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상 배불리고 농민 울리는 농협 ‘수상한 계약’

입력 2014.10.23 (19:19) 수정 2014.10.2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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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민들이 즐겨 먹는 소 곱창의 유통과정이 수상합니다.

축산 농민들로부터 위탁받아 팔아주는 농협이 특정 도매상들과 수의 계약을 통해 싼값에 넘겨온 것으로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한승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축산 농민들은 곱창으로 팔리는 소의 부산물을 주로 부천 등 농협 공판장 네 곳에 위탁해 판매합니다.

그런데 농협은 이 소의 부산물을 십 수년 동안 특정 도매상들에게 경쟁 입찰이 아닌 수의 계약으로 팔아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녹취> 소 부산물 소매상 : "이권에 개입이 돼 있는 상황이 돼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수의 계약이 자동적으로 관행처럼 내려오는 거예요."

취재진이 입수한 2001년 매매계약서입니다.

부천 축산물 공판장은 '농협 유통'을 통해 판매 물량의 절반을 중도매인 조합에 넘기도록 돼있습니다.

경쟁 입찰을 할 때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팔기에 결과적으로 축산 농민들이 제 값을 받지 못하는 겁니다.

문제가 불거지자 이 조항은 삭제됐지만 지금도 40퍼센트 정도를 중도매인조합에 넘기고 있습니다.

<인터뷰> 안효대(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 : "전자입찰 방식 등 투명한 경쟁 방식을 통해서 판매될 수 있도록 개선을 해서..."

시장가 보다 싸게 물건을 받아온 중도매인 조합은 소매상에게 되팔 때 마리당 2~3만 원의 웃돈을 붙입니다.

마리 당 2만 원씩 계산하면 부천 공판장의 중도매인 조합은 한해에 5억 7천만 원의 이득을 챙기는 셈입니다.

농협중앙회는 안정적인 유통망을 확보하기 위해 수의 계약을 해왔고 보다 투명한 판매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한승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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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매상 배불리고 농민 울리는 농협 ‘수상한 계약’
    • 입력 2014-10-23 19:24:33
    • 수정2014-10-23 20: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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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민들이 즐겨 먹는 소 곱창의 유통과정이 수상합니다.

축산 농민들로부터 위탁받아 팔아주는 농협이 특정 도매상들과 수의 계약을 통해 싼값에 넘겨온 것으로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한승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축산 농민들은 곱창으로 팔리는 소의 부산물을 주로 부천 등 농협 공판장 네 곳에 위탁해 판매합니다.

그런데 농협은 이 소의 부산물을 십 수년 동안 특정 도매상들에게 경쟁 입찰이 아닌 수의 계약으로 팔아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녹취> 소 부산물 소매상 : "이권에 개입이 돼 있는 상황이 돼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수의 계약이 자동적으로 관행처럼 내려오는 거예요."

취재진이 입수한 2001년 매매계약서입니다.

부천 축산물 공판장은 '농협 유통'을 통해 판매 물량의 절반을 중도매인 조합에 넘기도록 돼있습니다.

경쟁 입찰을 할 때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팔기에 결과적으로 축산 농민들이 제 값을 받지 못하는 겁니다.

문제가 불거지자 이 조항은 삭제됐지만 지금도 40퍼센트 정도를 중도매인조합에 넘기고 있습니다.

<인터뷰> 안효대(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 : "전자입찰 방식 등 투명한 경쟁 방식을 통해서 판매될 수 있도록 개선을 해서..."

시장가 보다 싸게 물건을 받아온 중도매인 조합은 소매상에게 되팔 때 마리당 2~3만 원의 웃돈을 붙입니다.

마리 당 2만 원씩 계산하면 부천 공판장의 중도매인 조합은 한해에 5억 7천만 원의 이득을 챙기는 셈입니다.

농협중앙회는 안정적인 유통망을 확보하기 위해 수의 계약을 해왔고 보다 투명한 판매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한승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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