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판이 더 익숙…청소년 손글씨 삐뚤빼뚤 ‘악필’

입력 2014.10.09 (21:12) 수정 2014.10.09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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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은 컴퓨터를 많이 쓰다보니 우리 한글 손으로 쓸 일이 별로 없죠.

그래서 예전에 비해 학생들 글씨가 엉망이라는 평가가 있는데요.

신지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약 20년 전인 1995년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 쓴 일기입니다.

맞춤법에 신경을 쓰고 글씨를 한 자 한 자 정성껏 쓰려한 노력이 엿보입니다.

반면 지난해 비슷한 학년의 학생들이 쓴 일기장에선 글씨 모양이 조금씩 일그러졌습니다.

중학교 2학년 교실을 찾아 국어 교과서 일부를 옮겨 적게 했습니다.

잘 써나가는 듯 하더니, 줄은 비뚤어지고, 글자 크기도 제각각입니다.

<녹취> "다 썼어? (네)"

손에 힘이 없어 형태가 일그러진 글씨들!

'비읍' 이나 '리을' 받침을 제대로 쓰지 못하거나, 띄어쓰기를 전혀 하지 않은 경우도 눈에 띕니다.

<녹취> 중학교 2학년 : "연필 때문에 손이 너무 아프고 (분량이) 너무 길다보니까 불편하고 답답하잖아요."

상황이 이러니 학생들은 글씨를 많이 써야 하는 주관식 시험을 몹시 부담스러워합니다.

<녹취> 중학교 2학년 : "시험 볼 때, 타자로 치고 누르면 답 입력되고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 든 적 있어요."

설문조사 결과, 교사 93%가 '글씨를 못 쓰는 학생이 늘었다'고 응답했습니다.

<인터뷰> 박수연(중학교 국어교사) : "빨리 쓰려는 경우가 많아서 글씨를 정확하게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스마트폰에 너무 익숙해져서."

글씨를 쓰는 습관은 뇌와 사고력 발달에 영향을 준다는 다양한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필기구보다 키보드와 휴대폰 자판이 훨씬 익숙한 요즘, 청소년기에 손글씨를 바르게 익히도록 가정과 학교의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신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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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판이 더 익숙…청소년 손글씨 삐뚤빼뚤 ‘악필’
    • 입력 2014-10-09 21:13:01
    • 수정2014-10-09 22:2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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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은 컴퓨터를 많이 쓰다보니 우리 한글 손으로 쓸 일이 별로 없죠.

그래서 예전에 비해 학생들 글씨가 엉망이라는 평가가 있는데요.

신지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약 20년 전인 1995년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 쓴 일기입니다.

맞춤법에 신경을 쓰고 글씨를 한 자 한 자 정성껏 쓰려한 노력이 엿보입니다.

반면 지난해 비슷한 학년의 학생들이 쓴 일기장에선 글씨 모양이 조금씩 일그러졌습니다.

중학교 2학년 교실을 찾아 국어 교과서 일부를 옮겨 적게 했습니다.

잘 써나가는 듯 하더니, 줄은 비뚤어지고, 글자 크기도 제각각입니다.

<녹취> "다 썼어? (네)"

손에 힘이 없어 형태가 일그러진 글씨들!

'비읍' 이나 '리을' 받침을 제대로 쓰지 못하거나, 띄어쓰기를 전혀 하지 않은 경우도 눈에 띕니다.

<녹취> 중학교 2학년 : "연필 때문에 손이 너무 아프고 (분량이) 너무 길다보니까 불편하고 답답하잖아요."

상황이 이러니 학생들은 글씨를 많이 써야 하는 주관식 시험을 몹시 부담스러워합니다.

<녹취> 중학교 2학년 : "시험 볼 때, 타자로 치고 누르면 답 입력되고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 든 적 있어요."

설문조사 결과, 교사 93%가 '글씨를 못 쓰는 학생이 늘었다'고 응답했습니다.

<인터뷰> 박수연(중학교 국어교사) : "빨리 쓰려는 경우가 많아서 글씨를 정확하게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스마트폰에 너무 익숙해져서."

글씨를 쓰는 습관은 뇌와 사고력 발달에 영향을 준다는 다양한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필기구보다 키보드와 휴대폰 자판이 훨씬 익숙한 요즘, 청소년기에 손글씨를 바르게 익히도록 가정과 학교의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신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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