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북 예술계 선전·선동…모란봉악단이 이끈다

입력 2014.11.22 (08:07) 수정 2014.11.22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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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 내부를 심층 분석하는 클로즈업 북한입니다.

파격적인 의상과 음악으로 무장한 채 2년 전, 북한 사회에 등장한 모란봉악단은 김정은 시대의 상징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올 들어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직접 지시로 북한 예술계 전반에는 모란봉악단 따라 배우기 열풍이 일고 있습니다.

클로즈업 북한, 오늘은 모란봉악단을 중심으로 북한 문학예술계 움직임 집중 조명 했습니다.

<리포트>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9월) :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께서는 리설주 동지와 함께 모란봉악단의 신작음악회를 보시며 지도하셨습니다."

지난 9월, 평양 만수대예술극장에선 모란봉악단 신작음악회가 열렸다.

모처럼만에 여러 신곡들이 발표되는 자리였다.

<녹취> "그날의 15분 아아 그날의 15분 조국의 귀중함을 알게 하네"

<녹취> "근위부대 자랑가 통쾌히 수장한 해군의 영용한 근위2어뢰정대"

새로 발표된 노래들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현지 지도 한 곳으로 우상화와 체제 선전이 주된 내용이었다.

김정은은 집권 이후, 모란봉악단에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는데 40일간 칩거 직전의 마지막 일정도 이들의 신작음악회였다.

모란봉악단은 지난 2012년 7월 김정은의 직접 지시로 조직된 이후로 해마다 10여 회 안팎의 공연을 해오고 있고, 김정은은 이 중 절반가량을 찾았다.

김정은은 자신이 만든 모란봉악단을 통치술의 일환으로 활용하고 있다.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가 처음으로 등장한 자리와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이 존재감을 드러낸 곳도 모란봉악단 공연에서였다.

5개월여의 내부 정비를 마치고 활동을 재개한 지난 3월엔 평양 4.25 문화회관을 주민들에게 개방해 공연을 관람하도록 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3월) : "우리 인민들의 열렬한 찬사를 받으며 연일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는 모란봉악단의 공연을 보기 위해서 모여온 관람자들로 4.25문화회관은 25일에도 초만원을 이뤘습니다."

그 뒤, 백두 혈통의 근원이라 주장하는 삼지연을 비롯한 양강도 지역 순회 공연을 지시했고, 공연장을 찾은 주민들은 뜨겁게 환영했다.

북한의 예술 단체인 만수대예술단과 공훈합창단 역시 연달아 지방 순회 공연을 돌며 주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정치의식 강화에 나서기도 했다.

모란봉악단은 김정은 시대의 상징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2년 전 선보인 시범 공연은 가히 파격적이었다.

여성단원들은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하이힐을 신는 등 과감한 의상을 선보였다.

기존 악단들보다 전자음악을 더 전면에 내세워 차별성을 뒀다.

<인터뷰> 이우영(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이 악단의 구성은 거의 100% 디지털 악기를 쓰고 있거든요. 서구적인 것들도 과감하게 수용하고 있다. 수용을 과거에 안 했던 건 아닌데 수용의 정도가 넓어졌다고 볼 수 있고. 율동 같은 경우도 과거하고 굉장히 차이가 많습니다. 율동의 비율이 굉장히 넓어지고 있고요, 액티브해져 있고……."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미국 만화 캐릭터 인형들이 무대 위에 등장했고, 외국 영화 주제곡들이 연주되기도 했다.

한국 등 외부 문화의 유입으로 인해 달라진 북한 주민들의 취향을 고려한 변화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인터뷰> 전영선(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연구교수) : "북한 내에서 그만큼의 대응 문화라고 하는 것이 형성되어 있었겠느냐고 하는 측면에서 봤을 때는 북한 주민들이 상당히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으로 평가를 할 수가 있을 것 같고요.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홀했었던, 이제 인민들을 어루만지는 이른바 위문정책이라고 하는 것들을 문화예술을 통해 조금 더 열어주겠다고 하는 부분들이 모란봉악단의 주요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창설 초기 형식적인 면에서 파격을 선보였던 모란봉악단은 올 들어 또 한 번의 변화를 시도했다.

