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타고 갈까? 걸어 갈까?

입력 2014.09.12 (23:41) 수정 2015.10.08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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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상에서 즐기는 생활체육의 선호도를 보면 1위가 걷기, 2위가 등산입니다.

국토 대부분이 산지이고, 접근성이 높아 산을 찾는 인구가 그만큼 많은데요.

그런데 등산만 할 것이 아니라 산악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케이블카 설치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 취재파일K에선 전국 곳곳에서 불고 있는 케이블카 추진 열풍과 이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먼저, 양성모 기자가 케이블카가 설치된 현장들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케이블카가 출발하자, 창 밖으로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수려한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국내에서 가장 긴 1975미터 길이의 선로를 따라 통영 미륵산을 오르내리는 한려수도 케이블카입니다.

<인터뷰> 이주영(케이블카 승객) : "좋은 얘기 많이 듣고 왔는데 기대 이상으로 많이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상부 역사에 도착해 계단을 따라 오르면, 해발 461미터, 날씨가 좋은 날이면 일본 대마도가 보입니다.

이런 풍경을 즐기기 위해 해마다 백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한려수도 케이블카에 오릅니다.

<인터뷰> 황철웅(충북 청주) : "말로만 듣다가 오늘 처음 봤는데 참 너무 좋습니다. 우리 가족들하고 모처럼 여행 와서 좋은 추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2008년 4월 운행을 시작한 한려수도 케이블카는 이듬해인 2009년 누적 탑승객 100만 명을 돌파한 이후 2010년 3백만, 2012년 5백만에 이어 지난해 7백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하루 평균 4천 명이 몰린 겁니다.

벽화마을로 유명한 동피랑.

이젠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도 케이블카는 인기 코스가 됐습니다.

<인터뷰> 최유리(전북 군산) : "여기랑 조각공원이랑 이순신 공원, 그리고 케이블카 타고. (케이블카가 오늘 하이라이트예요?) 네, 인터넷 검색도 했고, 어제 게스트 하우스에서 묵으면서 사람들이 거기는 꼭 가봐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통영을 찾는다는 관광객도 있습니다.

<인터뷰> 최윤정(울산시 신정동) : "통영에 케이블카 타러 일부러 온 것 같아요. (기대되시나요? 어떠세요?) 네, 기대돼요."

관광객이 몰리면서 지역 상인들도 케이블카 덕을 보고 있습니다.

재래시장에까지 파급 효과가 미친 겁니다.

<인터뷰> 이은영(경남 통영) : "관광객이 오시면 꿀빵 꼭 사갖고 가시거든요. 그러니까 저희도 많이 덕을 보는 거죠. 케이블카 때문에"

<인터뷰> 현숙이(경남 통영) : "(케이블카 덕 좀 많이 보세요?) 예, 많이 봅니다. ( 손님이 더 많아졌어요?) 많아졌어요. 케이블카 때문에 통영이 많이 살아났다 아닙니까?"

자막 케이블카를 운영하는 통영관광개발공사의 지난해 매출은 110억 원,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연간 최대 천 5백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통영 지역 총생산의 6.5%에 해당하는 액수로, 인구 13만여 명의 통영시가 1년 동안 거둬들이는 지방세 천백억 원을 웃도는 수준입니다.

이런 선순환은 케이블카 외에도 다양한 관광 인프라가 있어서 가능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상균(통영관광개발공사 사장) : "박경리 기념관이라든지, 삼도수군 통제영을 비롯해가지고, 유치환 기념관, 동피랑 벽화마을이라든지 이와 같은 관광인프라가 골고루 발전해 있다, 이런 점에서 남해안의 관광지로서는 중심적인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

전국의 관광 케이블카는 한려수도 케이블카를 포함해 모두 22곳.

그러나 모든 케이블카가 성공적이지는 않습니다.

구름이 걷히면서 호랑이의 형상을 닮았다는 백호바위가 신비스런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른바 '영남 알프스'라 불리며 수려한 산세를 자랑하는 가지산 도립공원.

밀양 얼음골에서부터 해발 1020미터 천황산 중턱을 오르는 케이블카가 설치돼 있습니다.

<인터뷰> 박정(케이블카 승객) : "한번 꼭 타보고 싶었는데 타보니까 아주 풍광이 좋네요. 넓게 잘 보이고.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경치 좋은 것 같습니다."

지난 2012년 9월 운행을 시작한 밀양 얼음골 케이블카.

개장 초기엔 하루 평균 탑승객이 2천 명을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상부승강장 높이를 불법으로 높이고 작업로를 만든다며 산림을 훼손한 사실이 적발되면서 개장 두 달 만에 운행을 멈췄습니다.

<인터뷰> 조현만(한국화이바 케이블카 사업 본부장/2013. 1. 25. 오종우(창원) 불법 투성이에 면죄부) : "작업로 훼손 문제는 지금 2월까지는 동계라서 복원할 수 없고, 3월 달 되면 복원을 할 계획에 있습니다."

지난해 5월 운행은 재개됐지만 하루 평균 탑승객은 천2백 명으로 뚝 떨어졌고, 올해는 700명 수준을 겨우 유지하고 있습니다.

케이블카 운영사는 지난해 말 왕복요금을 30% 가까이 인상했습니다.

