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기] ‘총기 천국’ 필리핀, 한국인도 불안 (9월 27일 방송)
입력 2014.09.25 (17:28)
수정 2014.09.25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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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는 경찰청의 허가만 받으면 누구나 총기를 소유할 수 있다. 필리핀에서 유통되는 총기는 약 390만 정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이중 불법 총기가 100만 정이나 된다. 그야말로 ‘총기 천국.’ 도로에서의 사소한 말다툼도 총기 사고로 이어지는 일이 다반사다. 경비원이 동료 경비원과 말다툼 끝에 총을 쏴 숨지게 한 일도 있었고, 지난해 12월 아키노 국제공항에서는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나 한 도시의 시장이 숨졌다. 최근 들어서는 한국인들이 총기에 피살되는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총을 이용한 살인 청부 역시 심심찮게 일어나면서 필리핀은 치안 불안이 극심한 상황이다.
필리핀의 살인사건 발생률은 10만 명당 8.9건으로 미국의 3배, 아시아에서는 제일 높다. 경찰은 나이트클럽 등 유흥업소뿐만 아니라 도시 곳곳에서 수시로 단속을 벌이지만 역부족이다. 등록된 총기는 약 2% 정도만 범죄에 관련될 정도로 아주 적고, 대부분의 범죄에는 불법 총기가 이용된다고 필리핀 경찰은 밝혔다.
취재진은 마닐라 시내의 한 빈민촌에서 어렵게 연락이 닿은 총기 중간 판매상을 만났다. 판매상은 구입을 원할 경우 6천에서 8천 페소를 먼저 지불해야 하며, 당연히 등록되지 않은 총이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총기의 출처에 대해서는 밝히기를 완강히 거부했다. 7천여 개의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 불법 총기는 경찰의 단속이 미치지 않는 외딴 섬에서 주로 제작된다. 2차 대전 당시 총을 만들던 기술이 전수됐고 생계를 위해 불법 총기를 제작하고 있는 것이다. 총기 판매상은 살인 청부도 가능하다고 털어놨다.
필리핀에 거주하는 우리 교민은 8만 명에 이른다. 관광객도 한해 백만 명을 넘고 있다. 넘쳐나는 총기에 한국인 피해도 갈수록 늘고 있는 상황. 올해 필리핀에서 한국인 8명이 피살됐고, 지난해에도 살인사건이 13건이나 일어나면서 필리핀은 한국인 대상 범죄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지역이 됐다. 교민들은 불안한 치안에 관광객까지 줄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치안불안에 경비 산업은 날이 갈수록 성장하고 있다. 필리핀에서 성업 중인 경비회사는 약 2백여 곳. 천여 명의 경비원이 소속된 경비 회사도 흔하다.
50년 동안 미국의 지배를 받으면서 총기에 관대해진 필리핀. 불법 총기까지 백만 정이나 제작, 유통 되면서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총기를 구입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필리핀은 총기 천국이란 오명을 벗지 못하고
디자인 강국 핀란드를 가다
담당 : 유승영 순회특파원
북유럽의 디자인 강국 핀란드. 겨울이 1년의 반 이상인 척박한 환경에 인구는 5백만 명에 불과하지만 핀란드 디자인은 세계인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가장 핀란드다운 디자인이란 명성을 얻은 아기자기한 자작나무 목공예품, 수많은 호수와 숲을 가진 핀란드의 자연을 표현한 유리 공예와, 소탈하고 깔끔한 디자인의 생활 소품 등은 자연과 삶을 소재로 실용성을 살렸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눈을 떼기 힘들게 만드는 디자인이라는 점도 마찬가지다. 핀란드가 세계적 디자인 강국으로 꼽히는 원동력을 순회 특파원이 현지 취재했다.
헬싱키 도심의 디자인 특구인 ‘디자인 디스트릭트’는 오늘날 핀란드가 주도하는 세계 현대 디자인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유명 디자이너 대표 작품부터 젊은 디자이너의 톡톡 튀는 작품까지, 2005년 디자인 특구 지정 당시 60여 개였던 매장은 2백여 개로 늘었고 관광명소가 됐다. 핀란드 어디를 가나 흔하게 볼 수 있는 가정집 풍경에는 남다른 핀란드의 역사와 자연환경이 담겨 있다. 650여 년 스웨덴의 지배에 이은 100여 년의 러시아 통치. 겨울이 1년의 반 이상인 척박한 땅에서 나무를 팔아 연명해야 했던 핀란드인의 삶이 디자인에도 녹아들어 있다.
