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병원 질산 유출…대처 ‘엉망’

입력 2014.10.29 (23:18) 수정 2014.10.3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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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립 경찰병원에서 환자와 의료진 등 천여 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강산성 물질인 질산이 유출됐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긴급 대처의 모든 과정이 엉망이었습니다.

신지혜 기자입니다.

<리포트>

환자들이 병상째 실려나옵니다.

마스크를 쓴 환자와 의료진까지..

천여 명이 마당으로 대피했습니다.

오늘 오전 9시 40분쯤 국립 경찰병원에 질산이 유출되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병원 2층 임상 병리실에서 오래된 질산 원액 7리터를 폐기하려고 용기를 옮기던 중...

'펑'하는 소리와 함께 질산 1리터가 바닥으로 흘렀고 연기가 피어올랐습니다.

<인터뷰> 최은경(국립 경찰병원 병리사) : "(질산의) 유통기한이 거의 다 되었기 때문에, 처리하고 작업하는 중에 이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방재 작업이 이뤄지는 동안 환자 4백 명과 의료진 7백 명이 건물 밖으로 대피했습니다.

대피했던 환자들은 3시간 가까이 지나서야 병원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임상용 조직 검사에 쓰이는 질산은 부식성이 강하고, 흡입하면 호흡기에 해롭습니다.

하지만, 병원측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가 간호부의 건의를 받고 나서야 뒤늦게 대피를 허가했습니다.

병원 전체에 대피 방송이 이뤄진 건 사고 발생 한 시간 뒤였습니다.

<녹취> 병원 직원 : "창문만 일단 열라고 해서, 창문만 먼저 열었고요. 10시 20분, 30분 돼서야 질산이 유출됐다고 그때 처음 들은거죠. 냄새는 그 전부터 났었고요."

화재발생시 작동해야 하는 방화셔터가 갑자기 내려와 수 십명이 한때 갇히는 등 대피 과정도 엉망이었습니다.

<인터뷰> 박오숙(병원 이용자) : "마스크도 사실은 제가 가서 달라고 그랬어요. 왜 복도에 있는 사람이 다 마스크를 쓰고 있냐, 빨리 우리도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병원내 폐기물 처리 지침이 마련돼 있긴 했지만, 담당 직원은 과거에 질산 원액을 폐기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KBS 뉴스 신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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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병원 질산 유출…대처 ‘엉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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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경찰병원에서 환자와 의료진 등 천여 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강산성 물질인 질산이 유출됐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긴급 대처의 모든 과정이 엉망이었습니다.

신지혜 기자입니다.

<리포트>

환자들이 병상째 실려나옵니다.

마스크를 쓴 환자와 의료진까지..

천여 명이 마당으로 대피했습니다.

오늘 오전 9시 40분쯤 국립 경찰병원에 질산이 유출되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병원 2층 임상 병리실에서 오래된 질산 원액 7리터를 폐기하려고 용기를 옮기던 중...

'펑'하는 소리와 함께 질산 1리터가 바닥으로 흘렀고 연기가 피어올랐습니다.

<인터뷰> 최은경(국립 경찰병원 병리사) : "(질산의) 유통기한이 거의 다 되었기 때문에, 처리하고 작업하는 중에 이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방재 작업이 이뤄지는 동안 환자 4백 명과 의료진 7백 명이 건물 밖으로 대피했습니다.

대피했던 환자들은 3시간 가까이 지나서야 병원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임상용 조직 검사에 쓰이는 질산은 부식성이 강하고, 흡입하면 호흡기에 해롭습니다.

하지만, 병원측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가 간호부의 건의를 받고 나서야 뒤늦게 대피를 허가했습니다.

병원 전체에 대피 방송이 이뤄진 건 사고 발생 한 시간 뒤였습니다.

<녹취> 병원 직원 : "창문만 일단 열라고 해서, 창문만 먼저 열었고요. 10시 20분, 30분 돼서야 질산이 유출됐다고 그때 처음 들은거죠. 냄새는 그 전부터 났었고요."

화재발생시 작동해야 하는 방화셔터가 갑자기 내려와 수 십명이 한때 갇히는 등 대피 과정도 엉망이었습니다.

<인터뷰> 박오숙(병원 이용자) : "마스크도 사실은 제가 가서 달라고 그랬어요. 왜 복도에 있는 사람이 다 마스크를 쓰고 있냐, 빨리 우리도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병원내 폐기물 처리 지침이 마련돼 있긴 했지만, 담당 직원은 과거에 질산 원액을 폐기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KBS 뉴스 신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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