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성 큰 미세먼지…마스크 사용한다고 안심해서는 안 돼

입력 2014.12.31 (06:47) 수정 2014.12.31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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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들어 처음으로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지면서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미세먼지는 말 그대로 우리 주위의 아주 작은 먼지를 말한다. 1㎜의 천분의 1이 1μm(마이크로미터)인데 지름이 10μm보다 작은 먼지를 미세먼지라고 한다. 영어로는 10μm보다 작은 먼지입자라는 말을 줄여서 PM10이라고 한다.

또 미세먼지중에 지름이 2.5μm보다 작은 먼지를 초미세먼지라고 하고 영어로는 PM25라고 부른다. 머리카락의 지름이 대략 80μm이고, 우리가 눈으로 식별할 수 있는 물체의 최소 한계가 40μm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초미세먼지가 얼마나 작은지 알 만하다.

31일 전문가들의 도움말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위해성을 알아본다.

◇ 독성 큰 초미세먼지, 심혈관질환 사망위험 1.6% 상승

먼지를 입자의 크기에 따라 분류하는 이유는 독성과 관련이 크기 때문이다. 100μm가 넘는 먼지들은 대개 코 또는 인후부에서 걸러지고 20μm 정도의 먼지는 기관지에서 걸러진다. 이들 먼지는 눈과 코에 자극 증상을 일으키지는 하지만 몸 안으로 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심각한 피해를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2.5μm 이하의 초미세 먼지는 폐 속에서 공기와 혈액이 만나는 허파꽈리까지 도달하기 때문에 독성이 큰 편이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배현주 연구원이 2006~2010년 사이 서울시의 대기오염자료와 기상자료, 사망자료를 기초로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가 사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한국환경보건학회지 최근호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위해성이 여실히 드러난다.

논문에 따르면 전체 연령집단에서 미세먼지의 농도가 10μg/m3 증가할 때 초과사망발생위험이 0.4% 증가했다. 또 초미세먼지는 농도가

10μg 증가하면 초과사망발생위험이 1%나 높아졌다.

이런 위해성은 65세 이상의 노인층에서 두드러졌는데,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가 10μg 증가할 때 초과사망발생위험이 각각 0.6%, 1.4%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심혈관계질환에 의한 초과사망발생위험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전체연령집단에서는 미세먼지 농도가 10μg/m3 증가시 심혈관계 초과사망발생위험이 0.8% 높아졌지만, 초미세먼지는 같은 농도에서 초과사망발생위험을 1.6%나 상승시켰다.

65세 이상 연령의 심혈관계 초과사망발생위험 상승율은 미세먼지 0.8%, 초미세먼지 1.8%로 각각 집계됐다.

미세먼지가 심혈관질환을 일으키는 메커니즘은 폐 세포의 산화적 스트레스(유해 활성산소가 증가하고 항산화능력은 감소하는 상태)와 염증반응이 전신적으로 퍼져 혈관세포를 손상하거나,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깨져 혈관이 수축되고 부정맥이 증가하기 때문으로 설명된다. 또 작은 입자들이 혈액 속으로 직접 들어가 전신적인 염증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미국심장학회는 미세먼지에 몇 시간에서 몇 주만 노출돼도 심혈관질환과 이로 인한 사망 위험이 크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 미세먼지 마스크 사용은 '잘못된 안심' 우려

무엇보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면 미세먼지 접촉을 최소화해야 한다. 미세먼지 농도가 짙을 때 실외에서 운동과 같은 심한 신체활동은 꼭 피해야 한다. 호흡량이 많아져서 평소보다 훨씬 많은 먼지를 흡수하기 때문이다.

또 외출할 때 황사용 마스크를 쓰면 초미세먼지를 80% 이상 막아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에 대해서도 일부 전문가들은 '잘못된 안심'이 우려된다고 지적한다.

단국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권호장 교수는 "80%를 막아낸다는 것은 결국 20%가 들어온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게다가 80%는 정면으로 공기가 통과했을 때 걸러내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마스크와 얼굴의 틈새로 미세먼지가 들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호흡기나 심장에 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마스크를 쓸 때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권 교수는 권고했다.

권 교수는 "호흡기·심장질환자들은 미세먼지에 대처하기 위해 당연히 마스크를 사용해야 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마스크를 쓰면 공기 유입량이 줄어들어 숨쉬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에 오히려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면서 "공기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흡착력이 뛰어난 마스크가 개발되기 전까지는 야외활동을 최대한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돼지고기를 먹는 습관에 대해서도 먹어서 나쁠 건 없지만, 일부러 먹을 필요까지는 없다는 게 권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탄광에서 광부들이 돼지고기를 먹는 습관에서 착안해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 돼지고기를 권하지만, 돼지고기가 호흡기에 싸인 먼지를 제거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은 가래 배출을 촉진하며, 항산화제가 많이 들어 있는 과일이나 야채도 미세먼지 제거에 도움이 된다고 권 교수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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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성 큰 미세먼지…마스크 사용한다고 안심해서는 안 돼
    • 입력 2014-12-31 06:47:40
    • 수정2014-12-31 08:01:30
    연합뉴스
올겨울 들어 처음으로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지면서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미세먼지는 말 그대로 우리 주위의 아주 작은 먼지를 말한다. 1㎜의 천분의 1이 1μm(마이크로미터)인데 지름이 10μm보다 작은 먼지를 미세먼지라고 한다. 영어로는 10μm보다 작은 먼지입자라는 말을 줄여서 PM10이라고 한다.

