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고가 ‘하이라인파크’ 어떤 모습될까?

입력 2014.09.24 (08:1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3일(현지시간) 철거하기로 했던 서울역 고가를 보존해 미국 뉴욕의 하이라인파크 같은 공원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혀 실현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역 고가 공원이 하이라인파크와 구조적, 탄생 과정 측면에서 비슷한 점은 원활한 사업을 기대하게 하지만, 재정 확보 문제와 일부 주민의 반대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보인다.

◇ 역사보존 위해 기사회생 '닮은꼴'…일대 명소 한눈에

서울역 고가 재생을 위한 벤치마킹 대상으로 하이라인파크가 선택된 것은 두 시설 사이에 공통점이 많기 때문이다. 이는 하이라인파크를 보면서 서울역 고가의 미래를 짐작해볼 수 있게 하는 근거가 된다.

하이라인파크는 지상 9m 높이에 만들어진 길이 2.5㎞의 공원으로, 17m 높이의 서울역 고가와 비슷한 여건에서 녹색 공간으로 변모했다.

1934년 개통된 고가 철로가 1980년 폐쇄돼 철거 위기에 처했다가 역사성 보존을 이유로 공원으로 조성된 점도 서울의 사정과 비슷하다.

하이라인파크 관리를 맡은 비영리단체 '하이라인의 친구들'의 로버트 해몬드(Robert Hammond) 대표는 "'왜 문제를 만드느냐'고 비난하던 사람들도 있었지만 이웃의 역사를 보존하는 게 가장 중요했다"고 말했다.

박 시장 역시 서울역 고가의 역사성을 강조하며 공원이 완공되면 일대 명소를 한 번에 잇는 구심점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서울역 고가 공원 조성을 통해 서울역, 한양도성, 숭례문, 남산공원, 남대문시장, 서소문역사공원 등을 연결하면 일대가 관광명소화돼 낙후한 지역경제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서울역 고가 공원에 보행로와 소규모 광장, 테라스 가든, 카페 등을 조성하고 엘리베이터와 연결로로 지상과 지하를 연결할 계획이다.

특히 고가 한가운데 하부에 서울역이 있어 이곳과 고가를 연결하면 대중교통의 결절점이 되고 상권도 활성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이라인파크의 공공건축가 황나현씨는 "서울역 고가는 하이라인파크 철로보다 높은 곳에 있어 하부에 공공공간을 조성하기도 좋고 여러모로 더 성공적인 프로젝트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 "지역단절 따른 상권침체" 반대도…재원 확보 방안은

그러나 서울시의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기까진 적지 않은 과제가 남아있다.

중구청에 따르면 남대문시장 상인들과 중림·회현동 주민들은 서울역 고가 공원화에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20년간 방치됐던 하이라인파크와 달리 서울역 고가는 안전 문제로 폐쇄되기 전까지 주요 도로로 기능 했는데 대체 도로 없이 공원을 만들면 회현동과 중림동 간 교통이 단절되고 지역경제도 침체할 것으로 우려했다.

김창숙 중림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연결 도로가 미흡해 차량이 우회하면 남대문로와 세종대로, 염천교 등 도심지 주요 도로의 혼잡이 가중된다"고 말했다.

상인과 주민들은 이날부터 서울역 고가 주변에서 1인 시위에 나섰고 공원 조성 반대 서명 운동도 벌일 계획이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남대문시장뿐만 아니라 그동안 단절된 지역을 연결하는 게 사업의 핵심"이라며 "시민 의견 수렴을 통해 윈윈(win-win)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난을 겪는 서울시가 순조롭게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하이라인파크 조성에는 1억 5천만 달러가 들었지만, 뉴욕시가 5천만 달러를 지원한 것 외에는 비영리단체 '하이라인의 친구들'이 모금을 통해 운영비 등 모든 재원을 마련했다.

