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30개월 만에 한중 FTA 타결…경제 영토 확대

입력 2014.11.10 (21:08) 수정 2014.11.10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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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중국은 우리와 자유무역협정 협상을 타결한 51번째 나라입니다.

그동안 FTA를 맺은 50개 나라의 국내총생산을 합치면 전 세계 총생산의 61%였는데, 중국이란 거대 시장이 포함되면서 단번에 73%로 커지게 됐습니다.

우리 경제 영토가 세계 5위에서 3위로 뛰어오른 셈인데요,

미국과 유럽연합에 이어 중국까지, 3대 경제권 모두와 FTA를 체결한 건 칠레에 이어 우리가 두번쨉니다.

특히, 중국과의 FTA 체결에는 30개월이란 긴 시간이 걸려서 미국(10개월)이나 유럽연합(26개월)과 비교하면 그만큼 진통이 컸는데요,

주요 산업별로 예상되는 득과 실을, 박종훈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제조업 ‘맑음’…농수산물은 ‘흐림’ ▼

<리포트>

면세점 가전 매장이 중국인들로 북적입니다.

중국어로 알려주는 전기 밥솥은 최고 인기 품목.

<녹취>"백미 취사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15%에 이르는 중국의 관세는 수출에 큰 장벽이 돼 왔습니다.

이번 한중 FTA로 관세가 철폐되면 중국 수출이 크게 늘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코트라 : "특히 우리 중소형제품, 중소기업형, 그런 제품에 있어서는 상당히 희소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소형가전과 스포츠·레저용품, 고급 유아용품 등이 관세가 낮아지거나 없어서 중국 내수 시장에 보다 쉽게 도전할 수 있게 됩니다.

또 석유화학과 항공 분야도 관세인하 수혜 업종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녹취> "중단하라! 중단하라! 중단하라!"

한중 FTA 타결 소식에 농민단체들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가장 우려했던 쌀과 쇠고기, 과일 등 주요 농수축산물은 FTA 대상에서 빠졌지만 주요 곡물과 사료 시장은 개방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밀의 경우 5년내 관세가 철폐돼 국내 자급 정책에 차질을 빚을 수 있습니다.

종자용 옥수수도 관세가 10년 안에 328%에서 130%로 낮아지고 사료도 20년 안에 관세가 철폐돼 농업분야는 시간이 갈수록 피해가 커질 것으로 우려됩니다.

<인터뷰> 전농 : "곡물 시장, 사료 시장에서 우리 스스로 자급할 수 있는 그런 기회를 없애버렸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농가 소득 안정을 위해 밭 직불제를 확대하고 수입보장 보험을 도입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 중국의 역습 대비해야 ▼

대형마트나 할인점에 가면 식료품부터 생활용품까지 'made in china'를 쉽게 찾을 수 있죠.

제조업도 기술 집약도가 낮은 분야는 이미 중국산 저가제품에 시장을 내주고 있는 건데요.

중소기업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도 바로 중국산 저가 제품이 한중 FTA를 디딤돌 삼아 밀려들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섬유와 생활용품 등 노동집약적 산업품목은 2천여 개 가운데 220여개 만이 관세 철폐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특히, 뿌리산업과 부품, 기초소재, 섬유 분야는 자칫하면 기틀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10년 안에 관세가 철폐되는 냉장고와 세탁기 등 가전제품도 기술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는 만큼 역공을 당할 수 있습니다.

농수산물 역시 개방률을 낮춰 시간을 벌었지만 농업 경쟁력을 높여가지 않으면 마냥 방심할 수는 없는 처지입니다.

한중 FTA에 대응하려면 어떤 전략과 준비가 필요한지, 이경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FTA ‘활용이 관건’…고부가상품으로 승부해야 ▼

<리포트>

지난해 중국에 수출된 한국산 분유는 6백억 원 어치, 4년 새 12배로 급증했습니다.

중국산 식품을 믿지 못하는 중국 엄마들의 마음을 '고품질' 마케팅으로 파고 든 결괍니다.

<인터뷰> 거찡(중국 소비자) : "친구가 아기에게 (한국 분유를) 먹이는데 변을 잘 본다고 해서 저도 먹이기 시작했습니다. (비싸지만) 감당할 수 있습니다."

농수축산물 자체는 가격 경쟁력으로 중국에 밀리지만, 가공식품은 얼마든지 중국 시장을 파고 들 수 있다는 얘깁니다.

<인터뷰> 최남석(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 "중국에서 중산층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친환경 식품 같은 경우에는 고품질의 상품을 만들어낸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관세 철폐만 바라볼게 아니라 비관세 장벽이 낮아지는 점도 십분 활용해야 합니다.

한류 열풍을 타고 있는 화장품처럼 통관 시간 단축을 잘 이용하면 상품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품목도 적지 않습니다.

<녹취> 장준기(대한화장품협회 상무) : "(화장품은) 유행이나 조기 출시가 굉장히 중요한 물품 중에 하나입니다. (통관이) 빨라진다면 우리나라 제품이 보다 시장에 빨리 진출하기 때문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과의 FTA를 기회로 활용하려면 현지 시장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전략 마련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이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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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30개월 만에 한중 FTA 타결…경제 영토 확대
    • 입력 2014-11-10 21:09:15
    • 수정2014-11-10 22:2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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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중국은 우리와 자유무역협정 협상을 타결한 51번째 나라입니다.