또 미세먼지중에 지름이 2.5μm보다 작은 먼지를 초미세먼지라고 하고 영어로는 PM25라고 부른다. 머리카락의 지름이 대략 80μm이고, 우리가 눈으로 식별할 수 있는 물체의 최소 한계가 40μm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초미세먼지가 얼마나 작은지 알 만하다.

31일 전문가들의 도움말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위해성을 알아본다.

◇ 독성 큰 초미세먼지, 심혈관질환 사망위험 1.6% 상승

먼지를 입자의 크기에 따라 분류하는 이유는 독성과 관련이 크기 때문이다. 100μm가 넘는 먼지들은 대개 코 또는 인후부에서 걸러지고 20μm 정도의 먼지는 기관지에서 걸러진다. 이들 먼지는 눈과 코에 자극 증상을 일으키지는 하지만 몸 안으로 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심각한 피해를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2.5μm 이하의 초미세 먼지는 폐 속에서 공기와 혈액이 만나는 허파꽈리까지 도달하기 때문에 독성이 큰 편이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배현주 연구원이 2006~2010년 사이 서울시의 대기오염자료와 기상자료, 사망자료를 기초로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가 사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한국환경보건학회지 최근호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위해성이 여실히 드러난다.

논문에 따르면 전체 연령집단에서 미세먼지의 농도가 10μg/m3 증가할 때 초과사망발생위험이 0.4% 증가했다. 또 초미세먼지는 농도가

10μg 증가하면 초과사망발생위험이 1%나 높아졌다.

이런 위해성은 65세 이상의 노인층에서 두드러졌는데,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가 10μg 증가할 때 초과사망발생위험이 각각 0.6%, 1.4%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심혈관계질환에 의한 초과사망발생위험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전체연령집단에서는 미세먼지 농도가 10μg/m3 증가시 심혈관계 초과사망발생위험이 0.8% 높아졌지만, 초미세먼지는 같은 농도에서 초과사망발생위험을 1.6%나 상승시켰다.

65세 이상 연령의 심혈관계 초과사망발생위험 상승율은 미세먼지 0.8%, 초미세먼지 1.8%로 각각 집계됐다.

미세먼지가 심혈관질환을 일으키는 메커니즘은 폐 세포의 산화적 스트레스(유해 활성산소가 증가하고 항산화능력은 감소하는 상태)와 염증반응이 전신적으로 퍼져 혈관세포를 손상하거나,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깨져 혈관이 수축되고 부정맥이 증가하기 때문으로 설명된다. 또 작은 입자들이 혈액 속으로 직접 들어가 전신적인 염증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미국심장학회는 미세먼지에 몇 시간에서 몇 주만 노출돼도 심혈관질환과 이로 인한 사망 위험이 크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 미세먼지 마스크 사용은 '잘못된 안심' 우려

무엇보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면 미세먼지 접촉을 최소화해야 한다. 미세먼지 농도가 짙을 때 실외에서 운동과 같은 심한 신체활동은 꼭 피해야 한다. 호흡량이 많아져서 평소보다 훨씬 많은 먼지를 흡수하기 때문이다.

또 외출할 때 황사용 마스크를 쓰면 초미세먼지를 80% 이상 막아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에 대해서도 일부 전문가들은 '잘못된 안심'이 우려된다고 지적한다.

단국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권호장 교수는 "80%를 막아낸다는 것은 결국 20%가 들어온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게다가 80%는 정면으로 공기가 통과했을 때 걸러내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마스크와 얼굴의 틈새로 미세먼지가 들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호흡기나 심장에 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마스크를 쓸 때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권 교수는 권고했다.

권 교수는 "호흡기·심장질환자들은 미세먼지에 대처하기 위해 당연히 마스크를 사용해야 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마스크를 쓰면 공기 유입량이 줄어들어 숨쉬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에 오히려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면서 "공기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흡착력이 뛰어난 마스크가 개발되기 전까지는 야외활동을 최대한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돼지고기를 먹는 습관에 대해서도 먹어서 나쁠 건 없지만, 일부러 먹을 필요까지는 없다는 게 권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탄광에서 광부들이 돼지고기를 먹는 습관에서 착안해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 돼지고기를 권하지만, 돼지고기가 호흡기에 싸인 먼지를 제거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은 가래 배출을 촉진하며, 항산화제가 많이 들어 있는 과일이나 야채도 미세먼지 제거에 도움이 된다고 권 교수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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