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불법 온상, 지하경제 확대

입력 2014.10.22 (07:34) 수정 2014.10.22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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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오진 해설위원]

5만 원 고액권이 나가면 돌아오지 않고, 유통업계의 고액 상품권 발행은 급증하고 있습니다. 지하경제가 다시 커지고 있는 조짐입니다. 금리가 떨어지면서 갈 곳 잃은 뭉칫돈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지하경제는 탈세와 뇌물 등 불법. 음성 거래의 온상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지난달까지 석 달 동안 한국은행이 발행한 5만 원권은 4조 9천4백억 원. 이 가운데 환수액은 9천8백억 원으로 환수율이 19.9%에 그쳤습니다. 발행 5년 만에 가장 낮았고, 특히 2년 전 이맘때 환수율 87%와는 엄청난 차이를 보였습니다. 무엇보다 지난해 지하경제 양성화를 국정과제로 내세운 뒤부터 환수율이 급락했습니다. 현금부자들이 탈세를 위해 돈을 쌓아두거나 각종 불법자금이 숨어들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지하경제규모는 3백조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백화점을 비롯한 유통업계의 고액 상품권 발행도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난해 발행된 30만 원. 50만 원 상품권은 480만 장으로 1년 새 두 배가 늘었고, 특히 50만 원 짜리는 4년 만에 무려 9배 가까이 늘어나 액면가로는 1조 7천억 원이 넘었습니다. 고액 상품권은 통화량 산정에서 제외되고, 누가 샀는지 누가 사용했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사실상 고액권을 대신해 뇌물 등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만큼 지하경제를 키우는 데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발행부터 회수까지 고액 상품권의 흐름을 면밀하게 파악해야 합니다. 내수진작에 효과가 있다는 이유로 불법과 부패를 방치할 순 없습니다.

한국은행이 연말쯤 5만 원권의 거래와 보유 목적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한다고 합니다. 5만 원권에 발행연도를 표기하자는 제안도 있습니다. 부정한 보유 목적을 제대로 밝혀낼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각종 경기부양 정책이 지하경제를 더욱 키우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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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불법 온상, 지하경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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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4-10-22 08: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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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오진 해설위원]

5만 원 고액권이 나가면 돌아오지 않고, 유통업계의 고액 상품권 발행은 급증하고 있습니다. 지하경제가 다시 커지고 있는 조짐입니다. 금리가 떨어지면서 갈 곳 잃은 뭉칫돈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지하경제는 탈세와 뇌물 등 불법. 음성 거래의 온상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지난달까지 석 달 동안 한국은행이 발행한 5만 원권은 4조 9천4백억 원. 이 가운데 환수액은 9천8백억 원으로 환수율이 19.9%에 그쳤습니다. 발행 5년 만에 가장 낮았고, 특히 2년 전 이맘때 환수율 87%와는 엄청난 차이를 보였습니다. 무엇보다 지난해 지하경제 양성화를 국정과제로 내세운 뒤부터 환수율이 급락했습니다. 현금부자들이 탈세를 위해 돈을 쌓아두거나 각종 불법자금이 숨어들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지하경제규모는 3백조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백화점을 비롯한 유통업계의 고액 상품권 발행도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난해 발행된 30만 원. 50만 원 상품권은 480만 장으로 1년 새 두 배가 늘었고, 특히 50만 원 짜리는 4년 만에 무려 9배 가까이 늘어나 액면가로는 1조 7천억 원이 넘었습니다. 고액 상품권은 통화량 산정에서 제외되고, 누가 샀는지 누가 사용했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사실상 고액권을 대신해 뇌물 등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만큼 지하경제를 키우는 데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발행부터 회수까지 고액 상품권의 흐름을 면밀하게 파악해야 합니다. 내수진작에 효과가 있다는 이유로 불법과 부패를 방치할 순 없습니다.

한국은행이 연말쯤 5만 원권의 거래와 보유 목적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한다고 합니다. 5만 원권에 발행연도를 표기하자는 제안도 있습니다. 부정한 보유 목적을 제대로 밝혀낼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각종 경기부양 정책이 지하경제를 더욱 키우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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