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이른 특전사 ‘포로 체험 훈련’
입력 2014.09.03 (14:39)
수정 2014.09.0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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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증평의 제13공수특전여단 예하부대에서 훈련도중 특수부대원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이들을 사망케한 훈련 내용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군에 따르면, 특전부대원들은 어제(2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진행한 특수전 훈련에 참가해 포로체험 훈련을 받았다.
이들은 부대 내 모의훈련장에서 10명의 부대원들이 5인1조 2개조로 나눠 침투와 방어를 가정해 훈련을 진행했다.
방어조는 침투하다 잡힌 포로를 생포해 포박, 이송, 심문, 탈출 등의 과정을 훈련한다.
이때 포로로 잡힌 특수부대원은 부대 내 포로심문실에서 무릎을 꿇고 팔을 뒤로 결박당한 채 머리에 두건을 쓰고 1시간 이상 버텨내면 훈련을 통과할 수 있다고 군은 전했다.
사망자들이 쓴 두건은 방수처리된 폴리에스테르 재질로 만들어져 통풍이 어려워 이들은 결국 질식사 한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도, 이번 훈련은 특수부대원들이 적군에게 포로로 잡혔을 때를 대비한 '포로 체험 훈련'을 받던 도중 일어난 사고라고 설명했다.

'포로 체험 훈련'은 영국 공수특전단(SAS)이 1960년대 개발한‘생존, 도피, 저항, 퇴출(SERE)'훈련의 하나로, 부대원이 후방에 고립됐을 경우 생존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훈련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흔히 '포로 심문 과정(interrogation course)'으로 불리는 이 훈련의 목적은 적진 깊숙한 곳에서 임무를 수행하다 포로가 된 특수전 요원이, 고문을 동반한 혹독한 심문을 견뎌내며 아군의 기밀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인내심을 배양하기 위한 것이다.

훈련의 내용을 보면, 우선 포로가 된 요원의 머리를 가리고 팔을 뒤로 꺾어 수갑에 채운 채 화물차량의 화물칸에 실려 가상의 심문실로 옮긴다. 포로 요원은 이곳에서 천장에 거꾸로 매달린 채 버킷에 담긴 얼음물 고문을 몇 차례 당한다.
심문관들은 넋이 나간 요원 주위에서 온갖 협박과 욕설을 퍼부으면서 인내의 한계심을 실험한다.
이어 포로가 된 요원의 머리를 비닐봉지로 씌운 채 물이 가득 담긴 욕조에 처박는다. 호흡 곤란을 통한 죽음의 공포를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
이보다 더한 가혹행위도 행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훈련은 우리 특전사도 올해 처음으로 도입했고, 고도의 위험을 동반해 외국에서도 훈련 도중 사망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훈련 강도가 워낙 강하고 사고 위험이 높아 인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선진국 특수부대들은 적의 배후에서 소수 또는 단독으로 고도의 위험성이 따르는 특수임무를 수행하는 요원들에게 불가피한 훈련이라며 계속 유지해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 군사 전문가는 “북한군도 이와 비슷한 훈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사고는 특전사가 올해 미국에서 이 훈련을 처음 도입한 점으로 미루어보면, 훈련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한 상황에서 강도를 높인 것이 사고의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군이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훈련을 중단, 구호에 나섰어야 했는데도 질식사할 지경이 되도록 방치했다는 점 역시, 안전사고 예방책의 미흡함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고 부대의 한 관계자는 "적절하게 통제하고, 훈련을 진행해야 했는데 미숙한 점이 있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특전사 정훈공보부는 훈련 준비는 철저하게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15년 안팎의 베테랑 교관들이 관계기관의 협조를 받는 등 한 달 이상 치밀하게 교육 준비를 해왔다는 것이다.
특전사 정훈공보부는 "이번 훈련은 오는 15일부터 벌일 본 훈련을 위한 예행훈련 성격이었다"며 "위험한 훈련인 만큼 준비를 많이 했는데 치밀하지 못했던 점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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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4-09-03 14:39:01
- 수정2014-09-03 16:05:00