서울역 고가 공원 조성에는 380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박 시장은 "일대 건물들과 연결로를 조성하면 건물 가치가 오르고 상권도 활성화되므로 건물주들의 공공기여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된다"며 "펀딩 등도 실현 가능할지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서울역 고가 ‘하이라인파크’ 어떤 모습될까?
    • 입력 2014-09-24 08:15:36
    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23일(현지시간) 철거하기로 했던 서울역 고가를 보존해 미국 뉴욕의 하이라인파크 같은 공원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혀 실현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역 고가 공원이 하이라인파크와 구조적, 탄생 과정 측면에서 비슷한 점은 원활한 사업을 기대하게 하지만, 재정 확보 문제와 일부 주민의 반대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보인다. ◇ 역사보존 위해 기사회생 '닮은꼴'…일대 명소 한눈에 서울역 고가 재생을 위한 벤치마킹 대상으로 하이라인파크가 선택된 것은 두 시설 사이에 공통점이 많기 때문이다. 이는 하이라인파크를 보면서 서울역 고가의 미래를 짐작해볼 수 있게 하는 근거가 된다. 하이라인파크는 지상 9m 높이에 만들어진 길이 2.5㎞의 공원으로, 17m 높이의 서울역 고가와 비슷한 여건에서 녹색 공간으로 변모했다. 1934년 개통된 고가 철로가 1980년 폐쇄돼 철거 위기에 처했다가 역사성 보존을 이유로 공원으로 조성된 점도 서울의 사정과 비슷하다. 하이라인파크 관리를 맡은 비영리단체 '하이라인의 친구들'의 로버트 해몬드(Robert Hammond) 대표는 "'왜 문제를 만드느냐'고 비난하던 사람들도 있었지만 이웃의 역사를 보존하는 게 가장 중요했다"고 말했다. 박 시장 역시 서울역 고가의 역사성을 강조하며 공원이 완공되면 일대 명소를 한 번에 잇는 구심점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서울역 고가 공원 조성을 통해 서울역, 한양도성, 숭례문, 남산공원, 남대문시장, 서소문역사공원 등을 연결하면 일대가 관광명소화돼 낙후한 지역경제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서울역 고가 공원에 보행로와 소규모 광장, 테라스 가든, 카페 등을 조성하고 엘리베이터와 연결로로 지상과 지하를 연결할 계획이다. 특히 고가 한가운데 하부에 서울역이 있어 이곳과 고가를 연결하면 대중교통의 결절점이 되고 상권도 활성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이라인파크의 공공건축가 황나현씨는 "서울역 고가는 하이라인파크 철로보다 높은 곳에 있어 하부에 공공공간을 조성하기도 좋고 여러모로 더 성공적인 프로젝트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 "지역단절 따른 상권침체" 반대도…재원 확보 방안은 그러나 서울시의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기까진 적지 않은 과제가 남아있다. 중구청에 따르면 남대문시장 상인들과 중림·회현동 주민들은 서울역 고가 공원화에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20년간 방치됐던 하이라인파크와 달리 서울역 고가는 안전 문제로 폐쇄되기 전까지 주요 도로로 기능 했는데 대체 도로 없이 공원을 만들면 회현동과 중림동 간 교통이 단절되고 지역경제도 침체할 것으로 우려했다. 김창숙 중림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연결 도로가 미흡해 차량이 우회하면 남대문로와 세종대로, 염천교 등 도심지 주요 도로의 혼잡이 가중된다"고 말했다. 상인과 주민들은 이날부터 서울역 고가 주변에서 1인 시위에 나섰고 공원 조성 반대 서명 운동도 벌일 계획이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남대문시장뿐만 아니라 그동안 단절된 지역을 연결하는 게 사업의 핵심"이라며 "시민 의견 수렴을 통해 윈윈(win-win)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난을 겪는 서울시가 순조롭게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하이라인파크 조성에는 1억 5천만 달러가 들었지만, 뉴욕시가 5천만 달러를 지원한 것 외에는 비영리단체 '하이라인의 친구들'이 모금을 통해 운영비 등 모든 재원을 마련했다. 서울역 고가 공원 조성에는 380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박 시장은 "일대 건물들과 연결로를 조성하면 건물 가치가 오르고 상권도 활성화되므로 건물주들의 공공기여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된다"며 "펀딩 등도 실현 가능할지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

  • 각 플랫폼에서 최근 1시간 동안 많이 본 KBS 기사를 제공합니다.

  • 각 플랫폼에서 최근 1시간 동안 많이 본 KBS 기사를 제공합니다.

  • 각 플랫폼에서 최근 1시간 동안 많이 본 KBS 기사를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