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병원 질산 유출…미숙한 대처 큰 화 부를 뻔

입력 2014.10.29 (21:39) 수정 2014.10.29 (21:5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오늘 국립 경찰병원에서 강산성 물질인 질산이 유출돼 환자와 의료진 천여 명이 대피했습니다.

그런데 대피 방송이 한 시간이 지나서야 이뤄지는 등 병원 측 대응은 그야말로 엉망이었습니다.

신지혜 기자입니다.

<리포트>

환자들이 병상째 실려나옵니다.

마스크를 쓴 환자와 의료진까지..

천여 명이 마당으로 대피했습니다.

오늘 오전 9시 40분쯤 국립 경찰병원에 질산이 유출되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병원 2층 임상 병리실에서 오래된 질산 원액 7리터를 폐기하려고 용기를 옮기던 중 '펑'하는 소리와 함께 질산 1리터가 바닥으로 흘렀고 연기가 피어올랐습니다.

<인터뷰> 최은경(국립경찰병원 병리사) : "(질산의) 유통기한이 거의 다 되었기 때문에, 처리하고 작업하는 중에 이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방재 작업이 이뤄지는 동안 환자 4백 명과 의료진 7백 명이 건물 밖으로 대피했습니다.

대피했던 환자들은 3시간 가까이 지나서야 병원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임상용 조직 검사에 쓰이는 질산은 부식성이 강하고, 흡입하면 호흡기에 해롭습니다.

하지만, 병원측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가 간호부의 건의를 받고 나서야 뒤늦게 대피를 허가했습니다.

병원 전체에 대피 방송이 이뤄진 건 사고 발생 한 시간 뒤였습니다.

<인터뷰> 병원 직원 : "창문만 일단 열라고 해서, 창문만 먼저 열었고요. 10시 20분, 30분 돼서야 질산이 유출됐다고 그때 처음 들은거죠. 냄새는 그 전부터 났었고요."

화재발생시 작동해야 하는 방화셔터가 갑자기 내려와 수 십명이 한때 갇히는 등 대피 과정도 엉망이었습니다.

<인터뷰> 박오숙(병원 이용자) : "마스크도 사실은 제가 가서 달라고 그랬어요. 왜 복도에 있는 사람이 다 마스크를 쓰고 있냐, 빨리 우리도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병원내 폐기물 처리 지침이 마련돼 있긴 했지만, 담당 직원은 과거에 질산 원액을 폐기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KBS 뉴스 신지혜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경찰병원 질산 유출…미숙한 대처 큰 화 부를 뻔
    • 입력 2014-10-29 21:40:45
    • 수정2014-10-29 21:55:51
    뉴스 9
<앵커 멘트>

오늘 국립 경찰병원에서 강산성 물질인 질산이 유출돼 환자와 의료진 천여 명이 대피했습니다.

그런데 대피 방송이 한 시간이 지나서야 이뤄지는 등 병원 측 대응은 그야말로 엉망이었습니다.

신지혜 기자입니다.

<리포트>

환자들이 병상째 실려나옵니다.

마스크를 쓴 환자와 의료진까지..

천여 명이 마당으로 대피했습니다.

오늘 오전 9시 40분쯤 국립 경찰병원에 질산이 유출되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병원 2층 임상 병리실에서 오래된 질산 원액 7리터를 폐기하려고 용기를 옮기던 중 '펑'하는 소리와 함께 질산 1리터가 바닥으로 흘렀고 연기가 피어올랐습니다.

<인터뷰> 최은경(국립경찰병원 병리사) : "(질산의) 유통기한이 거의 다 되었기 때문에, 처리하고 작업하는 중에 이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방재 작업이 이뤄지는 동안 환자 4백 명과 의료진 7백 명이 건물 밖으로 대피했습니다.

대피했던 환자들은 3시간 가까이 지나서야 병원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임상용 조직 검사에 쓰이는 질산은 부식성이 강하고, 흡입하면 호흡기에 해롭습니다.

하지만, 병원측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가 간호부의 건의를 받고 나서야 뒤늦게 대피를 허가했습니다.

병원 전체에 대피 방송이 이뤄진 건 사고 발생 한 시간 뒤였습니다.

<인터뷰> 병원 직원 : "창문만 일단 열라고 해서, 창문만 먼저 열었고요. 10시 20분, 30분 돼서야 질산이 유출됐다고 그때 처음 들은거죠. 냄새는 그 전부터 났었고요."

화재발생시 작동해야 하는 방화셔터가 갑자기 내려와 수 십명이 한때 갇히는 등 대피 과정도 엉망이었습니다.

<인터뷰> 박오숙(병원 이용자) : "마스크도 사실은 제가 가서 달라고 그랬어요. 왜 복도에 있는 사람이 다 마스크를 쓰고 있냐, 빨리 우리도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병원내 폐기물 처리 지침이 마련돼 있긴 했지만, 담당 직원은 과거에 질산 원액을 폐기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KBS 뉴스 신지혜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