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미뤄진 제2롯데월드 개장…여전한 불안 요인
입력 2014.09.03 (11:27)
수정 2014.09.0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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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3일) 서울시가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 3개동(에비뉴엘동·캐주얼동·엔터테인먼트동) 저층부 개장 승인을 보류했다. 서울시가 요구한 교통·안전 대책 보완사항(82개)의 대책을 지난달 13일 롯데가 제출한 이후 20여일 만이다.
서울시는 롯데가 보완사항을 대부분 이행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제2롯데월드를 둘러싼 각종 의혹, 안전사고 우려가 쉽게 가시지 않고 있어 개장을 승인하지는 않았다.
대신 추석 이후 10여일 간의 '가(假)개장' 기간을 갖도록 했다.
이 기간에 제2롯데월드 저층부를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교통·안전 관련 사안들을 살펴본 뒤 최종 개장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만약 제2롯데월드 개장 후 극심한 교통 혼잡, 안전사고 등이 발생하면 이를 허용한 서울시도 책임을 면하기 어려운 만큼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이는 추후 문제가 될 요소가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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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촌호수, 롯데월드에 어떤 영향?
예전에 비해 수위가 많이 낮아진 석촌호수와 제2롯데월드의 연관성이 여전히 완벽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석촌호수 수위는 2011년 11월 제2롯데월드 1차 굴착공사가 끝났을 때부터 조금씩 낮아졌으며, 지난해 11월에는 기준 수위(5m)보다 0.7m 낮아졌다. 기준 수위를 유지하기 위해 현재 하루 400톤이 넘는 한강 물이 석촌호수에 공급되고 있다.
서울시는 석촌호수 수위 저하의 원인과 영향을 밝히기 위해 연구 용역을 맡겼다. 하지만 그 결과는 내년 5월 이후에나 나온다.
석촌호수 수위 저하의 비밀은 여전히 안갯속인 가운데 하루 450톤가량의 지하수가 제2롯데월드 주변에 흐른다.
제2롯데월드의 배수용량은 하루 1350톤이다. 이 정도 양의 건물 주변 지하수를 퍼올려 주변 하수도나 석촌호수로 보내는 시스템을 확보해 놓았다. 현재 지하수 흐름(450톤)을 고려하면 제2롯데월드의 배수용량은 충분해 보인다.
하지만 지하수 유출량은 언제든지 증가할 수 있어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배수용량을 넘는 지하수가 흐를 경우 건물 지하 부근에 고여 벽체와 그 주변 지반을 유실시키는 등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기에 현행 수준의 지하수 모니터링 체계는 한계가 있어, 이를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시민자문단 참여)는 "지하수는 그 수량이 홍수와 같이 빠르게 증가하지는 않지만 언제든지 많아질 수 있다"며 "배수용량을 초과한 지하수가 유출되는 상황이 발생할 때를 대비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박 교수는 "제2롯데월드 주변 지하수의 양과 흐름을 관측하는 현재의 시스템이 대학 수준에 머물며 신뢰성이 높지 않다"며 "더 발전한 장비를 사용해 상시적인 모니터링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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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통 체증, 서너달은 기본"
제2롯데월드 개장 시 우려되는 교통 혼잡에 대한 확실한 대책도 없는 상황이다. 현행 대책대로 개장하면 몇달 동안 교통 혼잡은 불가피해 보인다.
서울시는 저층부 개장 전까지 설치하기로 약속한 교통 시설을 롯데가 대부분 충족했다고 보고 있다. 택시 정류장, 관광버스 승하차 공간 등을 마련해 교통 혼잡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버스 지하 환승장 공사는 현재 진행 중이며, 올림픽대로 하부도로 지하화는 서울시와 롯데가 협의를 마친 단계다. 이 시설은 제2롯데월드 고층부까지 전부 완공되는 2016년까지만 만들면 된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제2롯데월드 교통 대책으로는 교통 혼잡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제2롯데월드가 문을 열면 인근 교통량은 현재보다 20% 정도 늘어난 하루 4만여대로 추산된다. 현재도 상습적인 교통 혼잡 지역인 잠실역 사거리 등 제2롯데월드 주변이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교통지옥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의은 명지대 교통공학과 교수(시민자문단 참여)는 "교통 혼잡이 상당히 심각할 수 있다"며 "어떤 날은 차량 이용량이 많고 그 다음날은 상대적으로 적은 현상이 서너달동안 반복되다 안정화에 들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개장 후 교통 혼잡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경찰, 서울시 공무원, 롯데 직원 등으로 구성된 전담반(TF)을 설치할 것을 롯데에 제안했다. 교통 혼잡 상황에 따라 도로 신호를 제어하고, 주차장을 예약제로 운영하는 방안도 나왔다.
