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삼성전자 실적 ‘충격’…제조업 위기로 번지나?

입력 2014.10.07 (21:11) 수정 2014.10.07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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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삼성전자가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실적 충격에 빠졌습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시간이 갈수록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1년 새 60%나 줄어들었습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3분의 2를 차지했던 휴대전화가 문제인데요.

저가폰은 중국의 추격에 고가폰은 애플의 반격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삼성 위기론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최정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갤럭시 노트4를 한 달 앞당겨 출시했지만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도 3분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는 게 증권사들의 판단입니다.

기술 격차가 계속 좁혀드는 만큼 스마트폰 시장에선 더 이상 황금알을 낳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인터뷰> 박원재(KDB 대우증권 연구위원) : "전체적으로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부의 마진이 좀 나빠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4년 전인 2010년 삼성은 차세대 먹거리를 개척하겠다며 이른바 '5대 신수종 사업'을 선정해 집중 투자를 해왔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전기차 배터리를 뺀 나머지 분야는 이렇다 할 성과가 없습니다.

전망이 불확실한 태양광 분야는 신수종 사업에서 배제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소현철(신한투자금융 기업분석부장) : "중국업체들이 많이 진출해 있기 때문에 가격경쟁이 굉장히 치열합니다. 따라서 태양광 쪽에서는 좀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은 구조라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신수종 사업을 육성하려 했던 평택산업단지에 반도체 생산라인을 세우겠다고 한 것도 스마트폰 이후 먹거리를 찾지 못한 삼성의 고민과 위기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삼성전자와 함께 우리 제조업의 쌍두마차 격인 현대자동차도 3분기 실적 전망이 밝지 않습니다.

증권사들이 추정하는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1조 9천억 원 정도인데요.

지난해 3분기에 비해선 5% 가까이, 올 2분기에 비해선 8% 넘게 줄어드는 겁니다.

전통적 효자산업이었던 조선과 정유, 철강, 석유화학 등은 이미 중국이 턱밑까지 쫓아오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상황입니다.

최대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은 2분기에 1조 원 넘는 사상 최대의 적자를 냈습니다.

주요 정유업체들은 3년째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고, 철강업계도 중국의 저가 공세에 맞서 힘겨운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전통 제조업의 위기 속에서 우리 경제를 지탱해온 IT와 자동차까지 흔들리면서 주식회사 한국의 앞날이 크게 불투명해지고 있는 겁니다.

빠르게 기술력을 키워가는 중국 제품에 쫓기고, 엔화 약세를 등에 업은 일본 제품에 밀리고 있는 우리 제조업을 되살리려면 어떤 처방이 필요한지, 김희용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삼성전자가 무려 36조 원을 벌어들인 지난해 우리나라 제조업 전체의 영업이익률은 5.7%까지 떨어졌고, 매출액은 제자리걸음을 했습니다.

<인터뷰> 김현종(박사/한국경제연구원) :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처럼 우수한 성적을 보여주는 기업으로 인해서 기업 전체가 성적이 우수한 것으로 보여졌던 부분들이 있습니다."

임금 등 제조 원가가 상승하고, 핵심 부품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 수익성이 계속 떨어지는 것이 제조업 위기의 원인입니다.

수익성 악화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투자가 줄고 이 때문에 다시 수익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해법은 단순히 기존 제품을 잘 만드는 데서 벗어나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려는 노력과 투자에서 찾을 수밖에 없습니다.

제조업체 가운데 혁신 기업의 비중이 독일의 절반도 안될 만큼 우리 기업들의 혁신노력은 부진합니다.

<인터뷰> 김갑래(박사/자본시장연구원) : "국내 제조업은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과감한 투자와 혁신의 노력을 통해서 고부가가치 사업 쪽으로 체질 개선을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혁신을 시도하는 기업들이 더 쉽게 성공할 수 있도록 과감한 혁신이 실패해도 재기할 수 있도록 정부도 규제 개혁과 세제.금융 지원으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KBS 뉴스 김희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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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0-07 21:11:52
    • 수정2014-10-07 22: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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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실적 충격에 빠졌습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시간이 갈수록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1년 새 60%나 줄어들었습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3분의 2를 차지했던 휴대전화가 문제인데요.

