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목숨 건 탈출…중국 내 탈북자 북송 위기”

입력 2014.08.02 (07:50) 수정 2014.08.02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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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8일, 중국 칭다오의 비밀 숙소에서 탈북자 9명이 중국 공안에 붙잡혔습니다.

바로 다음날엔 쿤밍에서 18명의 탈북자가 무더기로 체포됐습니다.

모두 제3국을 거쳐 한국에 오기 위해 중국 남방 쪽으로 이동하던 중이었습니다.

40대 부부와 한 살이 갓 지난 여자 아이, 10대 소녀와 20대 청년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된 27명의 탈북자들은 북한 국경에 인접한 투먼 국경경비대에 넘겨진 이후 소식이 끊겼습니다.

<녹취> 한국거주 탈북 가족 "조카 아이들도 있어요. 조카 생각만 하면 지금 막……."

대대적인 탈북자의 감시와 수색은 이른바 ‘탈북자 체포 100일 작전’ 때문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중국에 방문한 북한 고위층 피아니스트가 실종되자, 북한이 중국에 수사 요청을 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김희태(북한인권개선모임 사무총장) : "합법적으로 중국에 연수 교육차 방문한 피바다 가극단 가수, 단원들이 있었는데요. 그 단원 중에 피아니스트가 실종이 되었습니다. 그 실종사건에 대해서 중국 공안 당국에서 공식적으로 사건 접수를 받아서 처리하는 과정에서 이 사람이 혹시 중국 내 외국 공관이나 한국 대사관에 들어갈 가능성, 또한 제3국을 통해서 해외로 망명할 가능성을 염두 해 두고 그걸 조사하는 과정 속에서 많은 체포가 좀 일어났다고 저희는 파악하고 있습니다."

<녹취> 훙레이(중국 외교부 대변인/2012년 2월) : "불법 월경자로 난민의 범위에 속하지 않으며 유엔 시스템에서 논의할 문제도 아닙니다."

북-중 간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지만, 두 나라가 탈북자의 처분에 대해서는 의견을 같이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탈북자는 ‘난민’이 아닌 ‘불법 월경자’이기 때문에 국제사회에서 간섭할 문제가 아니란 것입니다.

<인터뷰> 김수암(통일연구원 통일학술정보센터 소장) : "중국은 북한과의 정치적 관계 부분을 여전히 중요한 전략적 자산이라는 인식이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탈북 행위로 인한 북한 내의 어떤 정치적 불안정을 우선시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중국이 탈북자를 북송하는 입장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 않을 것으로 저는 보고 있습니다."

<녹취> 영화 <48m> : "(야 여기서 저기가 얼만데 저쪽 애들 얼굴이 보인다 그러니?) 아이, 여기서 저기까지가 48미텁니다. 왜 안 보입니까?"

조아란 리포터 이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48미터’는 북-중 국경지대를 흐르는 압록강의 최단 거립니다.

대부분의 탈북자들은 중국과 인접한 함경북도와 양강도, 자강도와 평안북도를 통해 두만강과 압록강을 건너 국경을 넘게 되는데요.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집권 이후 북-중 경계를 넘는 일은 더욱 험난해진 듯 보입니다.

양강도 혜산시 역시 압록강 폭이 좁아 탈북 시도가 잦은 지역 가운데 한 곳입니다.

국경 경비대 초소 아래 자갈밭엔 작은 돌탑이 쌓여 있습니다.

야간에 강을 건너 탈북을 시도하려는 사람들을 알아채기 위한 일종의 ‘경보 도구’인 셈입니다.

김정은 집권 이후 북-중 국경지대의 경계가 더욱 삼엄해졌습니다.

CCTV가 늘어났고, 전기 철조망까지 등장했습니다.

<녹취> 김00(북송 경험 탈북자/음성변조) : “김정은이 지시를 내리기를 두만강에 발만 담가도 바로 실탄을 쏴라, 그냥 사살해도 좋다, 이렇게 현장에서 사살해도 좋다 그런 강경책을 내놨기 때문에 군인들도 굉장히 (단속에) 많이 엄해져가지고 일반인들이나 도강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한테 협조를 잘 안 한다고 하더라고요.”

