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여전한 ‘안전불감증’

입력 2014.10.02 (07:35) 수정 2014.10.02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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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섭 해설위원]

백 명 이상을 태운 유람선이 홍도 앞바다에서 좌초됐습니다. 승객과 승무원은 모두 구조됐습니다. 다행스런 일입니다. 그러나 사고가 나기까지는 여전한 안전 불감증이었습니다. 높은 파도, 낡은 배, 하나마나한 안전검사, 그리고 기계적인 운항 허가가 이어지면서 빚어진 사고였습니다.

이번에 사고가 난 유람선은 27년이나 된 낡은 선박입니다. 세월호보다 7년이나 더 낡았습니다. 일본에서 선령이 지나 운항을 포기한 배였다고 합니다. 홍도 주민들도 안전에 문제가 있다며 해경에 운항을 허가하지 말 것을 탄원했습니다. 그러나 선박안전기술공단은 문제가 없다며 면허를 발급했고 해경도 운항을 허가했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난 직후에 이뤄진 일들입니다. 더구나 10년 면허로 선령 37년까지 운항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결국 운항 넉 달여 만에 사고가 났습니다. 안전장비인 구명벌은 끝까지 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무리한 운항도 문젭니다. 파고가 2미터가 넘고 너울성 파도가 심한데도 운항을 계속했습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는 종합 안전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세월호 같은 연안 여객선만이 대상이었고 유람선은 그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그래서 유람선은 선령 제한이 없는 등 안전에는 무방비입니다.
다행스런 것은 선박이 좌초되고 30분도 안 돼 승객 모두가 구조된 것입니다. 승무원과 승객의 침착한 대처가 컸었습니다. 승객들이 승무원의 지시로 침착하게 행동했습니다. 홍도 주민들도 사고 상황의 전파와 함께 현장에 10분 만에 도착했습니다. 어선과 유람선이 승객들을 모두 구조한 뒤 해경이 도착할 때까지 승무원은 좌초된 배에 남았다고 합니다.

세월호 참사 전과 후의 대한민국은 달라야 한다는 것이 온 국민의 합의였고 바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고로 당국과 업계의 안전 불감증은 여전히 위험수위에 머물고 있고 당국의 대처능력도 달라진 게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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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여전한 ‘안전불감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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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4-10-02 08:2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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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섭 해설위원]

백 명 이상을 태운 유람선이 홍도 앞바다에서 좌초됐습니다. 승객과 승무원은 모두 구조됐습니다. 다행스런 일입니다. 그러나 사고가 나기까지는 여전한 안전 불감증이었습니다. 높은 파도, 낡은 배, 하나마나한 안전검사, 그리고 기계적인 운항 허가가 이어지면서 빚어진 사고였습니다.

이번에 사고가 난 유람선은 27년이나 된 낡은 선박입니다. 세월호보다 7년이나 더 낡았습니다. 일본에서 선령이 지나 운항을 포기한 배였다고 합니다. 홍도 주민들도 안전에 문제가 있다며 해경에 운항을 허가하지 말 것을 탄원했습니다. 그러나 선박안전기술공단은 문제가 없다며 면허를 발급했고 해경도 운항을 허가했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난 직후에 이뤄진 일들입니다. 더구나 10년 면허로 선령 37년까지 운항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결국 운항 넉 달여 만에 사고가 났습니다. 안전장비인 구명벌은 끝까지 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무리한 운항도 문젭니다. 파고가 2미터가 넘고 너울성 파도가 심한데도 운항을 계속했습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는 종합 안전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세월호 같은 연안 여객선만이 대상이었고 유람선은 그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그래서 유람선은 선령 제한이 없는 등 안전에는 무방비입니다.
다행스런 것은 선박이 좌초되고 30분도 안 돼 승객 모두가 구조된 것입니다. 승무원과 승객의 침착한 대처가 컸었습니다. 승객들이 승무원의 지시로 침착하게 행동했습니다. 홍도 주민들도 사고 상황의 전파와 함께 현장에 10분 만에 도착했습니다. 어선과 유람선이 승객들을 모두 구조한 뒤 해경이 도착할 때까지 승무원은 좌초된 배에 남았다고 합니다.

세월호 참사 전과 후의 대한민국은 달라야 한다는 것이 온 국민의 합의였고 바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고로 당국과 업계의 안전 불감증은 여전히 위험수위에 머물고 있고 당국의 대처능력도 달라진 게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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