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화] “우리는 서로 적이 되는 것을 거부합니다” 외

입력 2014.07.24 (00:15) 수정 2014.07.24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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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 남자가 들고 있는 손 팻말엔, '나는 유대인입니다.

가자지구에서 아이들을 죽이는 일을 멈춰주세요.'라고 써 있습니다.

다른 사진들도 한 번 볼까요?

사랑에 빠진, 그리고, 깊은 우정을 나누는 유대인과 아랍인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에 이와 비슷한 사진들을 연일 올리고 있는데요.

'유대인과 아랍인이 적이 되는 것을 거부한다'는 이름의 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겁니다.

이들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사랑은 전쟁보다 강하다'라는 건데요.

그 울림이, 이스라엘군과 하마스 쪽에, 꼭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공포와 죽음 일상화…“제발 살려 달라”

정말, 시간이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소중한 생명들이 스러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스러진 팔레스타인 사망자만 6백 명이 넘습니다.

가자지구에서는 오늘도, "제발 살려달라"는 절규가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유승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포격 소리와 검은 연기...

부서진 건물 잔해 속에서 날아오는 포탄을 피해 달아나던 소년들의 찢긴 몸이 드러납니다.

평화로워 보이던 주택가 건물은 갑자기 날아든 미사일에 산산이 부서집니다.

가자지구에서는 이렇게 여성과 아이 할 것 없이 하루 아침에 가족을 잃고 오열하는 참상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녹취> 알 파유미(팔레스타인 적십자 구조대원) : "이 집에 살던 나이 든 여성과 아이들이 테러리스트인가요? 이들은 대항하지 않았는데도 이스라엘군이 집에 포격을 가했습니다."

공포와 죽음이 일상이 된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사망자의 3분의 1은 미성년자라는 게 유엔의 집계입니다.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아이들이 얼마나 되는지는 집계조차 할 수 없습니다.

<녹취> 사이드 바라위(가자지구 주민) : "재앙입니다. 이스라엘 공습으로 주택들이 모두 무너졌습니다."

이스라엘 10대 소년 3명의 실종과 사망에서 비롯된 피의 보복...

가자지구의 포성 속에서 오늘도 어린 생명들이 스러져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유승영입니다.

딸 납치범에게 아버지들마저…

<앵커 멘트>

세월호 침몰로 우리 아이들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던 지난 4월,

나이지리아에서는 3백 명 가까운 여학생들이 '보코하람'이라는 이슬람 무장세력에 납치됐었습니다.

아직도 219명의 여학생들이 부모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최근, 안타까운 일이 또, 벌어졌습니다.

납치된 딸이 돌아오기만을 바라며 눈물로 하루하루를 보냈던 아버지 7명이, 마을을 공격한 보코하람의 손에 목숨을 잃은 겁니다.

이들의 아이들이 납치에서 풀려난다면 이 비극적인 현실을 어떻게 감당할까요?

이 일이 있기 얼마 전엔, 학부모들 중 4명이 심장마비와 질병 등으로 세상을 뜨기도 했습니다.

테러와 전쟁은, 우리의 삶을, 이렇게, 송두리째, 파괴해 버립니다.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이 사용했던, '위험사회'라는 말이, 정말, 실감나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민항기에 미사일 회피 장치 도입해야”

오죽하면, 민간항공기에도 미사일 추적을 피하는 장치를 달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올까요?

뉴욕 박태서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지난 2003년 케냐 상공에서 테러리스트의 미사일공격을 받은 이스라엘 민항기.

무사히 인근공항에 비상착륙했습니다.

항공기에 장착된 미사일회피장치 덕분이었습니다.

최근 마크 커크 미 상원의원은 모든 민항기에 이같은 미사일 방어시스템구축을 연방항공청에 요구했습니다.

말레이시아 항공기 참사의 교훈이라는 것입니다.

<녹취> 캐틀린 리(군사전문가) : "항공기에서 뿌려진 알루미늄성분이 미사일의 추적을 방해하는 원리입니다."

분쟁지역 주변노선을 지나는 일부 화물기에도 이 장치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도입까진 난관이 적잖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설치 비용.

<녹취> 캐틀린 리(군사전문가) : "미사일회피장치 한대에 백 만 달러 정도 소요됩니다."

미사일 회피장치가 공격을 완벽히 막아준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전투기 조종사들이나 하는 걸 민항기 기장들이 따라하다가 승객안전만 위협받을 수도 있습니다.

논란이 예상되는 가운데 미 당국이 2년전 테러범들의 미사일공격에 대비하기위한 조치를 마련하라고 각 항공사들에 경고문을 발송한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뉴욕에서 KBS 뉴스 박태서입니다.

<앵커 멘트>

이스라엘의 총공격으로 팔레스타인 사람 650여 명이 숨졌고,, 민항기가 미사일에 격추돼서 298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무장단체에 여학생 219명이 납치됐습니다.

세월호 침몰로 우리도 294명을 잃었죠.

생명 하나 하나가 우주같은 가치를 지니는데, 여러분은 이 엄청난, 비극적인 숫자들을 보시면서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혹시, 둔감해지시진 않으셨나요?

세월호가 침몰한 지 오늘로 꼭 100일입니다.