무사히 강을 건너도 안심할 순 없습니다.

탈북자들은 중국에서 바로 남한 행을 택하거나, 중국을 거쳐 제3국으로 이동하는 경로를 택합니다.

가장 안전하다고 알려진 나라는 태국, 지난해 입국한 90% 이상의 탈북자가 태국을 거쳐 남한에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메콩강을 건너 태국에 들어가기 위해선 미얀마나 라오스를 거쳐야 하는데, 북한의 탈북자 단속이 강화되면서 태국으로 가는 길목의 감시가 더욱 삼엄해졌습니다.

지난해 5월, 관광객으로 가장한 9명의 탈북 청소년 역시 라오스에서 붙잡혔습니다.

라오스 당국은 아이들의 신병을 북한에 인도했고, 아이들은 검거 18일 만에 평양으로 압송됐습니다.

북한이 이례적으로 비행기까지 동원해 탈북청소년들을 북송할 만큼, 라오스 정부를 강하게 압박한 것으로 보입니다.

베트남을 통한 탈북 경로도 막힌 지 오랩니다.

지난 2004년, 베트남 정부가 탈북자 468명의 신병을 남한 정부에 인도한 데 대해 북한이 강력히 반발하자, 베트남 정부가 탈북자들에 대한 인도적 조치를 철회한 것입니다.

<인터뷰> 김수암(통일연구원 통일학술정보센터 소장) : “2004년 베트남에서 468명이 대규모로 입국한 이후에 베트남을 거쳐서 남한으로 입국하는 경로를 폐쇄 했습니다. 탈북자들이 경유하는 중요 동남아 국가 베트남, 라오스는 여전히 북한과 정치적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과의 우호적인 정치적 관계를 고려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당국과 제3국의 공조로 탈북자에 대한 감시는 더욱 강해졌고, 탈북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남한에 입국한 탈북자 수가 2009년 한해 2900명을 넘겼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그 수가 줄어들면서 지난해에는 1500명에 불과했습니다.

조력자에 대한 처벌까지 강화되면서 북한에서 중국으로의 탈출을 돕는 북한인 브로커는 줄었고, 반면에 브로커 비용은 큰 폭으로 올랐다고 전해집니다.

<녹취> 박00(탈북자 출신 브로커/음성변조) : "북한 현지 브로커들이 줄었다는 것은 북한 내에서 김정은 정권 들어서면서 탄압 강도와 처벌 수위가 엄청 높아졌다는 거죠. 그런 일이 벌어지니까 브로커 비용만 잔뜩 올라가고 (발각될) 위험 수위가 더 높아지는 거죠."

북송된 탈북자를 기다리는 건 지옥 같은 수용소 생활입니다.

두만강을 건너다 북송된 김씨는 조사 과정부터 시작되는 모욕과 구타, 강도 높은 노동 등 인간 이하의 대우를 견뎌야 했다고 전합니다.

<녹취> 김00(북송 경험 탈북자/음성변조) : "저희는 (수용소 입구에) 개구멍 같은 구멍이 있어요. 거길 기어들어가야 돼요. (감시원이) 너희는 사람이 아니다, 죄를 지은 개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절대로 걸어서 들어갈 수 없다, 기어서 다녀야 된다."

최근 북한은 강력한 처벌과 함께 '회유책'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라오스에서 체포된 탈북청소년들이 북송된 지 23일 만에 북한 방송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녹취> 박광혁(강제북송 탈북 청소년/지난해 6월) : "저는 그 집에서 3년 동안이나 살았습니다. 우리는 그곳에서 장하진 목사 놈의 엄한 감시와 통제 속에서 그들이 시키는 대로만 해야 했습니다."

아이들은 북한 당국의 지시를 받은 듯 자신들은 ‘탈북’이 아닌 한국인 선교사에 의해 ‘납치’됐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은 찬양가를 부르며 자신들을 받아준 조국과 체제에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2012년 7월) : "괴뢰패당에게 속아 남조선으로 끌려간 사람들이 나서 자란 조국으로 돌아오는 데 대해서는 언제든지 자애로운 품에 안아 재생의 길을 활짝 열어줄 것이다."