이전의 서구풍의 노래들을 반성이나 하듯 체제 선전을 위한 노래들을 무더기로 쏟아냈다.

사상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마치 사랑 노래를 연상시키는 듯한 김정은 찬양가를 비롯해 민요풍의 노래를 대거 발표하는 등 형식적인 면에서도 이전과는 다른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녹취> "그이 없인 못살아 그이 없인 못살아 김정은 동지 그이 없인 못살아 우린 못살아"

<녹취> "철령 아래 사과 바다 고산이라 철령 아래 출렁이는 과수 바다"

모란봉악단의 음악적 변신의 원인은 현송월의 발언에서 엿볼 수 있다.

<녹취> 현송월(모란봉악단장/지난 5월, 제 9차 전국예술인대회) : "경애하는 원수님께서는 진정한 예술 창조의 길에서 탈선하고 있던 우리들에게 모란봉악단이 자기의 사명에 충실하는 길도 세계적인 악단이 되는 비결도 바로 우리 인민이 좋아하고 즐겨 부르는 음악을 창조하는 길에 있다는 금옥 같은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현송월의 탈선 거론이 특히 눈에 띄는데 이후 모란봉악단의 레퍼토리는 흥겨운 우리 민요풍 노래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

또한, 전승기념일 등 정치적으로 중요한 시기나 행사 때마다 열리는 모란봉악단의 공연에서 북한 예술이 태생적으로 갖고 있는 체제 선전 선동의 역할을 엿볼 수 있다.

지난 5월 열린 ‘제 9차 전국예술인대회’에서 김정은은 서한을 통해 모란봉악단의 정신을 따라 배우라는 지침을 북한 예술가들에게 내렸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5월) : "모란봉악단과 모란봉악단 창작실의 혁명적 창작 기풍, 창조 기풍은 문학예술 부문의 모든 창작가, 예술인들이 따라 배워야 할 본보기라고 하면서……."

그렇다면 김정은이 예술가들에게 반드시 따라 배워야 한다는 모란봉악단의 정신이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모란봉악단의 공연이 기존 북한의 음악 형태를 과감하게 변화시켜 사회주의 문명강국 건설에 앞장서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라 분석한다.

<인터뷰> 전영선(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연구교수) : "기본적으로 인민의 욕구에 맞춰야 된다는 것이 포인트의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구요. 0412 기존의 침체되어 있었던 북한 문화예술계에서 새로운 변화, 특히 이제 인민의 눈높이에 맞는다고 하는 것을 과감하게 수용하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북한의 미술 창작 단체인 만수대창작사는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동상 제작에 주력하는데 지난 18일엔 국가안전보위부 요원을 양성하는 보위대학에서 동상 제막식이 거행됐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19일) : "위대한 수령 김일성 대원수님과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대원수님을 우러러 받들어, 총!"

또한 창립 55주년을 기념한 미술전시회를 열며 다양한 예술 활동에 매진하는 모습이다.

북한 예술계 변화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모란봉악단을 전면에 내세워 예술계의 변화를 주문한 건 주목할 점이다.

북한 체제에 대한 주민들의 충성심을 이끌어내고 내부를 단속하는데 노래를 비롯한 문화 예술은 가장 효과적이고 손쉬운 수단이다.