일상이 된 비극에 둔감해져서, 우리가 찾아야 할 실종자가 아직 10명이나 더 있다는 사실도 잊고 사는 건 아닌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국제화,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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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화] “우리는 서로 적이 되는 것을 거부합니다” 외
    • 입력 2014-07-24 00:17:49
    • 수정2014-07-24 00:4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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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 남자가 들고 있는 손 팻말엔, '나는 유대인입니다.

가자지구에서 아이들을 죽이는 일을 멈춰주세요.'라고 써 있습니다.

다른 사진들도 한 번 볼까요?

사랑에 빠진, 그리고, 깊은 우정을 나누는 유대인과 아랍인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에 이와 비슷한 사진들을 연일 올리고 있는데요.

'유대인과 아랍인이 적이 되는 것을 거부한다'는 이름의 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겁니다.

이들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사랑은 전쟁보다 강하다'라는 건데요.

그 울림이, 이스라엘군과 하마스 쪽에, 꼭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공포와 죽음 일상화…“제발 살려 달라”

정말, 시간이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소중한 생명들이 스러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스러진 팔레스타인 사망자만 6백 명이 넘습니다.

가자지구에서는 오늘도, "제발 살려달라"는 절규가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유승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포격 소리와 검은 연기...

부서진 건물 잔해 속에서 날아오는 포탄을 피해 달아나던 소년들의 찢긴 몸이 드러납니다.

평화로워 보이던 주택가 건물은 갑자기 날아든 미사일에 산산이 부서집니다.

가자지구에서는 이렇게 여성과 아이 할 것 없이 하루 아침에 가족을 잃고 오열하는 참상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녹취> 알 파유미(팔레스타인 적십자 구조대원) : "이 집에 살던 나이 든 여성과 아이들이 테러리스트인가요? 이들은 대항하지 않았는데도 이스라엘군이 집에 포격을 가했습니다."

공포와 죽음이 일상이 된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사망자의 3분의 1은 미성년자라는 게 유엔의 집계입니다.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아이들이 얼마나 되는지는 집계조차 할 수 없습니다.

<녹취> 사이드 바라위(가자지구 주민) : "재앙입니다. 이스라엘 공습으로 주택들이 모두 무너졌습니다."

이스라엘 10대 소년 3명의 실종과 사망에서 비롯된 피의 보복...

가자지구의 포성 속에서 오늘도 어린 생명들이 스러져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유승영입니다.

딸 납치범에게 아버지들마저…

<앵커 멘트>

세월호 침몰로 우리 아이들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던 지난 4월,

나이지리아에서는 3백 명 가까운 여학생들이 '보코하람'이라는 이슬람 무장세력에 납치됐었습니다.

아직도 219명의 여학생들이 부모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최근, 안타까운 일이 또, 벌어졌습니다.

납치된 딸이 돌아오기만을 바라며 눈물로 하루하루를 보냈던 아버지 7명이, 마을을 공격한 보코하람의 손에 목숨을 잃은 겁니다.

이들의 아이들이 납치에서 풀려난다면 이 비극적인 현실을 어떻게 감당할까요?

이 일이 있기 얼마 전엔, 학부모들 중 4명이 심장마비와 질병 등으로 세상을 뜨기도 했습니다.

테러와 전쟁은, 우리의 삶을, 이렇게, 송두리째, 파괴해 버립니다.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이 사용했던, '위험사회'라는 말이, 정말, 실감나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민항기에 미사일 회피 장치 도입해야”

오죽하면, 민간항공기에도 미사일 추적을 피하는 장치를 달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올까요?

뉴욕 박태서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지난 2003년 케냐 상공에서 테러리스트의 미사일공격을 받은 이스라엘 민항기.

무사히 인근공항에 비상착륙했습니다.

항공기에 장착된 미사일회피장치 덕분이었습니다.

최근 마크 커크 미 상원의원은 모든 민항기에 이같은 미사일 방어시스템구축을 연방항공청에 요구했습니다.

말레이시아 항공기 참사의 교훈이라는 것입니다.

<녹취> 캐틀린 리(군사전문가) : "항공기에서 뿌려진 알루미늄성분이 미사일의 추적을 방해하는 원리입니다."

분쟁지역 주변노선을 지나는 일부 화물기에도 이 장치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도입까진 난관이 적잖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설치 비용.

<녹취> 캐틀린 리(군사전문가) : "미사일회피장치 한대에 백 만 달러 정도 소요됩니다."

미사일 회피장치가 공격을 완벽히 막아준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전투기 조종사들이나 하는 걸 민항기 기장들이 따라하다가 승객안전만 위협받을 수도 있습니다.

논란이 예상되는 가운데 미 당국이 2년전 테러범들의 미사일공격에 대비하기위한 조치를 마련하라고 각 항공사들에 경고문을 발송한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뉴욕에서 KBS 뉴스 박태서입니다.

<앵커 멘트>

이스라엘의 총공격으로 팔레스타인 사람 650여 명이 숨졌고,, 민항기가 미사일에 격추돼서 298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무장단체에 여학생 219명이 납치됐습니다.

세월호 침몰로 우리도 294명을 잃었죠.

생명 하나 하나가 우주같은 가치를 지니는데, 여러분은 이 엄청난, 비극적인 숫자들을 보시면서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혹시, 둔감해지시진 않으셨나요?

세월호가 침몰한 지 오늘로 꼭 100일입니다.

일상이 된 비극에 둔감해져서, 우리가 찾아야 할 실종자가 아직 10명이나 더 있다는 사실도 잊고 사는 건 아닌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국제화,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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