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보조금으로 ‘의류·가전’ 구입…입단속까지

입력 2014.10.15 (21:25) 수정 2014.10.15 (22:0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나랏돈은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라는 우스갯 소리가 전혀 근거 없는 게 아니었습니다.

딱 그런 사례가 있다고요?

네, 중소기업 근로자들에게 직업 훈련하라고 국가가 한 해 2천억 원 넘게 국고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지만, 사실상 눈먼 돈이 되고 있습니다.

김기흥 기자입니다.

<리포트>

근로자 직업 훈련 위탁을 받은 한 대학이 국고보조금을 받기 위해 고용노동부에 제출한 자료입니다.

근로자 29명에게 32시간 교육했다고 돼 있지만 실제 교육 인원은 12명, 교육시간도 10시간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다른 대학의 직업훈련 출석부는 아예 엉터리입니다.

<녹취> 최성일(경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수사관) : "(강사들이) 펜으로 서로 돌아가면서 필체를 바꿔서 훈련생들이 서명을 한 것처럼..."

이같은 수강생 부풀리기 수법으로 대학 5곳이 최근 2년 동안 8억여 원을 빼돌렸습니다.

더구나 훈련센터장인 모 교수는 법인카드로 백화점 등에서 골프의류와 화장품 고가의 만년필 등을 구입했습니다.

<녹취> 00대학 관계자 : "학교본부가 이들 센터 하나하나를 일일이 확인해서 관리하는데는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내부고발자에게는 2천만원을 주면서 입단속까지 시켰습니다.

<녹취> 00대학교 관계자 : "계속 외부공공기관이나 다른 기관으로 확산하고 계셔서 더 이상 일을 확산하지 않으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녹취> 한정애(국회 환경노동위원) : "6개 대학을 점검했을 때 5개 대학에서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거(국고보조금) 못 먹으면 바보다 눈먼 돈이다하는 이야기까지..."

국고보조금을 관리감독하는 고용노동부는 해당센터를 적발하긴 커녕 '우수훈련기관'으로 선정하기까지 했습니다.

KBS 뉴스 김기흥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국고보조금으로 ‘의류·가전’ 구입…입단속까지
    • 입력 2014-10-15 21:26:06
    • 수정2014-10-15 22:04:31
    뉴스 9
<앵커 멘트>

나랏돈은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라는 우스갯 소리가 전혀 근거 없는 게 아니었습니다.

딱 그런 사례가 있다고요?

네, 중소기업 근로자들에게 직업 훈련하라고 국가가 한 해 2천억 원 넘게 국고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지만, 사실상 눈먼 돈이 되고 있습니다.

김기흥 기자입니다.

<리포트>

근로자 직업 훈련 위탁을 받은 한 대학이 국고보조금을 받기 위해 고용노동부에 제출한 자료입니다.

근로자 29명에게 32시간 교육했다고 돼 있지만 실제 교육 인원은 12명, 교육시간도 10시간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다른 대학의 직업훈련 출석부는 아예 엉터리입니다.

<녹취> 최성일(경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수사관) : "(강사들이) 펜으로 서로 돌아가면서 필체를 바꿔서 훈련생들이 서명을 한 것처럼..."

이같은 수강생 부풀리기 수법으로 대학 5곳이 최근 2년 동안 8억여 원을 빼돌렸습니다.

더구나 훈련센터장인 모 교수는 법인카드로 백화점 등에서 골프의류와 화장품 고가의 만년필 등을 구입했습니다.

<녹취> 00대학 관계자 : "학교본부가 이들 센터 하나하나를 일일이 확인해서 관리하는데는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내부고발자에게는 2천만원을 주면서 입단속까지 시켰습니다.

<녹취> 00대학교 관계자 : "계속 외부공공기관이나 다른 기관으로 확산하고 계셔서 더 이상 일을 확산하지 않으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녹취> 한정애(국회 환경노동위원) : "6개 대학을 점검했을 때 5개 대학에서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거(국고보조금) 못 먹으면 바보다 눈먼 돈이다하는 이야기까지..."

국고보조금을 관리감독하는 고용노동부는 해당센터를 적발하긴 커녕 '우수훈련기관'으로 선정하기까지 했습니다.

KBS 뉴스 김기흥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