헬싱키에서 2시간 거리인 예술인의 마을 피스카스는 손의 편안함에 한번 쓰면 절대 다른 건 못 쓴다는 오렌지색 가위로 유명하다. 반복해서 손에 쥐어본 뒤 다듬고 또 다듬어 조금이라도 더 쓰기 편하도록 만들려는 노력의 결과다. 인위적이고 획일적인 직선과 원형이 아닌 자연에서 보는 곡선 형태로, 실용성을 살리면서도 자연적 요소를 더한 핀란드 디자인의 태동이었다.
2008년 설립된 알토대학 디자인 팩토리는 독창적이고 실용적인 핀란드 디자인의 산실이 되고 있다. 디자인 대학과 공대, 경제 경영대학 학생이 협력해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상품화까지 하고 있다. 최근 온라인에서 판매를 시작한 주사위 모양의 청중용 무선 마이크도 아이디어가 반짝인다. “세미나에서 청중과 질의응답을 할 때 마이크를 일일이 전달할 필요 없이 그냥 던지면 끝인 거죠. 흥미롭기도 하고요.” 홍보 담당자의 말이다. 건물 휴게실 벽에 빼곡히 붙여진 사진들은 짧은 역사에도 학생들의 숱한 창업 성공담을 말하고 있다. 가진 것 없어 실용성을 생각하고 모진 자연환경에 맞서 사람을 위한 디자인에 더 몰두해야 했던 핀란드. 1900년대 현대 디자인의 장을 열었던 저력과 명성은 오늘날에도 세계인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필리핀의 살인사건 발생률은 10만 명당 8.9건으로 미국의 3배, 아시아에서는 제일 높다. 경찰은 나이트클럽 등 유흥업소뿐만 아니라 도시 곳곳에서 수시로 단속을 벌이지만 역부족이다. 등록된 총기는 약 2% 정도만 범죄에 관련될 정도로 아주 적고, 대부분의 범죄에는 불법 총기가 이용된다고 필리핀 경찰은 밝혔다.
취재진은 마닐라 시내의 한 빈민촌에서 어렵게 연락이 닿은 총기 중간 판매상을 만났다. 판매상은 구입을 원할 경우 6천에서 8천 페소를 먼저 지불해야 하며, 당연히 등록되지 않은 총이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총기의 출처에 대해서는 밝히기를 완강히 거부했다. 7천여 개의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 불법 총기는 경찰의 단속이 미치지 않는 외딴 섬에서 주로 제작된다. 2차 대전 당시 총을 만들던 기술이 전수됐고 생계를 위해 불법 총기를 제작하고 있는 것이다. 총기 판매상은 살인 청부도 가능하다고 털어놨다.
필리핀에 거주하는 우리 교민은 8만 명에 이른다. 관광객도 한해 백만 명을 넘고 있다. 넘쳐나는 총기에 한국인 피해도 갈수록 늘고 있는 상황. 올해 필리핀에서 한국인 8명이 피살됐고, 지난해에도 살인사건이 13건이나 일어나면서 필리핀은 한국인 대상 범죄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지역이 됐다. 교민들은 불안한 치안에 관광객까지 줄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치안불안에 경비 산업은 날이 갈수록 성장하고 있다. 필리핀에서 성업 중인 경비회사는 약 2백여 곳. 천여 명의 경비원이 소속된 경비 회사도 흔하다.
50년 동안 미국의 지배를 받으면서 총기에 관대해진 필리핀. 불법 총기까지 백만 정이나 제작, 유통 되면서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총기를 구입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필리핀은 총기 천국이란 오명을 벗지 못하고
디자인 강국 핀란드를 가다
담당 : 유승영 순회특파원
북유럽의 디자인 강국 핀란드. 겨울이 1년의 반 이상인 척박한 환경에 인구는 5백만 명에 불과하지만 핀란드 디자인은 세계인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가장 핀란드다운 디자인이란 명성을 얻은 아기자기한 자작나무 목공예품, 수많은 호수와 숲을 가진 핀란드의 자연을 표현한 유리 공예와, 소탈하고 깔끔한 디자인의 생활 소품 등은 자연과 삶을 소재로 실용성을 살렸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눈을 떼기 힘들게 만드는 디자인이라는 점도 마찬가지다. 핀란드가 세계적 디자인 강국으로 꼽히는 원동력을 순회 특파원이 현지 취재했다.