적자 때문이었는데요, 그러나 최근에도 이용객 수가 늘지 않으면서 얼음골 케이블카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케이블카 설치로 내심 관광 특수를 기대했던 주변 지역 상인들은 실망감이 역력합니다.

<녹취> 케이블카 주변 상인(음성변조) : "처음엔 그만큼 기대를 많이 했는데 실망도 커서.... 위에 (식당이) 많이 생겼는데 문을 닫아서.. 다 닫았어요. 이 근처 식당에 문 여는 건 우리 밖에 없을 거예요."

케이블카 설치를 반대했던 시민단체들은 케이블카는 반짝 효과일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이철헌(밀양참여시민연대 대표) : "개장 초기에는 어디나 반짝 탑승객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조금 지나면 이것이 급격히 탑승객이 줄어드는 것이거든요. 많은 탑승객들을 예상하고 주위에 많은 개발들을 하게 됐습니다. 그럼으로 인해서 오히려 이분들은 더 손실을 입게 된 것이죠."

섣부른 개발이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얘기입니다.

<인터뷰> 김태윤(전경련 팀장) : "그 지역에 맞는 프로그램들을 찾고 예를 들어서 임도를 통한 트래킹을 하는 곳도 있을 수 있을 것이고 다른 곳은 케이블카를 통한 관광을 증진할 수 있는 방법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식의 지자체가 자기에 맞는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기 위해 사전적으로 아이디어를 모집하고..."

지역의 특색과 관광 인프라를 고려해 치밀한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면 케이블카는 경제적 이익은 고사하고 환경파괴만 불러오는 난개발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이 자리에 김영민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지금 상당수 지방자치단체에서 케이블카 설치를 요구하고 있는데요.

케이블카가 생기면 지역 경제발전에 도움일 될 거란 기대감 때문인가요?

<답변>
네, 지자체마다 관광 활성화를 위해 케이블카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지리산 권역의 경우 모든 지자체장들이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케이블카 사업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죠.

설치 논의가 불붙었다가 중단되기를 반복하다 다시금 전국적으로 케이블카 설치 요구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그 과정을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우리나라 국립공원 1호인 지리산.

지난해에만 2백80만 명의 탐방객이 찾은 동서 백여 리, 천여 종의 동식물이 살아가는 명산입니다.

이 지리산 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서로 설치하겠다며 경남 함양과 산청, 전남 구례, 전북 남원 등 4개 시군이 7년째 경쟁하고 있습니다.

짧게는 3.1km, 길게는 6.6km. 주변 경관 등을 고려해 지자체마다의 노선을 내세웠습니다.

<인터뷰> 이환주(남원시장) : "현재 뱀사골 계곡 그 일원은 국립공원이면서 국립공원에서 제척된 지역이 있기 때문에 케이블카를 계기로 해서 그 지역의 관광을 살릴 수 있는 모티브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더 많은 이들이 지리산을 찾아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거라는 기대가 주된 경쟁 이유입니다.

<인터뷰> 손기욱(함양군 지역전략담당 계장) : "최적의 조망과 광역 접근성 그리고 최소한의 환경훼손, 지방자치단체의 재정건전성 등이 비교우위에 판단되기 때문에"

<인터뷰> 김신종(구례군 삭도추진단장) : "연간 40만명 이상의 차량이 통행하면서 대기가 오염되고 로드킬을 발생시키고 대체 수단으로 케이블카가 유일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산청케이블카 추진위원회 계장 : "상수도보호구역 수변구역 이렇게 해서 우리 산청군이 굉장히 많은 제약을 받고 있습니다. 케이블카로 인해서 관광자원화시키고.. 2012년 6월 환경부 공원위원회는 환경 훼손, 불확실한 경제성 등을 이유로 4개 지자체의 케이블카 사업을 부결시킨 바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2월 윤성규 환경부 장관이 호남과 영남에서 1곳씩 신청하면 심의 후 결정하겠다고 말한 뒤 다시금 경쟁이 불붙었습니다."

<인터뷰> 유태철(환경부 공원생태과장) : "지자체에서 제출한 국립공원케이블카 설치 운영계획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럼하기 위해 공청회를 개최하고 (이후)국립공원위원회에서 민간 전문위원회 종합검토보고서를 토대로 현장을 확인한 후 심의를 거쳐 최종선정여부를 결정합니다"

또 다른 국립공원인 설악산.

환경 훼손 논란 등으로 2012년과 지난해 두 차례 부결됐던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사업이 내년 건설을 목표로 재추진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은 겁니다.

<인터뷰> 최경환(경제부총리) : "설악산, 남산 다 하려고하는데, 그게 무슨 환경파괴하고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요새는 기술이 발달돼가지고요 헬리콥터로 딱딱 꽂으면 길을 쫙 내고 파괴할 필요도 없습니다. 과거처럼 길을 뚫고, 자재를 나르기 위한 기둥과 선로를 따로 지을 필요없이 지주, 시멘트 등 모든 자재를 헬기로 날라 조립만 하면 된다는 겁니다. 설악산 케이블카는 현재 양양군 오색에서 대청봉 부근까지 4개 노선 중 하나를 선정하는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태윤(전경련 팀장) : "너무 양분법으로 접근을 하는 것 같습니다. 보전 아니면 개발로 생각을 하는데요. 가만히 두는 것이 보전은 아닙니다. 충분히 파괴가 아니라 더 긍정적인 방면으로 보전이 되는 산악 비즈니스가 발전될 것입니다"

하지만, 환경 훼손을 우려하는 환경단체는 모든 국립공원 내 케이블카 설치에 대해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남동쪽으로 틀어서 올라가다가 마지막 거의 1km 지점에서.. 케이블카가 설치되고 산 정상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정상 부근의 자연환경이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환경단체의 반대 이윱니다.

