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력충전] 냄새나는 은행, 알고 보니 영양덩어리!

입력 2014.10.02 (08:44) 수정 2014.10.02 (10:0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가을에 임산물을 채취하다 사고를 당하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저희가 밤, 잣, 도토리 얘기를 했는데, 도심에는 또 은행이라는 열매가 한창이죠?

이것도 줍다가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대요.

이어서 모은희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물론 사고가 주는 아니죠?

<기자 멘트>

우리나라에 심은 가로수 중에 가장 많은 게 벚나무고요.

그 다음을 차지하는 게 바로 은행나무입니다.

튼튼하게 잘 자라고 공기 정화 효과도 좋아서 많이 심은 건데, 문제는 열매에서 나는 지독한 악취죠.

민원이 속출하면서 서울시에서는 향후 3년 안에 시내 가로수를 열매가 열리는 암나무 대신 수나무로 교체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골칫덩어리 은행이지만, 건강에는 좋은 거 아시죠?

오늘 은행에 대해 자세히 알려드립니다.

<리포트>

가을이면 황금빛을 뽐내며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하는 은행나무.

척박한 토양에서도 잘 자라 가로수로 많이 사용되는데요.

그런데 은행나무에도 암수가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가지가 수직으로 곧게 뻗은 나무가 수나무, 옆으로 넓게 퍼뜨리며 자라는 것이 암나무라고 합니다.

은행잎 모양도 차이가 있는데요.

수나무 잎은 암나무 잎보다 진한 암녹색을 띄면서 더 크고요.

잎 끝이 구불구불합니다.

은행 열매는 이 암나무에만 열리는데요.

거리가 지저분해질 뿐더러, 떨어진 열매를 밟기라도 하면 냄새가 남아 기피 대상입니다.

<인터뷰> 홍원희(인천시 남동구) : "(은행 열매를) 밟으면 악취가 사라지지 않아서 건물에 들어가서도 계속 냄새가 나요."

<인터뷰> 송민우(서울시 양천구) : "걷다가 밟아서 미끄러진 적도 많고, 바로바로 치웠으면 좋겠어요."


시민들의 불편 사항을 줄이기 위해 이맘때면 각 지자체 직원들의 손길도 분주해지는데요.

요즘은 은행이 떨어지기 전에 미리 채취하여 수거해 간다고 합니다.

<인터뷰> 추수환(서울 영등포구청 푸른도시과) : "은행이 악취가 많이 나서 민원이 많기 때문에, 땅에 떨어지기 전에 열매수거기동반을 구성해서 미리 채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해서 채취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채취한 은행 열매는 어떻게 처리할까요?

중금속 검사를 의뢰해 안전하다는 결과가 나오면 경로당이나 사회복지시설에 무상으로 기증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은행 열매, 아무나 가져가도 될까요?

낙과 여부가 기준이 됩니다.

<인터뷰> 추수환(서울 영등포구청 푸른도시과) : "매달려 있는 열매를 따는 것은 (공용시설인) 나뭇가지를 훼손할 염려가 있어서 불법이지만, 땅에 떨어져 있는 열매를 줍는 것은 상관 없습니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이 은행을 줍다가 차도로 뛰어드는 등 사고 위험이 높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이맘때면 지자체마다 은행줍기 행사를 개최합니다.

저 어르신은 아예 우산을 펴들었네요.

고약한 냄새 때문에 천덕꾸러기였던 은행이 반가워지는 날!

어머니들 신이 나서 아주 열심이네요.

이렇게 정신 없이 은행을 줍는 진풍경이 벌어지는 이유는 바로 은행이 우리 몸에 이로운 성분들을 갖고 있기 때문이죠.

평소 은행을 즐겨먹는다는 한 주부의 집을 찾았습니다.

지금 마시는 게 뭔가요?

<인터뷰> 모지영(경기도 의정부시) : "이거 은행차인데요. 제가 가을만 되면 기침이 심해지거든요. 은행차를 달여 마셨더니 기침이 나아져서 자주 달여 마시고 있어요."

호흡기 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은행차는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인터뷰> 채영민(한약사) : "은행 열매는 한약명으로 백과라고 하는데요. 본초강목에서는 익혀서 먹으면 폐를 따뜻하게 하여 기침을 멎게 하고 가래와 천식에 효과가 있다고 나와 있습니다. 차로 끓여 드시는 경우에는 생강, 도라지를 같이 첨가하면 더 큰 효과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은행차, 어떻게 만드는지 볼까요.

감초는 은행의 독성을 잡아주기 때문에 조금씩 넣고 있어요.

볶아서 껍질을 깐 은행과 말린 도라지, 그리고 배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 끓여주는데요.

물이 펄펄 끓기 시작하면 불을 약하게 줄이고, 은행 색이 우러날 때까지 푹 끓이면 됩니다.

차로 따뜻하게 마셔도 좋지만, 식혀서 물처럼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하네요.

어른 아이 모두 은행차를 즐긴다는 가족.

가을철엔 자주 끓여 먹기 때문에 은행 열매를 한 번에 많이 산다는데, 어떻게 보관하고 계세요?