헬싱키 도심의 디자인 특구인 ‘디자인 디스트릭트’는 오늘날 핀란드가 주도하는 세계 현대 디자인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유명 디자이너 대표 작품부터 젊은 디자이너의 톡톡 튀는 작품까지, 2005년 디자인 특구 지정 당시 60여 개였던 매장은 2백여 개로 늘었고 관광명소가 됐다. 핀란드 어디를 가나 흔하게 볼 수 있는 가정집 풍경에는 남다른 핀란드의 역사와 자연환경이 담겨 있다. 650여 년 스웨덴의 지배에 이은 100여 년의 러시아 통치. 겨울이 1년의 반 이상인 척박한 땅에서 나무를 팔아 연명해야 했던 핀란드인의 삶이 디자인에도 녹아들어 있다.
헬싱키에서 2시간 거리인 예술인의 마을 피스카스는 손의 편안함에 한번 쓰면 절대 다른 건 못 쓴다는 오렌지색 가위로 유명하다. 반복해서 손에 쥐어본 뒤 다듬고 또 다듬어 조금이라도 더 쓰기 편하도록 만들려는 노력의 결과다. 인위적이고 획일적인 직선과 원형이 아닌 자연에서 보는 곡선 형태로, 실용성을 살리면서도 자연적 요소를 더한 핀란드 디자인의 태동이었다.
2008년 설립된 알토대학 디자인 팩토리는 독창적이고 실용적인 핀란드 디자인의 산실이 되고 있다. 디자인 대학과 공대, 경제 경영대학 학생이 협력해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상품화까지 하고 있다. 최근 온라인에서 판매를 시작한 주사위 모양의 청중용 무선 마이크도 아이디어가 반짝인다. “세미나에서 청중과 질의응답을 할 때 마이크를 일일이 전달할 필요 없이 그냥 던지면 끝인 거죠. 흥미롭기도 하고요.” 홍보 담당자의 말이다. 건물 휴게실 벽에 빼곡히 붙여진 사진들은 짧은 역사에도 학생들의 숱한 창업 성공담을 말하고 있다. 가진 것 없어 실용성을 생각하고 모진 자연환경에 맞서 사람을 위한 디자인에 더 몰두해야 했던 핀란드. 1900년대 현대 디자인의 장을 열었던 저력과 명성은 오늘날에도 세계인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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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는 경찰청의 허가만 받으면 누구나 총기를 소유할 수 있다. 필리핀에서 유통되는 총기는 약 390만 정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이중 불법 총기가 100만 정이나 된다. 그야말로 ‘총기 천국.’ 도로에서의 사소한 말다툼도 총기 사고로 이어지는 일이 다반사다. 경비원이 동료 경비원과 말다툼 끝에 총을 쏴 숨지게 한 일도 있었고, 지난해 12월 아키노 국제공항에서는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나 한 도시의 시장이 숨졌다. 최근 들어서는 한국인들이 총기에 피살되는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총을 이용한 살인 청부 역시 심심찮게 일어나면서 필리핀은 치안 불안이 극심한 상황이다.
필리핀의 살인사건 발생률은 10만 명당 8.9건으로 미국의 3배, 아시아에서는 제일 높다. 경찰은 나이트클럽 등 유흥업소뿐만 아니라 도시 곳곳에서 수시로 단속을 벌이지만 역부족이다. 등록된 총기는 약 2% 정도만 범죄에 관련될 정도로 아주 적고, 대부분의 범죄에는 불법 총기가 이용된다고 필리핀 경찰은 밝혔다.
취재진은 마닐라 시내의 한 빈민촌에서 어렵게 연락이 닿은 총기 중간 판매상을 만났다. 판매상은 구입을 원할 경우 6천에서 8천 페소를 먼저 지불해야 하며, 당연히 등록되지 않은 총이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총기의 출처에 대해서는 밝히기를 완강히 거부했다. 7천여 개의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 불법 총기는 경찰의 단속이 미치지 않는 외딴 섬에서 주로 제작된다. 2차 대전 당시 총을 만들던 기술이 전수됐고 생계를 위해 불법 총기를 제작하고 있는 것이다. 총기 판매상은 살인 청부도 가능하다고 털어놨다.