북한은 탈북자에게 처벌 대신 용서를 내세우며 재 입북을 유도했고, 북한에 돌아온 탈북자들을 매체에 등장시키며 체제 선전에 이용하고 있습니다.

탈북자들이 국제사회에 북한의 실상에 대한 고발을 계속하고 내부 북한 주민들과 연락하면서 체제에 위협적인 존재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수암(통일연구원 통일학술정보센터 소장) : "단순한 탈북 행위에 대해서는 소위 최고 지도자의 어떤 자비로움을 베풀어서 체제에서 살 수 있도록 한다는 그런 어떤 회유를 위한 어떤 처벌 완화 움직임은 일부 있습니다. 소위 남한행에 따른 정치적 동기에 관해서는 엄격하게 처벌하고 있기 때문에 회유와 처벌을 동시에 병행하는 양면적 성격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녹취> 노광일(외교부 대변인/지난달 24일) : “정부는 탈북민들이 자신들의 의사에 반하여 강제 북송되지 않고, 희망하는 곳으로 신속하게 갈 수 있도록 모든 외교적 노력을 적극 경주해 오고 있다.”

우리 외교부의 발표에도 중국 정부는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한-중 간 우호적인 분위기완 별개로 ‘탈북자’는 ‘불법 월경자’란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며 북송을 강행할 것이란 예측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습니다.

민간단체들은 우리 정부가 북송 저지를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녹취> 박00(탈북자 출신 브로커/음성변조) : "실질적인 일을 해야 되는 거죠, 탈북자도 대한민국 헌법에 대한민국 국민으로 되어 있잖아요. 그런 걸 전제로 세워가지고 중국 공안하고 대한민국 국정원하고 구체적인 협정을 뭔가 만들어야 된다는 거죠. 그게 해결책이거든요."

이번 정부 들어 제3국에서 탈북자가 북송 위기에 처한 것은 모두 6차례 이상,

그러나 우리 정부는 이들의 북송을 막지 못했습니다.

정부는 생명을 위협당하는 북송을 막기 위해 중국 당국과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탈북자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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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목숨 건 탈출…중국 내 탈북자 북송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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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4-08-02 15:23:28
    남북의 창
지난달 18일, 중국 칭다오의 비밀 숙소에서 탈북자 9명이 중국 공안에 붙잡혔습니다.

바로 다음날엔 쿤밍에서 18명의 탈북자가 무더기로 체포됐습니다.

모두 제3국을 거쳐 한국에 오기 위해 중국 남방 쪽으로 이동하던 중이었습니다.

40대 부부와 한 살이 갓 지난 여자 아이, 10대 소녀와 20대 청년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된 27명의 탈북자들은 북한 국경에 인접한 투먼 국경경비대에 넘겨진 이후 소식이 끊겼습니다.

<녹취> 한국거주 탈북 가족 "조카 아이들도 있어요. 조카 생각만 하면 지금 막……."

대대적인 탈북자의 감시와 수색은 이른바 ‘탈북자 체포 100일 작전’ 때문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중국에 방문한 북한 고위층 피아니스트가 실종되자, 북한이 중국에 수사 요청을 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김희태(북한인권개선모임 사무총장) : "합법적으로 중국에 연수 교육차 방문한 피바다 가극단 가수, 단원들이 있었는데요. 그 단원 중에 피아니스트가 실종이 되었습니다. 그 실종사건에 대해서 중국 공안 당국에서 공식적으로 사건 접수를 받아서 처리하는 과정에서 이 사람이 혹시 중국 내 외국 공관이나 한국 대사관에 들어갈 가능성, 또한 제3국을 통해서 해외로 망명할 가능성을 염두 해 두고 그걸 조사하는 과정 속에서 많은 체포가 좀 일어났다고 저희는 파악하고 있습니다."

<녹취> 훙레이(중국 외교부 대변인/2012년 2월) : "불법 월경자로 난민의 범위에 속하지 않으며 유엔 시스템에서 논의할 문제도 아닙니다."

북-중 간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지만, 두 나라가 탈북자의 처분에 대해서는 의견을 같이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탈북자는 ‘난민’이 아닌 ‘불법 월경자’이기 때문에 국제사회에서 간섭할 문제가 아니란 것입니다.