극심한 교통 혼잡이 이어질 경우 주차장을 폐쇄해 고객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유도하는 방안도 제기됐다. 이같이 극단적인 방법까지 제기된 것은 개장 후 제2롯데월드 인근 도로의 교통 혼잡이 어느 정도 심할지 쉽게 예단할 수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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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로 함몰·지하 변전소 등, 여전한 불안 요인
제2롯데월드에 들어설 초대형 수족관 아래에 변전소가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도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제2롯데월드 지하 1~2층에는 초대형 아쿠아리움(수족관)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 수족관은 수량 4700톤의 초대형 규모다.
문제는 수족관 아래에 변전소가 있다는 것이다. 15만4000볼트급의 이 변전소는 송파구 일대 1만9000여 가구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변전소 바로 위쪽에 있는 수조의 수량은 72톤이나 된다. 수족관에서 물이 새 전력설비에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다.
한국전력공사 관계자는 "사고 예방을 위해 5중의 방수 시설을 갖췄다"면서 "만에 하나 물이 새더라도 비상계단을 통해 배수된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반대로 변전소에서 사고가 발생해 제2롯데월드에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지난해 11월 서울 성동구 왕십리 무인 변전소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며, 2012년 9월에는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변전소에서 불이 났다.
제2롯데월드의 변전소는 지하에 위치해 화재로 발생한 유독가스를 배출하는 데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점도 지적된다.
한전은 "제2롯데월드뿐 아니라 많은 건물의 지하에 변전소가 있고 지하 변전소가 큰 사고를 일으킨 적은 거의 없다"며 변전소 위치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지난달 서울시가 석촌지하차도의 땅 꺼짐 현상, 동공이 지하철 9호선 공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제2롯데월드와 연관성을 의심하는 시각이 여전히 존재한다.
서울시는 이 점을 고려해 가 개장 기간 중 석촌호수 주변의 안전 상태 등을 점검한다.
제2롯데월드 저층부 개장 이후에도 이어질 고층부 공사에 따른 안전사고 우려도 가시지 않고 있다.
롯데는 낙하물 방지망, 안전요원 고정 배치, 보행자 안전통로 등 다양한 대책을 세워 놓은 상황이지만, 개장 이후 고객의 동선을 얼마나 보호하는지는 미지수다.
따라서 서울시는 가 개장 기간 중 롯데의 공사 안전 대책이 고객 보행 동선을 보호하는지와 기타 예기치 못한 불안 요소가 있는지 등을 점검한다.
서울시는 이 기간 중 드러난 문제점이 있다면 롯데에 보완 요구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저층부 개장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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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3일) 서울시가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 3개동(에비뉴엘동·캐주얼동·엔터테인먼트동) 저층부 개장 승인을 보류했다. 서울시가 요구한 교통·안전 대책 보완사항(82개)의 대책을 지난달 13일 롯데가 제출한 이후 20여일 만이다.
서울시는 롯데가 보완사항을 대부분 이행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제2롯데월드를 둘러싼 각종 의혹, 안전사고 우려가 쉽게 가시지 않고 있어 개장을 승인하지는 않았다.
대신 추석 이후 10여일 간의 '가(假)개장' 기간을 갖도록 했다.
이 기간에 제2롯데월드 저층부를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교통·안전 관련 사안들을 살펴본 뒤 최종 개장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만약 제2롯데월드 개장 후 극심한 교통 혼잡, 안전사고 등이 발생하면 이를 허용한 서울시도 책임을 면하기 어려운 만큼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이는 추후 문제가 될 요소가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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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촌호수, 롯데월드에 어떤 영향?
예전에 비해 수위가 많이 낮아진 석촌호수와 제2롯데월드의 연관성이 여전히 완벽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석촌호수 수위는 2011년 11월 제2롯데월드 1차 굴착공사가 끝났을 때부터 조금씩 낮아졌으며, 지난해 11월에는 기준 수위(5m)보다 0.7m 낮아졌다. 기준 수위를 유지하기 위해 현재 하루 400톤이 넘는 한강 물이 석촌호수에 공급되고 있다.
서울시는 석촌호수 수위 저하의 원인과 영향을 밝히기 위해 연구 용역을 맡겼다. 하지만 그 결과는 내년 5월 이후에나 나온다.
석촌호수 수위 저하의 비밀은 여전히 안갯속인 가운데 하루 450톤가량의 지하수가 제2롯데월드 주변에 흐른다.
제2롯데월드의 배수용량은 하루 1350톤이다. 이 정도 양의 건물 주변 지하수를 퍼올려 주변 하수도나 석촌호수로 보내는 시스템을 확보해 놓았다. 현재 지하수 흐름(450톤)을 고려하면 제2롯데월드의 배수용량은 충분해 보인다.