특히 노래는 주민들에게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터뷰> 한옥정(前 북한예술선전대 가수) : "북한에서 항상 이야기하는 게 한 알의 총알은 한 심장을 뚫지만, 하나의 노래는 천만 심장을 뚫을 수 있다. 뭐 이런 이야기가 있거든요. 정말로 저희는 노래로 써 세뇌가 되어가지고 김일성과 김정일이 그렇게 소박한 줄 알았어요. 매혹이라는 노래 가사를 보면 "그처럼 소박하신 분 내 아직 못 보았네. 그처럼 겸허하신 분 내 아직 못 보았네"

그러나 노골적으로 사상을 드러낸 노래들은 외면을 받아 주민들은 가사를 바꿔 부르기도 한다고 한다.

<인터뷰> 한옥정(前 북한예술선전대 가수) : "가사가 너무 그쪽 그냥 수령과 당에 치우쳐 있다 보면 개사를 해요. 밑에서는 그걸 개사를 해서 옛날에는 <우리 당이 고마워>라는 노래도 <너희 당이 고마워>라고 바꿔서 부르는 거예요. 나라에서 쌀을 줘 근심 모르네, 나라에서 집을 줘 걱정 모르네. 그런 건 옛날 이야기거든요. 아니 쌀을 언제 줬다고, 집을 자기가 언제 줬다고. 다 돈 주고 샀는데. 이렇게 불만을 오히려 토로할 수가 있는 계기가 되는 거죠."

모란봉악단을 앞세운 김정은의 이른바 ‘문학예술 혁명’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까?

<인터뷰> 이우영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북한에서 기본적으로 모든 문학예술은 어쨌든 체제 선전이란 것을 밑바닥에 깔고 있습니다. 그걸 좀 직접적으로 표현하느냐 간접적으로 표현하느냐 차이가 있을 뿐이지. 김정은의 새로운 시대, 혹은 젊은 시대, 이런 것들과 이미지를 좀 중첩시키고 있는 것이죠. 이걸 통해서 새롭고 젊고 역동적인 지도자와 모란봉악단을 일치시켜서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볼 수가 있겠죠."

김정은 정권은 앞으로도 모란봉악단으로 대표되는 문화 정책을 통해 체제 결속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김정은 유일체제 강화와 내부적 안정을 꾀하려는 북한의 전략이 어떤 성과를 거둘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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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1-22 08:25:29
    • 수정2014-11-22 22: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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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내부를 심층 분석하는 클로즈업 북한입니다.

파격적인 의상과 음악으로 무장한 채 2년 전, 북한 사회에 등장한 모란봉악단은 김정은 시대의 상징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올 들어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직접 지시로 북한 예술계 전반에는 모란봉악단 따라 배우기 열풍이 일고 있습니다.

클로즈업 북한, 오늘은 모란봉악단을 중심으로 북한 문학예술계 움직임 집중 조명 했습니다.

<리포트>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9월) :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께서는 리설주 동지와 함께 모란봉악단의 신작음악회를 보시며 지도하셨습니다."

지난 9월, 평양 만수대예술극장에선 모란봉악단 신작음악회가 열렸다.

모처럼만에 여러 신곡들이 발표되는 자리였다.

<녹취> "그날의 15분 아아 그날의 15분 조국의 귀중함을 알게 하네"

<녹취> "근위부대 자랑가 통쾌히 수장한 해군의 영용한 근위2어뢰정대"

새로 발표된 노래들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현지 지도 한 곳으로 우상화와 체제 선전이 주된 내용이었다.

김정은은 집권 이후, 모란봉악단에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는데 40일간 칩거 직전의 마지막 일정도 이들의 신작음악회였다.

모란봉악단은 지난 2012년 7월 김정은의 직접 지시로 조직된 이후로 해마다 10여 회 안팎의 공연을 해오고 있고, 김정은은 이 중 절반가량을 찾았다.

김정은은 자신이 만든 모란봉악단을 통치술의 일환으로 활용하고 있다.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가 처음으로 등장한 자리와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이 존재감을 드러낸 곳도 모란봉악단 공연에서였다.

