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 감돌던 심판정…해산선고 뒤 탄식·안도 엇갈려

입력 2014.12.19 (14:39) 수정 2014.12.19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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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10시 36분.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의 입에서 '해산'이라는 말이 나오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던 재판정은 고함으로 가득찼다.

재판관들이 선고를 마치고 법대에서 일어설 때 방청석에서 선고를 지켜보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권영국 변호사는 "민주주의를 살해한 날입니다.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라며 울분을 터뜨렸다.

그는 "오늘로써 헌법이 민주주의를 파괴했다"며 끝내 말을 잇지 못했고, 통합진보당 지지자들은 "박근혜 권력의 시녀들이다",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죽었다"며 선고 결과에 반발했다.

반대편에 서 있던 한 방청객은 "국민이 이겼어. 헌법이 이겼다"라며 환호성을 질렀다.

선고에 앞서 먼저 심판정에 모습을 드러낸 쪽은 법무부 관계자들이었다. 대리인단을 이끈 정점식 검사장을 비롯한 검사 5명이 선고 예정 시각보다 35분 앞선 오전 9시25분께 심판정에 들어왔다.

통진당 쪽은 김선수 변호사가 9시50분께 출석한 데 이어 이정희 통진당 대표와 김재연·오병윤·이성규 의원 등이 자리에 앉았다. 이 대표는 통진당의 상징색인 보랏빛 머플러를 두르고 있었다.

양쪽 관계자들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재판관들은 오전 10시 1분에 입장했다. 박한철 헌재소장의 표정은 다소 긴장돼 보였다.

결정문이 낭독되는 데는 꼬박 30분이 걸렸다. 주심을 맡은 이정미 재판관은 결정문 낭독이 시작되자 기도를 하듯 눈을 지그시 감았다.

재판관들이 앉은 법대 앞쪽에서 서로 마주보고 앉은 법무부와 통진당 측 대리인들은 담담한 표정으로 박 소장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양측 모두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애쓰는 듯 보였다.

하지만 선고 뒤 대리인단의 표정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법무부 측이 안도한 듯한 표정으로 재빨리 심판정을 빠져나간 데 반해 통진당 대리인단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우두커니 서 있었다. 통진당 측 대리인을 이끈 김선수 변호사는 굳은 표정으로 입을 다물었다.

통진당 해산 선고 직후 취재진 앞에 선 이정희 대표는 결연한 모습으로 입장을 표명했다. 분노를 억누르기 어려웠는지 그의 손은 부들부들 떨렸다.

이 대표는 "말할 자유, 모임의 자유를 송두리째 부정당한 암흑의 시간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며 "역사의 후퇴를 막지 못한 죄를 나에게 돌려달라"고 말했다.

김선수 변호사는 "헌재는 독재정권에 항거한 민주화 투쟁의 역사적 결실로 출범했다"며 "그런데 오늘 결정으로 헌재는 그 존립 근거를 스스로 부정했다"고 비판했다. 헌재 청사 앞은 이날 이른 시각부터 진보와 보수단체 회원, 경찰 등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경찰관과 의경 1천여명이 헌재 주변을 둘러싼 채 호루라기를 불며 행인과 차량을 통제했다. 진보·보수단체 회원 1천여명도 모여들었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 대표 등 통진당 관계자들은 참담한 표정으로 인파 사이를 걸어서 헌재를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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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긴장 감돌던 심판정…해산선고 뒤 탄식·안도 엇갈려
    • 입력 2014-12-19 14:39:19
    • 수정2014-12-19 14:39:31
    연합뉴스
19일 오전 10시 36분.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의 입에서 '해산'이라는 말이 나오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던 재판정은 고함으로 가득찼다. 재판관들이 선고를 마치고 법대에서 일어설 때 방청석에서 선고를 지켜보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권영국 변호사는 "민주주의를 살해한 날입니다.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라며 울분을 터뜨렸다. 그는 "오늘로써 헌법이 민주주의를 파괴했다"며 끝내 말을 잇지 못했고, 통합진보당 지지자들은 "박근혜 권력의 시녀들이다",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죽었다"며 선고 결과에 반발했다. 반대편에 서 있던 한 방청객은 "국민이 이겼어. 헌법이 이겼다"라며 환호성을 질렀다. 선고에 앞서 먼저 심판정에 모습을 드러낸 쪽은 법무부 관계자들이었다. 대리인단을 이끈 정점식 검사장을 비롯한 검사 5명이 선고 예정 시각보다 35분 앞선 오전 9시25분께 심판정에 들어왔다. 통진당 쪽은 김선수 변호사가 9시50분께 출석한 데 이어 이정희 통진당 대표와 김재연·오병윤·이성규 의원 등이 자리에 앉았다. 이 대표는 통진당의 상징색인 보랏빛 머플러를 두르고 있었다. 양쪽 관계자들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재판관들은 오전 10시 1분에 입장했다. 박한철 헌재소장의 표정은 다소 긴장돼 보였다. 결정문이 낭독되는 데는 꼬박 30분이 걸렸다. 주심을 맡은 이정미 재판관은 결정문 낭독이 시작되자 기도를 하듯 눈을 지그시 감았다. 재판관들이 앉은 법대 앞쪽에서 서로 마주보고 앉은 법무부와 통진당 측 대리인들은 담담한 표정으로 박 소장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양측 모두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애쓰는 듯 보였다. 하지만 선고 뒤 대리인단의 표정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법무부 측이 안도한 듯한 표정으로 재빨리 심판정을 빠져나간 데 반해 통진당 대리인단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우두커니 서 있었다. 통진당 측 대리인을 이끈 김선수 변호사는 굳은 표정으로 입을 다물었다. 통진당 해산 선고 직후 취재진 앞에 선 이정희 대표는 결연한 모습으로 입장을 표명했다. 분노를 억누르기 어려웠는지 그의 손은 부들부들 떨렸다. 이 대표는 "말할 자유, 모임의 자유를 송두리째 부정당한 암흑의 시간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며 "역사의 후퇴를 막지 못한 죄를 나에게 돌려달라"고 말했다. 김선수 변호사는 "헌재는 독재정권에 항거한 민주화 투쟁의 역사적 결실로 출범했다"며 "그런데 오늘 결정으로 헌재는 그 존립 근거를 스스로 부정했다"고 비판했다. 헌재 청사 앞은 이날 이른 시각부터 진보와 보수단체 회원, 경찰 등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경찰관과 의경 1천여명이 헌재 주변을 둘러싼 채 호루라기를 불며 행인과 차량을 통제했다. 진보·보수단체 회원 1천여명도 모여들었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 대표 등 통진당 관계자들은 참담한 표정으로 인파 사이를 걸어서 헌재를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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