<인터뷰> 김휘근(지리산생명연대 팀장) : "등산로의 폭이 기존의 최대 3배 이상까지 넓어지게 되는 거죠. 등산로폭이 굉장히 넓어지게 되면 이쪽에 있는 숲과 옆에 있던 다른 숲이 양쪽 숲이 원래는 하나였던 숲이 나뉘게 되면서 생태계 역시 단절되는 효과를 가져오게 되거든요"

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대신 부근의 등산로를 없애는 방안도 실효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규석(녹색연합 자연생태국장) : "등산로를 폐쇄하고 케이블카를 이용해서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것만 원칙적으로 고수한다 하더라도 그게 실질적으로 관철되거나 유지될 가능성은 경험상 비춰보면 굉장히 어렵다라는 겁니다."

1980년 내장산 케이블카 이후 지금까지 34년째 국립공원 내 관광 케이블카에 대한 신규 허가는 나지 않았습니다.

현재 케이블카 설치를 희망하는 지자체는 전국 10여 곳.

일부에서는 케이블카 설치시 주요 봉우리를 피하고, 왕복 노선을 전제로 기존 탐방로와 연계도 못하게 하는 등 설치 규제부터 과도하다고 지적합니다.

하지만, 환경 보전을 위해선 이런 조치는 최소한의 규제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사람들 또한 의견이 갈립니다.

<인터뷰> 김정숙(등산객) : "케이블카 필요 없어요. 걷는 게 좋죠. 건강에도 좋고 공기도 맑은 거 쐬고"

<인터뷰> 이학선(산청군 사천면) : "나이드신 분이나 장애인들이 오시면 산만 쳐다보고 가시거든요. 케이블카가 놔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질문>
개발이냐? 보전이냐? 항상 충돌하는 문제인데요, 그런데, 이렇세 상충하는 듯한 케이블카 이슈에 대해 외국은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는지 궁금한데요.

<답변>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요.

연간 200만명이 찾는 호주 '쿠란타 스카이레일' 케이블카처럼 성공적인 경우도 있고, 중국 태산과 황산에 거미줄처럼 놓인 케이블카처럼 산림 훼손은 물론, 과거의 비경도 잃었다는 비판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케이블카 설치가 그 지역, 그 조건에 맞느냐 아니냐에 달려있을 겁니다.

우리와는 상황이 일부 다를 수 있지만, 일본 국립공원들의 사례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도쿄, 이재호 특파원이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도쿄,이재호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일본 기타 알프스에 있는 세계적인 관광명소 '다테야마 국립공원'

해발 3천 미터가 넘는 고봉으로, 온통 새하얀 눈 속에 파묻혀 있습니다.

워낙 눈이 많이 와 4월부터 11월까지 7개월 동안만 개방되는데 연간 200만 명이 넘게 찾고 있습니다.

특히 길 양쪽에 높이 20m가 넘는 눈 벽을 만든 '유키노 오타니'는 전 세계 관광객이 꼭 한번은 찾고 싶게 만드는 관광상품입니다.

'다테야마'에는 아직도 눈이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초록의 산야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이 펼쳐집니다.

자연환경이 이렇게 원형 그대로 보전될 수 있는데는 일본만의 비결이 있습니다.

<녹취> 베노아(스위스 관광객) : "스위스의 산과 강에 익숙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이곳 다테야마는 스위스보다 더 아름다운 것 같아요."

자동차 접근을 최대한 막고 여러가지 무공해 이동수단을 이용하도록 한 것입니다.

다테야마 기차 역에서 산 중턱까지 500m 정도는 '산악열차'를 이용해 올라갑니다.

우리의 케이블 카와는 조금 다른 것으로, 계곡 숲을 따라 철로를 설치해 자연 훼손을 최소화했습니다.

해발 2,450m 지점까지는 공해 발생이 거의 없는 '하이브리드 버스'로 갈아타고 아름다운 풍광을 즐깁니다.

버스 종점에 다다르면 3천미터가 넘는 정상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이곳에서 산의 반대편으로는 터널이 뚫려 있고, 전기로 움직이는 '트롤리 버스'가 관광객들을 실어나릅니다.

산 속을 관통해 자연 경관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관광에 편리하도록 한 겁니다.

<녹취> 시로(다테야마 환경연합회장) : "(다테야마에) 전부 도로를 만드는 것으로 계획을 했었지만, 자연환경을 보호할 수 없어서 터널을 뚫었습니다."

3.7km가량 펼쳐지는 산속 터널을 10분 가량 지나면서 관광객들은 그 규모에 압도당합니다.

경사가 급해 터널을 뚫기 어려운 1.7km는 우리가 케이블 카로 부르는 '로프웨이'를 설치해 환경 훼손을 최소화했습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쿠로베 댐과 주변 기타 알프스가 펼치는 풍광을 지켜보는 관광객들은 탄성을 저절로 터뜨립니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면 또 다시 터널로 들어가 '산악열차'를 타고 이동합니다.