5개월여의 내부 정비를 마치고 활동을 재개한 지난 3월엔 평양 4.25 문화회관을 주민들에게 개방해 공연을 관람하도록 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3월) : "우리 인민들의 열렬한 찬사를 받으며 연일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는 모란봉악단의 공연을 보기 위해서 모여온 관람자들로 4.25문화회관은 25일에도 초만원을 이뤘습니다."

그 뒤, 백두 혈통의 근원이라 주장하는 삼지연을 비롯한 양강도 지역 순회 공연을 지시했고, 공연장을 찾은 주민들은 뜨겁게 환영했다.

북한의 예술 단체인 만수대예술단과 공훈합창단 역시 연달아 지방 순회 공연을 돌며 주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정치의식 강화에 나서기도 했다.

모란봉악단은 김정은 시대의 상징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2년 전 선보인 시범 공연은 가히 파격적이었다.

여성단원들은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하이힐을 신는 등 과감한 의상을 선보였다.

기존 악단들보다 전자음악을 더 전면에 내세워 차별성을 뒀다.

<인터뷰> 이우영(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이 악단의 구성은 거의 100% 디지털 악기를 쓰고 있거든요. 서구적인 것들도 과감하게 수용하고 있다. 수용을 과거에 안 했던 건 아닌데 수용의 정도가 넓어졌다고 볼 수 있고. 율동 같은 경우도 과거하고 굉장히 차이가 많습니다. 율동의 비율이 굉장히 넓어지고 있고요, 액티브해져 있고……."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미국 만화 캐릭터 인형들이 무대 위에 등장했고, 외국 영화 주제곡들이 연주되기도 했다.

한국 등 외부 문화의 유입으로 인해 달라진 북한 주민들의 취향을 고려한 변화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인터뷰> 전영선(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연구교수) : "북한 내에서 그만큼의 대응 문화라고 하는 것이 형성되어 있었겠느냐고 하는 측면에서 봤을 때는 북한 주민들이 상당히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으로 평가를 할 수가 있을 것 같고요.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홀했었던, 이제 인민들을 어루만지는 이른바 위문정책이라고 하는 것들을 문화예술을 통해 조금 더 열어주겠다고 하는 부분들이 모란봉악단의 주요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창설 초기 형식적인 면에서 파격을 선보였던 모란봉악단은 올 들어 또 한 번의 변화를 시도했다.

이전의 서구풍의 노래들을 반성이나 하듯 체제 선전을 위한 노래들을 무더기로 쏟아냈다.

사상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마치 사랑 노래를 연상시키는 듯한 김정은 찬양가를 비롯해 민요풍의 노래를 대거 발표하는 등 형식적인 면에서도 이전과는 다른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녹취> "그이 없인 못살아 그이 없인 못살아 김정은 동지 그이 없인 못살아 우린 못살아"

<녹취> "철령 아래 사과 바다 고산이라 철령 아래 출렁이는 과수 바다"

모란봉악단의 음악적 변신의 원인은 현송월의 발언에서 엿볼 수 있다.

<녹취> 현송월(모란봉악단장/지난 5월, 제 9차 전국예술인대회) : "경애하는 원수님께서는 진정한 예술 창조의 길에서 탈선하고 있던 우리들에게 모란봉악단이 자기의 사명에 충실하는 길도 세계적인 악단이 되는 비결도 바로 우리 인민이 좋아하고 즐겨 부르는 음악을 창조하는 길에 있다는 금옥 같은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현송월의 탈선 거론이 특히 눈에 띄는데 이후 모란봉악단의 레퍼토리는 흥겨운 우리 민요풍 노래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

또한, 전승기념일 등 정치적으로 중요한 시기나 행사 때마다 열리는 모란봉악단의 공연에서 북한 예술이 태생적으로 갖고 있는 체제 선전 선동의 역할을 엿볼 수 있다.

지난 5월 열린 ‘제 9차 전국예술인대회’에서 김정은은 서한을 통해 모란봉악단의 정신을 따라 배우라는 지침을 북한 예술가들에게 내렸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5월) : "모란봉악단과 모란봉악단 창작실의 혁명적 창작 기풍, 창조 기풍은 문학예술 부문의 모든 창작가, 예술인들이 따라 배워야 할 본보기라고 하면서……."

