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화려한 여성 속옷 입고 절도하다 ‘체포’…그는 왜?

입력 2014.12.17 (08:11) 수정 2014.12.17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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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멘트>

여성의 속옷을 입은채로, 남의 집에 들어가 물건을 훔치려던 괴이한 절도 피의자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피의자는 남성이었는데 왜 그랬을까요? 알고 봤더니, 여성의 속옷을 입으면 붙잡히지 않는다는 황당한 속설을 믿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남성, 이 속옷 때문에 결국 경찰에 덜미를 잡히게 됐습니다.

오늘 뉴스따라잡기는 좀 황당한 절도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리포트>

지난 9월 서울 강서구의 한 주택가.

야근을 마치고 새벽에 집에 들어가던 김모 씨는 집 안에서 이상한 인기척을 느꼈다고 합니다.

<녹취> 김 모 씨(피해자) :“새벽 2시 쯤에 들어가고 있는데 거실에서 안방으로 누가 이렇게 보고 있더라고요. ‘누구냐’ 라고 소리를 지르니까 이쪽 큰 쪽이 아니라 큰 쪽 창문 쪽이 아니라 이쪽으로 나오더라고요.”

어두운 집 안에 우두커니 서 있던 괴한.

신발을 신고 손에는 장갑까지 끼고 있었습니다.

도둑이 틀림없었습니다.

김 씨는 곧바로 괴한에게 달려들었고, 괴한은 달려드는 김 씨를 피해, 들어왔던 창문으로 황급히 달아납니다.

창문을 통해 밖으로 빠져나가려는 괴한.

김 씨는 재빠르게 도둑의 허리춤을 잡아챘는데요,

붙잡으려는 김 씨와 필사적으로 빠져 나가려는 도둑.

그런데,

<녹취>김 모 씨(피해자) :“허리띠를 잡았어요. 허리띠를 잡았는데 허리띠가 풀리면서 바지하고 속옷이랑 신발까지 전부 다 벗겨진 거죠.”

이 과정에서 바지와 함께, 헐렁하게 입혀져 있던 속옷까지 그만 벗겨지고 만 겁니다.

어찌됐건 김 씨의 손아귀를 벗어나게 된 도둑은 그대로 줄행랑을 쳤습니다.

<녹취>김 모 씨(피해자) :“팬티까지 벗겨진 거 보고 저도 황당했죠. ‘벗겨져서 도망 못 가겠다.’ 했는데 어떻게 잘 도망갔더라고요.”

김 씨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

즉시 하의를 입지 않은 괴한의 뒤를 쫒았는데요, 그런데 좀처럼 그의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인터뷰>김종수 경사(서울 강서경찰서) : “저희가 왔을 때는 벌써 이제 공사 현장에서 옷을 갖추고 우리가 다른 곳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그 틈을 이용해서 도주한 것 같아요. (나중에) 공사 현장에 있던 인부들이 입던, 놓고 간 옷이나 신발을 주워 입고 바로 도주를 했다고 진술을 하더라고요.”

경찰은 피해자의 집으로 돌아와 도둑이 남기고 간 옷가지를 조사했습니다.

그런데, 좀 이상한 게 하나 발견됩니다.

<인터뷰>김종수 경사(서울 강서경찰서 강력3팀) : “여자의 속옷이 이제 유류품으로 남아 있었어요.”

피해자가 눈 앞에서 목격한 건 분명히 중년의 남성!

그런데, 그가 남기고 간 속옷은 황당하게도 돈을 넣을 수 있는 주머니가 달린 여성 속옷이었습니다.

괴한은 왜 여성의 속옷을 입고 있었던 걸까?

<인터뷰>김종수 경사(서울 강서경찰서 강력 3팀) : “‘여자의 속옷을 입고 다니면 걸리지 않는다, 잡히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잖아요."

도둑들 사이에서는 마치 부적처럼 통한다고 하는 여성 속옷.

그런데, 엉뚱하게도 이 속옷이 도둑을 검거하는 결정적인 단서가 됐습니다.

