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해설] 성 군기 위반 행위 뿌리 뽑아야

입력 2014.10.10 (23:32) 수정 2014.10.11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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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진 해설위원]

군대 내의 성 군기 위반 행태가 그야말로 갈때까지 간 양상입니다. 수도권의 육군 현역 사단장이 직속 부하 여군을 수차례 성추행한 혐의로 긴급 체포되는, 창군 이래 처음 있는 일이 벌어져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문제의 육군 사단장은 지난 두달 동안 자신의 집무실에서 부사관인 부하 여군을 다섯차례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더욱이 이미 다른 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해 정신적 충격을 받은 상태였고, 사단장은 이런 사실을 알고도 성추행을 감행했다는 피해 여군의 진술은 듣기조차 민망합니다. 파문이 커지자 한민구 국방장관은 오늘 전군 주요지휘관 회상회의를 긴급 소집해 일벌백계를 지시했지만 이를 그대로 믿을 국민은 많지 않습니다. 지난 2010년 3월에는 강원도 27사단 여군 중위가 당시 대대장의 성추행을 못 이겨 스스로 목숨을 끊었지만 나중에 문제가 되고 나서야 해당 간부는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또 2012년 3월과 지난 2월에도 성 군기 위반으로 물의를 빚은 고위 장성들에 대한 처벌은 보직 해임에 그쳤습니다. 실제로 여군을 대상으로 한 성군기 위반 사건은2010년 13건, 12년에 48건, 올들어 8월까지만 34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지만 솜방망이 처벌은 여전합니다. 같은 기간군사재판에 회부된 사건 가운데 실형률은 5%에 불과하고, 징계처분 중에서도 중징계(27건)는 많지 않고 상당수가 경징계(123건)에 머물렀습니다.

잇따르는 성 군기 위반 사건을 뿌리 뽑기 위해선 보다 강력한 처벌은 물론 위로부터의 체질 개선이 시급합니다. 상명하복의 계급문화에서 부하를 성별을 떠나 동등한 인격체로 대하고 공과 사를 엄정히 구분하는 인식의 전환이 이뤄질 때 비로소 군이 실추된 명예와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슈와 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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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와 해설] 성 군기 위반 행위 뿌리 뽑아야
    • 입력 2014-10-10 23:43:14
    • 수정2014-10-11 00:4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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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진 해설위원]

군대 내의 성 군기 위반 행태가 그야말로 갈때까지 간 양상입니다. 수도권의 육군 현역 사단장이 직속 부하 여군을 수차례 성추행한 혐의로 긴급 체포되는, 창군 이래 처음 있는 일이 벌어져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문제의 육군 사단장은 지난 두달 동안 자신의 집무실에서 부사관인 부하 여군을 다섯차례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더욱이 이미 다른 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해 정신적 충격을 받은 상태였고, 사단장은 이런 사실을 알고도 성추행을 감행했다는 피해 여군의 진술은 듣기조차 민망합니다. 파문이 커지자 한민구 국방장관은 오늘 전군 주요지휘관 회상회의를 긴급 소집해 일벌백계를 지시했지만 이를 그대로 믿을 국민은 많지 않습니다. 지난 2010년 3월에는 강원도 27사단 여군 중위가 당시 대대장의 성추행을 못 이겨 스스로 목숨을 끊었지만 나중에 문제가 되고 나서야 해당 간부는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또 2012년 3월과 지난 2월에도 성 군기 위반으로 물의를 빚은 고위 장성들에 대한 처벌은 보직 해임에 그쳤습니다. 실제로 여군을 대상으로 한 성군기 위반 사건은2010년 13건, 12년에 48건, 올들어 8월까지만 34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지만 솜방망이 처벌은 여전합니다. 같은 기간군사재판에 회부된 사건 가운데 실형률은 5%에 불과하고, 징계처분 중에서도 중징계(27건)는 많지 않고 상당수가 경징계(123건)에 머물렀습니다.

잇따르는 성 군기 위반 사건을 뿌리 뽑기 위해선 보다 강력한 처벌은 물론 위로부터의 체질 개선이 시급합니다. 상명하복의 계급문화에서 부하를 성별을 떠나 동등한 인격체로 대하고 공과 사를 엄정히 구분하는 인식의 전환이 이뤄질 때 비로소 군이 실추된 명예와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슈와 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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