<인터뷰> 김수암(통일연구원 통일학술정보센터 소장) : "중국은 북한과의 정치적 관계 부분을 여전히 중요한 전략적 자산이라는 인식이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탈북 행위로 인한 북한 내의 어떤 정치적 불안정을 우선시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중국이 탈북자를 북송하는 입장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 않을 것으로 저는 보고 있습니다."

<녹취> 영화 <48m> : "(야 여기서 저기가 얼만데 저쪽 애들 얼굴이 보인다 그러니?) 아이, 여기서 저기까지가 48미텁니다. 왜 안 보입니까?"

조아란 리포터 이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48미터’는 북-중 국경지대를 흐르는 압록강의 최단 거립니다.

대부분의 탈북자들은 중국과 인접한 함경북도와 양강도, 자강도와 평안북도를 통해 두만강과 압록강을 건너 국경을 넘게 되는데요.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집권 이후 북-중 경계를 넘는 일은 더욱 험난해진 듯 보입니다.

양강도 혜산시 역시 압록강 폭이 좁아 탈북 시도가 잦은 지역 가운데 한 곳입니다.

국경 경비대 초소 아래 자갈밭엔 작은 돌탑이 쌓여 있습니다.

야간에 강을 건너 탈북을 시도하려는 사람들을 알아채기 위한 일종의 ‘경보 도구’인 셈입니다.

김정은 집권 이후 북-중 국경지대의 경계가 더욱 삼엄해졌습니다.

CCTV가 늘어났고, 전기 철조망까지 등장했습니다.

<녹취> 김00(북송 경험 탈북자/음성변조) : “김정은이 지시를 내리기를 두만강에 발만 담가도 바로 실탄을 쏴라, 그냥 사살해도 좋다, 이렇게 현장에서 사살해도 좋다 그런 강경책을 내놨기 때문에 군인들도 굉장히 (단속에) 많이 엄해져가지고 일반인들이나 도강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한테 협조를 잘 안 한다고 하더라고요.”

무사히 강을 건너도 안심할 순 없습니다.

탈북자들은 중국에서 바로 남한 행을 택하거나, 중국을 거쳐 제3국으로 이동하는 경로를 택합니다.

가장 안전하다고 알려진 나라는 태국, 지난해 입국한 90% 이상의 탈북자가 태국을 거쳐 남한에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메콩강을 건너 태국에 들어가기 위해선 미얀마나 라오스를 거쳐야 하는데, 북한의 탈북자 단속이 강화되면서 태국으로 가는 길목의 감시가 더욱 삼엄해졌습니다.

지난해 5월, 관광객으로 가장한 9명의 탈북 청소년 역시 라오스에서 붙잡혔습니다.

라오스 당국은 아이들의 신병을 북한에 인도했고, 아이들은 검거 18일 만에 평양으로 압송됐습니다.

북한이 이례적으로 비행기까지 동원해 탈북청소년들을 북송할 만큼, 라오스 정부를 강하게 압박한 것으로 보입니다.

베트남을 통한 탈북 경로도 막힌 지 오랩니다.

지난 2004년, 베트남 정부가 탈북자 468명의 신병을 남한 정부에 인도한 데 대해 북한이 강력히 반발하자, 베트남 정부가 탈북자들에 대한 인도적 조치를 철회한 것입니다.

<인터뷰> 김수암(통일연구원 통일학술정보센터 소장) : “2004년 베트남에서 468명이 대규모로 입국한 이후에 베트남을 거쳐서 남한으로 입국하는 경로를 폐쇄 했습니다. 탈북자들이 경유하는 중요 동남아 국가 베트남, 라오스는 여전히 북한과 정치적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과의 우호적인 정치적 관계를 고려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당국과 제3국의 공조로 탈북자에 대한 감시는 더욱 강해졌고, 탈북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남한에 입국한 탈북자 수가 2009년 한해 2900명을 넘겼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그 수가 줄어들면서 지난해에는 1500명에 불과했습니다.

