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또 좌절’ 유재학 감독 “세계 벽 실감”

입력 2014.09.01 (07:19) 수정 2014.09.01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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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만에 출전한 세계무대에서 2연패를 당한 남자농구 국가대표 유재학 감독이 체격과 힘에서 열세를 시인했다.

31일(현지시간) 스페인 라스팔마스에서 열린 2014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 월드컵 조별리그 D조 2차전 호주와의 경기에서 55-89로 패한 유 감독은 "세계 랭킹이 높은 팀은 기술뿐 아니라 신장, 힘이 월등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한국은 세계 랭킹 31위인 반면 호주는 9위로 사실상 세계 정상급 팀이다.

유 감독은 "우리 농구는 아직 국내 수준에서 머물러 있는 경향이 있다"며 "앞으로 세계무대를 계속 경험하면서 선수들이 몸소 느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날 앙골라에 69-80으로 패한 데 이어 2연패를 당한 우리 대표팀에는 부상 악재까지 겹쳤다.

문태종(LG)이 팔꿈치, 오세근(상무)은 턱 부위를 경기 중 다친 것이다.

유 감독은 "문태종은 원래 왼쪽 팔꿈치 부위에 물주머니가 있었는데 그 부위가 터졌다"며 "남은 경기에 더 못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오세근에 대해서는 "턱밑을 꿰맸는데 상대 선수 팔꿈치와 부딪히면서 순간적인 충격을 받아 머리가 띵한 상황"이라고 설명하며 "회복이 될 것 같기는 하지만 좀 더 봐야 한다"고 말했다.

격렬한 몸싸움 속에 부상자가 속출하는 상황에 대해 그는 "이것이 세계 농구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심한 몸싸움을 하고 부딪히는 경험을 그동안 해보지 못한 현실이 안타깝다"고 아쉬워했다.

유 감독은 "체격이 작은 우리도 자꾸 부딪혀야 몸싸움 요령이 생기는데 계속 경험을 하고 적응해야 나올 수 있는 부분"이라며 "몸싸움이 격투기 수준으로 이뤄져도 심판들이 그것을 인정해주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힘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두 경기에서 외곽이 제대로 터지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슛을 쏘기 전에 몸이 많이 부딪히면서 밸런스가 깨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루를 쉬고 슬로베니아(13위)를 상대하는 유 감독은 "선수들에게 '기 죽을 필요 없다'고 말했다"고 전하며 "지금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가 못하는 면을 인정하고 좋은 경험을 계속 쌓아가면 나아지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김종규의 경우도 중거리슛, 리바운드, 블록슛에서 점차 적응하고 있다"고 긍정적인 면을 짚었다.

이날 10점을 넣은 김종규(LG)는 "호주가 몸싸움이 강하고 신장과 힘이 좋아 힘든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평가전에서 붙어봤던 뉴질랜드와 비슷한 스타일로 예상하고 경기에 나왔다"며 "어차피 이긴다는 마음보다 배울 것은 배우고 경험할 것은 경험한다는 자세였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 프로농구 신인왕 김종규는 "두 경기를 하면서 리바운드 동작, 스크린 동작 등에서 국내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부분을 배우고 있다"며 "점점 몸싸움에 적응하고 있고 그러다 보면 우리 경기력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번 대회가 아시안게임을 대비하는 성격이 아니라 이 대회 자체에 목표를 갖고 나온 것이기 때문에 남은 경기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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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컵 또 좌절’ 유재학 감독 “세계 벽 실감”
    • 입력 2014-09-01 07:19:20
    • 수정2014-09-01 22:26:35
    연합뉴스
16년 만에 출전한 세계무대에서 2연패를 당한 남자농구 국가대표 유재학 감독이 체격과 힘에서 열세를 시인했다.

31일(현지시간) 스페인 라스팔마스에서 열린 2014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 월드컵 조별리그 D조 2차전 호주와의 경기에서 55-89로 패한 유 감독은 "세계 랭킹이 높은 팀은 기술뿐 아니라 신장, 힘이 월등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한국은 세계 랭킹 31위인 반면 호주는 9위로 사실상 세계 정상급 팀이다.

유 감독은 "우리 농구는 아직 국내 수준에서 머물러 있는 경향이 있다"며 "앞으로 세계무대를 계속 경험하면서 선수들이 몸소 느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날 앙골라에 69-80으로 패한 데 이어 2연패를 당한 우리 대표팀에는 부상 악재까지 겹쳤다.

문태종(LG)이 팔꿈치, 오세근(상무)은 턱 부위를 경기 중 다친 것이다.

유 감독은 "문태종은 원래 왼쪽 팔꿈치 부위에 물주머니가 있었는데 그 부위가 터졌다"며 "남은 경기에 더 못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오세근에 대해서는 "턱밑을 꿰맸는데 상대 선수 팔꿈치와 부딪히면서 순간적인 충격을 받아 머리가 띵한 상황"이라고 설명하며 "회복이 될 것 같기는 하지만 좀 더 봐야 한다"고 말했다.

격렬한 몸싸움 속에 부상자가 속출하는 상황에 대해 그는 "이것이 세계 농구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심한 몸싸움을 하고 부딪히는 경험을 그동안 해보지 못한 현실이 안타깝다"고 아쉬워했다.

유 감독은 "체격이 작은 우리도 자꾸 부딪혀야 몸싸움 요령이 생기는데 계속 경험을 하고 적응해야 나올 수 있는 부분"이라며 "몸싸움이 격투기 수준으로 이뤄져도 심판들이 그것을 인정해주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힘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두 경기에서 외곽이 제대로 터지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슛을 쏘기 전에 몸이 많이 부딪히면서 밸런스가 깨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루를 쉬고 슬로베니아(13위)를 상대하는 유 감독은 "선수들에게 '기 죽을 필요 없다'고 말했다"고 전하며 "지금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가 못하는 면을 인정하고 좋은 경험을 계속 쌓아가면 나아지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김종규의 경우도 중거리슛, 리바운드, 블록슛에서 점차 적응하고 있다"고 긍정적인 면을 짚었다.

이날 10점을 넣은 김종규(LG)는 "호주가 몸싸움이 강하고 신장과 힘이 좋아 힘든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평가전에서 붙어봤던 뉴질랜드와 비슷한 스타일로 예상하고 경기에 나왔다"며 "어차피 이긴다는 마음보다 배울 것은 배우고 경험할 것은 경험한다는 자세였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 프로농구 신인왕 김종규는 "두 경기를 하면서 리바운드 동작, 스크린 동작 등에서 국내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부분을 배우고 있다"며 "점점 몸싸움에 적응하고 있고 그러다 보면 우리 경기력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번 대회가 아시안게임을 대비하는 성격이 아니라 이 대회 자체에 목표를 갖고 나온 것이기 때문에 남은 경기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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