<인터뷰> 모지영(경기도 의정부시) : "(은행 열매를) 금방 쓸 때는 냉장실에 보관하는데 오래 두고 먹을 때는 냉동실에 보관하고 먹는 편이에요. 그럼 2~3개월까지 충분히 먹을 수 있어요."

몸에 좋은 은행, 좀더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 알려 드릴게요.

먼저 은행을 손질하는데요.

일일이 손으로 벗기기가 너무 번거롭죠?

요령이 있다고 합니다.

<인터뷰> 양현서(요리연구가) : "은행 껍질 벗길 때 쉽고 간단하게 벗기는 방법 중에 하나가 우유갑에 은행을 넣어서 전자레인지에 돌려주시면 쉽게 껍질이 분리가 됩니다."

전자레인지에 5분 간 돌렸더니 이렇게 됐습니다.

그럼 환절기 건강에 좋은 은행견과죽을 만들어 볼 텐데요.

은행에 아몬드, 땅콩을 함께 볶아 믹서기에 갈아준 뒤 찹쌀을 넣고 끓이기만 하면 됩니다.

은행을 먹으면 특히 혈액순환에 좋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임경숙(교수/수원대학교 식품영양학과) : "은행 열매에는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들어있는데요. 이 플라보노이드 성분은 혈전을 없애서 혈액의 노화를 방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 은행에는 징코라이드라는 성분이 들어있는데요. 이 징코라이드는 뇌 속의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작용을 해서 뇌혈관을 건강하게 하는 데에도 도움을 줍니다."

은행견과죽 하나면 쌀쌀해진 날씨도 거뜬히 이겨낼 것 같네요.

은행은 밥반찬으로 먹기도 좋습니다.

은행과 호두를 볶아 양념장에 조리면 은행호두조림이 되는데요.

하지만 은행을 먹을 때 꼭 염두에 둘 사항이 있습니다.

<인터뷰> 임경숙(교수/수원대학교 식품영양학과) : "은행에는 메칠피리독신이라는 독성 물질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너무 많이 먹으면 이 독성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데요. 복통이나 구토, 발열 등의 증상이 있고요. 일부 심한 경우에는 경련까지도 나타날 수 있다고 합니다. 성인의 경우에는 하루에 10알 이내, 어린이들의 경우에는 3알 이내로 하루 적정 섭취량을 지키는 것이 좋습니다."

도심을 어지럽히는 거리의 불청객 은행.

그래도 잘 활용하면 약이잖아요.

영양 만점 은행으로 건강 지키세요.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활력충전] 냄새나는 은행, 알고 보니 영양덩어리!
    • 입력 2014-10-02 08:49:24
    • 수정2014-10-02 10:02:47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가을에 임산물을 채취하다 사고를 당하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저희가 밤, 잣, 도토리 얘기를 했는데, 도심에는 또 은행이라는 열매가 한창이죠?

이것도 줍다가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대요.

이어서 모은희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물론 사고가 주는 아니죠?

<기자 멘트>

우리나라에 심은 가로수 중에 가장 많은 게 벚나무고요.

그 다음을 차지하는 게 바로 은행나무입니다.

튼튼하게 잘 자라고 공기 정화 효과도 좋아서 많이 심은 건데, 문제는 열매에서 나는 지독한 악취죠.

민원이 속출하면서 서울시에서는 향후 3년 안에 시내 가로수를 열매가 열리는 암나무 대신 수나무로 교체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골칫덩어리 은행이지만, 건강에는 좋은 거 아시죠?

오늘 은행에 대해 자세히 알려드립니다.

<리포트>

가을이면 황금빛을 뽐내며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하는 은행나무.

척박한 토양에서도 잘 자라 가로수로 많이 사용되는데요.

그런데 은행나무에도 암수가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가지가 수직으로 곧게 뻗은 나무가 수나무, 옆으로 넓게 퍼뜨리며 자라는 것이 암나무라고 합니다.

은행잎 모양도 차이가 있는데요.

수나무 잎은 암나무 잎보다 진한 암녹색을 띄면서 더 크고요.

잎 끝이 구불구불합니다.

은행 열매는 이 암나무에만 열리는데요.

거리가 지저분해질 뿐더러, 떨어진 열매를 밟기라도 하면 냄새가 남아 기피 대상입니다.

<인터뷰> 홍원희(인천시 남동구) : "(은행 열매를) 밟으면 악취가 사라지지 않아서 건물에 들어가서도 계속 냄새가 나요."

<인터뷰> 송민우(서울시 양천구) : "걷다가 밟아서 미끄러진 적도 많고, 바로바로 치웠으면 좋겠어요."


시민들의 불편 사항을 줄이기 위해 이맘때면 각 지자체 직원들의 손길도 분주해지는데요.

요즘은 은행이 떨어지기 전에 미리 채취하여 수거해 간다고 합니다.

<인터뷰> 추수환(서울 영등포구청 푸른도시과) : "은행이 악취가 많이 나서 민원이 많기 때문에, 땅에 떨어지기 전에 열매수거기동반을 구성해서 미리 채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해서 채취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채취한 은행 열매는 어떻게 처리할까요?