산속 800m 구간을 뚫어 쿠로베 댐까지 연결한 겁니다.

해발 1,455m에 위치한 쿠로베 댐에서 방류할 때면 아름다운 무지개가 나타납니다.

<녹취> 윈선 옌(홍콩 관광객) : "(터널이) 산과 나무를 가리지 않아요. 지하에 시설을 숨겨서 짓길 정말 잘한 것 같아요."

다테야마 역에서 이 쿠로베 댐까지 관광코스로 만들기 위해 3,015m의 고봉을 모두 5개의 청정 이동수단을 이용하도록 한 것입니다.

산악열차에 이어 무공해 하이브리드 버스,이어서 트롤리 버스로 갈아 타고 터널을 지나 산 반대편으로 가면...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간 뒤, 다시 터널에서 산악열차로 목적지 쿠로베 댐에 다다르는 것입니다.

터널을 뚫고 선로를 설치하느라 초기 공사비는 많이 들지만, 한번 설치하면 영구 사용할 수 있고, 환경훼손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녹취> 손해석(한국 관광객) : "터널까지 뚫어가면서 환경훼손을 최소화시키면서 관광명소를 개발하는 것을 보고 감명깊게 봤습니다."

승용차를 산 밑에 두고 이 5가지 청정수단을 이용하는 비용은 우리 돈 10만 원이 넘습니다.

하지만,불만은 거의 없습니다.

<녹취> 하야카미(일본 관광객) : "(티켓값이) 비싸다고는 생각하지만, 자연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면은 그렇게 비싸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자연환경 보호를 위해 감수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철저한 환경보호 정책으로 거의 자연상태로 보존되면서 다테야마는 전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도쿄 인근의 세계적인 관광명소 '하코네'

해발 1,000m가 넘는 고봉을 배경으로 호수를 가로지르는 유람선은 한 폭의 그림입니다.

연간 2천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고 있습니다.

이 하코네에도 등산 열차와 산악열차, 케이블카 등 3개의 탈 것을 이용해 정상에 오릅니다.

등산 열차는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산을 따라 지그재그로 건설됐습니다.

<녹취> 오카(하코네 등산열차 철도과장) : "개통 당시부터 하코네 산의 자연을 파괴하지 않기 위해 산을 따라서 철로 연결을 했습니다."

산악열차는 계곡 숲을 따라 레일을 설치해 울창한 숲과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어 케이블카가 해발 1,100m 정상까지 이어줍니다.

이 때문에 지체 장애인들도 휠체어를 타고 정상에 오를 수 있습니다.

<녹취> 나카무라 히카리(지체 장애인) : "높은 산에 올라 경치를 보니까 너무 좋네요, 전망도 좋고요."

노인들은 물론, 어린아이들도 부모와 함께 높은 산까지 오를 수 있습니다.

<녹취> 아소(70세/관광객) : "여러가지 탈 것들이 있기 때문에 숙소에만 있지 않고 경치 등을 즐길 수 있어서 좋습니다.

<녹취> 도케시(아이 엄마) : "로프웨이(케이블카)가 있어서 아이와 함께 이렇게 높은 산에 올 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산 정상에서 맛보는 온천 물로 익힌 '구로 타마고'는 그야말로 꿀맛입니다.

이렇게 일본의 국립공원이 케이블 카 등의 설치에 적극적인 것은 환경 보존도 중요하지만,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권리도 그에 못지 않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녹취> 다카하시(환경성 하코네 사무소장) : "자연보호 뿐만 아니라, 자연을 이용하는 관점도 있기 때문에 국립공원 이용자를 위한 시설은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시민단체들도 환경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개발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녹취> 오카(하코네 등산열차 철도과장) : "시민단체의 반대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하코네 운송수단이 빨리 설치돼야 한다고 지원했습니다."

일본의 이런 국립공원 정책이 우리에 곧바로 적용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일본은 국립공원 지정 전부터 일찌감치 케이블 카 등이 설치된 곳이 많습니다.

지정 이후에는 설치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지만, 환경 못지 않게 관광도 중요시하는 의식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녹취> 다카하시(환경성 하코네 사무소장) :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관광객 편의를 위해서,그리고 자연환경과 경관에 영향이 없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일본 사례는 케이블에 대한 찬성과 반대를 떠나, 합리적으로 어떤 것이 옳은 지를 판단해가는 과정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결국 자연을 아끼고, 훼손을 최소화하려는 의식과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환경 보존과 개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비결의 실마리는 먼 곳에 있지 않습니다.

<질문>
케이블카 설치 논란이 당분간 계속될 것 같은데요.

우리나라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쉽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답변>
당장 내년 상반기 정도까지 지자체에서 케이블카 계획안을 제출하면 내년 중하반기 내에 심의 결과가 나올텐데요.

그때까지 케이블카 설치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 같습니다.

중요한 건 개발이냐 보존이냐만으로 구분해 따지는 것을 넘어서 산과 사람 모두를 치유할 수 있는 그 해법을 찾는 게 우선돼야 할 것입니다.