<인터뷰>김종수 경사(서울 강서경찰서 강력3팀) :“유류품으로 남겼던 속옷이랑 그다음에 신발, 그런 데서 DNA를 (채취해) 국과수에 의뢰했어요. 저희가 DNA 의뢰를 해서 (용의자를 찾았습니다.)”

경찰은 속옷에 남아 있던 체액 등을 채취해 검사한 끝에, 절도 전과가 있는 한 60대 남성을 용의자로 지목했습니다.

그리고, 추적 끝에 사건 발생 3개월만인 지난 10일 피의자를 검거합니다.

<인터뷰>김종수 경사(서울 강서경찰서 강력3팀) :“그게 좀 재미있다고 할까요. 지금도 검거 당시에도 신발이나 속옷이나 바지나 똑같은 복장을 착용하고 있었고요.”

검거 당시까지도 여성 속옷을 챙겨 입고 있었다는 피의자.

하지만, 이런 정성에도 불구하고, 결국 경찰의 손에 붙잡혀 철창 신세를 지게 됐습니다.

<녹취>피의자(음성변조) : “나도 약간 그 여자 속옷을 좀 믿고 싶었던 그런 거는 있어요. 피해자들한테는 나이 먹고 미안하죠. 창피하고.”

그렇다면, 절도범들 사이에서는 정말로 이런 황당한 속설이 퍼져 있는걸까?

불과 석 달 전인 지난 9월입니다.

출동한 경찰관들이 한 절도 피의자의 집을 압수 수색하고 있습니다.

도난품으로 추정되는 고급 시계와 노트북.

그리고, 경찰의 눈에 들어온 건 뜻밖에도 여러벌의 여성 속옷이었습니다.

<녹취>경찰 : “속옷이 너무 많아요. 100벌은 되겠는데요.”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10여 차례에 걸쳐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 박모 씨.

박 씨는 추석 명절 무렵, 서울 관악구의 한 주택에 침입했다 집주인에게 들켜, 현장에서 체포가 됐는데요,

<인터뷰> 곽중석 경위(서울 관악경찰서 강력1팀) : “부인이 창문 여는 소리에 누군가가 왔다 갔다 하는 걸 보고 놀라서 ‘누구야’ 소리를 지르면서 이 친구가 도망을 갔어요. 남편이 바로 쫓아서 추격했고 피해자와 대치 중인 것을 우리 경찰관이 체포했죠.”

현장에서 체포될 당시에도 박 씨의 가방에는 여러 개의 여성 속옷이 들어있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곽중석 경위(서울 관악경찰서 강력1팀) : “그 날 가장 아끼는 속옷이라고 겉으로 봐서는 화려한, 이런 속옷을 입고 실제 도둑질을 한 그 날, 현행범으로 체포된 날 착용하고 있었어요.”

왜 이런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한 걸까?

경찰조사 결과 박 씨 또한 여성의 속옷을 입고 물건을 훔치면, 잡히지 않는다는 절도범들 사이의 엉뚱한 속설을 철썩 같이 믿고 있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곽중석 경위(서울 관악경찰서 강력1팀) : “지금 본인 얘기로는 속설대로 ‘여성 속옷을 입고 도둑질하면 잡히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기 때문에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속옷을 입고 위안으로 삼은 거죠. 위안으로 삼고 도둑질을 한 것으로 보이고 있어요.”

경찰도 절도 현장에서 웃지 못할 이런 일들을 겪다 보면, 좀 당황스럽다고 했는데요,

<인터뷰> 곽중석 경위(서울 관악경찰서 강력 1팀) : “화장실 변기에 물을 내리지 않고 그냥 가거나 고추장을 냉장고에서 빼서 벽에다가 붙여놓고 가거나 최근 특이하게 보였던 것 치고는 아무튼 속옷 입고 도둑질 한다는 건 처음 봤어요.”

