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소장이 고속도로 터널 자재 빼돌려

입력 2014.10.10 (12:24) 수정 2014.10.10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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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고속도로 터널 공사 현장에서 안전에 직결되는 공사 자재를 빼돌려 공사 대금을 가로챈 현장 소장들이 검찰에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안전을 위협하는 부실 공사가 전국의 터널 공사 현장에 관행처럼 굳어져 있었습니다.

서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공사중인 터널 벽에 구멍을 뚫고, 길다란 철근을 박아넣은 다음, 너트를 돌려 고정합니다.

터널 균열이나 붕괴를 막기 위해 '락볼트'라고 불리는 철근을 박는 작업입니다.

길이 3~5미터 가량인 '락볼트'는 터널 안전에 직결되는 중요 자재이지만 실제 공사장에서는 설계보다 턱없이 적게 시공됐습니다.

영동-옥천간 터널 공사 현장의 경우 설계상으로는 '락볼트' 4만 6천 개가 쓰여야 했지만 절반도 되지 않는 2만 2천개만 시공됐습니다.

주문진-속초 구간은 만8천여 개가 필요했지만 실제 시공된 '락볼트'는 3분의 1인 6천 개에도 못 미쳤습니다.

터널 표면을 콘크리트로 덮고나면 검사하기 어렵단 점을 악용해 '락볼트'를 적게 시공하고 돈은 빼돌린 겁니다.

검찰이 도로공사와 함께 2010년 이후 착공된 121개 터널을 모두 조사해 봤더니, 3분의 2 가까운 78개 터널에서 부실 시공이 적발됐습니다.

이렇게 빼돌린 금액은 187억 원에 달했습니다.

<인터뷰> 문홍성(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 : "설계수량보다 적게 시공하고도 기성금을 설계수량대로 과대청구하여 편취하였고 터널공사업계 관행인 점이 확인되었습니다."

검찰은 공사 현장소장과 관리간부 등 건설업체 직원 15명을 재판에 넘기고 문제가 된 터널들은 정밀 안전 진단을 요구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서영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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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소장이 고속도로 터널 자재 빼돌려
    • 입력 2014-10-10 12:28:13
    • 수정2014-10-10 13:3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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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고속도로 터널 공사 현장에서 안전에 직결되는 공사 자재를 빼돌려 공사 대금을 가로챈 현장 소장들이 검찰에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안전을 위협하는 부실 공사가 전국의 터널 공사 현장에 관행처럼 굳어져 있었습니다.

서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공사중인 터널 벽에 구멍을 뚫고, 길다란 철근을 박아넣은 다음, 너트를 돌려 고정합니다.

터널 균열이나 붕괴를 막기 위해 '락볼트'라고 불리는 철근을 박는 작업입니다.

길이 3~5미터 가량인 '락볼트'는 터널 안전에 직결되는 중요 자재이지만 실제 공사장에서는 설계보다 턱없이 적게 시공됐습니다.

영동-옥천간 터널 공사 현장의 경우 설계상으로는 '락볼트' 4만 6천 개가 쓰여야 했지만 절반도 되지 않는 2만 2천개만 시공됐습니다.

주문진-속초 구간은 만8천여 개가 필요했지만 실제 시공된 '락볼트'는 3분의 1인 6천 개에도 못 미쳤습니다.

터널 표면을 콘크리트로 덮고나면 검사하기 어렵단 점을 악용해 '락볼트'를 적게 시공하고 돈은 빼돌린 겁니다.

검찰이 도로공사와 함께 2010년 이후 착공된 121개 터널을 모두 조사해 봤더니, 3분의 2 가까운 78개 터널에서 부실 시공이 적발됐습니다.

이렇게 빼돌린 금액은 187억 원에 달했습니다.

<인터뷰> 문홍성(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 : "설계수량보다 적게 시공하고도 기성금을 설계수량대로 과대청구하여 편취하였고 터널공사업계 관행인 점이 확인되었습니다."

검찰은 공사 현장소장과 관리간부 등 건설업체 직원 15명을 재판에 넘기고 문제가 된 터널들은 정밀 안전 진단을 요구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서영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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