<앵커 멘트>

네, 김영민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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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 타고 갈까? 걸어 갈까?
    • 입력 2014-09-12 15:58:08
    • 수정2015-10-08 02:13:05
    취재파일K
<앵커 멘트>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상에서 즐기는 생활체육의 선호도를 보면 1위가 걷기, 2위가 등산입니다.

국토 대부분이 산지이고, 접근성이 높아 산을 찾는 인구가 그만큼 많은데요.

그런데 등산만 할 것이 아니라 산악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케이블카 설치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 취재파일K에선 전국 곳곳에서 불고 있는 케이블카 추진 열풍과 이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먼저, 양성모 기자가 케이블카가 설치된 현장들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케이블카가 출발하자, 창 밖으로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수려한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국내에서 가장 긴 1975미터 길이의 선로를 따라 통영 미륵산을 오르내리는 한려수도 케이블카입니다.

<인터뷰> 이주영(케이블카 승객) : "좋은 얘기 많이 듣고 왔는데 기대 이상으로 많이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상부 역사에 도착해 계단을 따라 오르면, 해발 461미터, 날씨가 좋은 날이면 일본 대마도가 보입니다.

이런 풍경을 즐기기 위해 해마다 백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한려수도 케이블카에 오릅니다.

<인터뷰> 황철웅(충북 청주) : "말로만 듣다가 오늘 처음 봤는데 참 너무 좋습니다. 우리 가족들하고 모처럼 여행 와서 좋은 추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2008년 4월 운행을 시작한 한려수도 케이블카는 이듬해인 2009년 누적 탑승객 100만 명을 돌파한 이후 2010년 3백만, 2012년 5백만에 이어 지난해 7백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하루 평균 4천 명이 몰린 겁니다.

벽화마을로 유명한 동피랑.

이젠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도 케이블카는 인기 코스가 됐습니다.

<인터뷰> 최유리(전북 군산) : "여기랑 조각공원이랑 이순신 공원, 그리고 케이블카 타고. (케이블카가 오늘 하이라이트예요?) 네, 인터넷 검색도 했고, 어제 게스트 하우스에서 묵으면서 사람들이 거기는 꼭 가봐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통영을 찾는다는 관광객도 있습니다.

<인터뷰> 최윤정(울산시 신정동) : "통영에 케이블카 타러 일부러 온 것 같아요. (기대되시나요? 어떠세요?) 네, 기대돼요."

관광객이 몰리면서 지역 상인들도 케이블카 덕을 보고 있습니다.

재래시장에까지 파급 효과가 미친 겁니다.

<인터뷰> 이은영(경남 통영) : "관광객이 오시면 꿀빵 꼭 사갖고 가시거든요. 그러니까 저희도 많이 덕을 보는 거죠. 케이블카 때문에"

<인터뷰> 현숙이(경남 통영) : "(케이블카 덕 좀 많이 보세요?) 예, 많이 봅니다. ( 손님이 더 많아졌어요?) 많아졌어요. 케이블카 때문에 통영이 많이 살아났다 아닙니까?"

자막 케이블카를 운영하는 통영관광개발공사의 지난해 매출은 110억 원,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연간 최대 천 5백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통영 지역 총생산의 6.5%에 해당하는 액수로, 인구 13만여 명의 통영시가 1년 동안 거둬들이는 지방세 천백억 원을 웃도는 수준입니다.

이런 선순환은 케이블카 외에도 다양한 관광 인프라가 있어서 가능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상균(통영관광개발공사 사장) : "박경리 기념관이라든지, 삼도수군 통제영을 비롯해가지고, 유치환 기념관, 동피랑 벽화마을이라든지 이와 같은 관광인프라가 골고루 발전해 있다, 이런 점에서 남해안의 관광지로서는 중심적인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

전국의 관광 케이블카는 한려수도 케이블카를 포함해 모두 22곳.

그러나 모든 케이블카가 성공적이지는 않습니다.

구름이 걷히면서 호랑이의 형상을 닮았다는 백호바위가 신비스런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른바 '영남 알프스'라 불리며 수려한 산세를 자랑하는 가지산 도립공원.

밀양 얼음골에서부터 해발 1020미터 천황산 중턱을 오르는 케이블카가 설치돼 있습니다.

<인터뷰> 박정(케이블카 승객) : "한번 꼭 타보고 싶었는데 타보니까 아주 풍광이 좋네요. 넓게 잘 보이고.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경치 좋은 것 같습니다."

지난 2012년 9월 운행을 시작한 밀양 얼음골 케이블카.

개장 초기엔 하루 평균 탑승객이 2천 명을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상부승강장 높이를 불법으로 높이고 작업로를 만든다며 산림을 훼손한 사실이 적발되면서 개장 두 달 만에 운행을 멈췄습니다.

<인터뷰> 조현만(한국화이바 케이블카 사업 본부장/2013. 1. 25. 오종우(창원) 불법 투성이에 면죄부) : "작업로 훼손 문제는 지금 2월까지는 동계라서 복원할 수 없고, 3월 달 되면 복원을 할 계획에 있습니다."

지난해 5월 운행은 재개됐지만 하루 평균 탑승객은 천2백 명으로 뚝 떨어졌고, 올해는 700명 수준을 겨우 유지하고 있습니다.

케이블카 운영사는 지난해 말 왕복요금을 30% 가까이 인상했습니다.