황당한 속설을 믿고, 범행에 나섰던 도둑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모두 이렇게 응분의 죗값을 치르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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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화려한 여성 속옷 입고 절도하다 ‘체포’…그는 왜?
    • 입력 2014-12-17 08:12:54
    • 수정2014-12-17 10: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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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멘트>

여성의 속옷을 입은채로, 남의 집에 들어가 물건을 훔치려던 괴이한 절도 피의자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피의자는 남성이었는데 왜 그랬을까요? 알고 봤더니, 여성의 속옷을 입으면 붙잡히지 않는다는 황당한 속설을 믿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남성, 이 속옷 때문에 결국 경찰에 덜미를 잡히게 됐습니다.

오늘 뉴스따라잡기는 좀 황당한 절도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리포트>

지난 9월 서울 강서구의 한 주택가.

야근을 마치고 새벽에 집에 들어가던 김모 씨는 집 안에서 이상한 인기척을 느꼈다고 합니다.

<녹취> 김 모 씨(피해자) :“새벽 2시 쯤에 들어가고 있는데 거실에서 안방으로 누가 이렇게 보고 있더라고요. ‘누구냐’ 라고 소리를 지르니까 이쪽 큰 쪽이 아니라 큰 쪽 창문 쪽이 아니라 이쪽으로 나오더라고요.”

어두운 집 안에 우두커니 서 있던 괴한.

신발을 신고 손에는 장갑까지 끼고 있었습니다.

도둑이 틀림없었습니다.

김 씨는 곧바로 괴한에게 달려들었고, 괴한은 달려드는 김 씨를 피해, 들어왔던 창문으로 황급히 달아납니다.

창문을 통해 밖으로 빠져나가려는 괴한.

김 씨는 재빠르게 도둑의 허리춤을 잡아챘는데요,

붙잡으려는 김 씨와 필사적으로 빠져 나가려는 도둑.

그런데,

<녹취>김 모 씨(피해자) :“허리띠를 잡았어요. 허리띠를 잡았는데 허리띠가 풀리면서 바지하고 속옷이랑 신발까지 전부 다 벗겨진 거죠.”

이 과정에서 바지와 함께, 헐렁하게 입혀져 있던 속옷까지 그만 벗겨지고 만 겁니다.

어찌됐건 김 씨의 손아귀를 벗어나게 된 도둑은 그대로 줄행랑을 쳤습니다.

<녹취>김 모 씨(피해자) :“팬티까지 벗겨진 거 보고 저도 황당했죠. ‘벗겨져서 도망 못 가겠다.’ 했는데 어떻게 잘 도망갔더라고요.”

김 씨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

즉시 하의를 입지 않은 괴한의 뒤를 쫒았는데요, 그런데 좀처럼 그의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인터뷰>김종수 경사(서울 강서경찰서) : “저희가 왔을 때는 벌써 이제 공사 현장에서 옷을 갖추고 우리가 다른 곳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그 틈을 이용해서 도주한 것 같아요. (나중에) 공사 현장에 있던 인부들이 입던, 놓고 간 옷이나 신발을 주워 입고 바로 도주를 했다고 진술을 하더라고요.”

경찰은 피해자의 집으로 돌아와 도둑이 남기고 간 옷가지를 조사했습니다.

그런데, 좀 이상한 게 하나 발견됩니다.

<인터뷰>김종수 경사(서울 강서경찰서 강력3팀) : “여자의 속옷이 이제 유류품으로 남아 있었어요.”

피해자가 눈 앞에서 목격한 건 분명히 중년의 남성!

그런데, 그가 남기고 간 속옷은 황당하게도 돈을 넣을 수 있는 주머니가 달린 여성 속옷이었습니다.

괴한은 왜 여성의 속옷을 입고 있었던 걸까?

<인터뷰>김종수 경사(서울 강서경찰서 강력 3팀) : “‘여자의 속옷을 입고 다니면 걸리지 않는다, 잡히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잖아요."

도둑들 사이에서는 마치 부적처럼 통한다고 하는 여성 속옷.

그런데, 엉뚱하게도 이 속옷이 도둑을 검거하는 결정적인 단서가 됐습니다.