저가폰은 중국의 추격에 고가폰은 애플의 반격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삼성 위기론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최정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갤럭시 노트4를 한 달 앞당겨 출시했지만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도 3분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는 게 증권사들의 판단입니다.

기술 격차가 계속 좁혀드는 만큼 스마트폰 시장에선 더 이상 황금알을 낳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인터뷰> 박원재(KDB 대우증권 연구위원) : "전체적으로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부의 마진이 좀 나빠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4년 전인 2010년 삼성은 차세대 먹거리를 개척하겠다며 이른바 '5대 신수종 사업'을 선정해 집중 투자를 해왔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전기차 배터리를 뺀 나머지 분야는 이렇다 할 성과가 없습니다.

전망이 불확실한 태양광 분야는 신수종 사업에서 배제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소현철(신한투자금융 기업분석부장) : "중국업체들이 많이 진출해 있기 때문에 가격경쟁이 굉장히 치열합니다. 따라서 태양광 쪽에서는 좀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은 구조라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신수종 사업을 육성하려 했던 평택산업단지에 반도체 생산라인을 세우겠다고 한 것도 스마트폰 이후 먹거리를 찾지 못한 삼성의 고민과 위기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삼성전자와 함께 우리 제조업의 쌍두마차 격인 현대자동차도 3분기 실적 전망이 밝지 않습니다.

증권사들이 추정하는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1조 9천억 원 정도인데요.

지난해 3분기에 비해선 5% 가까이, 올 2분기에 비해선 8% 넘게 줄어드는 겁니다.

전통적 효자산업이었던 조선과 정유, 철강, 석유화학 등은 이미 중국이 턱밑까지 쫓아오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상황입니다.

최대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은 2분기에 1조 원 넘는 사상 최대의 적자를 냈습니다.

주요 정유업체들은 3년째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고, 철강업계도 중국의 저가 공세에 맞서 힘겨운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전통 제조업의 위기 속에서 우리 경제를 지탱해온 IT와 자동차까지 흔들리면서 주식회사 한국의 앞날이 크게 불투명해지고 있는 겁니다.

빠르게 기술력을 키워가는 중국 제품에 쫓기고, 엔화 약세를 등에 업은 일본 제품에 밀리고 있는 우리 제조업을 되살리려면 어떤 처방이 필요한지, 김희용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삼성전자가 무려 36조 원을 벌어들인 지난해 우리나라 제조업 전체의 영업이익률은 5.7%까지 떨어졌고, 매출액은 제자리걸음을 했습니다.

<인터뷰> 김현종(박사/한국경제연구원) :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처럼 우수한 성적을 보여주는 기업으로 인해서 기업 전체가 성적이 우수한 것으로 보여졌던 부분들이 있습니다."

임금 등 제조 원가가 상승하고, 핵심 부품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 수익성이 계속 떨어지는 것이 제조업 위기의 원인입니다.

수익성 악화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투자가 줄고 이 때문에 다시 수익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해법은 단순히 기존 제품을 잘 만드는 데서 벗어나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려는 노력과 투자에서 찾을 수밖에 없습니다.

제조업체 가운데 혁신 기업의 비중이 독일의 절반도 안될 만큼 우리 기업들의 혁신노력은 부진합니다.

<인터뷰> 김갑래(박사/자본시장연구원) : "국내 제조업은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과감한 투자와 혁신의 노력을 통해서 고부가가치 사업 쪽으로 체질 개선을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혁신을 시도하는 기업들이 더 쉽게 성공할 수 있도록 과감한 혁신이 실패해도 재기할 수 있도록 정부도 규제 개혁과 세제.금융 지원으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KBS 뉴스 김희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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