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에 개구리·개나리…생체리듬 잃은 ‘자연’

입력 2014.11.27 (21:18) 수정 2014.11.28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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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계절이 초겨울이지만 보시는 것처럼 여기저기에 봄꽃들이 만발해 놀라는 분들 많죠.

심지어 겨울잠에 들어갔어야할 개구리도 요즘 볼 수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보통 봄꽃은 일정 추운시기가 지난뒤 적정수준까지 포근해져야 꽃망울을 터뜨리고, 개구리는 기온이 4도 이하일 때 겨울잠에 들어갑니다.

알람시계와 같은 생체시계가 있기 때문인데, 최근 기후 변화로 이 생체시계가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김민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12월을 사흘 앞둔 겨울의 초입, 메마른 가지사이로 난데없이 노란 개나리가 꽃망울을 터트렸습니다.

일주일전부터 피기 시작하더니 군락을 이뤘습니다.

포천의 국립 수목원에도 길가를 따라 화사하게 핀 개나리가 노란 꽃길을 이뤘습니다.

서울 복판엔 때아닌 산철쭉이 꽃망울을 터트려 행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인터뷰> 윤선희(경기도 김포시) : "지나가다가 이게 뭐지? 하고 봤는데 분홍색 꽃이 있어서 너무 신기해서 쳐다보고 있었어요."

동면시기가 한달이나 지났지만, 아직 겨울잠에 들지 못한 개구리도 포착됐습니다.

<녹취> 김은순(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 "폴짝폴짝 뛰더라고요. 뭐지 하고 봤더니 개구린거에요. 놀라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한차례 추위가 찾아온 뒤 열흘남짓 예년기온을 최고 10도가량 웃돌자, 동식물의 생체시계가 봄으로 착각한 겁니다.

봄철 생체활동시작시기도 빨라졌습니다.

봄꽃이 피는 시기는 60년대보다 8일 앞당겨졌고, 개구리가 산란하는 시기는 4년전보다 22일이나 빨라진 걸로 분석됐습니다.

<인터뷰> 한봉호(교수/서울시립대 환경생태연구실) : "기후변화로 이런 현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는건 동식물도 원래의 생체리듬을 잃고 새롭게 적응해보려고 노력하는 과정에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이같은 과정에서 동식물의 적응력이 떨어지면 개체수가 감소돼 결국 생태계 교란까지 우려됩니다.

KBS 뉴스 김민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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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겨울에 개구리·개나리…생체리듬 잃은 ‘자연’
    • 입력 2014-11-27 21:16:58
    • 수정2014-11-28 08: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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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계절이 초겨울이지만 보시는 것처럼 여기저기에 봄꽃들이 만발해 놀라는 분들 많죠.

심지어 겨울잠에 들어갔어야할 개구리도 요즘 볼 수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보통 봄꽃은 일정 추운시기가 지난뒤 적정수준까지 포근해져야 꽃망울을 터뜨리고, 개구리는 기온이 4도 이하일 때 겨울잠에 들어갑니다.

알람시계와 같은 생체시계가 있기 때문인데, 최근 기후 변화로 이 생체시계가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김민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12월을 사흘 앞둔 겨울의 초입, 메마른 가지사이로 난데없이 노란 개나리가 꽃망울을 터트렸습니다.

일주일전부터 피기 시작하더니 군락을 이뤘습니다.

포천의 국립 수목원에도 길가를 따라 화사하게 핀 개나리가 노란 꽃길을 이뤘습니다.

서울 복판엔 때아닌 산철쭉이 꽃망울을 터트려 행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인터뷰> 윤선희(경기도 김포시) : "지나가다가 이게 뭐지? 하고 봤는데 분홍색 꽃이 있어서 너무 신기해서 쳐다보고 있었어요."

동면시기가 한달이나 지났지만, 아직 겨울잠에 들지 못한 개구리도 포착됐습니다.

<녹취> 김은순(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 "폴짝폴짝 뛰더라고요. 뭐지 하고 봤더니 개구린거에요. 놀라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한차례 추위가 찾아온 뒤 열흘남짓 예년기온을 최고 10도가량 웃돌자, 동식물의 생체시계가 봄으로 착각한 겁니다.

봄철 생체활동시작시기도 빨라졌습니다.

봄꽃이 피는 시기는 60년대보다 8일 앞당겨졌고, 개구리가 산란하는 시기는 4년전보다 22일이나 빨라진 걸로 분석됐습니다.

<인터뷰> 한봉호(교수/서울시립대 환경생태연구실) : "기후변화로 이런 현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는건 동식물도 원래의 생체리듬을 잃고 새롭게 적응해보려고 노력하는 과정에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이같은 과정에서 동식물의 적응력이 떨어지면 개체수가 감소돼 결국 생태계 교란까지 우려됩니다.

KBS 뉴스 김민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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