하지만 지하수 유출량은 언제든지 증가할 수 있어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배수용량을 넘는 지하수가 흐를 경우 건물 지하 부근에 고여 벽체와 그 주변 지반을 유실시키는 등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기에 현행 수준의 지하수 모니터링 체계는 한계가 있어, 이를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시민자문단 참여)는 "지하수는 그 수량이 홍수와 같이 빠르게 증가하지는 않지만 언제든지 많아질 수 있다"며 "배수용량을 초과한 지하수가 유출되는 상황이 발생할 때를 대비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박 교수는 "제2롯데월드 주변 지하수의 양과 흐름을 관측하는 현재의 시스템이 대학 수준에 머물며 신뢰성이 높지 않다"며 "더 발전한 장비를 사용해 상시적인 모니터링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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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통 체증, 서너달은 기본"
제2롯데월드 개장 시 우려되는 교통 혼잡에 대한 확실한 대책도 없는 상황이다. 현행 대책대로 개장하면 몇달 동안 교통 혼잡은 불가피해 보인다.
서울시는 저층부 개장 전까지 설치하기로 약속한 교통 시설을 롯데가 대부분 충족했다고 보고 있다. 택시 정류장, 관광버스 승하차 공간 등을 마련해 교통 혼잡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버스 지하 환승장 공사는 현재 진행 중이며, 올림픽대로 하부도로 지하화는 서울시와 롯데가 협의를 마친 단계다. 이 시설은 제2롯데월드 고층부까지 전부 완공되는 2016년까지만 만들면 된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제2롯데월드 교통 대책으로는 교통 혼잡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제2롯데월드가 문을 열면 인근 교통량은 현재보다 20% 정도 늘어난 하루 4만여대로 추산된다. 현재도 상습적인 교통 혼잡 지역인 잠실역 사거리 등 제2롯데월드 주변이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교통지옥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의은 명지대 교통공학과 교수(시민자문단 참여)는 "교통 혼잡이 상당히 심각할 수 있다"며 "어떤 날은 차량 이용량이 많고 그 다음날은 상대적으로 적은 현상이 서너달동안 반복되다 안정화에 들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개장 후 교통 혼잡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경찰, 서울시 공무원, 롯데 직원 등으로 구성된 전담반(TF)을 설치할 것을 롯데에 제안했다. 교통 혼잡 상황에 따라 도로 신호를 제어하고, 주차장을 예약제로 운영하는 방안도 나왔다.
극심한 교통 혼잡이 이어질 경우 주차장을 폐쇄해 고객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유도하는 방안도 제기됐다. 이같이 극단적인 방법까지 제기된 것은 개장 후 제2롯데월드 인근 도로의 교통 혼잡이 어느 정도 심할지 쉽게 예단할 수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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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로 함몰·지하 변전소 등, 여전한 불안 요인
제2롯데월드에 들어설 초대형 수족관 아래에 변전소가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도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제2롯데월드 지하 1~2층에는 초대형 아쿠아리움(수족관)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 수족관은 수량 4700톤의 초대형 규모다.
문제는 수족관 아래에 변전소가 있다는 것이다. 15만4000볼트급의 이 변전소는 송파구 일대 1만9000여 가구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변전소 바로 위쪽에 있는 수조의 수량은 72톤이나 된다. 수족관에서 물이 새 전력설비에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다.
한국전력공사 관계자는 "사고 예방을 위해 5중의 방수 시설을 갖췄다"면서 "만에 하나 물이 새더라도 비상계단을 통해 배수된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반대로 변전소에서 사고가 발생해 제2롯데월드에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지난해 11월 서울 성동구 왕십리 무인 변전소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며, 2012년 9월에는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변전소에서 불이 났다.
제2롯데월드의 변전소는 지하에 위치해 화재로 발생한 유독가스를 배출하는 데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점도 지적된다.
한전은 "제2롯데월드뿐 아니라 많은 건물의 지하에 변전소가 있고 지하 변전소가 큰 사고를 일으킨 적은 거의 없다"며 변전소 위치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지난달 서울시가 석촌지하차도의 땅 꺼짐 현상, 동공이 지하철 9호선 공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제2롯데월드와 연관성을 의심하는 시각이 여전히 존재한다.
서울시는 이 점을 고려해 가 개장 기간 중 석촌호수 주변의 안전 상태 등을 점검한다.
제2롯데월드 저층부 개장 이후에도 이어질 고층부 공사에 따른 안전사고 우려도 가시지 않고 있다.
롯데는 낙하물 방지망, 안전요원 고정 배치, 보행자 안전통로 등 다양한 대책을 세워 놓은 상황이지만, 개장 이후 고객의 동선을 얼마나 보호하는지는 미지수다.
따라서 서울시는 가 개장 기간 중 롯데의 공사 안전 대책이 고객 보행 동선을 보호하는지와 기타 예기치 못한 불안 요소가 있는지 등을 점검한다.
서울시는 이 기간 중 드러난 문제점이 있다면 롯데에 보완 요구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저층부 개장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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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 기자 hono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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