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현장] 예식장 식권 빼돌리기 뒤엔 ‘갑의 횡포’

입력 2014.12.24 (23:16) 수정 2014.12.25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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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며칠전 일부 예식장에서 혼주 몰래 식권이 빼돌려지는 실태를 자세히 전해드렸죠?

더 취재해봤더니 여기도 이른바 '갑의 횡포'가 배후에 있었습니다.

이 문제를 집중 취재한 최형원 기자 나와있습니다.

<질문>
예식장에서 식권 빼돌리기를 하는 직원들이 주로 파견업체 소속이라고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일부 예식장에서 이뤄지는 식권 빼돌리기는 파견업체 직원들이 나서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화면 보시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남성 한 명이 축의금 접수대에서 식권을 받는 모습입니다.

잠시 뒤 이 남성은 식권을 제출하고 문서에 사인합니다.

또 다른 남성도 식권을 들고 가더니 역시 같은 장소에 갖다 냅니다.

이들은 모두 예식장의 정규 직원이 아닌 파견업체 소속 직원들이었습니다.

주로 축가나 연주, 사회 등 예식 진행을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예식장 파견직원의 말을 한번 들어보시죠.

<녹취> 예식 파견업체 직원 : "그냥 식권을 달라고 하면 식권을 나눠주는 사람 입장에서도 안줄 수도 없고 물어볼 수도 없고. 막상 당당하게 달라고 하면 안줄 수가 없는 거예요. 괜히 눈치보이니까…."

<질문>
그런데 왜 예식장 정규 직원이 아닌 파견업체 직원들이 식권을 빼돌리는 거죠?

<답변>
예식장들이 파견업체에 이런 행위를 명시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예식장으로부터 계속 일감을 받아야 하는 파견업체 입장에선 이런 요구를 거절하기 쉽지 않다는 겁니다.

예식 파견업체 대표의 말을 한번 들어보시죠.

<인터뷰> 예식 파견업체 대표 : "A라는 업체가 (식권을) 10장을 갖다줬어요, B라는 업체는 20장을 갖다줘요, C는 30장을 갖다줬어요. (예식장에선) C업체를 써요. 업무 수행을 잘 하느냐 이것은 둘째고 식권을 몇 장을 갖고 오느냐 그거에서 너희 말 잘 듣는구나…(평가를 하죠.)"

파견직원들의 사정은 더 딱합니다.

이들이 예식 진행을 돕고 받는 돈은 회당 2,3만 원.

통상적인 금액의 4분의 1 정도에 불과합니다.

식권을 빼돌려주고 받는 일종의 보상금으로 부족한 보수를 알아서 보충하는 형편입니다.

<인터뷰> 예식장 파견 직원 : "기본 임금을 더 많이 받아야 하는데 '식권 빼돌리기'로 인해서 받아야 되는 임금은 더 적어지고 그러다보니까 식권을 더 많이 쟁취해서 돈을 더 많이 받으려는 현상이 생기는 거죠."

<녹취> 예식업체 간부 : "노골적으로 그렇게(식권 빼돌리기를) 하라고 하진 않지만 파견업체들도 저희 쪽에 좀 잘 보이려고 하는 의무감 때문에 그런 부분이 있어요."

경찰도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습니다.

우선 혼주들의 식권을 상습적으로 빼돌려온 혐의가 포착된 경기도 안산 모 예식장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했습니다.

이어 주변의 다른 예식장들도 비슷한 식권 빼돌리기를 해왔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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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 현장] 예식장 식권 빼돌리기 뒤엔 ‘갑의 횡포’
    • 입력 2014-12-24 23:17:44
    • 수정2014-12-25 00:2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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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며칠전 일부 예식장에서 혼주 몰래 식권이 빼돌려지는 실태를 자세히 전해드렸죠?

더 취재해봤더니 여기도 이른바 '갑의 횡포'가 배후에 있었습니다.

이 문제를 집중 취재한 최형원 기자 나와있습니다.

<질문>
예식장에서 식권 빼돌리기를 하는 직원들이 주로 파견업체 소속이라고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일부 예식장에서 이뤄지는 식권 빼돌리기는 파견업체 직원들이 나서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화면 보시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남성 한 명이 축의금 접수대에서 식권을 받는 모습입니다.

잠시 뒤 이 남성은 식권을 제출하고 문서에 사인합니다.

또 다른 남성도 식권을 들고 가더니 역시 같은 장소에 갖다 냅니다.

이들은 모두 예식장의 정규 직원이 아닌 파견업체 소속 직원들이었습니다.

주로 축가나 연주, 사회 등 예식 진행을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예식장 파견직원의 말을 한번 들어보시죠.

<녹취> 예식 파견업체 직원 : "그냥 식권을 달라고 하면 식권을 나눠주는 사람 입장에서도 안줄 수도 없고 물어볼 수도 없고. 막상 당당하게 달라고 하면 안줄 수가 없는 거예요. 괜히 눈치보이니까…."

<질문>
그런데 왜 예식장 정규 직원이 아닌 파견업체 직원들이 식권을 빼돌리는 거죠?

<답변>
예식장들이 파견업체에 이런 행위를 명시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예식장으로부터 계속 일감을 받아야 하는 파견업체 입장에선 이런 요구를 거절하기 쉽지 않다는 겁니다.

예식 파견업체 대표의 말을 한번 들어보시죠.

<인터뷰> 예식 파견업체 대표 : "A라는 업체가 (식권을) 10장을 갖다줬어요, B라는 업체는 20장을 갖다줘요, C는 30장을 갖다줬어요. (예식장에선) C업체를 써요. 업무 수행을 잘 하느냐 이것은 둘째고 식권을 몇 장을 갖고 오느냐 그거에서 너희 말 잘 듣는구나…(평가를 하죠.)"

파견직원들의 사정은 더 딱합니다.

이들이 예식 진행을 돕고 받는 돈은 회당 2,3만 원.

통상적인 금액의 4분의 1 정도에 불과합니다.

식권을 빼돌려주고 받는 일종의 보상금으로 부족한 보수를 알아서 보충하는 형편입니다.

<인터뷰> 예식장 파견 직원 : "기본 임금을 더 많이 받아야 하는데 '식권 빼돌리기'로 인해서 받아야 되는 임금은 더 적어지고 그러다보니까 식권을 더 많이 쟁취해서 돈을 더 많이 받으려는 현상이 생기는 거죠."

<녹취> 예식업체 간부 : "노골적으로 그렇게(식권 빼돌리기를) 하라고 하진 않지만 파견업체들도 저희 쪽에 좀 잘 보이려고 하는 의무감 때문에 그런 부분이 있어요."

경찰도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습니다.

우선 혼주들의 식권을 상습적으로 빼돌려온 혐의가 포착된 경기도 안산 모 예식장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했습니다.

이어 주변의 다른 예식장들도 비슷한 식권 빼돌리기를 해왔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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