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나아지지 않은 안전의식

입력 2014.10.21 (07:34) 수정 2014.10.21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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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일상 해설위원]

20년 전 오늘은 성수대교 붕괴사고로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날입니다. 그 이후에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대형 사고가 일어났고,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6개월이 막 지났지만 안전의식은 여전히 뒷전으로 밀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지난주 대한민국 첨단 산업의 상징인 판교 테크노 밸리에서 일어난 환풍구 붕괴사고는 또 다시 국민들을 무력감에 빠지게 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몰리는 공연장에 대한 안전 대책과 안전의식 부족이 어처구니없는 사고를 일으킨 것입니다. 환풍구 위에 수십 명이 올라가 관람을 하는데도 제지하지 못한 것이 우선 안타까운 일입니다. 주최 측에서는 행사 관련 기관과 경찰서 등에 안전 관리를 요청했지만 관할 타령만 하다 결국 서류상으로만 인력을 배치하고 제대로 된 관리는 없었습니다. 관련 법규 또한 허점투성입니다. 3천 명 이상의 대규모 공연에만 안전요원 규정을 두고 있기 때문에 이 행사는 관련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았습니다. 깊이가 18미터나 되지만 환풍구에 어떠한 위험 표시나 중간 그물망 등도 없었습니다. 관련 규칙에는 시설물에 대한 환기 용량만을 규정할 뿐 환풍구의 두께나 재질 등 안전 관련 내용은 들어있지 않습니다.

서울의 지하철 환풍구만 2천 4백여 곳, 보도에 설치된 것만 천 7백 개가 넘습니다. 전국적으로 지하공간이나 건물 등 각종 시설물에 설치된 환풍구는 수만 곳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 시설에 대한 구체적인 안전기준도 없고 안전관리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사고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가을철을 맞아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축제와 공연이 예정돼 있습니다. 기존 공연장이 아닌 임시 공연장이나 가설무대에서 이루어지는 공연이 대부분입니다. 세월호 사고 이후 자제했던 학생들의 수학여행도 다시 본격화 되고 있습니다.

안전은 구호로만 지켜지는 것이 아닙니다. 막대한 비용과 불편이 뒤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크든 작든 사고를 예방하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수만 분의 1의 확률일지 모르지만 사고 당사자에게는 세상 전체를 잃는 것과 마찬가지기 때문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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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나아지지 않은 안전의식
    • 입력 2014-10-21 07:37:11
    • 수정2014-10-21 07:5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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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일상 해설위원]

20년 전 오늘은 성수대교 붕괴사고로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날입니다. 그 이후에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대형 사고가 일어났고,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6개월이 막 지났지만 안전의식은 여전히 뒷전으로 밀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지난주 대한민국 첨단 산업의 상징인 판교 테크노 밸리에서 일어난 환풍구 붕괴사고는 또 다시 국민들을 무력감에 빠지게 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몰리는 공연장에 대한 안전 대책과 안전의식 부족이 어처구니없는 사고를 일으킨 것입니다. 환풍구 위에 수십 명이 올라가 관람을 하는데도 제지하지 못한 것이 우선 안타까운 일입니다. 주최 측에서는 행사 관련 기관과 경찰서 등에 안전 관리를 요청했지만 관할 타령만 하다 결국 서류상으로만 인력을 배치하고 제대로 된 관리는 없었습니다. 관련 법규 또한 허점투성입니다. 3천 명 이상의 대규모 공연에만 안전요원 규정을 두고 있기 때문에 이 행사는 관련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았습니다. 깊이가 18미터나 되지만 환풍구에 어떠한 위험 표시나 중간 그물망 등도 없었습니다. 관련 규칙에는 시설물에 대한 환기 용량만을 규정할 뿐 환풍구의 두께나 재질 등 안전 관련 내용은 들어있지 않습니다.

서울의 지하철 환풍구만 2천 4백여 곳, 보도에 설치된 것만 천 7백 개가 넘습니다. 전국적으로 지하공간이나 건물 등 각종 시설물에 설치된 환풍구는 수만 곳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 시설에 대한 구체적인 안전기준도 없고 안전관리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사고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가을철을 맞아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축제와 공연이 예정돼 있습니다. 기존 공연장이 아닌 임시 공연장이나 가설무대에서 이루어지는 공연이 대부분입니다. 세월호 사고 이후 자제했던 학생들의 수학여행도 다시 본격화 되고 있습니다.

안전은 구호로만 지켜지는 것이 아닙니다. 막대한 비용과 불편이 뒤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크든 작든 사고를 예방하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수만 분의 1의 확률일지 모르지만 사고 당사자에게는 세상 전체를 잃는 것과 마찬가지기 때문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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