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 대약진, FTA 효과는?

입력 2014.11.15 (08:18) 수정 2014.11.15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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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중국의 전자 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하루 매출 10조원을 넘기면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죠.

이렇게 중국 기업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한중 FTA가 사실상 타결됐는데요.

상하이 특파원을 연결하겠습니다.

김태욱 특파원!

<질문>
먼저 '알리바바' 얘기부터 해보죠.

김 특파원이 현장을 직접 취재했죠?

<답변>
지난 11일이었죠?

중국에서는 독신자의 날, 광군제라고 하는데요, 온라인 쇼핑업체들이 일제히 할인행사를 벌이는 중국 최대 쇼핑일입니다.

이날 항저우에 있는 알리바바 본사를 찾았는데요, 하루 매출이 무려 93억 달러, 우리 돈 10조2천억 원에 달했습니다.

한국에서 수백 개 매장을 갖고 있는 대형마트들이 1년 내내 장사해서 올리는 매출을 단 하루만에 기록한 겁니다.

세계적으로 전무한 기록인데요, 이날 하루 동안 217개 나라에서 2억8천만 건의 주문이 쏟아졌습니다.

중국의 할인행사 날에 전세계 소비자들이 지갑을 연 겁니다.

<인터뷰> 마윈(알리바바 회장) : "오늘 기록한 수치는 아주 흥미롭네요. 사실 저는 그렇게 큰 액수는 기대하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배송이 걱정이거든요."

<질문>
참 대단하군요.

그런데 알리바바처럼 급성장하는 중국 기업들이 한 둘이 아니죠?

<답변>
그렇습니다.

대표적으로 중국 휴대전화업체 샤오미 같은 기업을 들 수 있는데요, 열풍이 대단합니다.

지난 3분기 중국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 15.4%로 삼성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습니다.

중국에서는 그야말로 '없어서 못사는' 상품입니다.

<인터뷰> 레이쥔(샤오미 회장) : "중국의 우수한 과학기술 상품을 만들어 모든 중국인이 자랑스러워하는 국제적인 브랜드가 되겠습니다."

여기다 또 다른 중국 토종 휴대전화 '화웨이'도 삼성과 애플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중국 최대 가전업체 하이얼은 세탁기, 냉장고 세계 시장 점유율이 이미 삼성.LG를 넘어섰습니다.

올해 포춘이 선정한 '글로벌 500대 기업'에 중국은 미국에 이어 2번째로 많은 100개의 기업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산업 전반에서 중국기업들이 약진하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질문>
그렇게 중국기업들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건, 그만큼 우리와의 기술 격차가 좁아졌다는 의미겠죠?

<답변>
그렇습니다.

중국사람들 만나서 얘기해보면, '한국제품이 좋긴 하지만 그 반값에 파는 중국산과 성능이 크게 차이가 안나는데 당신은 뭘 사겠느냐' 이렇게 되묻습니다.

실제로 한중 기술격차는 2년 미만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미 중국은 IT기술, 석유화학 분야에서 거의 우리와 기술력이 근접했고요, 우주항공과 고속철도, 에너지자원 등의 분야에서는 이미 한국을 따돌렸습니다.

지금 중국은 전방위적인 산업 고도화가 추진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지난 12일 칭다오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하이얼의 리판 부회장은 '삼성을 쫓아가는 건 목표가 아니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만큼 기술력에 있어서도 자신감을 드러낸 겁니다.

<질문>
이런 상황에서 한.중 FTA가 타결됐습니다.

중국 현지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답변>
이곳의 분위기는 한국과는 좀 다릅니다.

양국 모두에게 이득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 보도가 대부분이고요, 업종별 득실을 따지는 구체적인 보도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물론 언론이나 학계가 정부 정책을 맘대로 비판하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한중 FTA를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우리와 다른 것도 하나의 원인입니다.

중국은 경제 그 자체보다는, 아시아지역을 두고 미국과 벌이는 주도권 경쟁을 더 염두에 두고 있는 분위깁니다.

중국 언론들은 한중 FTA 타결로,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태평양 자유무역지대 구상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는 점을 집중 부각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두핑 경제평론가 (봉황TV) : "중일한 자유무역도 포함해서 중국과 한국이 이 첫 발을 내딛은 것은 동북아와 아시아 태평양지역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촉진 작용을 합니다."

<질문>
그렇다면 한중 양국 경제의 미래, 어떻게 전망해 볼 수 있을까요?

<답변>
중국은 이미 구매력 기준으로 볼 때, 경제규모가 미국을 추월했습니다.

연 7.5% 수준으로 성장률은 둔화되고 있지만 세계경제에서 위상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습니다.

이제 한중 FTA 타결을 계기로 13억 중국 내수시장이 열렸다는 점은 분명히 긍정적 부분입니다.

다만 우리 기업은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기업들과 피할 수 없는 승부를 벌여야 합니다.

특히 친환경, 신에너지, 신소재 등 신성장동력 분야에서도 양국이 많이 중첩되기 때문에 전면적 경쟁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국시장 전문가들은 중국의 풍부한 온라인 유통시장을 이용해 우리 기업들이 중국 내수시장에 진출하는 것과 같은 새로운 협력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상하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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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기업 대약진, FTA 효과는?
    • 입력 2014-11-14 15:54:44
    • 수정2014-11-15 09:08:19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중국의 전자 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하루 매출 10조원을 넘기면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죠.