필리핀에 거주하는 우리 교민은 8만 명에 이른다. 관광객도 한해 백만 명을 넘고 있다. 넘쳐나는 총기에 한국인 피해도 갈수록 늘고 있는 상황. 올해 필리핀에서 한국인 8명이 피살됐고, 지난해에도 살인사건이 13건이나 일어나면서 필리핀은 한국인 대상 범죄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지역이 됐다. 교민들은 불안한 치안에 관광객까지 줄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치안불안에 경비 산업은 날이 갈수록 성장하고 있다. 필리핀에서 성업 중인 경비회사는 약 2백여 곳. 천여 명의 경비원이 소속된 경비 회사도 흔하다.
50년 동안 미국의 지배를 받으면서 총기에 관대해진 필리핀. 불법 총기까지 백만 정이나 제작, 유통 되면서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총기를 구입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필리핀은 총기 천국이란 오명을 벗지 못하고
디자인 강국 핀란드를 가다
담당 : 유승영 순회특파원
북유럽의 디자인 강국 핀란드. 겨울이 1년의 반 이상인 척박한 환경에 인구는 5백만 명에 불과하지만 핀란드 디자인은 세계인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가장 핀란드다운 디자인이란 명성을 얻은 아기자기한 자작나무 목공예품, 수많은 호수와 숲을 가진 핀란드의 자연을 표현한 유리 공예와, 소탈하고 깔끔한 디자인의 생활 소품 등은 자연과 삶을 소재로 실용성을 살렸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눈을 떼기 힘들게 만드는 디자인이라는 점도 마찬가지다. 핀란드가 세계적 디자인 강국으로 꼽히는 원동력을 순회 특파원이 현지 취재했다.
헬싱키 도심의 디자인 특구인 ‘디자인 디스트릭트’는 오늘날 핀란드가 주도하는 세계 현대 디자인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유명 디자이너 대표 작품부터 젊은 디자이너의 톡톡 튀는 작품까지, 2005년 디자인 특구 지정 당시 60여 개였던 매장은 2백여 개로 늘었고 관광명소가 됐다. 핀란드 어디를 가나 흔하게 볼 수 있는 가정집 풍경에는 남다른 핀란드의 역사와 자연환경이 담겨 있다. 650여 년 스웨덴의 지배에 이은 100여 년의 러시아 통치. 겨울이 1년의 반 이상인 척박한 땅에서 나무를 팔아 연명해야 했던 핀란드인의 삶이 디자인에도 녹아들어 있다.
헬싱키에서 2시간 거리인 예술인의 마을 피스카스는 손의 편안함에 한번 쓰면 절대 다른 건 못 쓴다는 오렌지색 가위로 유명하다. 반복해서 손에 쥐어본 뒤 다듬고 또 다듬어 조금이라도 더 쓰기 편하도록 만들려는 노력의 결과다. 인위적이고 획일적인 직선과 원형이 아닌 자연에서 보는 곡선 형태로, 실용성을 살리면서도 자연적 요소를 더한 핀란드 디자인의 태동이었다.
2008년 설립된 알토대학 디자인 팩토리는 독창적이고 실용적인 핀란드 디자인의 산실이 되고 있다. 디자인 대학과 공대, 경제 경영대학 학생이 협력해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상품화까지 하고 있다. 최근 온라인에서 판매를 시작한 주사위 모양의 청중용 무선 마이크도 아이디어가 반짝인다. “세미나에서 청중과 질의응답을 할 때 마이크를 일일이 전달할 필요 없이 그냥 던지면 끝인 거죠. 흥미롭기도 하고요.” 홍보 담당자의 말이다. 건물 휴게실 벽에 빼곡히 붙여진 사진들은 짧은 역사에도 학생들의 숱한 창업 성공담을 말하고 있다. 가진 것 없어 실용성을 생각하고 모진 자연환경에 맞서 사람을 위한 디자인에 더 몰두해야 했던 핀란드. 1900년대 현대 디자인의 장을 열었던 저력과 명성은 오늘날에도 세계인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필리핀의 살인사건 발생률은 10만 명당 8.9건으로 미국의 3배, 아시아에서는 제일 높다. 경찰은 나이트클럽 등 유흥업소뿐만 아니라 도시 곳곳에서 수시로 단속을 벌이지만 역부족이다. 등록된 총기는 약 2% 정도만 범죄에 관련될 정도로 아주 적고, 대부분의 범죄에는 불법 총기가 이용된다고 필리핀 경찰은 밝혔다.