조력자에 대한 처벌까지 강화되면서 북한에서 중국으로의 탈출을 돕는 북한인 브로커는 줄었고, 반면에 브로커 비용은 큰 폭으로 올랐다고 전해집니다.

<녹취> 박00(탈북자 출신 브로커/음성변조) : "북한 현지 브로커들이 줄었다는 것은 북한 내에서 김정은 정권 들어서면서 탄압 강도와 처벌 수위가 엄청 높아졌다는 거죠. 그런 일이 벌어지니까 브로커 비용만 잔뜩 올라가고 (발각될) 위험 수위가 더 높아지는 거죠."

북송된 탈북자를 기다리는 건 지옥 같은 수용소 생활입니다.

두만강을 건너다 북송된 김씨는 조사 과정부터 시작되는 모욕과 구타, 강도 높은 노동 등 인간 이하의 대우를 견뎌야 했다고 전합니다.

<녹취> 김00(북송 경험 탈북자/음성변조) : "저희는 (수용소 입구에) 개구멍 같은 구멍이 있어요. 거길 기어들어가야 돼요. (감시원이) 너희는 사람이 아니다, 죄를 지은 개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절대로 걸어서 들어갈 수 없다, 기어서 다녀야 된다."

최근 북한은 강력한 처벌과 함께 '회유책'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라오스에서 체포된 탈북청소년들이 북송된 지 23일 만에 북한 방송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녹취> 박광혁(강제북송 탈북 청소년/지난해 6월) : "저는 그 집에서 3년 동안이나 살았습니다. 우리는 그곳에서 장하진 목사 놈의 엄한 감시와 통제 속에서 그들이 시키는 대로만 해야 했습니다."

아이들은 북한 당국의 지시를 받은 듯 자신들은 ‘탈북’이 아닌 한국인 선교사에 의해 ‘납치’됐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은 찬양가를 부르며 자신들을 받아준 조국과 체제에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2012년 7월) : "괴뢰패당에게 속아 남조선으로 끌려간 사람들이 나서 자란 조국으로 돌아오는 데 대해서는 언제든지 자애로운 품에 안아 재생의 길을 활짝 열어줄 것이다."

북한은 탈북자에게 처벌 대신 용서를 내세우며 재 입북을 유도했고, 북한에 돌아온 탈북자들을 매체에 등장시키며 체제 선전에 이용하고 있습니다.

탈북자들이 국제사회에 북한의 실상에 대한 고발을 계속하고 내부 북한 주민들과 연락하면서 체제에 위협적인 존재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수암(통일연구원 통일학술정보센터 소장) : "단순한 탈북 행위에 대해서는 소위 최고 지도자의 어떤 자비로움을 베풀어서 체제에서 살 수 있도록 한다는 그런 어떤 회유를 위한 어떤 처벌 완화 움직임은 일부 있습니다. 소위 남한행에 따른 정치적 동기에 관해서는 엄격하게 처벌하고 있기 때문에 회유와 처벌을 동시에 병행하는 양면적 성격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녹취> 노광일(외교부 대변인/지난달 24일) : “정부는 탈북민들이 자신들의 의사에 반하여 강제 북송되지 않고, 희망하는 곳으로 신속하게 갈 수 있도록 모든 외교적 노력을 적극 경주해 오고 있다.”

우리 외교부의 발표에도 중국 정부는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한-중 간 우호적인 분위기완 별개로 ‘탈북자’는 ‘불법 월경자’란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며 북송을 강행할 것이란 예측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습니다.

민간단체들은 우리 정부가 북송 저지를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녹취> 박00(탈북자 출신 브로커/음성변조) : "실질적인 일을 해야 되는 거죠, 탈북자도 대한민국 헌법에 대한민국 국민으로 되어 있잖아요. 그런 걸 전제로 세워가지고 중국 공안하고 대한민국 국정원하고 구체적인 협정을 뭔가 만들어야 된다는 거죠. 그게 해결책이거든요."

이번 정부 들어 제3국에서 탈북자가 북송 위기에 처한 것은 모두 6차례 이상,

그러나 우리 정부는 이들의 북송을 막지 못했습니다.

정부는 생명을 위협당하는 북송을 막기 위해 중국 당국과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탈북자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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