충북 증평의 제13공수특전여단 예하부대에서 훈련도중 특수부대원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이들을 사망케한 훈련 내용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군에 따르면, 특전부대원들은 어제(2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진행한 특수전 훈련에 참가해 포로체험 훈련을 받았다.
이들은 부대 내 모의훈련장에서 10명의 부대원들이 5인1조 2개조로 나눠 침투와 방어를 가정해 훈련을 진행했다.
방어조는 침투하다 잡힌 포로를 생포해 포박, 이송, 심문, 탈출 등의 과정을 훈련한다.
이때 포로로 잡힌 특수부대원은 부대 내 포로심문실에서 무릎을 꿇고 팔을 뒤로 결박당한 채 머리에 두건을 쓰고 1시간 이상 버텨내면 훈련을 통과할 수 있다고 군은 전했다.
사망자들이 쓴 두건은 방수처리된 폴리에스테르 재질로 만들어져 통풍이 어려워 이들은 결국 질식사 한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도, 이번 훈련은 특수부대원들이 적군에게 포로로 잡혔을 때를 대비한 '포로 체험 훈련'을 받던 도중 일어난 사고라고 설명했다.

'포로 체험 훈련'은 영국 공수특전단(SAS)이 1960년대 개발한‘생존, 도피, 저항, 퇴출(SERE)'훈련의 하나로, 부대원이 후방에 고립됐을 경우 생존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훈련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흔히 '포로 심문 과정(interrogation course)'으로 불리는 이 훈련의 목적은 적진 깊숙한 곳에서 임무를 수행하다 포로가 된 특수전 요원이, 고문을 동반한 혹독한 심문을 견뎌내며 아군의 기밀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인내심을 배양하기 위한 것이다.

훈련의 내용을 보면, 우선 포로가 된 요원의 머리를 가리고 팔을 뒤로 꺾어 수갑에 채운 채 화물차량의 화물칸에 실려 가상의 심문실로 옮긴다. 포로 요원은 이곳에서 천장에 거꾸로 매달린 채 버킷에 담긴 얼음물 고문을 몇 차례 당한다.
심문관들은 넋이 나간 요원 주위에서 온갖 협박과 욕설을 퍼부으면서 인내의 한계심을 실험한다.
이어 포로가 된 요원의 머리를 비닐봉지로 씌운 채 물이 가득 담긴 욕조에 처박는다. 호흡 곤란을 통한 죽음의 공포를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
이보다 더한 가혹행위도 행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훈련은 우리 특전사도 올해 처음으로 도입했고, 고도의 위험을 동반해 외국에서도 훈련 도중 사망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훈련 강도가 워낙 강하고 사고 위험이 높아 인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선진국 특수부대들은 적의 배후에서 소수 또는 단독으로 고도의 위험성이 따르는 특수임무를 수행하는 요원들에게 불가피한 훈련이라며 계속 유지해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 군사 전문가는 “북한군도 이와 비슷한 훈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사고는 특전사가 올해 미국에서 이 훈련을 처음 도입한 점으로 미루어보면, 훈련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한 상황에서 강도를 높인 것이 사고의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군이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훈련을 중단, 구호에 나섰어야 했는데도 질식사할 지경이 되도록 방치했다는 점 역시, 안전사고 예방책의 미흡함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고 부대의 한 관계자는 "적절하게 통제하고, 훈련을 진행해야 했는데 미숙한 점이 있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특전사 정훈공보부는 훈련 준비는 철저하게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15년 안팎의 베테랑 교관들이 관계기관의 협조를 받는 등 한 달 이상 치밀하게 교육 준비를 해왔다는 것이다.
특전사 정훈공보부는 "이번 훈련은 오는 15일부터 벌일 본 훈련을 위한 예행훈련 성격이었다"며 "위험한 훈련인 만큼 준비를 많이 했는데 치밀하지 못했던 점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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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원 기자 jws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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