적자 때문이었는데요, 그러나 최근에도 이용객 수가 늘지 않으면서 얼음골 케이블카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케이블카 설치로 내심 관광 특수를 기대했던 주변 지역 상인들은 실망감이 역력합니다.

<녹취> 케이블카 주변 상인(음성변조) : "처음엔 그만큼 기대를 많이 했는데 실망도 커서.... 위에 (식당이) 많이 생겼는데 문을 닫아서.. 다 닫았어요. 이 근처 식당에 문 여는 건 우리 밖에 없을 거예요."

케이블카 설치를 반대했던 시민단체들은 케이블카는 반짝 효과일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이철헌(밀양참여시민연대 대표) : "개장 초기에는 어디나 반짝 탑승객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조금 지나면 이것이 급격히 탑승객이 줄어드는 것이거든요. 많은 탑승객들을 예상하고 주위에 많은 개발들을 하게 됐습니다. 그럼으로 인해서 오히려 이분들은 더 손실을 입게 된 것이죠."

섣부른 개발이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얘기입니다.

<인터뷰> 김태윤(전경련 팀장) : "그 지역에 맞는 프로그램들을 찾고 예를 들어서 임도를 통한 트래킹을 하는 곳도 있을 수 있을 것이고 다른 곳은 케이블카를 통한 관광을 증진할 수 있는 방법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식의 지자체가 자기에 맞는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기 위해 사전적으로 아이디어를 모집하고..."

지역의 특색과 관광 인프라를 고려해 치밀한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면 케이블카는 경제적 이익은 고사하고 환경파괴만 불러오는 난개발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이 자리에 김영민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지금 상당수 지방자치단체에서 케이블카 설치를 요구하고 있는데요.

케이블카가 생기면 지역 경제발전에 도움일 될 거란 기대감 때문인가요?

<답변>
네, 지자체마다 관광 활성화를 위해 케이블카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지리산 권역의 경우 모든 지자체장들이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케이블카 사업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죠.

설치 논의가 불붙었다가 중단되기를 반복하다 다시금 전국적으로 케이블카 설치 요구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그 과정을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우리나라 국립공원 1호인 지리산.

지난해에만 2백80만 명의 탐방객이 찾은 동서 백여 리, 천여 종의 동식물이 살아가는 명산입니다.

이 지리산 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서로 설치하겠다며 경남 함양과 산청, 전남 구례, 전북 남원 등 4개 시군이 7년째 경쟁하고 있습니다.

짧게는 3.1km, 길게는 6.6km. 주변 경관 등을 고려해 지자체마다의 노선을 내세웠습니다.

<인터뷰> 이환주(남원시장) : "현재 뱀사골 계곡 그 일원은 국립공원이면서 국립공원에서 제척된 지역이 있기 때문에 케이블카를 계기로 해서 그 지역의 관광을 살릴 수 있는 모티브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더 많은 이들이 지리산을 찾아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거라는 기대가 주된 경쟁 이유입니다.

<인터뷰> 손기욱(함양군 지역전략담당 계장) : "최적의 조망과 광역 접근성 그리고 최소한의 환경훼손, 지방자치단체의 재정건전성 등이 비교우위에 판단되기 때문에"

<인터뷰> 김신종(구례군 삭도추진단장) : "연간 40만명 이상의 차량이 통행하면서 대기가 오염되고 로드킬을 발생시키고 대체 수단으로 케이블카가 유일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산청케이블카 추진위원회 계장 : "상수도보호구역 수변구역 이렇게 해서 우리 산청군이 굉장히 많은 제약을 받고 있습니다. 케이블카로 인해서 관광자원화시키고.. 2012년 6월 환경부 공원위원회는 환경 훼손, 불확실한 경제성 등을 이유로 4개 지자체의 케이블카 사업을 부결시킨 바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2월 윤성규 환경부 장관이 호남과 영남에서 1곳씩 신청하면 심의 후 결정하겠다고 말한 뒤 다시금 경쟁이 불붙었습니다."

<인터뷰> 유태철(환경부 공원생태과장) : "지자체에서 제출한 국립공원케이블카 설치 운영계획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럼하기 위해 공청회를 개최하고 (이후)국립공원위원회에서 민간 전문위원회 종합검토보고서를 토대로 현장을 확인한 후 심의를 거쳐 최종선정여부를 결정합니다"

또 다른 국립공원인 설악산.

환경 훼손 논란 등으로 2012년과 지난해 두 차례 부결됐던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사업이 내년 건설을 목표로 재추진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은 겁니다.

<인터뷰> 최경환(경제부총리) : "설악산, 남산 다 하려고하는데, 그게 무슨 환경파괴하고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요새는 기술이 발달돼가지고요 헬리콥터로 딱딱 꽂으면 길을 쫙 내고 파괴할 필요도 없습니다. 과거처럼 길을 뚫고, 자재를 나르기 위한 기둥과 선로를 따로 지을 필요없이 지주, 시멘트 등 모든 자재를 헬기로 날라 조립만 하면 된다는 겁니다. 설악산 케이블카는 현재 양양군 오색에서 대청봉 부근까지 4개 노선 중 하나를 선정하는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태윤(전경련 팀장) : "너무 양분법으로 접근을 하는 것 같습니다. 보전 아니면 개발로 생각을 하는데요. 가만히 두는 것이 보전은 아닙니다. 충분히 파괴가 아니라 더 긍정적인 방면으로 보전이 되는 산악 비즈니스가 발전될 것입니다"

하지만, 환경 훼손을 우려하는 환경단체는 모든 국립공원 내 케이블카 설치에 대해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남동쪽으로 틀어서 올라가다가 마지막 거의 1km 지점에서.. 케이블카가 설치되고 산 정상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정상 부근의 자연환경이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환경단체의 반대 이윱니다.

