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통폐합…‘동네 기 싸움’으로 번져

입력 2014.10.10 (23:14) 수정 2014.10.11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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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낮은 출산율로 인구가 줄면서 해마다 전국적으로 50곳 정도의 학교가 통폐합 되고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자기 구역 내 학교를 지키기 위한 마을 간 분쟁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마을끼리 원수가 되는 일도 있습니다.

임세흠 기자입니다.

<리포트>

<녹취> "명문학교 안덕학교가 통폐합이 웬말입니까, 여러분!"

내년에 폐교가 예고된 경북 청송의 안덕중고등학교.

웃음꽃이 넘치던 예년의 동창회 체육대회와는 달리 올해는 비장한 분위기가 넘칩니다.

<녹취> "주장한다 주장한다!"

학교가 문을 닫게 된 건 신입생 수가 부족해서입니다.

고교에 진학할 중학생이 8명 뿐, 기준인 14명에 모자랍니다.

상황은 이웃 마을의 현서중고도 마찬가지.

한 학교라도 살리기 위해 양쪽에서 100명 씩 대표를 뽑아 주민투표를 했습니다.

결과는 101대 99.

2표 차이로 현서면이 승리했습니다.

그러자 진 쪽에서 부정선거라며 선거무효를 선언했습니다.

<녹취> 김명섭 (청송 안덕중고 동창회측 변호사) : " 한 쪽이 한 사람 매수하면 이기는 거예요. 이게 선거냐? 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주민을 대표하는 선거냐? 그건 아니다."

통합 학교에 학생들을 보내느니 마을을 떠나겠다고도 합니다.

<인터뷰> 장연실 (청송 안덕고 학부모) : " 바깥으로 나가는 거예요. 결국은 촌에 있는 젊은 사람들을 밖으로 내모는 것밖에 안됩니다."

학생이 줄어 폐교가 거론되는건 꼭 농촌만의 얘기는 아닙니다.

서울 한복판, 가장 오래된 초등학교인 이곳도 통폐합 대상으로 거론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김도영 (서울 교동초등학교 학부모) : "작은 학교가 줄 수 있는 행복감이 크다고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큰 학교를 위해서 통폐합하는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1982년 이후 3천 6백 여개 학교가 없어졌습니다.

심각한 저출산 속에 학교 통폐합은 지역 공동체와 교육 현장을 뒤흔드는 갈등의 씨앗이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세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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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 통폐합…‘동네 기 싸움’으로 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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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출산율로 인구가 줄면서 해마다 전국적으로 50곳 정도의 학교가 통폐합 되고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자기 구역 내 학교를 지키기 위한 마을 간 분쟁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마을끼리 원수가 되는 일도 있습니다.

임세흠 기자입니다.

<리포트>

<녹취> "명문학교 안덕학교가 통폐합이 웬말입니까, 여러분!"

내년에 폐교가 예고된 경북 청송의 안덕중고등학교.

웃음꽃이 넘치던 예년의 동창회 체육대회와는 달리 올해는 비장한 분위기가 넘칩니다.

<녹취> "주장한다 주장한다!"

학교가 문을 닫게 된 건 신입생 수가 부족해서입니다.

고교에 진학할 중학생이 8명 뿐, 기준인 14명에 모자랍니다.

상황은 이웃 마을의 현서중고도 마찬가지.

한 학교라도 살리기 위해 양쪽에서 100명 씩 대표를 뽑아 주민투표를 했습니다.

결과는 101대 99.

2표 차이로 현서면이 승리했습니다.

그러자 진 쪽에서 부정선거라며 선거무효를 선언했습니다.

<녹취> 김명섭 (청송 안덕중고 동창회측 변호사) : " 한 쪽이 한 사람 매수하면 이기는 거예요. 이게 선거냐? 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주민을 대표하는 선거냐? 그건 아니다."

통합 학교에 학생들을 보내느니 마을을 떠나겠다고도 합니다.

<인터뷰> 장연실 (청송 안덕고 학부모) : " 바깥으로 나가는 거예요. 결국은 촌에 있는 젊은 사람들을 밖으로 내모는 것밖에 안됩니다."

학생이 줄어 폐교가 거론되는건 꼭 농촌만의 얘기는 아닙니다.

서울 한복판, 가장 오래된 초등학교인 이곳도 통폐합 대상으로 거론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김도영 (서울 교동초등학교 학부모) : "작은 학교가 줄 수 있는 행복감이 크다고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큰 학교를 위해서 통폐합하는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1982년 이후 3천 6백 여개 학교가 없어졌습니다.

심각한 저출산 속에 학교 통폐합은 지역 공동체와 교육 현장을 뒤흔드는 갈등의 씨앗이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세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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