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철로 위’ 행복주택 대폭 축소?

입력 2014.10.05 (21:18) 수정 2014.10.05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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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토교통부가 만든 행복주택 홍보 영상입니다.

철로 위에 인공지반을 만든 뒤 여기에 건물을 짓는다고 공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토지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어 사회 초년생과 신혼부부 등에게 싼 값으로 임대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인공지반의 조성 비용은 3.3제곱미터당 천2백50만 원으로, 오히려 임대주택의 표준건축비보다 4배 가까이 비싼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공지반이 오히려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는 셈인데, 그래서인지 실제 행복주택 공사 현장에선 당초 계획과는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최형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가장 먼저 착공에 들어간 행복주택 건축 현장입니다.

철로에 인공지반을 씌우고 그 위에 아파트를 올린다는 홍보와 달리, 철로 옆 땅에 아파트를 짓기 위해 터를 다지고 있습니다.

인공지반은 아파트 지반이 아니라 철로 양쪽의 아파트를 잇는 통로로 쓴다는 겁니다.

이 통로를 만드는데 공사비 60여억 원이 책정됐습니다.

<녹취> 시공업체 관계자 : "인공 데크는 (건물을 올리는) 그런 개념이 아니라, 통로 개념. 그래야지 철도 부지를 활용한다는 취지에 맞잖아요."

더 큰 문제는 시공사로 선정된 건설사는 이런 인공지반 공사를 전혀 해본 적이 없는 업체라는 겁니다.

발주처인 LH는 인공지반에 행복주택을 올리는 공사가 처음부터 무리였다는 걸 실토합니다.

<녹취> LH 관계자 : "비용도 더 많이 들고, 공사 기간도 많이 들고 안전에도 문제 있고 (인공지반을) 최대한 안하는 쪽으로 설계가 되어 있습니다."

서울 오류지구에 들어설 행복주택도 인공지반의 면적을 처음 계획보다 1/3을 줄였습니다.

<인터뷰> 박기춘(국회 국토교통위원장) : "무리하게 첫 사업을 뜨려고 정부가 졸속으로 강행한 측면이 있습니다. 완공후 안전이 중요한 만큼 시공 과정의 철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합니다."

올해 계획된 전국의 행복주택 2만 6천여 가구 가운데 당초 계획대로 철로 위에 짓는 건 단 한 가구도 없습니다.

KBS 뉴스 최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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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0-05 21:23:48
    • 수정2014-10-05 22:4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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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토교통부가 만든 행복주택 홍보 영상입니다.

철로 위에 인공지반을 만든 뒤 여기에 건물을 짓는다고 공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토지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어 사회 초년생과 신혼부부 등에게 싼 값으로 임대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인공지반의 조성 비용은 3.3제곱미터당 천2백50만 원으로, 오히려 임대주택의 표준건축비보다 4배 가까이 비싼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공지반이 오히려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는 셈인데, 그래서인지 실제 행복주택 공사 현장에선 당초 계획과는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최형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가장 먼저 착공에 들어간 행복주택 건축 현장입니다.

철로에 인공지반을 씌우고 그 위에 아파트를 올린다는 홍보와 달리, 철로 옆 땅에 아파트를 짓기 위해 터를 다지고 있습니다.

인공지반은 아파트 지반이 아니라 철로 양쪽의 아파트를 잇는 통로로 쓴다는 겁니다.

이 통로를 만드는데 공사비 60여억 원이 책정됐습니다.

<녹취> 시공업체 관계자 : "인공 데크는 (건물을 올리는) 그런 개념이 아니라, 통로 개념. 그래야지 철도 부지를 활용한다는 취지에 맞잖아요."

더 큰 문제는 시공사로 선정된 건설사는 이런 인공지반 공사를 전혀 해본 적이 없는 업체라는 겁니다.

발주처인 LH는 인공지반에 행복주택을 올리는 공사가 처음부터 무리였다는 걸 실토합니다.

<녹취> LH 관계자 : "비용도 더 많이 들고, 공사 기간도 많이 들고 안전에도 문제 있고 (인공지반을) 최대한 안하는 쪽으로 설계가 되어 있습니다."

서울 오류지구에 들어설 행복주택도 인공지반의 면적을 처음 계획보다 1/3을 줄였습니다.

<인터뷰> 박기춘(국회 국토교통위원장) : "무리하게 첫 사업을 뜨려고 정부가 졸속으로 강행한 측면이 있습니다. 완공후 안전이 중요한 만큼 시공 과정의 철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합니다."

올해 계획된 전국의 행복주택 2만 6천여 가구 가운데 당초 계획대로 철로 위에 짓는 건 단 한 가구도 없습니다.

KBS 뉴스 최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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