중금속 검사를 의뢰해 안전하다는 결과가 나오면 경로당이나 사회복지시설에 무상으로 기증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은행 열매, 아무나 가져가도 될까요?

낙과 여부가 기준이 됩니다.

<인터뷰> 추수환(서울 영등포구청 푸른도시과) : "매달려 있는 열매를 따는 것은 (공용시설인) 나뭇가지를 훼손할 염려가 있어서 불법이지만, 땅에 떨어져 있는 열매를 줍는 것은 상관 없습니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이 은행을 줍다가 차도로 뛰어드는 등 사고 위험이 높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이맘때면 지자체마다 은행줍기 행사를 개최합니다.

저 어르신은 아예 우산을 펴들었네요.

고약한 냄새 때문에 천덕꾸러기였던 은행이 반가워지는 날!

어머니들 신이 나서 아주 열심이네요.

이렇게 정신 없이 은행을 줍는 진풍경이 벌어지는 이유는 바로 은행이 우리 몸에 이로운 성분들을 갖고 있기 때문이죠.

평소 은행을 즐겨먹는다는 한 주부의 집을 찾았습니다.

지금 마시는 게 뭔가요?

<인터뷰> 모지영(경기도 의정부시) : "이거 은행차인데요. 제가 가을만 되면 기침이 심해지거든요. 은행차를 달여 마셨더니 기침이 나아져서 자주 달여 마시고 있어요."

호흡기 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은행차는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인터뷰> 채영민(한약사) : "은행 열매는 한약명으로 백과라고 하는데요. 본초강목에서는 익혀서 먹으면 폐를 따뜻하게 하여 기침을 멎게 하고 가래와 천식에 효과가 있다고 나와 있습니다. 차로 끓여 드시는 경우에는 생강, 도라지를 같이 첨가하면 더 큰 효과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은행차, 어떻게 만드는지 볼까요.

감초는 은행의 독성을 잡아주기 때문에 조금씩 넣고 있어요.

볶아서 껍질을 깐 은행과 말린 도라지, 그리고 배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 끓여주는데요.

물이 펄펄 끓기 시작하면 불을 약하게 줄이고, 은행 색이 우러날 때까지 푹 끓이면 됩니다.

차로 따뜻하게 마셔도 좋지만, 식혀서 물처럼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하네요.

어른 아이 모두 은행차를 즐긴다는 가족.

가을철엔 자주 끓여 먹기 때문에 은행 열매를 한 번에 많이 산다는데, 어떻게 보관하고 계세요?

<인터뷰> 모지영(경기도 의정부시) : "(은행 열매를) 금방 쓸 때는 냉장실에 보관하는데 오래 두고 먹을 때는 냉동실에 보관하고 먹는 편이에요. 그럼 2~3개월까지 충분히 먹을 수 있어요."

몸에 좋은 은행, 좀더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 알려 드릴게요.

먼저 은행을 손질하는데요.

일일이 손으로 벗기기가 너무 번거롭죠?

요령이 있다고 합니다.

<인터뷰> 양현서(요리연구가) : "은행 껍질 벗길 때 쉽고 간단하게 벗기는 방법 중에 하나가 우유갑에 은행을 넣어서 전자레인지에 돌려주시면 쉽게 껍질이 분리가 됩니다."

전자레인지에 5분 간 돌렸더니 이렇게 됐습니다.

그럼 환절기 건강에 좋은 은행견과죽을 만들어 볼 텐데요.

은행에 아몬드, 땅콩을 함께 볶아 믹서기에 갈아준 뒤 찹쌀을 넣고 끓이기만 하면 됩니다.

은행을 먹으면 특히 혈액순환에 좋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임경숙(교수/수원대학교 식품영양학과) : "은행 열매에는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들어있는데요. 이 플라보노이드 성분은 혈전을 없애서 혈액의 노화를 방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 은행에는 징코라이드라는 성분이 들어있는데요. 이 징코라이드는 뇌 속의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작용을 해서 뇌혈관을 건강하게 하는 데에도 도움을 줍니다."

은행견과죽 하나면 쌀쌀해진 날씨도 거뜬히 이겨낼 것 같네요.

은행은 밥반찬으로 먹기도 좋습니다.

은행과 호두를 볶아 양념장에 조리면 은행호두조림이 되는데요.

하지만 은행을 먹을 때 꼭 염두에 둘 사항이 있습니다.

<인터뷰> 임경숙(교수/수원대학교 식품영양학과) : "은행에는 메칠피리독신이라는 독성 물질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너무 많이 먹으면 이 독성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데요. 복통이나 구토, 발열 등의 증상이 있고요. 일부 심한 경우에는 경련까지도 나타날 수 있다고 합니다. 성인의 경우에는 하루에 10알 이내, 어린이들의 경우에는 3알 이내로 하루 적정 섭취량을 지키는 것이 좋습니다."

도심을 어지럽히는 거리의 불청객 은행.

그래도 잘 활용하면 약이잖아요.

영양 만점 은행으로 건강 지키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