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일 대사관 앞 ‘영정 시위’, 멀고 먼 해결책

입력 2014.08.04 (21:40) 수정 2014.08.04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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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993년 오늘은 일본 정부가 고노담화를 통해 위안부 문제에 대한 군의 개입과 강제성을 처음으로 인정한 날입니다.

당시 담화 발표에는 위안부 할머니 열여섯 분의 증언이 결정적이었는데요.

21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이중 14분은 세상을 뜨고, 살아계신 두 분은 치매 등으로 아예 당시 기억을 잊었다고 합니다.

오늘 일본 대사관 앞에서는 이들의 영정 사진을 든 추모제가 진행됐습니다.

김지숙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별세한 고 황금주 할머니를 비롯해 이미 세상을 떠난 위안부 피해자 열네 분의 영정이 나란히 놓였습니다.

일본의 사과 한마디 듣지 못한 채 한 많은 삶을 살다 간 넋을 위로하며 국화꽃이 바쳐집니다.

13살의 꽃다운 나이에 위안부로 끌려간 윤 모 할머니.

고노 담화 당시 증언에 나선 열여섯 분의 할머니 가운데 생존해있는 두 분 중 한 명이지만, 고령으로 지금은 아무런 기억도 없습니다.

<녹취> 윤00(증언청취 할머니) : "(할머니 예전에 유족회 사무실에서 일본 사람들 만나셨던 거 기억하세요? 말씀 나누셨던거?) 몰라,몰라"

당시 증언 청취에 참석한 유일한 우리 측 인사였던 양순임 씨는 할머니들에겐 일본어를 듣는 것조차 힘겨운 일이었다고 회고합니다.

<인터뷰> 양순임(고노담화 증언청취 참석자) : "일본말 하니까 놀래서 내 등 뒤에 숨어서 안 나오는 거예요. 또 잡아간다고..."

5일 동안 눈물바다 속에 이뤄진 할머니들의 증언.

각종 사연에 일본 정부 관계자들도 눈물을 참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그분들도)같이 울고 또 사죄하고 개인별로 계속 죄송합니다 하면서..."

고노 담화 21년, 정부는 내년 말까지 백서를 발간하는 등 위안부 문제에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지만 일본의 적반하장식 태도가 계속되는 한 아직 갈 길은 멀어 보입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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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8-04 21:43:56
    • 수정2014-08-04 21:5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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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993년 오늘은 일본 정부가 고노담화를 통해 위안부 문제에 대한 군의 개입과 강제성을 처음으로 인정한 날입니다.

당시 담화 발표에는 위안부 할머니 열여섯 분의 증언이 결정적이었는데요.

21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이중 14분은 세상을 뜨고, 살아계신 두 분은 치매 등으로 아예 당시 기억을 잊었다고 합니다.

오늘 일본 대사관 앞에서는 이들의 영정 사진을 든 추모제가 진행됐습니다.

김지숙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별세한 고 황금주 할머니를 비롯해 이미 세상을 떠난 위안부 피해자 열네 분의 영정이 나란히 놓였습니다.

일본의 사과 한마디 듣지 못한 채 한 많은 삶을 살다 간 넋을 위로하며 국화꽃이 바쳐집니다.

13살의 꽃다운 나이에 위안부로 끌려간 윤 모 할머니.

고노 담화 당시 증언에 나선 열여섯 분의 할머니 가운데 생존해있는 두 분 중 한 명이지만, 고령으로 지금은 아무런 기억도 없습니다.

<녹취> 윤00(증언청취 할머니) : "(할머니 예전에 유족회 사무실에서 일본 사람들 만나셨던 거 기억하세요? 말씀 나누셨던거?) 몰라,몰라"

당시 증언 청취에 참석한 유일한 우리 측 인사였던 양순임 씨는 할머니들에겐 일본어를 듣는 것조차 힘겨운 일이었다고 회고합니다.

<인터뷰> 양순임(고노담화 증언청취 참석자) : "일본말 하니까 놀래서 내 등 뒤에 숨어서 안 나오는 거예요. 또 잡아간다고..."

5일 동안 눈물바다 속에 이뤄진 할머니들의 증언.

각종 사연에 일본 정부 관계자들도 눈물을 참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그분들도)같이 울고 또 사죄하고 개인별로 계속 죄송합니다 하면서..."

고노 담화 21년, 정부는 내년 말까지 백서를 발간하는 등 위안부 문제에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지만 일본의 적반하장식 태도가 계속되는 한 아직 갈 길은 멀어 보입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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