그렇다면 김정은이 예술가들에게 반드시 따라 배워야 한다는 모란봉악단의 정신이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모란봉악단의 공연이 기존 북한의 음악 형태를 과감하게 변화시켜 사회주의 문명강국 건설에 앞장서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라 분석한다.

<인터뷰> 전영선(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연구교수) : "기본적으로 인민의 욕구에 맞춰야 된다는 것이 포인트의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구요. 0412 기존의 침체되어 있었던 북한 문화예술계에서 새로운 변화, 특히 이제 인민의 눈높이에 맞는다고 하는 것을 과감하게 수용하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북한의 미술 창작 단체인 만수대창작사는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동상 제작에 주력하는데 지난 18일엔 국가안전보위부 요원을 양성하는 보위대학에서 동상 제막식이 거행됐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19일) : "위대한 수령 김일성 대원수님과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대원수님을 우러러 받들어, 총!"

또한 창립 55주년을 기념한 미술전시회를 열며 다양한 예술 활동에 매진하는 모습이다.

북한 예술계 변화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모란봉악단을 전면에 내세워 예술계의 변화를 주문한 건 주목할 점이다.

북한 체제에 대한 주민들의 충성심을 이끌어내고 내부를 단속하는데 노래를 비롯한 문화 예술은 가장 효과적이고 손쉬운 수단이다.

특히 노래는 주민들에게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터뷰> 한옥정(前 북한예술선전대 가수) : "북한에서 항상 이야기하는 게 한 알의 총알은 한 심장을 뚫지만, 하나의 노래는 천만 심장을 뚫을 수 있다. 뭐 이런 이야기가 있거든요. 정말로 저희는 노래로 써 세뇌가 되어가지고 김일성과 김정일이 그렇게 소박한 줄 알았어요. 매혹이라는 노래 가사를 보면 "그처럼 소박하신 분 내 아직 못 보았네. 그처럼 겸허하신 분 내 아직 못 보았네"

그러나 노골적으로 사상을 드러낸 노래들은 외면을 받아 주민들은 가사를 바꿔 부르기도 한다고 한다.

<인터뷰> 한옥정(前 북한예술선전대 가수) : "가사가 너무 그쪽 그냥 수령과 당에 치우쳐 있다 보면 개사를 해요. 밑에서는 그걸 개사를 해서 옛날에는 <우리 당이 고마워>라는 노래도 <너희 당이 고마워>라고 바꿔서 부르는 거예요. 나라에서 쌀을 줘 근심 모르네, 나라에서 집을 줘 걱정 모르네. 그런 건 옛날 이야기거든요. 아니 쌀을 언제 줬다고, 집을 자기가 언제 줬다고. 다 돈 주고 샀는데. 이렇게 불만을 오히려 토로할 수가 있는 계기가 되는 거죠."

모란봉악단을 앞세운 김정은의 이른바 ‘문학예술 혁명’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까?

<인터뷰> 이우영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북한에서 기본적으로 모든 문학예술은 어쨌든 체제 선전이란 것을 밑바닥에 깔고 있습니다. 그걸 좀 직접적으로 표현하느냐 간접적으로 표현하느냐 차이가 있을 뿐이지. 김정은의 새로운 시대, 혹은 젊은 시대, 이런 것들과 이미지를 좀 중첩시키고 있는 것이죠. 이걸 통해서 새롭고 젊고 역동적인 지도자와 모란봉악단을 일치시켜서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볼 수가 있겠죠."

김정은 정권은 앞으로도 모란봉악단으로 대표되는 문화 정책을 통해 체제 결속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김정은 유일체제 강화와 내부적 안정을 꾀하려는 북한의 전략이 어떤 성과를 거둘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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