<인터뷰> 김휘근(지리산생명연대 팀장) : "등산로의 폭이 기존의 최대 3배 이상까지 넓어지게 되는 거죠. 등산로폭이 굉장히 넓어지게 되면 이쪽에 있는 숲과 옆에 있던 다른 숲이 양쪽 숲이 원래는 하나였던 숲이 나뉘게 되면서 생태계 역시 단절되는 효과를 가져오게 되거든요"

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대신 부근의 등산로를 없애는 방안도 실효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규석(녹색연합 자연생태국장) : "등산로를 폐쇄하고 케이블카를 이용해서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것만 원칙적으로 고수한다 하더라도 그게 실질적으로 관철되거나 유지될 가능성은 경험상 비춰보면 굉장히 어렵다라는 겁니다."

1980년 내장산 케이블카 이후 지금까지 34년째 국립공원 내 관광 케이블카에 대한 신규 허가는 나지 않았습니다.

현재 케이블카 설치를 희망하는 지자체는 전국 10여 곳.

일부에서는 케이블카 설치시 주요 봉우리를 피하고, 왕복 노선을 전제로 기존 탐방로와 연계도 못하게 하는 등 설치 규제부터 과도하다고 지적합니다.

하지만, 환경 보전을 위해선 이런 조치는 최소한의 규제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사람들 또한 의견이 갈립니다.

<인터뷰> 김정숙(등산객) : "케이블카 필요 없어요. 걷는 게 좋죠. 건강에도 좋고 공기도 맑은 거 쐬고"

<인터뷰> 이학선(산청군 사천면) : "나이드신 분이나 장애인들이 오시면 산만 쳐다보고 가시거든요. 케이블카가 놔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질문>
개발이냐? 보전이냐? 항상 충돌하는 문제인데요, 그런데, 이렇세 상충하는 듯한 케이블카 이슈에 대해 외국은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는지 궁금한데요.

<답변>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요.

연간 200만명이 찾는 호주 '쿠란타 스카이레일' 케이블카처럼 성공적인 경우도 있고, 중국 태산과 황산에 거미줄처럼 놓인 케이블카처럼 산림 훼손은 물론, 과거의 비경도 잃었다는 비판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케이블카 설치가 그 지역, 그 조건에 맞느냐 아니냐에 달려있을 겁니다.

우리와는 상황이 일부 다를 수 있지만, 일본 국립공원들의 사례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도쿄, 이재호 특파원이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도쿄,이재호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일본 기타 알프스에 있는 세계적인 관광명소 '다테야마 국립공원'

해발 3천 미터가 넘는 고봉으로, 온통 새하얀 눈 속에 파묻혀 있습니다.

워낙 눈이 많이 와 4월부터 11월까지 7개월 동안만 개방되는데 연간 200만 명이 넘게 찾고 있습니다.

특히 길 양쪽에 높이 20m가 넘는 눈 벽을 만든 '유키노 오타니'는 전 세계 관광객이 꼭 한번은 찾고 싶게 만드는 관광상품입니다.

'다테야마'에는 아직도 눈이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초록의 산야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이 펼쳐집니다.

자연환경이 이렇게 원형 그대로 보전될 수 있는데는 일본만의 비결이 있습니다.

<녹취> 베노아(스위스 관광객) : "스위스의 산과 강에 익숙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이곳 다테야마는 스위스보다 더 아름다운 것 같아요."

자동차 접근을 최대한 막고 여러가지 무공해 이동수단을 이용하도록 한 것입니다.

다테야마 기차 역에서 산 중턱까지 500m 정도는 '산악열차'를 이용해 올라갑니다.

우리의 케이블 카와는 조금 다른 것으로, 계곡 숲을 따라 철로를 설치해 자연 훼손을 최소화했습니다.

해발 2,450m 지점까지는 공해 발생이 거의 없는 '하이브리드 버스'로 갈아타고 아름다운 풍광을 즐깁니다.

버스 종점에 다다르면 3천미터가 넘는 정상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이곳에서 산의 반대편으로는 터널이 뚫려 있고, 전기로 움직이는 '트롤리 버스'가 관광객들을 실어나릅니다.

산 속을 관통해 자연 경관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관광에 편리하도록 한 겁니다.

<녹취> 시로(다테야마 환경연합회장) : "(다테야마에) 전부 도로를 만드는 것으로 계획을 했었지만, 자연환경을 보호할 수 없어서 터널을 뚫었습니다."

3.7km가량 펼쳐지는 산속 터널을 10분 가량 지나면서 관광객들은 그 규모에 압도당합니다.