이렇게 중국 기업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한중 FTA가 사실상 타결됐는데요.

상하이 특파원을 연결하겠습니다.

김태욱 특파원!

<질문>
먼저 '알리바바' 얘기부터 해보죠.

김 특파원이 현장을 직접 취재했죠?

<답변>
지난 11일이었죠?

중국에서는 독신자의 날, 광군제라고 하는데요, 온라인 쇼핑업체들이 일제히 할인행사를 벌이는 중국 최대 쇼핑일입니다.

이날 항저우에 있는 알리바바 본사를 찾았는데요, 하루 매출이 무려 93억 달러, 우리 돈 10조2천억 원에 달했습니다.

한국에서 수백 개 매장을 갖고 있는 대형마트들이 1년 내내 장사해서 올리는 매출을 단 하루만에 기록한 겁니다.

세계적으로 전무한 기록인데요, 이날 하루 동안 217개 나라에서 2억8천만 건의 주문이 쏟아졌습니다.

중국의 할인행사 날에 전세계 소비자들이 지갑을 연 겁니다.

<인터뷰> 마윈(알리바바 회장) : "오늘 기록한 수치는 아주 흥미롭네요. 사실 저는 그렇게 큰 액수는 기대하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배송이 걱정이거든요."

<질문>
참 대단하군요.

그런데 알리바바처럼 급성장하는 중국 기업들이 한 둘이 아니죠?

<답변>
그렇습니다.

대표적으로 중국 휴대전화업체 샤오미 같은 기업을 들 수 있는데요, 열풍이 대단합니다.

지난 3분기 중국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 15.4%로 삼성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습니다.

중국에서는 그야말로 '없어서 못사는' 상품입니다.

<인터뷰> 레이쥔(샤오미 회장) : "중국의 우수한 과학기술 상품을 만들어 모든 중국인이 자랑스러워하는 국제적인 브랜드가 되겠습니다."

여기다 또 다른 중국 토종 휴대전화 '화웨이'도 삼성과 애플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중국 최대 가전업체 하이얼은 세탁기, 냉장고 세계 시장 점유율이 이미 삼성.LG를 넘어섰습니다.

올해 포춘이 선정한 '글로벌 500대 기업'에 중국은 미국에 이어 2번째로 많은 100개의 기업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산업 전반에서 중국기업들이 약진하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질문>
그렇게 중국기업들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건, 그만큼 우리와의 기술 격차가 좁아졌다는 의미겠죠?

<답변>
그렇습니다.

중국사람들 만나서 얘기해보면, '한국제품이 좋긴 하지만 그 반값에 파는 중국산과 성능이 크게 차이가 안나는데 당신은 뭘 사겠느냐' 이렇게 되묻습니다.

실제로 한중 기술격차는 2년 미만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미 중국은 IT기술, 석유화학 분야에서 거의 우리와 기술력이 근접했고요, 우주항공과 고속철도, 에너지자원 등의 분야에서는 이미 한국을 따돌렸습니다.

지금 중국은 전방위적인 산업 고도화가 추진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지난 12일 칭다오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하이얼의 리판 부회장은 '삼성을 쫓아가는 건 목표가 아니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만큼 기술력에 있어서도 자신감을 드러낸 겁니다.

<질문>
이런 상황에서 한.중 FTA가 타결됐습니다.

중국 현지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답변>
이곳의 분위기는 한국과는 좀 다릅니다.

양국 모두에게 이득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 보도가 대부분이고요, 업종별 득실을 따지는 구체적인 보도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물론 언론이나 학계가 정부 정책을 맘대로 비판하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한중 FTA를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우리와 다른 것도 하나의 원인입니다.

중국은 경제 그 자체보다는, 아시아지역을 두고 미국과 벌이는 주도권 경쟁을 더 염두에 두고 있는 분위깁니다.

중국 언론들은 한중 FTA 타결로,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태평양 자유무역지대 구상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는 점을 집중 부각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두핑 경제평론가 (봉황TV) : "중일한 자유무역도 포함해서 중국과 한국이 이 첫 발을 내딛은 것은 동북아와 아시아 태평양지역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촉진 작용을 합니다."

<질문>
그렇다면 한중 양국 경제의 미래, 어떻게 전망해 볼 수 있을까요?

<답변>
중국은 이미 구매력 기준으로 볼 때, 경제규모가 미국을 추월했습니다.

연 7.5% 수준으로 성장률은 둔화되고 있지만 세계경제에서 위상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습니다.

이제 한중 FTA 타결을 계기로 13억 중국 내수시장이 열렸다는 점은 분명히 긍정적 부분입니다.

다만 우리 기업은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기업들과 피할 수 없는 승부를 벌여야 합니다.

특히 친환경, 신에너지, 신소재 등 신성장동력 분야에서도 양국이 많이 중첩되기 때문에 전면적 경쟁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국시장 전문가들은 중국의 풍부한 온라인 유통시장을 이용해 우리 기업들이 중국 내수시장에 진출하는 것과 같은 새로운 협력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상하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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