취재진은 마닐라 시내의 한 빈민촌에서 어렵게 연락이 닿은 총기 중간 판매상을 만났다. 판매상은 구입을 원할 경우 6천에서 8천 페소를 먼저 지불해야 하며, 당연히 등록되지 않은 총이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총기의 출처에 대해서는 밝히기를 완강히 거부했다. 7천여 개의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 불법 총기는 경찰의 단속이 미치지 않는 외딴 섬에서 주로 제작된다. 2차 대전 당시 총을 만들던 기술이 전수됐고 생계를 위해 불법 총기를 제작하고 있는 것이다. 총기 판매상은 살인 청부도 가능하다고 털어놨다.
필리핀에 거주하는 우리 교민은 8만 명에 이른다. 관광객도 한해 백만 명을 넘고 있다. 넘쳐나는 총기에 한국인 피해도 갈수록 늘고 있는 상황. 올해 필리핀에서 한국인 8명이 피살됐고, 지난해에도 살인사건이 13건이나 일어나면서 필리핀은 한국인 대상 범죄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지역이 됐다. 교민들은 불안한 치안에 관광객까지 줄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치안불안에 경비 산업은 날이 갈수록 성장하고 있다. 필리핀에서 성업 중인 경비회사는 약 2백여 곳. 천여 명의 경비원이 소속된 경비 회사도 흔하다.
50년 동안 미국의 지배를 받으면서 총기에 관대해진 필리핀. 불법 총기까지 백만 정이나 제작, 유통 되면서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총기를 구입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필리핀은 총기 천국이란 오명을 벗지 못하고
디자인 강국 핀란드를 가다
담당 : 유승영 순회특파원
북유럽의 디자인 강국 핀란드. 겨울이 1년의 반 이상인 척박한 환경에 인구는 5백만 명에 불과하지만 핀란드 디자인은 세계인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가장 핀란드다운 디자인이란 명성을 얻은 아기자기한 자작나무 목공예품, 수많은 호수와 숲을 가진 핀란드의 자연을 표현한 유리 공예와, 소탈하고 깔끔한 디자인의 생활 소품 등은 자연과 삶을 소재로 실용성을 살렸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눈을 떼기 힘들게 만드는 디자인이라는 점도 마찬가지다. 핀란드가 세계적 디자인 강국으로 꼽히는 원동력을 순회 특파원이 현지 취재했다.
헬싱키 도심의 디자인 특구인 ‘디자인 디스트릭트’는 오늘날 핀란드가 주도하는 세계 현대 디자인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유명 디자이너 대표 작품부터 젊은 디자이너의 톡톡 튀는 작품까지, 2005년 디자인 특구 지정 당시 60여 개였던 매장은 2백여 개로 늘었고 관광명소가 됐다. 핀란드 어디를 가나 흔하게 볼 수 있는 가정집 풍경에는 남다른 핀란드의 역사와 자연환경이 담겨 있다. 650여 년 스웨덴의 지배에 이은 100여 년의 러시아 통치. 겨울이 1년의 반 이상인 척박한 땅에서 나무를 팔아 연명해야 했던 핀란드인의 삶이 디자인에도 녹아들어 있다.
헬싱키에서 2시간 거리인 예술인의 마을 피스카스는 손의 편안함에 한번 쓰면 절대 다른 건 못 쓴다는 오렌지색 가위로 유명하다. 반복해서 손에 쥐어본 뒤 다듬고 또 다듬어 조금이라도 더 쓰기 편하도록 만들려는 노력의 결과다. 인위적이고 획일적인 직선과 원형이 아닌 자연에서 보는 곡선 형태로, 실용성을 살리면서도 자연적 요소를 더한 핀란드 디자인의 태동이었다.
2008년 설립된 알토대학 디자인 팩토리는 독창적이고 실용적인 핀란드 디자인의 산실이 되고 있다. 디자인 대학과 공대, 경제 경영대학 학생이 협력해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상품화까지 하고 있다. 최근 온라인에서 판매를 시작한 주사위 모양의 청중용 무선 마이크도 아이디어가 반짝인다. “세미나에서 청중과 질의응답을 할 때 마이크를 일일이 전달할 필요 없이 그냥 던지면 끝인 거죠. 흥미롭기도 하고요.” 홍보 담당자의 말이다. 건물 휴게실 벽에 빼곡히 붙여진 사진들은 짧은 역사에도 학생들의 숱한 창업 성공담을 말하고 있다. 가진 것 없어 실용성을 생각하고 모진 자연환경에 맞서 사람을 위한 디자인에 더 몰두해야 했던 핀란드. 1900년대 현대 디자인의 장을 열었던 저력과 명성은 오늘날에도 세계인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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