<인터뷰>김종수 경사(서울 강서경찰서 강력3팀) :“유류품으로 남겼던 속옷이랑 그다음에 신발, 그런 데서 DNA를 (채취해) 국과수에 의뢰했어요. 저희가 DNA 의뢰를 해서 (용의자를 찾았습니다.)”

경찰은 속옷에 남아 있던 체액 등을 채취해 검사한 끝에, 절도 전과가 있는 한 60대 남성을 용의자로 지목했습니다.

그리고, 추적 끝에 사건 발생 3개월만인 지난 10일 피의자를 검거합니다.

<인터뷰>김종수 경사(서울 강서경찰서 강력3팀) :“그게 좀 재미있다고 할까요. 지금도 검거 당시에도 신발이나 속옷이나 바지나 똑같은 복장을 착용하고 있었고요.”

검거 당시까지도 여성 속옷을 챙겨 입고 있었다는 피의자.

하지만, 이런 정성에도 불구하고, 결국 경찰의 손에 붙잡혀 철창 신세를 지게 됐습니다.

<녹취>피의자(음성변조) : “나도 약간 그 여자 속옷을 좀 믿고 싶었던 그런 거는 있어요. 피해자들한테는 나이 먹고 미안하죠. 창피하고.”

그렇다면, 절도범들 사이에서는 정말로 이런 황당한 속설이 퍼져 있는걸까?

불과 석 달 전인 지난 9월입니다.

출동한 경찰관들이 한 절도 피의자의 집을 압수 수색하고 있습니다.

도난품으로 추정되는 고급 시계와 노트북.

그리고, 경찰의 눈에 들어온 건 뜻밖에도 여러벌의 여성 속옷이었습니다.

<녹취>경찰 : “속옷이 너무 많아요. 100벌은 되겠는데요.”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10여 차례에 걸쳐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 박모 씨.

박 씨는 추석 명절 무렵, 서울 관악구의 한 주택에 침입했다 집주인에게 들켜, 현장에서 체포가 됐는데요,

<인터뷰> 곽중석 경위(서울 관악경찰서 강력1팀) : “부인이 창문 여는 소리에 누군가가 왔다 갔다 하는 걸 보고 놀라서 ‘누구야’ 소리를 지르면서 이 친구가 도망을 갔어요. 남편이 바로 쫓아서 추격했고 피해자와 대치 중인 것을 우리 경찰관이 체포했죠.”

현장에서 체포될 당시에도 박 씨의 가방에는 여러 개의 여성 속옷이 들어있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곽중석 경위(서울 관악경찰서 강력1팀) : “그 날 가장 아끼는 속옷이라고 겉으로 봐서는 화려한, 이런 속옷을 입고 실제 도둑질을 한 그 날, 현행범으로 체포된 날 착용하고 있었어요.”

왜 이런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한 걸까?

경찰조사 결과 박 씨 또한 여성의 속옷을 입고 물건을 훔치면, 잡히지 않는다는 절도범들 사이의 엉뚱한 속설을 철썩 같이 믿고 있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곽중석 경위(서울 관악경찰서 강력1팀) : “지금 본인 얘기로는 속설대로 ‘여성 속옷을 입고 도둑질하면 잡히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기 때문에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속옷을 입고 위안으로 삼은 거죠. 위안으로 삼고 도둑질을 한 것으로 보이고 있어요.”

경찰도 절도 현장에서 웃지 못할 이런 일들을 겪다 보면, 좀 당황스럽다고 했는데요,

<인터뷰> 곽중석 경위(서울 관악경찰서 강력 1팀) : “화장실 변기에 물을 내리지 않고 그냥 가거나 고추장을 냉장고에서 빼서 벽에다가 붙여놓고 가거나 최근 특이하게 보였던 것 치고는 아무튼 속옷 입고 도둑질 한다는 건 처음 봤어요.”

황당한 속설을 믿고, 범행에 나섰던 도둑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모두 이렇게 응분의 죗값을 치르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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