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사 독립선언…유통사 벗어나 직접 서비스

모바일 게임 개발사들이 대형 유통사(퍼블리셔)의 품을 벗어나 직접 서비스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과거에는 인지도가 낮은 개발사들이 대형 퍼블리셔의 유통망을 통해 안정적으로 게임을 내놓으려는 경향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조금씩 '독립선언'을 하는 추세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안드로이드폰용 애플리케이션(앱) 장터인 구글플레이의 무료게임 순위를 보면 대형 퍼블리셔를 거치지 않은 자체 개발작이 50위권 내에 21종이나 자리잡고 있다.

이들 중에는 국민게임 반열에 오른 '애니팡' 등을 선보이며 높은 인기를 누린 선데이토즈처럼 원래부터 퍼블리셔 없이 자체 서비스를 한 업체들도 있지만 퍼블리셔 밑에 있다가 자체 서비스로 방향을 선회한 회사들도 많다.

넷마블을 통해 '학교 2014'를 선보였던 라쿤소프트가 대표적이다.

라쿤소프트가 개발하고 자체 서비스까지 나선 '돌리돌리푸 포 카카오(for kakao)'는 현재 구글플레이 무료인기 순위와 카카오 게임 무료인기 순위에서 동반 1위에 오르는 등 순항하고 있다.

게임빌을 통해 '촉앤톡'을 출시했던 어섬피스는 자체 서비스 게임 '좀비고: 퍼스트 블러드'를 구글플레이 무료인기 순위 20위에 올려놓았고, 바른손게임즈를 통해 '바둑'을 선보인 모노몹 역시 자체 서비스 게임 '오목'을 카카오 게임 순위 5위에 올렸다.

규모가 큰 업체에서 일하던 구성원들이 회사를 나와 창업하면서 서비스까지 직접 감행한 곳도 있다.

위메이드 개발자 출신인 권원석 대표가 창업한 두바퀴소프트는 '몬스터도어즈: 룬의 아이들 포 카카오'를 자체 서비스를 통해 카카오 게임 27위에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조이시티 출신 김명수 대표의 개발사 눈보라도 '저승사자 포 카카오'를 자체 서비스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업체들이 잇달아 대형 퍼블리셔로부터 독립에 나선 것은, 최근 들어 대형 퍼블리셔의 게임이 순위 하위권에 머무는 등 신작 부진 현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규모의 경제' 등에 따라 대형 퍼블리셔가 밀어주는 게임이 탄력을 받아 신규 가입자를 많이 모으고 선전했던 것과는 다소 다른 양상이다.

이에 따라 '대형 퍼블리셔를 굳이 끼고 게임을 내야 하나' 하는 고민이 모바일 게임 개발사들 사이에서 늘었다.

매출이 발생하면 대형 퍼블리셔와 나눠야 하는 구조도 중소 모바일 게임 개발사로서는 부담이다.

여기에 이미 플랫폼 사업자가 된 카카오톡·라인을 통해 마케팅이나 광고 등이 가능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를 통해 어느 정도 마케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대형 퍼블리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며 "퍼블리셔 덕분에 수익이 늘더라도 어차피 다시 나눠야 하기 때문에 차라리 직접 서비스에 나서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