그동안 FTA를 맺은 50개 나라의 국내총생산을 합치면 전 세계 총생산의 61%였는데, 중국이란 거대 시장이 포함되면서 단번에 73%로 커지게 됐습니다.

우리 경제 영토가 세계 5위에서 3위로 뛰어오른 셈인데요,

미국과 유럽연합에 이어 중국까지, 3대 경제권 모두와 FTA를 체결한 건 칠레에 이어 우리가 두번쨉니다.

특히, 중국과의 FTA 체결에는 30개월이란 긴 시간이 걸려서 미국(10개월)이나 유럽연합(26개월)과 비교하면 그만큼 진통이 컸는데요,

주요 산업별로 예상되는 득과 실을, 박종훈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제조업 ‘맑음’…농수산물은 ‘흐림’ ▼

<리포트>

면세점 가전 매장이 중국인들로 북적입니다.

중국어로 알려주는 전기 밥솥은 최고 인기 품목.

<녹취>"백미 취사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15%에 이르는 중국의 관세는 수출에 큰 장벽이 돼 왔습니다.

이번 한중 FTA로 관세가 철폐되면 중국 수출이 크게 늘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코트라 : "특히 우리 중소형제품, 중소기업형, 그런 제품에 있어서는 상당히 희소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소형가전과 스포츠·레저용품, 고급 유아용품 등이 관세가 낮아지거나 없어서 중국 내수 시장에 보다 쉽게 도전할 수 있게 됩니다.

또 석유화학과 항공 분야도 관세인하 수혜 업종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녹취> "중단하라! 중단하라! 중단하라!"

한중 FTA 타결 소식에 농민단체들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가장 우려했던 쌀과 쇠고기, 과일 등 주요 농수축산물은 FTA 대상에서 빠졌지만 주요 곡물과 사료 시장은 개방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밀의 경우 5년내 관세가 철폐돼 국내 자급 정책에 차질을 빚을 수 있습니다.

종자용 옥수수도 관세가 10년 안에 328%에서 130%로 낮아지고 사료도 20년 안에 관세가 철폐돼 농업분야는 시간이 갈수록 피해가 커질 것으로 우려됩니다.

<인터뷰> 전농 : "곡물 시장, 사료 시장에서 우리 스스로 자급할 수 있는 그런 기회를 없애버렸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농가 소득 안정을 위해 밭 직불제를 확대하고 수입보장 보험을 도입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 중국의 역습 대비해야 ▼

대형마트나 할인점에 가면 식료품부터 생활용품까지 'made in china'를 쉽게 찾을 수 있죠.

제조업도 기술 집약도가 낮은 분야는 이미 중국산 저가제품에 시장을 내주고 있는 건데요.

중소기업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도 바로 중국산 저가 제품이 한중 FTA를 디딤돌 삼아 밀려들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섬유와 생활용품 등 노동집약적 산업품목은 2천여 개 가운데 220여개 만이 관세 철폐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특히, 뿌리산업과 부품, 기초소재, 섬유 분야는 자칫하면 기틀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10년 안에 관세가 철폐되는 냉장고와 세탁기 등 가전제품도 기술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는 만큼 역공을 당할 수 있습니다.

농수산물 역시 개방률을 낮춰 시간을 벌었지만 농업 경쟁력을 높여가지 않으면 마냥 방심할 수는 없는 처지입니다.

한중 FTA에 대응하려면 어떤 전략과 준비가 필요한지, 이경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FTA ‘활용이 관건’…고부가상품으로 승부해야 ▼

<리포트>

지난해 중국에 수출된 한국산 분유는 6백억 원 어치, 4년 새 12배로 급증했습니다.

중국산 식품을 믿지 못하는 중국 엄마들의 마음을 '고품질' 마케팅으로 파고 든 결괍니다.

<인터뷰> 거찡(중국 소비자) : "친구가 아기에게 (한국 분유를) 먹이는데 변을 잘 본다고 해서 저도 먹이기 시작했습니다. (비싸지만) 감당할 수 있습니다."

농수축산물 자체는 가격 경쟁력으로 중국에 밀리지만, 가공식품은 얼마든지 중국 시장을 파고 들 수 있다는 얘깁니다.

<인터뷰> 최남석(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 "중국에서 중산층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친환경 식품 같은 경우에는 고품질의 상품을 만들어낸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관세 철폐만 바라볼게 아니라 비관세 장벽이 낮아지는 점도 십분 활용해야 합니다.

한류 열풍을 타고 있는 화장품처럼 통관 시간 단축을 잘 이용하면 상품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품목도 적지 않습니다.

<녹취> 장준기(대한화장품협회 상무) : "(화장품은) 유행이나 조기 출시가 굉장히 중요한 물품 중에 하나입니다. (통관이) 빨라진다면 우리나라 제품이 보다 시장에 빨리 진출하기 때문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과의 FTA를 기회로 활용하려면 현지 시장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전략 마련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이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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