 단계부터 숲을 함께 만들었습니다.

상가 건물이 곧바로 짙은 녹지로 이어집니다.

점심식사 뒤 바로 숲길을 걸으며 신선하고 시원한 공기를 만끽합니다.

국내 대도시에서 1인당 도시 숲의 면적은 서울이 4제곱미터에 불과하고, 전국 평균은 7.95제곱미터, 뉴욕과 파리 등 OECD 선진국 대비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인터뷰> 강신원(산림청 도시숲경관과장) : "도심지 인근의 자투리땅, 유휴 공한지 등을 적극 활용해서 앞으로 도시 숲을 많이 지속적으로 확충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가로수 확충뿐만 아니라 옥상 텃밭 가꾸기 등도 도시 '열섬 효과'를 막는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김성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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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온도 낮추는 도심 속 ‘작은 숲’ 늘려야
    • 입력 2014-07-21 21:23:51
    • 수정2014-07-21 22:3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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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요즘 같은 날씨에 이런 도심은 말 그대로 한증막입니다.

한여름 뜨거운 햇볕에 달궈진 아스팔트뿐 아니라 차량들이 내뿜는 열기도 만만치 않습니다.

여기에 더해 빼곡히 들어선 빌딩들 때문에 열기가 밖으로 빠지지 못해 도심은 더 뜨거워지는데요.

이러다 보니 여름철 도심에서는 외곽보다 온도가 더 높은 '열섬효과'까지 생기고 있습니다.

도심의 '열섬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열 감지 카메라로 바라본 서울 도심의 모습입니다.

고층 빌딩이 모인 지역은 온통 시뻘겋게 드러납니다.

유리벽으로 지어진 높은 빌딩은 뜨거운 열기로 달아오르고, 그 열을 다시 도심으로 반사합니다.

주변 공원과 비교했을 때 온도 차이가 확연히 드러납니다.

도로변은 뜨거운 햇볕에 달구어진데다 차량이 내뿜는 열기까지 더해져 바닥이 온통 붉게 보입니다.

시민들은 무더위에 꼼짝할 수 없습니다.

<인터뷰> 강송구(경기도 부천시) : "도로 옆에 있으면 도로 밑에서 나오는 지열이 너무 뜨겁고요, 빌딩도 많아서 많이 더운 것 같아요."

이런 이유 때문에 오늘 서울 서초동은 32.7도까지 올랐지만, 관악산 입구의 신림동은 30도를 기록해 시내와 외곽이 2도 이상 차이가 났습니다.

특히 도심에 갇힌 열기는 콘크리트와 아스팔트에 흡수돼 쉽게 식지도 않기 때문에 한낮 폭염이 밤에는 열대야로 이어집니다.

이렇게 푹푹 찌는 도심에서 나무 그늘 아래로 들어오면 말 그대로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이죠.

같은 그늘이라도 빌딩 그늘은 건물과 차량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가 남아있는데요.

나무 그늘로 들어오면 도심의 열기는 완전히 사라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 온도를 비교해보니 숲 속의 기온이 도로변보다는 4도, 빌딩 그늘보다는 2도나 낮게 나타났습니다.

바로 식물의 고유한 증산작용 때문인데요.

나무는 뿌리에서 빨아들인 물을 줄기를 따라 위로 올려 보낸 뒤 잎을 통해 내보냅니다.

이때 나뭇잎에서 물이 증발하면서 주변의 기온을 떨어뜨리게 되는 거죠.

일각에서는 이런 효과 덕분에 도시 숲을 늘린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 사이의 폭염 순위까지 바뀌었다는 분석도 나왔는데요.

대구는 과거에 대표적인 폭염 도시였지만, 지금은 전주와 밀양의 여름 기온이 더 높습니다.

또 대전의 경우 30년 동안 여름철 기온이 거의 오르지 않았습니다.

무더위를 식히는 데 도심 숲의 효과가 크긴 하지만 문제는 비싼 지가로 나무심을 공간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어떻게 도심 숲을 가꿔야 하는지 김성한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대구 도심에 있는 한 공원입니다.

마치 산속에 들어온 것처럼 울창한 숲이 이어집니다.

4.2제곱킬로미터의 작은 공간이지만, 도심 속 휴식처가 됩니다.

높이 20미터가량의 가로수가 넓은 그늘을 만들어냅니다.

지난 20년 가까이 도심의 자투리 공간을 숲으로 가꾸는 노력의 결과입니다.

<인터뷰> 강점문(대구시 공원녹지과장) : "더위의 도시, 대구의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필요성이 원동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대전의 둔산지구는 도시 계획 단계부터 숲을 함께 만들었습니다.

상가 건물이 곧바로 짙은 녹지로 이어집니다.

점심식사 뒤 바로 숲길을 걸으며 신선하고 시원한 공기를 만끽합니다.

국내 대도시에서 1인당 도시 숲의 면적은 서울이 4제곱미터에 불과하고, 전국 평균은 7.95제곱미터, 뉴욕과 파리 등 OECD 선진국 대비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인터뷰> 강신원(산림청 도시숲경관과장) : "도심지 인근의 자투리땅, 유휴 공한지 등을 적극 활용해서 앞으로 도시 숲을 많이 지속적으로 확충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가로수 확충뿐만 아니라 옥상 텃밭 가꾸기 등도 도시 '열섬 효과'를 막는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김성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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