경사가 급해 터널을 뚫기 어려운 1.7km는 우리가 케이블 카로 부르는 '로프웨이'를 설치해 환경 훼손을 최소화했습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쿠로베 댐과 주변 기타 알프스가 펼치는 풍광을 지켜보는 관광객들은 탄성을 저절로 터뜨립니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면 또 다시 터널로 들어가 '산악열차'를 타고 이동합니다.

산속 800m 구간을 뚫어 쿠로베 댐까지 연결한 겁니다.

해발 1,455m에 위치한 쿠로베 댐에서 방류할 때면 아름다운 무지개가 나타납니다.

<녹취> 윈선 옌(홍콩 관광객) : "(터널이) 산과 나무를 가리지 않아요. 지하에 시설을 숨겨서 짓길 정말 잘한 것 같아요."

다테야마 역에서 이 쿠로베 댐까지 관광코스로 만들기 위해 3,015m의 고봉을 모두 5개의 청정 이동수단을 이용하도록 한 것입니다.

산악열차에 이어 무공해 하이브리드 버스,이어서 트롤리 버스로 갈아 타고 터널을 지나 산 반대편으로 가면...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간 뒤, 다시 터널에서 산악열차로 목적지 쿠로베 댐에 다다르는 것입니다.

터널을 뚫고 선로를 설치하느라 초기 공사비는 많이 들지만, 한번 설치하면 영구 사용할 수 있고, 환경훼손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녹취> 손해석(한국 관광객) : "터널까지 뚫어가면서 환경훼손을 최소화시키면서 관광명소를 개발하는 것을 보고 감명깊게 봤습니다."

승용차를 산 밑에 두고 이 5가지 청정수단을 이용하는 비용은 우리 돈 10만 원이 넘습니다.

하지만,불만은 거의 없습니다.

<녹취> 하야카미(일본 관광객) : "(티켓값이) 비싸다고는 생각하지만, 자연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면은 그렇게 비싸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자연환경 보호를 위해 감수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철저한 환경보호 정책으로 거의 자연상태로 보존되면서 다테야마는 전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도쿄 인근의 세계적인 관광명소 '하코네'

해발 1,000m가 넘는 고봉을 배경으로 호수를 가로지르는 유람선은 한 폭의 그림입니다.

연간 2천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고 있습니다.

이 하코네에도 등산 열차와 산악열차, 케이블카 등 3개의 탈 것을 이용해 정상에 오릅니다.

등산 열차는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산을 따라 지그재그로 건설됐습니다.

<녹취> 오카(하코네 등산열차 철도과장) : "개통 당시부터 하코네 산의 자연을 파괴하지 않기 위해 산을 따라서 철로 연결을 했습니다."

산악열차는 계곡 숲을 따라 레일을 설치해 울창한 숲과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어 케이블카가 해발 1,100m 정상까지 이어줍니다.

이 때문에 지체 장애인들도 휠체어를 타고 정상에 오를 수 있습니다.

<녹취> 나카무라 히카리(지체 장애인) : "높은 산에 올라 경치를 보니까 너무 좋네요, 전망도 좋고요."

노인들은 물론, 어린아이들도 부모와 함께 높은 산까지 오를 수 있습니다.

<녹취> 아소(70세/관광객) : "여러가지 탈 것들이 있기 때문에 숙소에만 있지 않고 경치 등을 즐길 수 있어서 좋습니다.

<녹취> 도케시(아이 엄마) : "로프웨이(케이블카)가 있어서 아이와 함께 이렇게 높은 산에 올 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산 정상에서 맛보는 온천 물로 익힌 '구로 타마고'는 그야말로 꿀맛입니다.

이렇게 일본의 국립공원이 케이블 카 등의 설치에 적극적인 것은 환경 보존도 중요하지만,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권리도 그에 못지 않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녹취> 다카하시(환경성 하코네 사무소장) : "자연보호 뿐만 아니라, 자연을 이용하는 관점도 있기 때문에 국립공원 이용자를 위한 시설은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시민단체들도 환경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개발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녹취> 오카(하코네 등산열차 철도과장) : "시민단체의 반대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하코네 운송수단이 빨리 설치돼야 한다고 지원했습니다."

일본의 이런 국립공원 정책이 우리에 곧바로 적용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일본은 국립공원 지정 전부터 일찌감치 케이블 카 등이 설치된 곳이 많습니다.

지정 이후에는 설치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지만, 환경 못지 않게 관광도 중요시하는 의식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녹취> 다카하시(환경성 하코네 사무소장) :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관광객 편의를 위해서,그리고 자연환경과 경관에 영향이 없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일본 사례는 케이블에 대한 찬성과 반대를 떠나, 합리적으로 어떤 것이 옳은 지를 판단해가는 과정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결국 자연을 아끼고, 훼손을 최소화하려는 의식과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환경 보존과 개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비결의 실마리는 먼 곳에 있지 않습니다.

<질문>
케이블카 설치 논란이 당분간 계속될 것 같은데요.

우리나라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쉽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답변>
당장 내년 상반기 정도까지 지자체에서 케이블카 계획안을 제출하면 내년 중하반기 내에 심의 결과가 나올텐데요.

그때까지 케이블카 설치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 같습니다.

중요한 건 개발이냐 보존이냐만으로 구분해 따지는 것을 넘어서 산과 사람 모두를 치유할 수 있는 그 해법을 찾는 게 우선돼야 할 것입니다.

<앵커 멘트>

네, 김영민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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